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 트럼프와 겨룬 재미한인의 경험담

입력 2016.11.08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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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투표가 이제 곧 시작됩니다. 2년여 간의 대선 레이스, 영광의 주인공은 과연 누가 될까요? 이번 대선은 막판까지 혼전에 혼전을 거듭하며 섣부른 추측을 자제하게 하고 있습니다.

특히 '막말꾼', '정치 이단아' 도널드 트럼프 미 공화당 후보는 설마설마 하게 하면서도, "트럼프가 정말 대통령이 된다면 (어떡하지)?"라고 우리 국민들 사이에서는 막연한 불안감을 자아내고 있는 듯 한데요,

이 와중에 트럼프와 협상을 한 경험이 있는 한 재미 한인사업가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우영식 회장. 2009년 AIG 뉴욕 본사 빌딩을 매입해 주목을 받은 한인 부동산 개발회사 ‘영우 앤드 어소시에이츠(YWA)’대표인데요, <뉴욕 부동산업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드는 성공한 사업가입니다.

우 대표는 맨해튼‘피어 57’재개발권 수주 등으로 뉴욕의 스카이라인을 바꿔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배우 니콜 키드먼과 롤링 스톤스의 리드 싱어인 믹 재거도 그가 지은 집에 살 만큼 미국에서 한인부동산업계의 신화로 일컬어지고 있습니다.

[관련 기사]
☞ 뉴욕부동산 성공신화 우영식은 누구?
☞ 니콜 키드먼도 믹 재거(롤링 스톤스의 리드 싱어)도 그가 지은 집에 산다


그런 그가, 트럼프가 미국의 제45대 대통령이 된다면 우리 국민들에게 꼭 공유하고 싶은 충고(?)가 있다는데요, 함께 들어보시죠.

<이하 일문일답>

Q. 트럼프를 여러 번 직접 만나셨다고요

트럼프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그가 무엇을 했었는지 무엇을 하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어요. 그는 '부동산 개발업자'예요. 저처럼요. 트럼프가 하고 있는 방식을 보면 부동산 협상하는 거랑 접근이 똑같아요. 특히 뉴욕의 부동산이라는 건 경쟁이나 이런 것들이 미국 내에서도 많이 달라요.

트럼프가 선거에 임하는 방법은 부동산 업자들이 쓰는 방법인데요, 우선 우리가 하는 사업은 인스턴트식으로 이뤄지는 게 아니에요. 계획을 해서 빌딩을 짓고 그렇게 되면 3년에서 5년은 걸려요. 주식은 사고 팔고, 금방 회복하고 그러는데 우리는 그렇게 할 수가 없어요. 서서히 움직이는 거라서 한 건이 잘못되면 공백기가 3~5년이 생겨버려요. 그래서 실수를 할 수 없는 마음가짐을 갖고 있어요.

또 경쟁도 심하죠. 시중에 안 나온 물건도 많고 시중에 나와도 브로커가 제일 먼저 연락해요. 두 가지 경우인데 몇몇 사람들 선택해서 뉴욕에 있는 빌딩을 딱 맞는 사람이나 돈이 있는 사람, 소위 능력이 되는 사람들이랑만 접촉해 협의하는 방법이 있고, 또 하나는 만인한테 알리는 거죠. 하지만 큰 딜(계약)은 전세계로 뻗어 나가지 않아요. 개발을 한다고 하면 몇몇 사람들하고만 이루어지거든요. 그런데 그 몇몇 사람들이 다 도사예요. 서로 다 알고, 그 사람들끼리 서로 경쟁하는 거에요.

굉장히 치열하고 꼭 이겨야 돼요. 그러려면 굉장히 야박해요, 모든 방법을 다 동원하는 거죠. 트럼프는 그게 몸에 익은 사람이에요. 따라서 절대 질 수가 없어요. 건물을 살 때부터 질 수가 없는 식이죠, 그걸 개발하려고 하면 협상에서 질 수가 없어요. 그렇게 계속 이기는 것만 주장한 사람이기 때문에 몸에 배었고, 항상 이겨야 하기 때문에 거래를 절대 망치려고 하지 않아요. 하는 걸 깨버리려고 하지 않는다는 거죠.

