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동아프리카 메뚜기떼 습격…식량위기 악화

입력 2020.01.28 (10:48) 수정 2020.01.28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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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메뚜기떼가 뭉치면 거대한 재앙이 됩니다.

현재 동아프리카 지역에 메뚜기떼가 창궐해 하루에 수십 킬로를 이동하며 닥치는 대로 농작물을 먹어치우고 있는데요.

아프리카 식량 안보에 비상등이 켜졌습니다.

지구촌인 입니다.

[리포트]

하늘도 땅도, 메뚜기 떼로 가득 찼습니다.

농경지를 뒤덮은 메뚜기떼를 쫓아내려 소리를 내고, 옷을 흔들어 보지만 역부족입니다.

사람이 지나가면 일순 날아오른 메뚜기떼가 모래바람처럼 날립니다.

[눈다 마칸가/케냐 농부 : "메뚜기들이 모든 곳에 퍼져 문제가 매우 심각합니다. 농장에서 쫓아낼 방법은 종을 흔드는 것밖에 없어요. 배설물 때문에 밖에서 식사도 할 수 없습니다."]

케냐와 에티오피아, 소말리아까지 동아프리카 지역이 메뚜기떼의 습격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70년 만의 최악의 습격으로 동아프리카 수십만 헥타르의 농경지가 이미 초토화됐는데요.

손가락 크기만 한 이 메뚜기는 사막 메뚜기로, 번식력이 좋은 데다 바람을 타면 하루에 최대 150km를 이동할 수 있습니다.

또 1㎢ 규모의 메뚜기떼는 하루에 사람 3만 5천 명이 먹을 수 있는 식량을 먹어치워 그야말로 '공포의 대상'인데요.

[딜소 노어/케냐 농림부 장관 : "우리는 땅과 식량을 잃었습니다. 앞으로 4년 내 안정화할 계획이지만 메뚜기떼에 의해 나무들이 이미 모두 파괴되었습니다."]

메뚜기떼가 머물렀던 자리엔 앙상한 가지만 남습니다.

옥수수도 콩도 모두 사라져 가축도 사람도 굶게 생기자 소말리아에선 고육지책으로 메뚜기를 대신 잡아먹고 있습니다.

[사다크 아흐메드/소말리아 아다도 주민 : "오늘도 아침에 메뚜기를 먹었어요. 이것은 소말리아의 새로운 문화입니다. 과거에는 메뚜기가 음식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맛도 좋고 엄청 많아요."]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메뚜기떼로 인해 동아프리카가 식량 위기에 내몰렸다며 메뚜기떼 퇴치를 위한 국제사회의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동아프리카 지역은 이미 가뭄과 홍수, 종교적 분쟁 등으로 식량 부족이 심각해 천9백만 명이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는데 메뚜기떼의 확산으로 식량 위기가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는 겁니다.

남수단은 이미 전체 인구의 절반이 식량 위기에 내몰렸다는 조사까지 나왔는데요.

[젠스 라케/유엔인도지원조정국 대변인 : "이미 식량 부족을 마주하고 있는 지역의 목초지와 농작물까지 메뚜기가 휩쓸면서 해당 국가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메뚜기떼의 급증은 이상기후와 관련이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작년 10월부터 동아프리카에서 예년보다 많은 비가 내리면서 습한 날씨가 메뚜기떼의 번식과 이동에 도움을 준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요.

전문가들은 현재 동아프리카에 창궐한 메뚜기떼는 6월까지 이어질 수 있으며 그 규모는 지금보다 5백 배 이상 커질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또한, 제때 방어하지 못하면 전 세계 식량안보도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는데요.

[구레이드 아르탄/기후 예측 및 응용 센터장 : "신속하게 제시간 안에 사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전 세계 식량 안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겁니다."]

