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치지 못한 편지

입력 2005.04.17 (14:06) 수정 2005.04.18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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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치지 못한 편지

'고향의 언니들! 살아있어? '


영상에세이 『부치지 못한 편지』 시간입니다.
오늘은 북녘의 형제들에게 띄우는 김태일 할머니의 사연을 소개합니다.
곧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 가족들 곁을 떠나 온 세월이 벌써 50년이 넘었다는데요...
고향에 남아있는 가족에게 전하는 김할머니의 안타까운 마음을 영상편지에서 전해봅니다.

헤어진 가족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더 깊어진다는 김태일 할머니-.
한 달이면 다시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했던 고향을 50년이 넘도록 가슴으로만 떠올리고 있습니다.

# 할머니
6.25때 그냥 정신없이 도망들 간다고 왔다 갔다 하는 바람에 우리 오빠하고, 동생하고 젊은 사람 셋만 왔어요.
큰언니는 '나도 갈까'하는 것을 오면 어떻게 해요.
애들도 많고, 어머니는 누가 모셔요.
애(조카)들이 따라 온다고 그러는 것을 두고 왔다니까...

다시 그 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가족들 곁을 떠나지 않았을 텐데... 그 후회 때문에 할머니는 멍든 가슴으로 반평생을 살아야 했습니다.
함께 피난 왔던 오빠마저 세상을 떠난 후 할머니는 우애 깊던 언니들과 어린 조카들 생각이 부쩍 늘었습니다.
언제쯤 이 답답한 마음을 전할 날이 올까요...

# 할머니
말하려면 가슴이 아프고, 답답하고...
하루하루 어머니 생각, 언니 생각 조카들 생각이 전부 다 나...

언니! 큰언니는 가명이 섭례라고 불러, 언니는 광능 마을에 있는 순희 언니잖아. 나는 감태야.
어떻게든 한 번이라도 소식 알고 싶고, 보고 싶고 그런데...
답답해서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어.
오빠가 살아 계실 때 굉장히 다들보고 싶어했어.
병원에서 돌아가실 때도 애들 보고 싶다고 그러고 어떻게든 소식 알아보라고 했는데, 알아 볼 수도 없고 답답해서 이렇게 편지를 해.
언니! 소식 좀 전해 줘! 보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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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치지 못한 편지
    • 입력 2005-04-17 14:05:43
    • 수정2005-04-18 13:24:26
    남북의 창
*부치지 못한 편지 '고향의 언니들! 살아있어? ' 영상에세이 『부치지 못한 편지』 시간입니다. 오늘은 북녘의 형제들에게 띄우는 김태일 할머니의 사연을 소개합니다. 곧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 가족들 곁을 떠나 온 세월이 벌써 50년이 넘었다는데요... 고향에 남아있는 가족에게 전하는 김할머니의 안타까운 마음을 영상편지에서 전해봅니다. 헤어진 가족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더 깊어진다는 김태일 할머니-. 한 달이면 다시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했던 고향을 50년이 넘도록 가슴으로만 떠올리고 있습니다. # 할머니 6.25때 그냥 정신없이 도망들 간다고 왔다 갔다 하는 바람에 우리 오빠하고, 동생하고 젊은 사람 셋만 왔어요. 큰언니는 '나도 갈까'하는 것을 오면 어떻게 해요. 애들도 많고, 어머니는 누가 모셔요. 애(조카)들이 따라 온다고 그러는 것을 두고 왔다니까... 다시 그 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가족들 곁을 떠나지 않았을 텐데... 그 후회 때문에 할머니는 멍든 가슴으로 반평생을 살아야 했습니다. 함께 피난 왔던 오빠마저 세상을 떠난 후 할머니는 우애 깊던 언니들과 어린 조카들 생각이 부쩍 늘었습니다. 언제쯤 이 답답한 마음을 전할 날이 올까요... # 할머니 말하려면 가슴이 아프고, 답답하고... 하루하루 어머니 생각, 언니 생각 조카들 생각이 전부 다 나... 언니! 큰언니는 가명이 섭례라고 불러, 언니는 광능 마을에 있는 순희 언니잖아. 나는 감태야. 어떻게든 한 번이라도 소식 알고 싶고, 보고 싶고 그런데... 답답해서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어. 오빠가 살아 계실 때 굉장히 다들보고 싶어했어. 병원에서 돌아가실 때도 애들 보고 싶다고 그러고 어떻게든 소식 알아보라고 했는데, 알아 볼 수도 없고 답답해서 이렇게 편지를 해. 언니! 소식 좀 전해 줘! 보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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