이 두 가지를 알면 그 사람을 다루기 쉬워요. 다시 말해 성공 면에서는 무슨 일을 막론하고 이득이 되는 거래라고 하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꼭, 만들어내려고 한다는 거죠.

Q. 그런 트럼프를 두고 대통령으로서의 자질을 문제 삼는 사람도 많던데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감정이 앞서잖아요, 물론 미국 사람들도 딜 하다보면 감정이 나오는데, 하지만 딜 끝나고 나면 악수해요. 비즈니스는 비즈니스고 우정은 우정인 거죠. 그런 환경에서 자란 사람이 트럼프예요.

트럼프는 자기 사업 이름도 '트럼프'잖아요. 그만큼 욕망이 많다는 걸 보여주죠. 물론 속으로 스스로 대통령이 될 것인가 하는 것까지는 몰랐을 수도 있죠. 클린턴이 25년 동안 대통령 자리만 바라보고 준비해온 데 반해 트럼프는 그렇지 않잖아요. 관심은 있었는지도 모르죠. 근데 사람이라는 게 성공을 하면 자신감도 생기고 오만해지기도 하잖아요. 그럼 어느 단계에서는 대통령 꿈을 꿀 수도 있어요.

트럼프는 그렇기 때문에 그동안 실수를 한 게 많은 거죠. 여자 문제 같은 것도 그렇고. 아마 맞을 거에요. 다만 선거까지 얼마 안 남았으니까 조사를 해서 명백하게 밝히려면 시간이 걸리니까 대통령이 되려면 그런 일 없었다고 부인하고 있는 거죠.


Q. 그런 트럼프가 정말 미국의 대통령이 된다면 우려하는 사람들도 많은데요

사람이 말을 딱 타면요 말이 딱 알아요. 이 사람이 도사인지 아닌지. 아니면 말도 우습게 봐요. 따라서 말을 잘 모르는 사람이면 말을 타기 전에 잘 알아야 돼요. 그게 중요한 거예요. 트럼프는 대결을 해서 상대방을 잘 모르는 상황에서도 가늠하려고 해요. 존중할 만한 사람인지 아닌지. 어떤 성품을 가졌는지, 자기와 스마트한 정도가 비슷한지, 거기서 떨어지면 안 돼요. 거기서 잘못 보이면 안 돼요. 대결했을 때 우습게 보이면 절대 안 돼요.

부동산 업자는요 고양이 같아요. 그래서 쥐를 잡으려고 하는데, 쥐가 도망가잖아요, 그럼 먹어 버려요. 근데 덤비잖아요, 그럼 움찔해요 고양이가. 트럼프가 만약 미국의 대통령이 된다면 우리나라로서는 그 사람을 상대할 때 팀을 구성해야 돼요. 트럼프를 잘 알만한 회계사, 변호사, 컨설턴트 등과 이야기를 해보면 트럼프의 성격이 나와요. 그걸 파악해서 대처해야 우리나라에서 그 사람과 힘과 어깨를 겨룰 수 있어요.

Q. 트럼프를 높게 평가하시나요?

빌리어네어, 억만장자가 된다는 거는 그냥 되지는 않아요. 무언가 색다른 사람이기 때문에 가능한 거죠. 세상에 빌리어네어는 1,600명 밖에 없어요. 트럼프는 그 중 한 사람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일단은 트럼프를 존중해야 해요. 빌리어네어가 됐다는 점만으로도요. 인정하고 나서 그 사람과 배경을 찬찬히 파악하면 돼요.

우리나라는 준비만 잘 하면 되는데요,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다고 하면 트럼프가 신임했었던 컨설턴트를 고용하면 아마 다른 방법의 비결이 나올 거에요. 그래서 그걸 바탕으로, 누구나 만났을 때 첫 인상이 중요한데, 트럼프가 한국을 우습게 보지 않도록, 한국에 막강한 상대인 팀이 있구나라는 걸 처음에 느끼게 해줘야 해요. 그렇게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면 그 다음부터는 존중할 거에요. 이 사람을 다루는 방법이 중요한 거죠.

Q. 카리스마 말씀이신가요?

트럼프는 겉으로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상대를 가늠해보고 비교해볼 텐데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카리스마는 물론이고 실력이 있어야 한다는 거죠. 특히 첫 인상이 중요해요.