결국은 메뚜기떼도 기후변화가 불러온 재앙, 이상기후가 계속되는 한 메뚜기 떼의 습격에 계속 노출될 수밖에 없어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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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IN] 동아프리카 메뚜기떼 습격…식량위기 악화
    • 입력 2020-01-28 10:57:21
    • 수정2020-01-28 11:18:55
    지구촌뉴스
[앵커]

메뚜기떼가 뭉치면 거대한 재앙이 됩니다.

현재 동아프리카 지역에 메뚜기떼가 창궐해 하루에 수십 킬로를 이동하며 닥치는 대로 농작물을 먹어치우고 있는데요.

아프리카 식량 안보에 비상등이 켜졌습니다.

지구촌인 입니다.

[리포트]

하늘도 땅도, 메뚜기 떼로 가득 찼습니다.

농경지를 뒤덮은 메뚜기떼를 쫓아내려 소리를 내고, 옷을 흔들어 보지만 역부족입니다.

사람이 지나가면 일순 날아오른 메뚜기떼가 모래바람처럼 날립니다.

[눈다 마칸가/케냐 농부 : "메뚜기들이 모든 곳에 퍼져 문제가 매우 심각합니다. 농장에서 쫓아낼 방법은 종을 흔드는 것밖에 없어요. 배설물 때문에 밖에서 식사도 할 수 없습니다."]

케냐와 에티오피아, 소말리아까지 동아프리카 지역이 메뚜기떼의 습격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70년 만의 최악의 습격으로 동아프리카 수십만 헥타르의 농경지가 이미 초토화됐는데요.

손가락 크기만 한 이 메뚜기는 사막 메뚜기로, 번식력이 좋은 데다 바람을 타면 하루에 최대 150km를 이동할 수 있습니다.

또 1㎢ 규모의 메뚜기떼는 하루에 사람 3만 5천 명이 먹을 수 있는 식량을 먹어치워 그야말로 '공포의 대상'인데요.

[딜소 노어/케냐 농림부 장관 : "우리는 땅과 식량을 잃었습니다. 앞으로 4년 내 안정화할 계획이지만 메뚜기떼에 의해 나무들이 이미 모두 파괴되었습니다."]

메뚜기떼가 머물렀던 자리엔 앙상한 가지만 남습니다.

옥수수도 콩도 모두 사라져 가축도 사람도 굶게 생기자 소말리아에선 고육지책으로 메뚜기를 대신 잡아먹고 있습니다.

[사다크 아흐메드/소말리아 아다도 주민 : "오늘도 아침에 메뚜기를 먹었어요. 이것은 소말리아의 새로운 문화입니다. 과거에는 메뚜기가 음식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맛도 좋고 엄청 많아요."]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메뚜기떼로 인해 동아프리카가 식량 위기에 내몰렸다며 메뚜기떼 퇴치를 위한 국제사회의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동아프리카 지역은 이미 가뭄과 홍수, 종교적 분쟁 등으로 식량 부족이 심각해 천9백만 명이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는데 메뚜기떼의 확산으로 식량 위기가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는 겁니다.

남수단은 이미 전체 인구의 절반이 식량 위기에 내몰렸다는 조사까지 나왔는데요.

[젠스 라케/유엔인도지원조정국 대변인 : "이미 식량 부족을 마주하고 있는 지역의 목초지와 농작물까지 메뚜기가 휩쓸면서 해당 국가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메뚜기떼의 급증은 이상기후와 관련이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작년 10월부터 동아프리카에서 예년보다 많은 비가 내리면서 습한 날씨가 메뚜기떼의 번식과 이동에 도움을 준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요.

전문가들은 현재 동아프리카에 창궐한 메뚜기떼는 6월까지 이어질 수 있으며 그 규모는 지금보다 5백 배 이상 커질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또한, 제때 방어하지 못하면 전 세계 식량안보도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는데요.

[구레이드 아르탄/기후 예측 및 응용 센터장 : "신속하게 제시간 안에 사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전 세계 식량 안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겁니다."]

결국은 메뚜기떼도 기후변화가 불러온 재앙, 이상기후가 계속되는 한 메뚜기 떼의 습격에 계속 노출될 수밖에 없어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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