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로 미래로] ‘통일로 미래로’가 만난 사람들

입력 2019.12.28 (08:19) 수정 2019.12.28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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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 한 해에도 ‘통일로 미래로’ 코너를 통해 통일과 북한에 대한 다양한 사연들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일상에서 작은 통일을 이뤄가고 있는 이웃들의 모습과 제2의 인생을 위한 탈북민들의 도전, 또 여전한 분단의 아픔 등 생생한 모습을 전해드리려 노력했는데요.

방송을 통해 소개됐던 사연의 주인공들은 올 한 해 꿈꿨던 희망과 소원을 이뤘을까요?

한 해를 정리하고 새해를 준비하는 이웃들의 모습, 채유나 리포터와 다시 만나보시죠.

[리포트]

흥겨운 노랫소리가 건물 밖으로 흘러나옵니다.

6명의 여성들이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북한 노래 ‘반갑습니다’를 부르며 춤추는데요.

연말 공연 연습에 한창인 금강산통일예술단을 다시 찾았습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잘 지내셨어요?) 네, 반갑습니다."]

지난 4월, 북한 땅과 불과 3km 떨어진 교동도에서 실향민들을 위해 열렸던 공연 모습을 전해 드렸는데요.

올 한 해 무려 80회의 공연을 했다는금강산 통일 예술단.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는 유관순 열사의 순국일을 맞아 열린 공연이었다고 합니다.

[김아영/금강산통일예술단 단장 : "(북한에서는) 열사들에 대해서 경축 공연을 진행하지 않거든요. 그런데 여기서 대한민국에서 이렇게 독립을 위해서 싸운 열사들을 위해서 투사들을 위해서 이런 공연을 한다는 게, 저희 예술단이 이런 작품에 설 수 있다는 거 자체가 처음이라 엄청난 감동인 거예요."]

지난 11월 사무실 계약이 만료돼 곤란한 상황에 놓일 뻔 했지만 지역 사회의 도움으로 지금의 공간에 자리 잡을 수 있었다고 하는데요,

[김아영/금강산통일예술단 단장 : "감사하게 저희가 여기서 연습도 하고 이런 활동들을 해나갈 수 있게 되었어요. 새해 소망은 정말 많은 공연들이 열렸으면 좋겠고요. 의미 있고 정말 가치가 있는 공연들이 더 많이 열렸으면 좋겠습니다."]

남한 봉사단과 함께 어려운 이웃을 만나 나눔을 실천하던 탈북민 봉사단.

앞으로도 봉사를 계속 이어나가겠다고 다짐합니다.

[이영철/미래를 위한 사랑나눔협회 대표 : "탈북민 봉사자 가족들은 방영 이후 잘 지내고 있으며 지금도 매주 토요일, 일요일 변함없이 호국철도 흉상 지킴이 및 주변 환경 미화 봉사, 국가 유공자 및 소외 계층 가족에 대한 사랑의 연탄 봉사를 통해 작은 나눔을 실천해 나가고 있습니다. 새해에는 모두들 건강하시고 행복하며 하시는 일마다 좋은 성과가 있기를 바랍니다."]

5명의 탈북 어린이들을 돌보고 있는 한의수 씨 부부.

아이들과 함께 새해 인사를 전해왔습니다.

["(키도 많이 크고 튼튼해 졌어요.) 한글 공부 많이 했어요. (태권도 수련을 열심히 했어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이처럼 올해도 ‘통일로 미래로’에서는 작은 통일을 이뤄가는 현장을 보여드렸습니다.

또 꿋꿋하게 살아가는 탈북민들의 이야기도 가득했는데요.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탈북민들의 이야기, 함께 보실까요?

북한 음식점을 운영하는 탈북민 최현 씨를 다시 만났습니다.

가게를 연지 어느덧 10개월. 초보 사장 티를 벗고, 이제는 능숙한 실력을 뽐내는데요.