유태인이나 중국 사람들 사업하는 거 봐요. 유태인들은 머리도 좋지만 인내심으로 이기려고 해요. 막 싸우면 한국 사람은 감정이 오르면 나가 버리지만 유태인은 절대 안 나가요. 끈질기게 이득을 위해서.

유태인과는 저녁도 안 먹고 새벽을 넘겨가며 협상을 한 개 수 차례나 돼요. 중국 사람들은요 계속 웃지만 속을 알 수가 없죠.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과 대화를 하면 금방 나타나요, 깨버리든지 협상이 성사되든지 너무 훤히 보이는 거에요. 특히 한국하고 뉴욕은 다른 게 한국은 큰 부동산 개발을 회사가 하잖아요, 삼성 같은. 그런데 뉴욕은 전부 개인이 해요.

Q. 트럼프처럼요?

네, 뉴욕은 전부 개인 플레이어들이 자기 회사 이름 걸고 능력있는 변호사 선임하고 회계사 고용하고, 컨설턴트도 마찬가지고 수많은 능력자들 중에 잘 뽑아서 팀을 이뤄서 성공을 하는 게 뉴욕의 부동산 개발자들이에요. 트럼프도 그런 사람이고요. 따라서 컨설턴트도 귀하게 쓸 줄 알고, 네트워킹도 잘 하고.

트럼프가 어떤 사람이냐고 하는데 예로부터 이런 말이 있어요. '아버지를 알려면 자식들을 보라'고요. 트럼프의 세 아들이 다 한 회사에서 일을 하는데 아무리 바쁜 상황에서도 자기 아버지(트럼프)랑 친한 사람이 들어가면 딱 서요. 미국에선 자식이 그렇게 한다는 거는 힘든 거거든요, 트럼프가 교육을 잘 시킨 거죠.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트럼프가 예를 들어 '돈을 많이 내라'고 하잖아요. 그럼 답변이 기가 막혀야 돼요. 상대가 별볼 일 없네 하는 생각이 들면 끝까지 덤벼들 거에요. 돈 더내라고 맘대로.

그래서 첫 번에 잘 해야 되고, 우리나라 팀이 좋아서 (트럼프가) 감격을 해야 돼요. '한국이 다르구나!'라는 생각이 들도록이요.

돈을 벌면 사람들이 굉장히 오만해지고 '내가 최고야'라고 생각하게 되기 쉽죠. 실제로 월가의 가장 큰 문제이기도 한데, 부동산 업계의 경우는요 좀 달라요.

부동산 개발업자는 물건을 만들고 어떻게든 팔아서 성공한 다음에 이익금을 넘겨주는 거예요. 돈을 먼저 찾은 다음에 뭔가를 하는 게 아니라 물건을 만들어서 돈 있는 회사에 찾아가서 '이런 물건이 있으니 투자하라'고 하는 거거든요.

그런 사람이 돈을 서민을 위해서 쓴다? 나라를 위해서 쓴다? 처음부터 그러지는 않아요. 억만장자가 되고 싶어하고 먼저 자기한테 도움이 되나를 따지죠. 그러다가 그렇게 해서 돈을 엄청나게 벌잖아요, 그럼 스케일이 달라져요. 기부도 막 하고 학교 같은데도 엄청 돈 주고요, 찔끔찔끔 주는 게 아니라요. 그때 가서는 그렇게 멋있게 기부도 하고 하지만 거기까지 가는 과정에서는 엄청나게 차가운 세계에요.

그리고 부동산 하는 사람의 재주는 월가 사람들 못지 않아요. 사람이 저렇게 머리가 좋을 수 있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슈퍼 컴퓨터 같아요. 풍기는 것도 다르고, 생각하는 것도 다르죠.

Q. 트럼프 만나셨을 때 어떠셨나요?

기회를 위해서는 물불 가리는 거 생각 안 하고요, 멘탈로도 처음부터 상대방을 압박해요. 제가 맨 처음 트럼프를 만났을 때 소개받은 것도 아닌 상황에서 저를 보더니 손가락질을 딱 해요. '투자자죠?'라고 물으면서. 저는 투자자가 아니었거든요, 같은 개발업자죠.

