청와대까지 전파된 해경 보고, 군은 왜 다르게 발표했나

입력 2019.06.20 (19:00) 수정 2019.06.20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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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해경이 북한 목선이 삼척항 방파제에서 발견됐다는 신고를 받은 지 20분 만에 청와대와 총리실, 합참 등에 내용을 전파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러나 우리 군은 이틀 뒤 삼척항 방파제가 아니라 삼척항 인근이라고 다르게 발표했는데 그렇게 발표한 이유가 뭘까요?

한승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해경이 북한 선박 발견 신고를 받은 뒤 작성한 상황보고서입니다.

동해해양경찰서, 동해지방해양경찰청, 해양경찰청에서 각각 작성했는데 상위 기관으로 내용이 전달된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해양경찰청 상황센터에서 작성한 보고서의 1보는 북한 선박 최초 신고가 접수된지 19분 만인 15일 7시 9분에 전파됐습니다.

신고 내용은 6시 50분에 삼척항 방파제에 4명이 탄 어선이 들어와 있는데 신고자가 물어보니 북한에서 왔다고 말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이 선박이 5일에 함경북도에서 출항해 10일 기관 고장으로 표류하다가 삼척항으로 입항했다는 점을 해경 삼척파출소에서 확인했다고 돼 있습니다.

전파받은 기관은 청와대 국정상황실과 총리실, 국정원, 통일부 그리고 합참과 해작사 등 군 당국입니다.

해양경찰청의 상황보고서는 10시 8분 3보까지 이어지고 이 선박에 GPS 장치와 통신기도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보고합니다.

군이 15일 오전에 이미 해경으로부터 북 선박 발견 지점과 이동 경로 등을 정확히 보고받아 알고 있었다는 겁니다.

그러나 군 당국은 당일인 15일과 다음날은 아무런 발표를 하지 않았습니다.

이틀이 지난 뒤인 17일에 군은 첫 조사 결과를 내놨는데 이땐 삼척항 방파제가 아니라 삼척항 인근으로 말을 바꿔서 발표했습니다.

게다가 오늘 브리핑에서도 해경 발표를 몰랐다고 밝혔습니다.

[최현수/국방부 대변인 : "(왜 삼척항으로 이미 해경에서 발표한 건데, 왜 정부가 삼척항 인근으로 바꾼 거예요?) 아쉽습니다만,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저희가 해경 발표에 대해서는 미처 알지는 못했고요."]

군은 정부 합동심문이 진행 중이라 정확한 발견 지점을 밝히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왜 북한 선박이 삼척항까지 들어왔다는 해경 초기 보고와 다른 발표를 한 건지, 그 배경을 놓고 의혹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한승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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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와대까지 전파된 해경 보고, 군은 왜 다르게 발표했나
    • 입력 2019-06-20 19:02:55
    • 수정2019-06-20 19:47:03
    뉴스 7
[앵커]

해경이 북한 목선이 삼척항 방파제에서 발견됐다는 신고를 받은 지 20분 만에 청와대와 총리실, 합참 등에 내용을 전파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러나 우리 군은 이틀 뒤 삼척항 방파제가 아니라 삼척항 인근이라고 다르게 발표했는데 그렇게 발표한 이유가 뭘까요?

한승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해경이 북한 선박 발견 신고를 받은 뒤 작성한 상황보고서입니다.

동해해양경찰서, 동해지방해양경찰청, 해양경찰청에서 각각 작성했는데 상위 기관으로 내용이 전달된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해양경찰청 상황센터에서 작성한 보고서의 1보는 북한 선박 최초 신고가 접수된지 19분 만인 15일 7시 9분에 전파됐습니다.

신고 내용은 6시 50분에 삼척항 방파제에 4명이 탄 어선이 들어와 있는데 신고자가 물어보니 북한에서 왔다고 말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이 선박이 5일에 함경북도에서 출항해 10일 기관 고장으로 표류하다가 삼척항으로 입항했다는 점을 해경 삼척파출소에서 확인했다고 돼 있습니다.

전파받은 기관은 청와대 국정상황실과 총리실, 국정원, 통일부 그리고 합참과 해작사 등 군 당국입니다.

해양경찰청의 상황보고서는 10시 8분 3보까지 이어지고 이 선박에 GPS 장치와 통신기도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보고합니다.

군이 15일 오전에 이미 해경으로부터 북 선박 발견 지점과 이동 경로 등을 정확히 보고받아 알고 있었다는 겁니다.

그러나 군 당국은 당일인 15일과 다음날은 아무런 발표를 하지 않았습니다.

이틀이 지난 뒤인 17일에 군은 첫 조사 결과를 내놨는데 이땐 삼척항 방파제가 아니라 삼척항 인근으로 말을 바꿔서 발표했습니다.

게다가 오늘 브리핑에서도 해경 발표를 몰랐다고 밝혔습니다.

[최현수/국방부 대변인 : "(왜 삼척항으로 이미 해경에서 발표한 건데, 왜 정부가 삼척항 인근으로 바꾼 거예요?) 아쉽습니다만,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저희가 해경 발표에 대해서는 미처 알지는 못했고요."]

군은 정부 합동심문이 진행 중이라 정확한 발견 지점을 밝히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왜 북한 선박이 삼척항까지 들어왔다는 해경 초기 보고와 다른 발표를 한 건지, 그 배경을 놓고 의혹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한승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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