[최현/탈북민·북한 음식점 운영 : "요즘 날이 많이 추워져서 온면이랑 국수가 많이 팔리고 있어요."]

지난 7월 최 씨의 사연이 방송된 후 반가운 소식이 줄지어 들려왔다고 합니다.

[최현/탈북민·북한 음식점 운영 : "10년 전에 연락이 끊겼던 분들이 연락이 많이 왔어요. 방송을 보고 저를 찾고, 놀러오고. 애기 둘째를 출산했습니다. 그때 촬영할 때 임신 만삭이었거든요. 순산해서 아들."]

무탈하기를 바라는 최 씨의 새해 소망은 남다를 것 없지만 도전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는 굳건한데요.

[최현/탈북민·북한 음식점 운영 : "가게가 잘 돼가지고 자식들 건강하게 잘 키워서 누구보다 더도 아니고 덜도 아니게 평범하게 지금 사는 것처럼 쭉 살고 싶습니다."]

일곱 살에 어머니의 손을 잡고 북한을 탈출한 뒤, 한국에 정착한 레슬링 꿈나무 박부봉 군, 태극마크를 다는 게 꿈이라는 박 군을 통일로미래로 코너에서 소개했었는데요,

지난 6월, 레슬링 서울시 대표로 선발돼 제100회 전국체육대회에 참가해 55kg 그레코로만형 종목에서 당당히 1등을 했다고 합니다.

남과 북으로 나뉘어진지 70년이 넘었습니다.

나름의 이유로 이별을 겪어야 했던 이들에게 70년은 더 옅어졌던 시간이 아니라 어쩌면 더 깊어진 시간일지도 모릅니다.

그들의 사연을 되짚어 봤습니다.

6.25전쟁에서 실종됐던 고 남궁선 이등 중사.

남궁 중사는 지난 9월 유해로 가족들에게 돌아왔습니다.

유가족들이 제공한 유전자 정보를 바탕으로 남궁 중사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었던 건데요.

[남궁분/83살/故 남궁선 이등중사 동생/지난 9월 : "엄마, 아버지가 없으니까 부모처럼 오빠가 키운 거지. 아휴 꿈에도 생각도 안 했는데 만나니까 좋죠. 만나보니까."]

6.25 전사자 유해 발굴 사업은 지금도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난 18일에는 6.25 전사자 유해 630구에 대한 합동 봉안식이 국립현충원에서 열리는 등 눈물의 귀환은 현재 진행형입니다.

사상 전향을 거부한 채 수십 년간 복역한 비전향 장기수들.

북으로 돌아가길 원하는 이유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라고 하는데요.

[김영식/87살/비전향 장기수·27년 복역/지난 8월 : "죽기 전에 한 번 고향 가서 딱 가족을 보고 눈을 감았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뿐이에요."]

아직 남쪽에 남아있는 비전향 장기수 평균 나이는 약 아흔 살.

유골이 돼서라도 북녘 땅에 있는 가족에게 가고 싶다던 비전향장기수 서옥렬 씨는 지난 9월 세상을 떠났습니다.

올 한 해에도 이산가족들의 안타까움은 계속됐습니다.

이들의 바람은 새해엔 이뤄질 수 있을까요?

[임화숙/이산가족/지난 1월 : "화순 언니, 화영 언니, 화엽 언니. 세 언니 지금도 살아 계세요?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언니들 한번 꼭 죽었으면 원이 없겠다고 그랬는데 어머니는 그 원을 못 이루고 돌아가셨어요. 언니들 제발 좀 살아계셔서 우리 한번 얼굴 봤으면 좋겠어요."]

2019년, ‘통일로 미래로’는 분단의 아픔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 그리고 평화에 대한 기원 등 우리들 속에 스며들어 있는 생생한 모습을 전해드렸습니다.

