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때 이승만 대통령 CIA 총격 받아”

입력 2008.08.13 (22:12) 수정 2008.08.14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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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국 전쟁 당시 이승만 대통령이 미 CIA 경비원의 총격을 받아 외교문제가 됐던 사실이 KBS가 입수한 미국 기밀문서에서 확인됐습니다.
워싱턴에서 정인석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한국 전쟁이 한창인 1952년 미국내 정부 기관들, 그리고 한미 양국사이에 오간 전문과 외교문서들입니다.

1952년 8월 2일 오후 1시 40분, 진해 앞바다에서 낚시를 즐기던 이승만 대통령의 배를 향해서 美 CIA 경비원 2명이 모두 11발의 총격을 가합니다.

이 대통령의 낚시배가 CIA의 북파공작원 훈련장소로 쓰이던 '저도'에 다가서자 경비원들이 경고사격을 가한 것입니다.

아찔한 상황은 모면했지만, 숨막히는 외교전의 발단이 됐습니다.

이승만 대통령은 자신의 신분을 알면서도 고의로 총을 쐈다고 주장하면서 경비원들의 신병 인도를 요구했습니다.

트루만 당시 미국 대통령까지 참여한 대책회의가 열렸지만, 미국 정부는 CIA관할인 저도에 대한 한국의 간섭을 용인해선 안된다며 끝내 신병 인도를 거부했습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총격 사건을 언론에 공개하겠다고 협박하며 다시 압박을 가했습니다.

<녹취> 이흥환(美비밀 문서 전문가) : "사사건건 이 대통령이 미국정부에 밀리고 있는 상황이었거든요. 원하지 않던 휴전 협정이 계속 진행되고 있었다든가. 이번 참에 미국 정부 상대로 자신의 위치,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키겠다."

한미 관계의 단면을 보여주는 이 사건은 미국 정부가 지난 50여년간 최고 기밀로 분류해온 문서 10여건이 최근 비밀 해제되면서 빛을 보게됐습니다.

한국 전쟁 직후 미국으로부터 저도를 넘겨받은 이승만 대통령은 그곳을 휴양지로 개조했고, 지금은 바다의 청와대로 불리는 대통령 여름 별장 청해대가 들어서있습니다.

워싱턴에서 KBS 뉴스 정인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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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전쟁 때 이승만 대통령 CIA 총격 받아”
    • 입력 2008-08-13 21:25:48
    • 수정2008-08-14 08: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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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국 전쟁 당시 이승만 대통령이 미 CIA 경비원의 총격을 받아 외교문제가 됐던 사실이 KBS가 입수한 미국 기밀문서에서 확인됐습니다. 워싱턴에서 정인석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한국 전쟁이 한창인 1952년 미국내 정부 기관들, 그리고 한미 양국사이에 오간 전문과 외교문서들입니다. 1952년 8월 2일 오후 1시 40분, 진해 앞바다에서 낚시를 즐기던 이승만 대통령의 배를 향해서 美 CIA 경비원 2명이 모두 11발의 총격을 가합니다. 이 대통령의 낚시배가 CIA의 북파공작원 훈련장소로 쓰이던 '저도'에 다가서자 경비원들이 경고사격을 가한 것입니다. 아찔한 상황은 모면했지만, 숨막히는 외교전의 발단이 됐습니다. 이승만 대통령은 자신의 신분을 알면서도 고의로 총을 쐈다고 주장하면서 경비원들의 신병 인도를 요구했습니다. 트루만 당시 미국 대통령까지 참여한 대책회의가 열렸지만, 미국 정부는 CIA관할인 저도에 대한 한국의 간섭을 용인해선 안된다며 끝내 신병 인도를 거부했습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총격 사건을 언론에 공개하겠다고 협박하며 다시 압박을 가했습니다. <녹취> 이흥환(美비밀 문서 전문가) : "사사건건 이 대통령이 미국정부에 밀리고 있는 상황이었거든요. 원하지 않던 휴전 협정이 계속 진행되고 있었다든가. 이번 참에 미국 정부 상대로 자신의 위치,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키겠다." 한미 관계의 단면을 보여주는 이 사건은 미국 정부가 지난 50여년간 최고 기밀로 분류해온 문서 10여건이 최근 비밀 해제되면서 빛을 보게됐습니다. 한국 전쟁 직후 미국으로부터 저도를 넘겨받은 이승만 대통령은 그곳을 휴양지로 개조했고, 지금은 바다의 청와대로 불리는 대통령 여름 별장 청해대가 들어서있습니다. 워싱턴에서 KBS 뉴스 정인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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