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남긴 교훈…“다시 돌아갈 수 없다”

입력 2021.01.01 (21:38) 수정 2021.01.01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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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앞으로 더 독하게, 자주 찾아올 감염병 대응 체계도 다시 점검해야 할테고요.

산업과 일자리 구조도 빠르게 변하는 만큼 그 과정에서 벼랑으로 몰리는 사람이 없는지도 살펴야합니다.

계속해서 임재성 기잡니다.

[리포트]

코로나19 3차 대유행에 K-방역도 위협 받았습니다.

급증한 위중증 환자들은 부족한 전문 인력과 병상 탓에 통째로 격리됐습니다.

[최희찬/서울 구로구 요양병원 의사 : "묶어놓고 포기하지 마시고, 이분들 빨리빨리 빼서 치료하면…."]

이런 상황은 예견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2015년 메르스 사태 직후 나온 정부의 용역 보고서.

최소 5개 권역에 감염병 전문병원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왔지만, 3개로 줄어듭니다.

그나마 아직 단 한 곳도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유일하게 예산이 배정된 호남권 전문병원도 3년 뒤에나 완공됩니다.

[김우주/고려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 "(권역별 전문병원이) 네, 다섯 군데가 국립중앙감염병 전문병원과 함께 이렇게 있다면 중환자는 그쪽에서 집중 치료하면서 사망 위험도 낮추고, 조금 더 위기상황에서 버티는 데 큰 도움이 되겠죠."]

메르스 직후 앞다퉈 발의됐던 감염병 관련 법안도,

[2015년 6월 25일 국회 본회의 : "(법안 설명만 해요!) (왜 나왔는지 이유를 모르겠네!) 이런 조치를 하지 않으면 우리는 메르스에 대해서 아무것도 배운 것이 없게 됩니다."]

관련 예산도 메르스가 잊혀지면서 흐지부지됐습니다.

[감염병 전문가/음성변조 :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예산이 통과되면 나중에 쪽지 예산에서 다 잘려요. 잘린다고. 맨날 기재부 가서 애걸복걸하고. 예산 따려고. 이게 말이 됩니까?"]

'바이오 강국' 자부심도 한계를 드러냈습니다.

국내 기업들이 치료제도 개발하고 해외 제약사의 백신을 제조하고 있지만, 정작 독자적인 백신 개발은 이제 시작 단계입니다.

[이수영/셀트리온 연구지원담당장 : "팬데믹(대유행) 상황에서 임상을 빨리해야 되는데 그런 임상을 할 수 있는 체계가 생각보다는 잘 준비가 안 돼 있다고 할까. 국내에서…."]

감염병 대응 체계가 다시 과거로 돌아가서는 안 되는 이유입니다.

돌아갈 수 없는 건 또 있습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더 빨라지고 있는 산업과 일자리의 구조 변화입니다.

[송은정/취업준비생 : "(취업을) 포기하신 분들이 훨씬 많은 것 같아요. 거의 제 주위로 보면 한 70%가 포기하고 30%가 올해 했던 것 같아요. 내년에는 더 안 된다는 전망이 나와서…."]

청년 실업률은 전체 실업률의 배를 넘습니다.

취업자 수가 9개월 연속 감소하면서 청년 취업 문은 더 좁아진 탓입니다.

문제는 코로나19가 사라져도 이런 상황이 나아지긴 어렵다는 데 있습니다.

[조영무/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코로나19는) 무인화 그리고 원격이라는 추세를 더 강화시킬 가능성이 높고요. 코로나가 끝난다고 하더라도 4차 산업혁명 흐름 속에서 이런 흐름은 반전되기 어려워 보임에 따라서 고용시장의 회복을 낙관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이런 추세는 반도체와 IT를 중심으로 한 이른바 '비대면' 산업과 기존 산업의 격차가 커지고 있는 것과도 맞닿아있습니다.

'고용 없는 성장'의 가속화.

경제와 일자리가 함께 성장하던 시대로 다시 돌아가기는 어렵습니다.

KBS 뉴스 임재성입니다.

