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여아 권리 뺏는 ‘조혼’ 악습 여전

입력 2020.01.20 (10:49) 수정 2020.01.20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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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엔아동권리협약에 따라 세상 모든 어린이는 행복할 권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조혼 등, 일부 국가의 여전한 악습은 어린이들의 꿈과 권리를 빼앗고 있습니다.

지구촌인 입니다.

[리포트]

네팔 고산지대 마을에 사는 스무 살 아샤 차르티는 두 살 딸을 혼자 키우는 싱글맘입니다.

공부를 더 하고 싶었지만 15살 무렵 부모의 뜻에 따라 강제로 결혼해야했습니다.

[아샤 찰티 카르키/조혼 신부 : "(조혼의) 유일한 장점은 불행을 배웠다는 겁니다. 상황이 어려워서 일찍 결혼해야 했지만, 당시 저는 성숙하지 못했고 결혼의 결과에 대해 생각할 수 없었습니다."]

어린 나이에 결혼하는 것이 당연한 줄로만 알았을 뿐인데, 그녀가 치러야 할 대가는 혹독했습니다.

16살, 어린 나이의 임신과 출산으로 심각한 자궁탈출증을 앓게 됐는데요.

[아샤 찰티 카르키/조혼 신부 : "조혼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제가 겪은 고통을 소녀들에게 알리고 싶어요. 어린 나이에 결혼해선 안 된다고 제 실수를 통해 알게 되길 바랍니다."]

국제 인권단체의 보고서를 보면 조혼한 소녀들은 교육의 기회를 잃었을 뿐 아니라 다수가 가정 폭력을 겪었습니다.

13살에 혼인한 아라다나도 결혼 후에야 남편이 폭력적인 성향에 마약중독자라는 사실을 알았고, 모진 구타를 견디다 못해 도망쳐 나왔습니다.

[아라다나 네팔리/조혼 피해자 : "13살에 결혼했어요. 5학년을 다니던 중이였죠. 하지만 지금은 그 집을 도망쳐 마을 언니들의 도움을 받아 학교로 돌아왔어요."]

네팔의 시골에는 아직도 조혼 풍습이 남아 있습니다.

어릴수록 적은 지참금으로 결혼시킬 수 있기 때문에 조혼을 강요당하고 있는 건데요.

현재 네팔의 조혼율은 세계에서 가장 높습니다.

법적 결혼 가능 나이는 20세이지만, 25세에서 49세 사이 기혼 여성의 절반이 18세 이전에 혼인했습니다.

법은 사실상 유명무실한 상태.

애초 2020년까지 조혼 관습을 근절시키겠다 공언했던 정부도 그 시점을 2030년으로 늦췄습니다.

국제인권단체는 네팔 정부의 적극적이지 않은 태도를 지적하면서, 최근엔 학대나 가난을 피해 자발적으로 결혼을 선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아난드 타망/네팔조혼반대기구(GNBN) 총장 : "현재 자녀들 결혼의 1/3은 남성과 여성, 자신들이 서로 좋아서 선택하는 경우입니다. 이러한 관행은 고산지대 시골에 더 많습니다."]

조혼으로 미래를 강탈당한 어린이들, 소년, 소녀들에게 필요한 것은 스스로 삶을 개척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 '교육'이 무엇보다 간절합니다.

학교라는 울타리가 없다면 이들은 계속해서 조혼을 선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아난드 타망/네팔조혼반대기구(GNBN) 총장 : "이 같은 추세는 증가할 수 있으며 자발적인 결혼을 통제하고 예방하는 방법에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유니세프에 따르면 18세 이전에 결혼한 여자 어린이는 6억 5,000만 명.

전 세계 소녀 5명 중 1명은 조혼으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UN은 오는 2030년까지 지구 상에서 조혼을 없애겠다고 약속했는데요.