그때부터 엘리베이터타고 같이 걸어가는 동안 완전히 기선제압을 해버리려고 하는 거에요. 그리고 자기 보디가드더러 '이 사람에게 내 명함 줘라'라고 하면서 '이분 꼭 내 사무실로 오시게 해'라고 말하더군요.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밤낮으로 생각해요.

트럼프가 키가 190센티미터가 넘는데, 비즈니스 대 비즈니스로 쓸만하면 같이 해보자는 식이죠. 제가 2009년에 AIG 뉴욕 본사 빌딩을 매입했는데요, 가장 어려운 시기에 큰 협상이 되니까 저를 찾아온 거에요. 처음에는 우습게 봤다가 911 이후 가장 큰 비즈니스를, 그것도 미국의 상징과도 같은 건물을 사서 센세이션을 일으키니까 상대해보겠다는 거죠.

생각보다 다루기 단순할 수도 있어요. 트럼프가 하는 말이 있잖아요. '나의 최고의 자산은 바로 나 자신이다.' 사람들은 대개 우리의 성공은 우리의 팀워크라고 하잖아요. 그런데 이 사람은 자기래요. 모든 결정은 자기가 내린다는 거죠. 저희 세계를 알면 이해가 쉬워요, 그런데 다른 세계 사람들이 볼 때는 '거만하구나' 하는 거죠. '저런 사람이니까 이렇게 하면 되겠다'하고 임하면 돼요.

부동산업이라는 것이 혼자 결정하는 일이거든요, 투자 은행처럼 시스템으로 하는 게 아니라, 그걸 숙지해야 돼요. 우리도 배짱을 좀 부려야 돼요. 그리고 사람은 다 똑같아요, 공개 석상에서는 영웅심리가 있으니 절대 지면 안 돼지만 개인적으로 이야기하게 되면 다르거든요. 원포인트로 얘기하면 달라요. 특히 트럼프는 그런 비지니스의 과정을 거쳐서 여기까지 온 사람이에요.


Q.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이 되면 어떻게 될까요?

미국은 인재가 많고 대통령 밑에 굉장한 사람들이 많아요. 대통령이 죽어도 미국은 움직여요. 몹쓸 일을 할 정도가 돼도 여론이 있고 세상이 있어서 저는 개인적으로 누가 되든 상관 없다고 생각해요. 그게 한국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하지만, 미국이라는 사회가 지금 백인들이 속으로 꽁해 있는 게 많아요. 그걸 트럼프가 속시원하게 끄집어내주니까, 차마 겉으로는 얘기 못 하는 걸 트럼프가 대변해준다고 하는 거죠.

저렇게 살아남아서 대통령 후보까지 되고 선거까지 간다는 건 보통 사람은 아니에요. 힐러리와 트럼프 둘 다요. 트럼프가 여자 문제는 있어도 술·담배는 한 번도 안 했다고 하잖아요, 나름 캐릭터가 있는 사람인 거죠. 힐러리도 인정했지만 자식 농사도 잘 지었잖아요.

그리고 트럼프가 대통령이 돼도 우리나라는 절대 못 버릴 거에요. 다만 '주한미군 방위비 인상' 운운하는 건 협상의 도구로 쓰는 거죠. '되면 좋고 안 돼도 뭐.'

다만 제가 우려하는 건 반 트럼프 정서 때문에 공화당이 상원도 뺏기고 하원도 뺏겨서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원사이드가 되는 거죠. 미국은 견제와 균형이 중요한데, 이번에 트럼프 때문에 공화당 상원이 박살나면 하원도 간당간당해서 원사이드로 간다면 그게 걱정이지 않을까. 미국에서는 견제를 안 한 적이 없거든요.

Q. 힐러리가 대통령이 되면 트럼프가 불복 할지도 모른다고 하던데요

이것도 딜이에요. 그래서 트럼프 입장에서는 반드시 이겨야 돼요. 트럼프가 승복 못한다고 하는 것도 그런 입장에서 이해할 수 있어요. 성격 자체가 성공지향적인 거죠. 험악해요. 상대를 딱 봐서 아무것도 아니다 싶으면 묵살해버리고. 그래서 '넌 해고야!' 이것도 나온 거 아녜요.

