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가 동의?…끊이지 않는 재개발조합 ‘위조 시비’

입력 2019.06.29 (06:26) 수정 2021.08.17 (16:3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알립니다] ※ 보도 이후 차○○ 위원장은 검찰에서 혐의없음 처분(19.12.13)을 받았다고 알려왔습니다. 또 서면결의서에 날인된 지문은 위조된 것이 아니라 장○○ 본인의 지문인 사실이 대검찰청 문서감정서로 드러났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수천억 이권을 쥔 재개발 조합의 '서류 조작'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밀봉된 서류를 함부로 뜯는가 하면, 참석도 안 한 총회에 서명이 돼 있고, 심지어는 사망자 이름으로 동의서까지 받았습니다.

신지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 남성이 봉투를 자른 뒤 서류를 꺼냅니다.

앞에 앉은 남성에게 인주를 건네자, 남성은 종이에 손가락을 갖다대고 꾹 누릅니다.

이들은 한 재개발조합 추진위원장과 사무장입니다.

[김광용/용산 재개발 토지 소유자 : "'서면 결의'는 절대 남이 봐서는 안 되는 비밀투표거든요. 총회 당일에 뜯어서 확인을 해야 돼요."]

추진위원장은 혹시 모를 위조를 막기 위해 복사해둔 거라고 해명했습니다.

[추진위원장 : "(조합원의 수정) 요청이 있었어요. 근데 막상 개봉해서 열어 보니까 지장은 찍혀 있더라고요."]

서울 용산역 근처인 이 재개발 구역은 소위 '노른자 땅'으로 불립니다.

조합원간 이권 다툼이 치열해지면서, 지난 달 추진위원장 해임 결정을 위한 총회가 열렸습니다.

참석 못 하는 조합원들은 미리 '서면결의서'를 제출했는데, 그걸 만진 겁니다.

또다른 재개발 조합도 서류 위조 시비에 휘말렸습니다.

총회 불참자들이 대신 제출했다는 서면결의서.

이 중에는 최모 씨의 이름도 있습니다.

황당하게도 이미 3년 전에 사망한 조합원입니다.

총회에 나가지 않았는데도 참석한 걸로 돼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짜 서명까지 해놨습니다.

[노OO/북아현 3구역 조합원/음성변조 : "제가 그 날은 상하이에 있었고요. 서명이 돼 있으니까 저는 굉장히 황당하죠."]

조합 선관위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조합 선관위 관계자 : "저희 선관위는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 규정을 준수했고 선거인 명부와 등기우편을 확인해 공정하게 운영했습니다."]

'현장 참석' 의무 비율을 높이고, 서면결의서를 제3자에게 건네지 못하게 하는 등 규정을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조필규/LH토지주택연구원 수석연구원 : "전자투표를 도입한다면 위변조라든지 이런 것들을 사전에 충분히 차단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서류 조작 여부를 놓고 고소가 오간 가운데, 경찰은 해당 조합들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KBS 뉴스 신지수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사망자가 동의?…끊이지 않는 재개발조합 ‘위조 시비’
    • 입력 2019-06-29 06:28:37
    • 수정2021-08-17 16:37:03
    뉴스광장 1부
[알립니다] ※ 보도 이후 차○○ 위원장은 검찰에서 혐의없음 처분(19.12.13)을 받았다고 알려왔습니다. 또 서면결의서에 날인된 지문은 위조된 것이 아니라 장○○ 본인의 지문인 사실이 대검찰청 문서감정서로 드러났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수천억 이권을 쥔 재개발 조합의 '서류 조작'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밀봉된 서류를 함부로 뜯는가 하면, 참석도 안 한 총회에 서명이 돼 있고, 심지어는 사망자 이름으로 동의서까지 받았습니다.

신지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 남성이 봉투를 자른 뒤 서류를 꺼냅니다.

앞에 앉은 남성에게 인주를 건네자, 남성은 종이에 손가락을 갖다대고 꾹 누릅니다.

이들은 한 재개발조합 추진위원장과 사무장입니다.

[김광용/용산 재개발 토지 소유자 : "'서면 결의'는 절대 남이 봐서는 안 되는 비밀투표거든요. 총회 당일에 뜯어서 확인을 해야 돼요."]

추진위원장은 혹시 모를 위조를 막기 위해 복사해둔 거라고 해명했습니다.

[추진위원장 : "(조합원의 수정) 요청이 있었어요. 근데 막상 개봉해서 열어 보니까 지장은 찍혀 있더라고요."]

서울 용산역 근처인 이 재개발 구역은 소위 '노른자 땅'으로 불립니다.

조합원간 이권 다툼이 치열해지면서, 지난 달 추진위원장 해임 결정을 위한 총회가 열렸습니다.

참석 못 하는 조합원들은 미리 '서면결의서'를 제출했는데, 그걸 만진 겁니다.

또다른 재개발 조합도 서류 위조 시비에 휘말렸습니다.

총회 불참자들이 대신 제출했다는 서면결의서.

이 중에는 최모 씨의 이름도 있습니다.

황당하게도 이미 3년 전에 사망한 조합원입니다.

총회에 나가지 않았는데도 참석한 걸로 돼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짜 서명까지 해놨습니다.

[노OO/북아현 3구역 조합원/음성변조 : "제가 그 날은 상하이에 있었고요. 서명이 돼 있으니까 저는 굉장히 황당하죠."]

조합 선관위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조합 선관위 관계자 : "저희 선관위는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 규정을 준수했고 선거인 명부와 등기우편을 확인해 공정하게 운영했습니다."]

'현장 참석' 의무 비율을 높이고, 서면결의서를 제3자에게 건네지 못하게 하는 등 규정을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조필규/LH토지주택연구원 수석연구원 : "전자투표를 도입한다면 위변조라든지 이런 것들을 사전에 충분히 차단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서류 조작 여부를 놓고 고소가 오간 가운데, 경찰은 해당 조합들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KBS 뉴스 신지수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