모든 어린이는 소중하며, 행복할 권리가 있다는 유엔아동권리협약의 당연한 명제처럼 어린이들의 꿈과 행복을 빼앗는 악습, 조혼 근절을 위한 지구촌의 관심과 노력이 절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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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IN] 여아 권리 뺏는 ‘조혼’ 악습 여전
    • 입력 2020-01-20 10:52:48
    • 수정2020-01-20 11:01:39
    지구촌뉴스
[앵커]

유엔아동권리협약에 따라 세상 모든 어린이는 행복할 권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조혼 등, 일부 국가의 여전한 악습은 어린이들의 꿈과 권리를 빼앗고 있습니다.

지구촌인 입니다.

[리포트]

네팔 고산지대 마을에 사는 스무 살 아샤 차르티는 두 살 딸을 혼자 키우는 싱글맘입니다.

공부를 더 하고 싶었지만 15살 무렵 부모의 뜻에 따라 강제로 결혼해야했습니다.

[아샤 찰티 카르키/조혼 신부 : "(조혼의) 유일한 장점은 불행을 배웠다는 겁니다. 상황이 어려워서 일찍 결혼해야 했지만, 당시 저는 성숙하지 못했고 결혼의 결과에 대해 생각할 수 없었습니다."]

어린 나이에 결혼하는 것이 당연한 줄로만 알았을 뿐인데, 그녀가 치러야 할 대가는 혹독했습니다.

16살, 어린 나이의 임신과 출산으로 심각한 자궁탈출증을 앓게 됐는데요.

[아샤 찰티 카르키/조혼 신부 : "조혼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제가 겪은 고통을 소녀들에게 알리고 싶어요. 어린 나이에 결혼해선 안 된다고 제 실수를 통해 알게 되길 바랍니다."]

국제 인권단체의 보고서를 보면 조혼한 소녀들은 교육의 기회를 잃었을 뿐 아니라 다수가 가정 폭력을 겪었습니다.

13살에 혼인한 아라다나도 결혼 후에야 남편이 폭력적인 성향에 마약중독자라는 사실을 알았고, 모진 구타를 견디다 못해 도망쳐 나왔습니다.

[아라다나 네팔리/조혼 피해자 : "13살에 결혼했어요. 5학년을 다니던 중이였죠. 하지만 지금은 그 집을 도망쳐 마을 언니들의 도움을 받아 학교로 돌아왔어요."]

네팔의 시골에는 아직도 조혼 풍습이 남아 있습니다.

어릴수록 적은 지참금으로 결혼시킬 수 있기 때문에 조혼을 강요당하고 있는 건데요.

현재 네팔의 조혼율은 세계에서 가장 높습니다.

법적 결혼 가능 나이는 20세이지만, 25세에서 49세 사이 기혼 여성의 절반이 18세 이전에 혼인했습니다.

법은 사실상 유명무실한 상태.

애초 2020년까지 조혼 관습을 근절시키겠다 공언했던 정부도 그 시점을 2030년으로 늦췄습니다.

국제인권단체는 네팔 정부의 적극적이지 않은 태도를 지적하면서, 최근엔 학대나 가난을 피해 자발적으로 결혼을 선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아난드 타망/네팔조혼반대기구(GNBN) 총장 : "현재 자녀들 결혼의 1/3은 남성과 여성, 자신들이 서로 좋아서 선택하는 경우입니다. 이러한 관행은 고산지대 시골에 더 많습니다."]

조혼으로 미래를 강탈당한 어린이들, 소년, 소녀들에게 필요한 것은 스스로 삶을 개척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 '교육'이 무엇보다 간절합니다.

학교라는 울타리가 없다면 이들은 계속해서 조혼을 선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아난드 타망/네팔조혼반대기구(GNBN) 총장 : "이 같은 추세는 증가할 수 있으며 자발적인 결혼을 통제하고 예방하는 방법에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유니세프에 따르면 18세 이전에 결혼한 여자 어린이는 6억 5,000만 명.

전 세계 소녀 5명 중 1명은 조혼으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UN은 오는 2030년까지 지구 상에서 조혼을 없애겠다고 약속했는데요.

모든 어린이는 소중하며, 행복할 권리가 있다는 유엔아동권리협약의 당연한 명제처럼 어린이들의 꿈과 행복을 빼앗는 악습, 조혼 근절을 위한 지구촌의 관심과 노력이 절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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