미국은 대통령 선거에서 진 사람이 승복해주는 게 전통인데 그것도 안 하면 파격이 되겠죠. 틀에 박히지 않는 것. 트럼프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그런 걸 보고 지지하는 지도 모르죠. 승복할지는 두고봐야겠다고 하는 건 트럼프 자기 생각에는 '뭐가 잘못 됐다'고 보고 있는 거에요. 반면 자신감은 넘치고. 승복을 안 할 수는 없겠지만 지금은 그런 얘기 자체를 꺼내는 것 조차 싫은 거죠.

'대통령이니까 아량이 있어야 된다'고 하는데 트럼프는 아량을 따지는 게 아니라 '끝까지 이긴다'는 생각으로 가야 된다고 믿고 있는 거에요. 안 그러면 김이 빠지잖아요. 그게 트럼프가 살아온, 성공 방식이기도 하고요. '""나는 매우 특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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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후] 트럼프와 겨룬 재미한인의 경험담
    • 입력 2016-11-08 17:39:20
    취재후·사건후
미국 대선 투표가 이제 곧 시작됩니다. 2년여 간의 대선 레이스, 영광의 주인공은 과연 누가 될까요? 이번 대선은 막판까지 혼전에 혼전을 거듭하며 섣부른 추측을 자제하게 하고 있습니다.

특히 '막말꾼', '정치 이단아' 도널드 트럼프 미 공화당 후보는 설마설마 하게 하면서도, "트럼프가 정말 대통령이 된다면 (어떡하지)?"라고 우리 국민들 사이에서는 막연한 불안감을 자아내고 있는 듯 한데요,

이 와중에 트럼프와 협상을 한 경험이 있는 한 재미 한인사업가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우영식 회장. 2009년 AIG 뉴욕 본사 빌딩을 매입해 주목을 받은 한인 부동산 개발회사 ‘영우 앤드 어소시에이츠(YWA)’대표인데요, <뉴욕 부동산업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드는 성공한 사업가입니다.

우 대표는 맨해튼‘피어 57’재개발권 수주 등으로 뉴욕의 스카이라인을 바꿔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배우 니콜 키드먼과 롤링 스톤스의 리드 싱어인 믹 재거도 그가 지은 집에 살 만큼 미국에서 한인부동산업계의 신화로 일컬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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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그가, 트럼프가 미국의 제45대 대통령이 된다면 우리 국민들에게 꼭 공유하고 싶은 충고(?)가 있다는데요, 함께 들어보시죠.

<이하 일문일답>

Q. 트럼프를 여러 번 직접 만나셨다고요

트럼프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그가 무엇을 했었는지 무엇을 하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어요. 그는 '부동산 개발업자'예요. 저처럼요. 트럼프가 하고 있는 방식을 보면 부동산 협상하는 거랑 접근이 똑같아요. 특히 뉴욕의 부동산이라는 건 경쟁이나 이런 것들이 미국 내에서도 많이 달라요.

트럼프가 선거에 임하는 방법은 부동산 업자들이 쓰는 방법인데요, 우선 우리가 하는 사업은 인스턴트식으로 이뤄지는 게 아니에요. 계획을 해서 빌딩을 짓고 그렇게 되면 3년에서 5년은 걸려요. 주식은 사고 팔고, 금방 회복하고 그러는데 우리는 그렇게 할 수가 없어요. 서서히 움직이는 거라서 한 건이 잘못되면 공백기가 3~5년이 생겨버려요. 그래서 실수를 할 수 없는 마음가짐을 갖고 있어요.

또 경쟁도 심하죠. 시중에 안 나온 물건도 많고 시중에 나와도 브로커가 제일 먼저 연락해요. 두 가지 경우인데 몇몇 사람들 선택해서 뉴욕에 있는 빌딩을 딱 맞는 사람이나 돈이 있는 사람, 소위 능력이 되는 사람들이랑만 접촉해 협의하는 방법이 있고, 또 하나는 만인한테 알리는 거죠. 하지만 큰 딜(계약)은 전세계로 뻗어 나가지 않아요. 개발을 한다고 하면 몇몇 사람들하고만 이루어지거든요. 그런데 그 몇몇 사람들이 다 도사예요. 서로 다 알고, 그 사람들끼리 서로 경쟁하는 거에요.

