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북한은] 대대적인 ‘금연 운동’…김 위원장은 예외?

입력 2020.06.06 (08:02) 수정 2020.06.06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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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관영매체들이 최근 건강을 중시하는 세계적 추세에 맞춰 대대적인 금연캠페인을 벌이고 있습니다.

북한 전역에 금연클리닉을 운영하고 공공장소 금연구역도 늘어나고 있는데요.

정작 김정은 위원장이 담배를 피는 모습은 북한 매체에서 여과 없이 노출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금연캠페인, 어떻게 봐야 할까요? ‘요즘 북한은’에서 알아보겠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31일 조선중앙TV가 ‘세계 금연의 날’을 맞아 소개한 평양의 금연연구보급소.

지난 2007년 문을 연 북한의 금연센터입니다. 2017년 세계보건기구의 조사에 따르면 북한 남성 가운데 흡연자는 47%로 그 비율이 상당히 높은데요.

[리희경/금연연구보급소 소장 : "우리 금연연구보급소에서는 금연연구보급소를 찾는 손님들에게 처음으로 물음을 제기합니다. 금연할 결심이 확고히 섰는가."]

담배를 끊기 위해 이곳을 찾는 흡연자들은 가장 먼저 체내의 니코틴 수치를 측정해야 합니다.

[김옥림/금연연구보급소 의사 : "측정이 끝났습니다. 방송원 동지 니코틴 측정 결과가 나왔는데 정상으로 나왔습니다. (그렇습니까.)"]

보급소에선 금연 영양알, 천연 한방 음료와 같은 금연보조제도 생산해 금연 대상자들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공공장소의 금연구역을 확대하면서 금연정책을 더욱 강화하고 있는데요.

금연에 성공한 주민들의 소감을 전하며 홍보 활동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서승호/북한 주민 : "금연 활동을 통해서 담배를 끊으니까 정말 건강에도 좋고 사회생활에서 위생학적으로도 얼마나 좋은지 모릅니다. 제가 집에 들어가면 아내도 좋아하고 또 우리 자식들이 아버지 담배 끊었다고 얼마나 좋아하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북한 매체의 금연 권고가 김정은 위원장에게만은 예외인 것 같습니다.

소문난 애연가인 김 위원장이 담배를 피우는 모습은 조선중앙TV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데요.

작년까지는 북한산 담배 ‘건설’을 피웠지만, 올해 들어선 ‘소나무’란 이름의 새로운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북한 매체가 김 위원장의 흡연 모습을 여과 없이 내보내는 점은 최고지도자의 절대적 위상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연기에 요리까지…北 아나운서의 변신

[앵커]

북한의 메인 뉴스를 진행하는 여성 아나운서가 최근 온천을 직접 방문해 소개하는 등 다소 파격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직접 요리하는 모습도 선보였는데요, 여러 방면에서 활약하는 아나운서들을 아나운서와 엔터테이너의 합성어인 아나테이너라고 부른다는데, 요즘 북한 방송에서도 아나테이너들의 활약이 돋보인다고 합니다.

함께 보시죠.

[리포트]

앞치마를 두른 채 요리법을 알려주고 요리사 보조 역할까지 척척 해내는 조선중앙TV 김은정 아나운서. 편안한 분위기의 자연스러운 진행이 돋보입니다.

[김철/대동강 수산물 식당 요리사 : "끓습니다. 거품을 걷어내야 합니다."]

[김은정/조선중앙TV 아나운서 : "네, 제가 합니다. 이렇게 떠오르는 거품을 자주 걷어내는 것도 국물을 맑게 하기 위해서가 아닙니까?"]

지난겨울 김은정 아나운서는 새로 개장한 양덕온천도 방문했는데요.

온천에 몸을 담그고 직접 체험한 현장을 생생하게 전달했습니다.

단정한 한복이나 정장을 입던 관행에서 벗어나 자주색 레이스 원피스를 입은 모습도 눈길을 끌었는데요.

[김은정/조선중앙TV 아나운서 : "이렇게 석탕온천은 먼 옛날부터 우리 여성들 속에서 더 많은 호감을 샀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마 미인천이라고 불렀는지도 모릅니다."]

그동안 경직된 목소리의 중년의 아나운서가 진행해 왔던 8시 메인 뉴스도 김 아나운서가 진행을 맡게 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다양한 특집 프로그램에서도 모습을 드러내면서 조선중앙TV의 간판으로 떠오른 김은정 아나운서는 사실 배우 출신인데요.

2009년 예술영화 '생명선'에서 주인공 딸 '정심' 역할을 맡기도 했습니다.

직업을 바꾸기 쉽지 않은 북한에서 연기자에서 아나운서로 변신한 건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 보입니다.

[김은정/조선중앙TV 아나운서 : "야, 세상에 노력해서 안 되는 게 어디 있니. (너의 그 고운 얼굴.)"]

북한 방송이 방송원들의 세대교체를 진행하면서 이전보다 세련되고 부드러운 프로그램들을 만들고 있는데요.

그 중심엔 김은정 아나운서와 같은 젊은 방송원들이 있습니다.

방송 내용은 여전히 북한 체제 선전이 주를 이루지만, 전달하는 분위기는 확 달라진 모습입니다.

