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예술가들, 코로나19 시대 생존 위해 ‘안간힘’

입력 2021.03.02 (10:57) 수정 2021.03.02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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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 확진자가 감소 추세인 나라들은 닫았던 공연장 문을 다시 열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기에는 여전히 갈 길이 먼데요.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예술가들을 <지구촌인>에서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코로나19 대확산 시대, 공연을 위한 예술가들의 필수품은 바로 버블, 즉 비닐 풍선입니다.

지난 1월, 미국 오클라호마주에서 열린 록밴드 플레이밍 립스의 공연도 예외가 아니었는데요, 밴드 멤버 전원이 거대한 투명 풍선 안에 들어가 공연을 펼쳤습니다.

관객 수백 명도 모두 풍선에 들어가 공연을 즐겼는데요, 마치 거대한 알들을 진열해 놓은 것 같죠?

풍선 안에는 최대 3명이 들어갈 수 있는데 소리가 잘 들리도록 보조 스피커와 선풍기, 물병까지 완비했는데요.

버블 콘서트는 팬들과 만날 수 없는 상황에서 멤버들이 생각해 낸 아이디어라고 합니다.

투명 풍선에 들어간 예술가들은 독일에도 있습니다.

발레리나들이 사진 촬영을 위해 투명 풍선에 들어가 춤을 췄는데요, 독일 슈투트가르트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팀도 함께 참여했습니다.

대형 풍선 안에서 악기를 연주하는 모습, 낯설면서도 이색적인데요.

작가는 코로나19로 문화 예술계가 처한 어려운 상황과 우리가 처한 사회의 현실을 시각화해 보여주기 위해 사진전을 기획했다고 합니다.

사진들은 코로나19 시대를 기억하는 한 장면으로 남을 것 같네요,

[플로리안 메네르트/예술가 : "우리는 모두 고립돼 있습니다, 빠져나올 수 없는 버블 속에 고립된 거죠. 플라스틱 풍선은 바로 그 이미지 자체입니다. 풍선 속에서 서로 가까워질 수 없는 사람들을 보여줄 겁니다."]

코로나19로 박물관과 전시장이 문을 닫자 전시 예술가들도 새로운 시도를 시작했습니다.

베를린에서 활동 중인 젊은 예술가들은 스마트폰만 있으면 어디서든 볼 수 있는 증강현실 전시회를 기획했는데요.

아무것도 없는 하얀 눈밭이지만, 스마트폰을 통해 보면 눈밭 위를 걷는 사람의 다리가 보입니다.

독일에서 활동 중인 중국 출신 예술가의 증강현실 작품인데요.

증강현실 전시는 실제 존재하는 환경에 가상의 예술 작품을 덧입혀, 마치 지금 눈앞에 존재하고 있는 것처럼 보여주는 겁니다.

같은 작품이라도 어떤 장소에서 접속하느냐에 따라 다양하게 감상할 수 있는 것이 또 다른 재미입니다.

[아니카 마이어/큐레이터 : "기술은 더 많은 사람이 예술에 접근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입니다. 이 때문에 증강현실 등과 같은 전시는 계속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실외에서 찾아가는 공연을 펼치기도 합니다.

이탈리아 로마의 한 공원에서 연극이 한창인데요, 제대로 된 무대도 없이 펼쳐지는 1인극이지만 관객들은 공연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뜨지 않았습니다.

공연장이 문을 닫고 무대가 사라지자, 연극배우는 생계를 잇기 위해 직접 관객들을 찾아 나섰는데요.

이른바 '극장 배달'이라는 프로젝트인데 스쿠터를 타고 로마 곳곳을 돌며 노상 공연을 펼치고 있습니다.

조건은 열악하지만 반응은 어느 때보다 뜨겁습니다.

[루카 스코르조네/학생 : "코로나19로 극장에서 공연을 볼 수 없는데, 실내 공연장에 가지 않고도 이렇게 무대를 사람들에게 제공한다는 것은 매우 훌륭한 기획입니다."]