굉장히 치열하고 꼭 이겨야 돼요. 그러려면 굉장히 야박해요, 모든 방법을 다 동원하는 거죠. 트럼프는 그게 몸에 익은 사람이에요. 따라서 절대 질 수가 없어요. 건물을 살 때부터 질 수가 없는 식이죠, 그걸 개발하려고 하면 협상에서 질 수가 없어요. 그렇게 계속 이기는 것만 주장한 사람이기 때문에 몸에 배었고, 항상 이겨야 하기 때문에 거래를 절대 망치려고 하지 않아요. 하는 걸 깨버리려고 하지 않는다는 거죠.

이 두 가지를 알면 그 사람을 다루기 쉬워요. 다시 말해 성공 면에서는 무슨 일을 막론하고 이득이 되는 거래라고 하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꼭, 만들어내려고 한다는 거죠.

Q. 그런 트럼프를 두고 대통령으로서의 자질을 문제 삼는 사람도 많던데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감정이 앞서잖아요, 물론 미국 사람들도 딜 하다보면 감정이 나오는데, 하지만 딜 끝나고 나면 악수해요. 비즈니스는 비즈니스고 우정은 우정인 거죠. 그런 환경에서 자란 사람이 트럼프예요.

트럼프는 자기 사업 이름도 '트럼프'잖아요. 그만큼 욕망이 많다는 걸 보여주죠. 물론 속으로 스스로 대통령이 될 것인가 하는 것까지는 몰랐을 수도 있죠. 클린턴이 25년 동안 대통령 자리만 바라보고 준비해온 데 반해 트럼프는 그렇지 않잖아요. 관심은 있었는지도 모르죠. 근데 사람이라는 게 성공을 하면 자신감도 생기고 오만해지기도 하잖아요. 그럼 어느 단계에서는 대통령 꿈을 꿀 수도 있어요.

트럼프는 그렇기 때문에 그동안 실수를 한 게 많은 거죠. 여자 문제 같은 것도 그렇고. 아마 맞을 거에요. 다만 선거까지 얼마 안 남았으니까 조사를 해서 명백하게 밝히려면 시간이 걸리니까 대통령이 되려면 그런 일 없었다고 부인하고 있는 거죠.


Q. 그런 트럼프가 정말 미국의 대통령이 된다면 우려하는 사람들도 많은데요

사람이 말을 딱 타면요 말이 딱 알아요. 이 사람이 도사인지 아닌지. 아니면 말도 우습게 봐요. 따라서 말을 잘 모르는 사람이면 말을 타기 전에 잘 알아야 돼요. 그게 중요한 거예요. 트럼프는 대결을 해서 상대방을 잘 모르는 상황에서도 가늠하려고 해요. 존중할 만한 사람인지 아닌지. 어떤 성품을 가졌는지, 자기와 스마트한 정도가 비슷한지, 거기서 떨어지면 안 돼요. 거기서 잘못 보이면 안 돼요. 대결했을 때 우습게 보이면 절대 안 돼요.

부동산 업자는요 고양이 같아요. 그래서 쥐를 잡으려고 하는데, 쥐가 도망가잖아요, 그럼 먹어 버려요. 근데 덤비잖아요, 그럼 움찔해요 고양이가. 트럼프가 만약 미국의 대통령이 된다면 우리나라로서는 그 사람을 상대할 때 팀을 구성해야 돼요. 트럼프를 잘 알만한 회계사, 변호사, 컨설턴트 등과 이야기를 해보면 트럼프의 성격이 나와요. 그걸 파악해서 대처해야 우리나라에서 그 사람과 힘과 어깨를 겨룰 수 있어요.

Q. 트럼프를 높게 평가하시나요?

빌리어네어, 억만장자가 된다는 거는 그냥 되지는 않아요. 무언가 색다른 사람이기 때문에 가능한 거죠. 세상에 빌리어네어는 1,600명 밖에 없어요. 트럼프는 그 중 한 사람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일단은 트럼프를 존중해야 해요. 빌리어네어가 됐다는 점만으로도요. 인정하고 나서 그 사람과 배경을 찬찬히 파악하면 돼요.