2020년에도 통일을 향한 희망찬 발걸음이 가득하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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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일로 미래로] ‘통일로 미래로’가 만난 사람들
    • 입력 2019-12-28 08:22:03
    • 수정2019-12-28 08:34:57
    남북의 창
[앵커]

올 한 해에도 ‘통일로 미래로’ 코너를 통해 통일과 북한에 대한 다양한 사연들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일상에서 작은 통일을 이뤄가고 있는 이웃들의 모습과 제2의 인생을 위한 탈북민들의 도전, 또 여전한 분단의 아픔 등 생생한 모습을 전해드리려 노력했는데요.

방송을 통해 소개됐던 사연의 주인공들은 올 한 해 꿈꿨던 희망과 소원을 이뤘을까요?

한 해를 정리하고 새해를 준비하는 이웃들의 모습, 채유나 리포터와 다시 만나보시죠.

[리포트]

흥겨운 노랫소리가 건물 밖으로 흘러나옵니다.

6명의 여성들이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북한 노래 ‘반갑습니다’를 부르며 춤추는데요.

연말 공연 연습에 한창인 금강산통일예술단을 다시 찾았습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잘 지내셨어요?) 네, 반갑습니다."]

지난 4월, 북한 땅과 불과 3km 떨어진 교동도에서 실향민들을 위해 열렸던 공연 모습을 전해 드렸는데요.

올 한 해 무려 80회의 공연을 했다는금강산 통일 예술단.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는 유관순 열사의 순국일을 맞아 열린 공연이었다고 합니다.

[김아영/금강산통일예술단 단장 : "(북한에서는) 열사들에 대해서 경축 공연을 진행하지 않거든요. 그런데 여기서 대한민국에서 이렇게 독립을 위해서 싸운 열사들을 위해서 투사들을 위해서 이런 공연을 한다는 게, 저희 예술단이 이런 작품에 설 수 있다는 거 자체가 처음이라 엄청난 감동인 거예요."]

지난 11월 사무실 계약이 만료돼 곤란한 상황에 놓일 뻔 했지만 지역 사회의 도움으로 지금의 공간에 자리 잡을 수 있었다고 하는데요,

[김아영/금강산통일예술단 단장 : "감사하게 저희가 여기서 연습도 하고 이런 활동들을 해나갈 수 있게 되었어요. 새해 소망은 정말 많은 공연들이 열렸으면 좋겠고요. 의미 있고 정말 가치가 있는 공연들이 더 많이 열렸으면 좋겠습니다."]

남한 봉사단과 함께 어려운 이웃을 만나 나눔을 실천하던 탈북민 봉사단.

앞으로도 봉사를 계속 이어나가겠다고 다짐합니다.

[이영철/미래를 위한 사랑나눔협회 대표 : "탈북민 봉사자 가족들은 방영 이후 잘 지내고 있으며 지금도 매주 토요일, 일요일 변함없이 호국철도 흉상 지킴이 및 주변 환경 미화 봉사, 국가 유공자 및 소외 계층 가족에 대한 사랑의 연탄 봉사를 통해 작은 나눔을 실천해 나가고 있습니다. 새해에는 모두들 건강하시고 행복하며 하시는 일마다 좋은 성과가 있기를 바랍니다."]

5명의 탈북 어린이들을 돌보고 있는 한의수 씨 부부.

아이들과 함께 새해 인사를 전해왔습니다.

["(키도 많이 크고 튼튼해 졌어요.) 한글 공부 많이 했어요. (태권도 수련을 열심히 했어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이처럼 올해도 ‘통일로 미래로’에서는 작은 통일을 이뤄가는 현장을 보여드렸습니다.

또 꿋꿋하게 살아가는 탈북민들의 이야기도 가득했는데요.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탈북민들의 이야기, 함께 보실까요?

북한 음식점을 운영하는 탈북민 최현 씨를 다시 만났습니다.

가게를 연지 어느덧 10개월. 초보 사장 티를 벗고, 이제는 능숙한 실력을 뽐내는데요.