코로나19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분야 중 하나인 공연과 전시 예술계, 예술가들이 위기를 견디고 살아남기 위해 갖가지 방안들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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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IN] 예술가들, 코로나19 시대 생존 위해 ‘안간힘’
    • 입력 2021-03-02 10:57:48
    • 수정2021-03-02 11:07:08
    지구촌뉴스
[앵커]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 확진자가 감소 추세인 나라들은 닫았던 공연장 문을 다시 열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기에는 여전히 갈 길이 먼데요.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예술가들을 <지구촌인>에서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코로나19 대확산 시대, 공연을 위한 예술가들의 필수품은 바로 버블, 즉 비닐 풍선입니다.

지난 1월, 미국 오클라호마주에서 열린 록밴드 플레이밍 립스의 공연도 예외가 아니었는데요, 밴드 멤버 전원이 거대한 투명 풍선 안에 들어가 공연을 펼쳤습니다.

관객 수백 명도 모두 풍선에 들어가 공연을 즐겼는데요, 마치 거대한 알들을 진열해 놓은 것 같죠?

풍선 안에는 최대 3명이 들어갈 수 있는데 소리가 잘 들리도록 보조 스피커와 선풍기, 물병까지 완비했는데요.

버블 콘서트는 팬들과 만날 수 없는 상황에서 멤버들이 생각해 낸 아이디어라고 합니다.

투명 풍선에 들어간 예술가들은 독일에도 있습니다.

발레리나들이 사진 촬영을 위해 투명 풍선에 들어가 춤을 췄는데요, 독일 슈투트가르트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팀도 함께 참여했습니다.

대형 풍선 안에서 악기를 연주하는 모습, 낯설면서도 이색적인데요.

작가는 코로나19로 문화 예술계가 처한 어려운 상황과 우리가 처한 사회의 현실을 시각화해 보여주기 위해 사진전을 기획했다고 합니다.

사진들은 코로나19 시대를 기억하는 한 장면으로 남을 것 같네요,

[플로리안 메네르트/예술가 : "우리는 모두 고립돼 있습니다, 빠져나올 수 없는 버블 속에 고립된 거죠. 플라스틱 풍선은 바로 그 이미지 자체입니다. 풍선 속에서 서로 가까워질 수 없는 사람들을 보여줄 겁니다."]

코로나19로 박물관과 전시장이 문을 닫자 전시 예술가들도 새로운 시도를 시작했습니다.

베를린에서 활동 중인 젊은 예술가들은 스마트폰만 있으면 어디서든 볼 수 있는 증강현실 전시회를 기획했는데요.

아무것도 없는 하얀 눈밭이지만, 스마트폰을 통해 보면 눈밭 위를 걷는 사람의 다리가 보입니다.

독일에서 활동 중인 중국 출신 예술가의 증강현실 작품인데요.

증강현실 전시는 실제 존재하는 환경에 가상의 예술 작품을 덧입혀, 마치 지금 눈앞에 존재하고 있는 것처럼 보여주는 겁니다.

같은 작품이라도 어떤 장소에서 접속하느냐에 따라 다양하게 감상할 수 있는 것이 또 다른 재미입니다.

[아니카 마이어/큐레이터 : "기술은 더 많은 사람이 예술에 접근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입니다. 이 때문에 증강현실 등과 같은 전시는 계속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실외에서 찾아가는 공연을 펼치기도 합니다.

이탈리아 로마의 한 공원에서 연극이 한창인데요, 제대로 된 무대도 없이 펼쳐지는 1인극이지만 관객들은 공연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뜨지 않았습니다.

공연장이 문을 닫고 무대가 사라지자, 연극배우는 생계를 잇기 위해 직접 관객들을 찾아 나섰는데요.

이른바 '극장 배달'이라는 프로젝트인데 스쿠터를 타고 로마 곳곳을 돌며 노상 공연을 펼치고 있습니다.

조건은 열악하지만 반응은 어느 때보다 뜨겁습니다.

[루카 스코르조네/학생 : "코로나19로 극장에서 공연을 볼 수 없는데, 실내 공연장에 가지 않고도 이렇게 무대를 사람들에게 제공한다는 것은 매우 훌륭한 기획입니다."]

코로나19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분야 중 하나인 공연과 전시 예술계, 예술가들이 위기를 견디고 살아남기 위해 갖가지 방안들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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