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유럽, 스키장 열까? 닫을까?…상황 따라 찬반 갈려

입력 2020.11.30 (10:59) 수정 2020.11.30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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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럽에서는 예년 같으면 스키장이 문을 열어 손님맞이에 분주할 때인데요, 코로나19 사태를 겪고 있는 올해는 각국이 스키장 문을 여느냐 마느냐를 두고 아직 신경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지구촌인>에서 살펴보시죠.

[리포트]

겨울 관광대국 스위스가 문을 연 스키장입니다.

추운 날씨도, 코로나19 사태도 스키를 타기 위한 열정을 막을 수 없어 보입니다.

[디디에 데파고/스위스 스키어 : "스키를 탈 수 있는 눈 위가 야외에서 마스크를 벗을 수 있는 유일한 장소입니다."]

하지만 이 같은 풍경, 올겨울에는 더 보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유럽에서 올해는 스키장 문을 열지 말자는 목소리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독일 메르켈 총리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유럽연합 전역의 스키장을 적어도 1월 초까지 폐쇄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이 발언은 독일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가 만 5,000명을 넘어선 직후 나왔습니다.

[앙겔라 메르켈/독일 총리 : "독일 여러 주가 연방정부에 스키장 개장과 관련해 이웃 나라들에 협력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분명 쉽지 않겠지만 노력할 것입니다."]

스키장 폐쇄 제안엔 이탈리아도 동조했습니다.

크리스마스 연휴에 스키장으로 인파가 몰리면 대규모 감염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이 같은 제안은 올해 초 유럽의 코로나19 확산의 진원지로 스키장이 지목된 데 따른 것입니다.

오스트리아의 이쉬글 리조트 스키장은 지난해에만 무려 150만 명이 이용했는데요, 지난 3월 이 리조트 종업원에서 시작된 코로나19가 적어도 45개국, 6천여 명에게 확산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조반니 레차/이탈리아 국립보건연구소 국장 : "우리는 지난 2월과 3월 스키장에 긴 줄이 늘어선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곳에서 확진된 사람들이 집으로 돌아가 감염을 확산시켰습니다."]

오스트리아는 강력하게 반발했습니다.

제바스타인 쿠르츠 총리가 직접 나서 제안을 일축하고 크리스마스와 새해 연휴에 스키장을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오스트리아는 스키와 같은 겨울 스포츠와 휴양에 경제 의존도가 매우 높기에 스키장을 폐쇄하면 경제에 타격이 불가피합니다.

이미 일부 스키장이 문을 연 스위스도 스키장을 폐쇄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스위스는 국내총생산에서 스키 부문의 비중이 높은 데다 유럽연합 회원국도 아니어서 폐쇄 조치를 따를 의무도 없습니다.

[알랭 베르세/스위스 보건장관 : "우리의 목표는 스키를 탈 수 있도록, 스키장을 개장하는 것입니다. 물론 엄격한 방역조치 속에 이루어질 것입니다."]

애초 스키장 폐쇄 쪽에 무게를 뒀던 프랑스는 관련 업계의 반발에 부딪히자 조건부 개장을 허락했습니다.

크리스마스 연휴에 스키장은 개장할 수 있도록 하되 리프트와 같은 단체 이용시설은 사용할 수 없도록 했습니다.

리조트 내 상점은 문을 열 수 있지만 식당과 술집 영업은 금지했습니다.

유럽연합은 스키장 개장 여부는 각 나라가 결정할 사안이라며 한발 물러섰습니다.

스키장 폐쇄 여부는 알프스 산맥을 끼고 있는 나라들 사이에서도 제각기 입장 차가 큽니다.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나 코로나19의 심각성 정도에 따라 의견이 갈렸는데요, 본격적인 스키 성수기를 앞두고 합의에 이르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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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IN] 유럽, 스키장 열까? 닫을까?…상황 따라 찬반 갈려
    • 입력 2020-11-30 10:59:15
    • 수정2020-11-30 11:08:46
    지구촌뉴스
[앵커]

유럽에서는 예년 같으면 스키장이 문을 열어 손님맞이에 분주할 때인데요, 코로나19 사태를 겪고 있는 올해는 각국이 스키장 문을 여느냐 마느냐를 두고 아직 신경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지구촌인>에서 살펴보시죠.

[리포트]

겨울 관광대국 스위스가 문을 연 스키장입니다.

추운 날씨도, 코로나19 사태도 스키를 타기 위한 열정을 막을 수 없어 보입니다.

[디디에 데파고/스위스 스키어 : "스키를 탈 수 있는 눈 위가 야외에서 마스크를 벗을 수 있는 유일한 장소입니다."]

하지만 이 같은 풍경, 올겨울에는 더 보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유럽에서 올해는 스키장 문을 열지 말자는 목소리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독일 메르켈 총리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유럽연합 전역의 스키장을 적어도 1월 초까지 폐쇄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이 발언은 독일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가 만 5,000명을 넘어선 직후 나왔습니다.

[앙겔라 메르켈/독일 총리 : "독일 여러 주가 연방정부에 스키장 개장과 관련해 이웃 나라들에 협력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분명 쉽지 않겠지만 노력할 것입니다."]

스키장 폐쇄 제안엔 이탈리아도 동조했습니다.

크리스마스 연휴에 스키장으로 인파가 몰리면 대규모 감염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이 같은 제안은 올해 초 유럽의 코로나19 확산의 진원지로 스키장이 지목된 데 따른 것입니다.

오스트리아의 이쉬글 리조트 스키장은 지난해에만 무려 150만 명이 이용했는데요, 지난 3월 이 리조트 종업원에서 시작된 코로나19가 적어도 45개국, 6천여 명에게 확산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조반니 레차/이탈리아 국립보건연구소 국장 : "우리는 지난 2월과 3월 스키장에 긴 줄이 늘어선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곳에서 확진된 사람들이 집으로 돌아가 감염을 확산시켰습니다."]

오스트리아는 강력하게 반발했습니다.

제바스타인 쿠르츠 총리가 직접 나서 제안을 일축하고 크리스마스와 새해 연휴에 스키장을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오스트리아는 스키와 같은 겨울 스포츠와 휴양에 경제 의존도가 매우 높기에 스키장을 폐쇄하면 경제에 타격이 불가피합니다.

이미 일부 스키장이 문을 연 스위스도 스키장을 폐쇄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스위스는 국내총생산에서 스키 부문의 비중이 높은 데다 유럽연합 회원국도 아니어서 폐쇄 조치를 따를 의무도 없습니다.

[알랭 베르세/스위스 보건장관 : "우리의 목표는 스키를 탈 수 있도록, 스키장을 개장하는 것입니다. 물론 엄격한 방역조치 속에 이루어질 것입니다."]

애초 스키장 폐쇄 쪽에 무게를 뒀던 프랑스는 관련 업계의 반발에 부딪히자 조건부 개장을 허락했습니다.

크리스마스 연휴에 스키장은 개장할 수 있도록 하되 리프트와 같은 단체 이용시설은 사용할 수 없도록 했습니다.

리조트 내 상점은 문을 열 수 있지만 식당과 술집 영업은 금지했습니다.

유럽연합은 스키장 개장 여부는 각 나라가 결정할 사안이라며 한발 물러섰습니다.

스키장 폐쇄 여부는 알프스 산맥을 끼고 있는 나라들 사이에서도 제각기 입장 차가 큽니다.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나 코로나19의 심각성 정도에 따라 의견이 갈렸는데요, 본격적인 스키 성수기를 앞두고 합의에 이르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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