지금까지 ‘요즘 북한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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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즘 북한은] 대대적인 ‘금연 운동’…김 위원장은 예외?
    • 입력 2020-06-06 08:22:06
    • 수정2020-06-06 08:3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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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관영매체들이 최근 건강을 중시하는 세계적 추세에 맞춰 대대적인 금연캠페인을 벌이고 있습니다.

북한 전역에 금연클리닉을 운영하고 공공장소 금연구역도 늘어나고 있는데요.

정작 김정은 위원장이 담배를 피는 모습은 북한 매체에서 여과 없이 노출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금연캠페인, 어떻게 봐야 할까요? ‘요즘 북한은’에서 알아보겠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31일 조선중앙TV가 ‘세계 금연의 날’을 맞아 소개한 평양의 금연연구보급소.

지난 2007년 문을 연 북한의 금연센터입니다. 2017년 세계보건기구의 조사에 따르면 북한 남성 가운데 흡연자는 47%로 그 비율이 상당히 높은데요.

[리희경/금연연구보급소 소장 : "우리 금연연구보급소에서는 금연연구보급소를 찾는 손님들에게 처음으로 물음을 제기합니다. 금연할 결심이 확고히 섰는가."]

담배를 끊기 위해 이곳을 찾는 흡연자들은 가장 먼저 체내의 니코틴 수치를 측정해야 합니다.

[김옥림/금연연구보급소 의사 : "측정이 끝났습니다. 방송원 동지 니코틴 측정 결과가 나왔는데 정상으로 나왔습니다. (그렇습니까.)"]

보급소에선 금연 영양알, 천연 한방 음료와 같은 금연보조제도 생산해 금연 대상자들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공공장소의 금연구역을 확대하면서 금연정책을 더욱 강화하고 있는데요.

금연에 성공한 주민들의 소감을 전하며 홍보 활동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서승호/북한 주민 : "금연 활동을 통해서 담배를 끊으니까 정말 건강에도 좋고 사회생활에서 위생학적으로도 얼마나 좋은지 모릅니다. 제가 집에 들어가면 아내도 좋아하고 또 우리 자식들이 아버지 담배 끊었다고 얼마나 좋아하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북한 매체의 금연 권고가 김정은 위원장에게만은 예외인 것 같습니다.

소문난 애연가인 김 위원장이 담배를 피우는 모습은 조선중앙TV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데요.

작년까지는 북한산 담배 ‘건설’을 피웠지만, 올해 들어선 ‘소나무’란 이름의 새로운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북한 매체가 김 위원장의 흡연 모습을 여과 없이 내보내는 점은 최고지도자의 절대적 위상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연기에 요리까지…北 아나운서의 변신

[앵커]

북한의 메인 뉴스를 진행하는 여성 아나운서가 최근 온천을 직접 방문해 소개하는 등 다소 파격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직접 요리하는 모습도 선보였는데요, 여러 방면에서 활약하는 아나운서들을 아나운서와 엔터테이너의 합성어인 아나테이너라고 부른다는데, 요즘 북한 방송에서도 아나테이너들의 활약이 돋보인다고 합니다.

함께 보시죠.

[리포트]

앞치마를 두른 채 요리법을 알려주고 요리사 보조 역할까지 척척 해내는 조선중앙TV 김은정 아나운서. 편안한 분위기의 자연스러운 진행이 돋보입니다.

[김철/대동강 수산물 식당 요리사 : "끓습니다. 거품을 걷어내야 합니다."]

[김은정/조선중앙TV 아나운서 : "네, 제가 합니다. 이렇게 떠오르는 거품을 자주 걷어내는 것도 국물을 맑게 하기 위해서가 아닙니까?"]

지난겨울 김은정 아나운서는 새로 개장한 양덕온천도 방문했는데요.

온천에 몸을 담그고 직접 체험한 현장을 생생하게 전달했습니다.

단정한 한복이나 정장을 입던 관행에서 벗어나 자주색 레이스 원피스를 입은 모습도 눈길을 끌었는데요.

[김은정/조선중앙TV 아나운서 : "이렇게 석탕온천은 먼 옛날부터 우리 여성들 속에서 더 많은 호감을 샀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마 미인천이라고 불렀는지도 모릅니다."]

그동안 경직된 목소리의 중년의 아나운서가 진행해 왔던 8시 메인 뉴스도 김 아나운서가 진행을 맡게 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다양한 특집 프로그램에서도 모습을 드러내면서 조선중앙TV의 간판으로 떠오른 김은정 아나운서는 사실 배우 출신인데요.

2009년 예술영화 '생명선'에서 주인공 딸 '정심' 역할을 맡기도 했습니다.

직업을 바꾸기 쉽지 않은 북한에서 연기자에서 아나운서로 변신한 건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 보입니다.

[김은정/조선중앙TV 아나운서 : "야, 세상에 노력해서 안 되는 게 어디 있니. (너의 그 고운 얼굴.)"]

북한 방송이 방송원들의 세대교체를 진행하면서 이전보다 세련되고 부드러운 프로그램들을 만들고 있는데요.

그 중심엔 김은정 아나운서와 같은 젊은 방송원들이 있습니다.

방송 내용은 여전히 북한 체제 선전이 주를 이루지만, 전달하는 분위기는 확 달라진 모습입니다.

지금까지 ‘요즘 북한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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