[최현/탈북민·북한 음식점 운영 : "요즘 날이 많이 추워져서 온면이랑 국수가 많이 팔리고 있어요."]

지난 7월 최 씨의 사연이 방송된 후 반가운 소식이 줄지어 들려왔다고 합니다.

[최현/탈북민·북한 음식점 운영 : "10년 전에 연락이 끊겼던 분들이 연락이 많이 왔어요. 방송을 보고 저를 찾고, 놀러오고. 애기 둘째를 출산했습니다. 그때 촬영할 때 임신 만삭이었거든요. 순산해서 아들."]

무탈하기를 바라는 최 씨의 새해 소망은 남다를 것 없지만 도전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는 굳건한데요.

[최현/탈북민·북한 음식점 운영 : "가게가 잘 돼가지고 자식들 건강하게 잘 키워서 누구보다 더도 아니고 덜도 아니게 평범하게 지금 사는 것처럼 쭉 살고 싶습니다."]

일곱 살에 어머니의 손을 잡고 북한을 탈출한 뒤, 한국에 정착한 레슬링 꿈나무 박부봉 군, 태극마크를 다는 게 꿈이라는 박 군을 통일로미래로 코너에서 소개했었는데요,

지난 6월, 레슬링 서울시 대표로 선발돼 제100회 전국체육대회에 참가해 55kg 그레코로만형 종목에서 당당히 1등을 했다고 합니다.

남과 북으로 나뉘어진지 70년이 넘었습니다.

나름의 이유로 이별을 겪어야 했던 이들에게 70년은 더 옅어졌던 시간이 아니라 어쩌면 더 깊어진 시간일지도 모릅니다.

그들의 사연을 되짚어 봤습니다.

6.25전쟁에서 실종됐던 고 남궁선 이등 중사.

남궁 중사는 지난 9월 유해로 가족들에게 돌아왔습니다.

유가족들이 제공한 유전자 정보를 바탕으로 남궁 중사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었던 건데요.

[남궁분/83살/故 남궁선 이등중사 동생/지난 9월 : "엄마, 아버지가 없으니까 부모처럼 오빠가 키운 거지. 아휴 꿈에도 생각도 안 했는데 만나니까 좋죠. 만나보니까."]

6.25 전사자 유해 발굴 사업은 지금도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난 18일에는 6.25 전사자 유해 630구에 대한 합동 봉안식이 국립현충원에서 열리는 등 눈물의 귀환은 현재 진행형입니다.

사상 전향을 거부한 채 수십 년간 복역한 비전향 장기수들.

북으로 돌아가길 원하는 이유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라고 하는데요.

[김영식/87살/비전향 장기수·27년 복역/지난 8월 : "죽기 전에 한 번 고향 가서 딱 가족을 보고 눈을 감았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뿐이에요."]

아직 남쪽에 남아있는 비전향 장기수 평균 나이는 약 아흔 살.

유골이 돼서라도 북녘 땅에 있는 가족에게 가고 싶다던 비전향장기수 서옥렬 씨는 지난 9월 세상을 떠났습니다.

올 한 해에도 이산가족들의 안타까움은 계속됐습니다.

이들의 바람은 새해엔 이뤄질 수 있을까요?

[임화숙/이산가족/지난 1월 : "화순 언니, 화영 언니, 화엽 언니. 세 언니 지금도 살아 계세요?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언니들 한번 꼭 죽었으면 원이 없겠다고 그랬는데 어머니는 그 원을 못 이루고 돌아가셨어요. 언니들 제발 좀 살아계셔서 우리 한번 얼굴 봤으면 좋겠어요."]

2019년, ‘통일로 미래로’는 분단의 아픔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 그리고 평화에 대한 기원 등 우리들 속에 스며들어 있는 생생한 모습을 전해드렸습니다.

2020년에도 통일을 향한 희망찬 발걸음이 가득하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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