촬영기자:임동수 강희준 이승준/영상편집:박은주/그래픽: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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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kbs.co.kr/special/coronaSpecialMain.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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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1-01 21:38:55
    • 수정2021-01-01 22: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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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앞으로 더 독하게, 자주 찾아올 감염병 대응 체계도 다시 점검해야 할테고요.

산업과 일자리 구조도 빠르게 변하는 만큼 그 과정에서 벼랑으로 몰리는 사람이 없는지도 살펴야합니다.

계속해서 임재성 기잡니다.

[리포트]

코로나19 3차 대유행에 K-방역도 위협 받았습니다.

급증한 위중증 환자들은 부족한 전문 인력과 병상 탓에 통째로 격리됐습니다.

[최희찬/서울 구로구 요양병원 의사 : "묶어놓고 포기하지 마시고, 이분들 빨리빨리 빼서 치료하면…."]

이런 상황은 예견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2015년 메르스 사태 직후 나온 정부의 용역 보고서.

최소 5개 권역에 감염병 전문병원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왔지만, 3개로 줄어듭니다.

그나마 아직 단 한 곳도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유일하게 예산이 배정된 호남권 전문병원도 3년 뒤에나 완공됩니다.

[김우주/고려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 "(권역별 전문병원이) 네, 다섯 군데가 국립중앙감염병 전문병원과 함께 이렇게 있다면 중환자는 그쪽에서 집중 치료하면서 사망 위험도 낮추고, 조금 더 위기상황에서 버티는 데 큰 도움이 되겠죠."]

메르스 직후 앞다퉈 발의됐던 감염병 관련 법안도,

[2015년 6월 25일 국회 본회의 : "(법안 설명만 해요!) (왜 나왔는지 이유를 모르겠네!) 이런 조치를 하지 않으면 우리는 메르스에 대해서 아무것도 배운 것이 없게 됩니다."]

관련 예산도 메르스가 잊혀지면서 흐지부지됐습니다.

[감염병 전문가/음성변조 :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예산이 통과되면 나중에 쪽지 예산에서 다 잘려요. 잘린다고. 맨날 기재부 가서 애걸복걸하고. 예산 따려고. 이게 말이 됩니까?"]

'바이오 강국' 자부심도 한계를 드러냈습니다.

국내 기업들이 치료제도 개발하고 해외 제약사의 백신을 제조하고 있지만, 정작 독자적인 백신 개발은 이제 시작 단계입니다.

[이수영/셀트리온 연구지원담당장 : "팬데믹(대유행) 상황에서 임상을 빨리해야 되는데 그런 임상을 할 수 있는 체계가 생각보다는 잘 준비가 안 돼 있다고 할까. 국내에서…."]

감염병 대응 체계가 다시 과거로 돌아가서는 안 되는 이유입니다.

돌아갈 수 없는 건 또 있습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더 빨라지고 있는 산업과 일자리의 구조 변화입니다.

[송은정/취업준비생 : "(취업을) 포기하신 분들이 훨씬 많은 것 같아요. 거의 제 주위로 보면 한 70%가 포기하고 30%가 올해 했던 것 같아요. 내년에는 더 안 된다는 전망이 나와서…."]

청년 실업률은 전체 실업률의 배를 넘습니다.

취업자 수가 9개월 연속 감소하면서 청년 취업 문은 더 좁아진 탓입니다.

문제는 코로나19가 사라져도 이런 상황이 나아지긴 어렵다는 데 있습니다.

[조영무/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코로나19는) 무인화 그리고 원격이라는 추세를 더 강화시킬 가능성이 높고요. 코로나가 끝난다고 하더라도 4차 산업혁명 흐름 속에서 이런 흐름은 반전되기 어려워 보임에 따라서 고용시장의 회복을 낙관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이런 추세는 반도체와 IT를 중심으로 한 이른바 '비대면' 산업과 기존 산업의 격차가 커지고 있는 것과도 맞닿아있습니다.

'고용 없는 성장'의 가속화.

경제와 일자리가 함께 성장하던 시대로 다시 돌아가기는 어렵습니다.

KBS 뉴스 임재성입니다.

촬영기자:임동수 강희준 이승준/영상편집:박은주/그래픽: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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