우리나라는 준비만 잘 하면 되는데요,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다고 하면 트럼프가 신임했었던 컨설턴트를 고용하면 아마 다른 방법의 비결이 나올 거에요. 그래서 그걸 바탕으로, 누구나 만났을 때 첫 인상이 중요한데, 트럼프가 한국을 우습게 보지 않도록, 한국에 막강한 상대인 팀이 있구나라는 걸 처음에 느끼게 해줘야 해요. 그렇게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면 그 다음부터는 존중할 거에요. 이 사람을 다루는 방법이 중요한 거죠.

Q. 카리스마 말씀이신가요?

트럼프는 겉으로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상대를 가늠해보고 비교해볼 텐데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카리스마는 물론이고 실력이 있어야 한다는 거죠. 특히 첫 인상이 중요해요.

유태인이나 중국 사람들 사업하는 거 봐요. 유태인들은 머리도 좋지만 인내심으로 이기려고 해요. 막 싸우면 한국 사람은 감정이 오르면 나가 버리지만 유태인은 절대 안 나가요. 끈질기게 이득을 위해서.

유태인과는 저녁도 안 먹고 새벽을 넘겨가며 협상을 한 개 수 차례나 돼요. 중국 사람들은요 계속 웃지만 속을 알 수가 없죠.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과 대화를 하면 금방 나타나요, 깨버리든지 협상이 성사되든지 너무 훤히 보이는 거에요. 특히 한국하고 뉴욕은 다른 게 한국은 큰 부동산 개발을 회사가 하잖아요, 삼성 같은. 그런데 뉴욕은 전부 개인이 해요.

Q. 트럼프처럼요?

네, 뉴욕은 전부 개인 플레이어들이 자기 회사 이름 걸고 능력있는 변호사 선임하고 회계사 고용하고, 컨설턴트도 마찬가지고 수많은 능력자들 중에 잘 뽑아서 팀을 이뤄서 성공을 하는 게 뉴욕의 부동산 개발자들이에요. 트럼프도 그런 사람이고요. 따라서 컨설턴트도 귀하게 쓸 줄 알고, 네트워킹도 잘 하고.

트럼프가 어떤 사람이냐고 하는데 예로부터 이런 말이 있어요. '아버지를 알려면 자식들을 보라'고요. 트럼프의 세 아들이 다 한 회사에서 일을 하는데 아무리 바쁜 상황에서도 자기 아버지(트럼프)랑 친한 사람이 들어가면 딱 서요. 미국에선 자식이 그렇게 한다는 거는 힘든 거거든요, 트럼프가 교육을 잘 시킨 거죠.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트럼프가 예를 들어 '돈을 많이 내라'고 하잖아요. 그럼 답변이 기가 막혀야 돼요. 상대가 별볼 일 없네 하는 생각이 들면 끝까지 덤벼들 거에요. 돈 더내라고 맘대로.

그래서 첫 번에 잘 해야 되고, 우리나라 팀이 좋아서 (트럼프가) 감격을 해야 돼요. '한국이 다르구나!'라는 생각이 들도록이요.

돈을 벌면 사람들이 굉장히 오만해지고 '내가 최고야'라고 생각하게 되기 쉽죠. 실제로 월가의 가장 큰 문제이기도 한데, 부동산 업계의 경우는요 좀 달라요.

부동산 개발업자는 물건을 만들고 어떻게든 팔아서 성공한 다음에 이익금을 넘겨주는 거예요. 돈을 먼저 찾은 다음에 뭔가를 하는 게 아니라 물건을 만들어서 돈 있는 회사에 찾아가서 '이런 물건이 있으니 투자하라'고 하는 거거든요.

그런 사람이 돈을 서민을 위해서 쓴다? 나라를 위해서 쓴다? 처음부터 그러지는 않아요. 억만장자가 되고 싶어하고 먼저 자기한테 도움이 되나를 따지죠. 그러다가 그렇게 해서 돈을 엄청나게 벌잖아요, 그럼 스케일이 달라져요. 기부도 막 하고 학교 같은데도 엄청 돈 주고요, 찔끔찔끔 주는 게 아니라요. 그때 가서는 그렇게 멋있게 기부도 하고 하지만 거기까지 가는 과정에서는 엄청나게 차가운 세계에요.

그리고 부동산 하는 사람의 재주는 월가 사람들 못지 않아요. 사람이 저렇게 머리가 좋을 수 있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슈퍼 컴퓨터 같아요. 풍기는 것도 다르고, 생각하는 것도 다르죠.

Q. 트럼프 만나셨을 때 어떠셨나요?

기회를 위해서는 물불 가리는 거 생각 안 하고요, 멘탈로도 처음부터 상대방을 압박해요. 제가 맨 처음 트럼프를 만났을 때 소개받은 것도 아닌 상황에서 저를 보더니 손가락질을 딱 해요. '투자자죠?'라고 물으면서. 저는 투자자가 아니었거든요, 같은 개발업자죠.

그때부터 엘리베이터타고 같이 걸어가는 동안 완전히 기선제압을 해버리려고 하는 거에요. 그리고 자기 보디가드더러 '이 사람에게 내 명함 줘라'라고 하면서 '이분 꼭 내 사무실로 오시게 해'라고 말하더군요.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밤낮으로 생각해요.

트럼프가 키가 190센티미터가 넘는데, 비즈니스 대 비즈니스로 쓸만하면 같이 해보자는 식이죠. 제가 2009년에 AIG 뉴욕 본사 빌딩을 매입했는데요, 가장 어려운 시기에 큰 협상이 되니까 저를 찾아온 거에요. 처음에는 우습게 봤다가 911 이후 가장 큰 비즈니스를, 그것도 미국의 상징과도 같은 건물을 사서 센세이션을 일으키니까 상대해보겠다는 거죠.

생각보다 다루기 단순할 수도 있어요. 트럼프가 하는 말이 있잖아요. '나의 최고의 자산은 바로 나 자신이다.' 사람들은 대개 우리의 성공은 우리의 팀워크라고 하잖아요. 그런데 이 사람은 자기래요. 모든 결정은 자기가 내린다는 거죠. 저희 세계를 알면 이해가 쉬워요, 그런데 다른 세계 사람들이 볼 때는 '거만하구나' 하는 거죠. '저런 사람이니까 이렇게 하면 되겠다'하고 임하면 돼요.

부동산업이라는 것이 혼자 결정하는 일이거든요, 투자 은행처럼 시스템으로 하는 게 아니라, 그걸 숙지해야 돼요. 우리도 배짱을 좀 부려야 돼요. 그리고 사람은 다 똑같아요, 공개 석상에서는 영웅심리가 있으니 절대 지면 안 돼지만 개인적으로 이야기하게 되면 다르거든요. 원포인트로 얘기하면 달라요. 특히 트럼프는 그런 비지니스의 과정을 거쳐서 여기까지 온 사람이에요.


Q.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이 되면 어떻게 될까요?

미국은 인재가 많고 대통령 밑에 굉장한 사람들이 많아요. 대통령이 죽어도 미국은 움직여요. 몹쓸 일을 할 정도가 돼도 여론이 있고 세상이 있어서 저는 개인적으로 누가 되든 상관 없다고 생각해요. 그게 한국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하지만, 미국이라는 사회가 지금 백인들이 속으로 꽁해 있는 게 많아요. 그걸 트럼프가 속시원하게 끄집어내주니까, 차마 겉으로는 얘기 못 하는 걸 트럼프가 대변해준다고 하는 거죠.

저렇게 살아남아서 대통령 후보까지 되고 선거까지 간다는 건 보통 사람은 아니에요. 힐러리와 트럼프 둘 다요. 트럼프가 여자 문제는 있어도 술·담배는 한 번도 안 했다고 하잖아요, 나름 캐릭터가 있는 사람인 거죠. 힐러리도 인정했지만 자식 농사도 잘 지었잖아요.

그리고 트럼프가 대통령이 돼도 우리나라는 절대 못 버릴 거에요. 다만 '주한미군 방위비 인상' 운운하는 건 협상의 도구로 쓰는 거죠. '되면 좋고 안 돼도 뭐.'

다만 제가 우려하는 건 반 트럼프 정서 때문에 공화당이 상원도 뺏기고 하원도 뺏겨서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원사이드가 되는 거죠. 미국은 견제와 균형이 중요한데, 이번에 트럼프 때문에 공화당 상원이 박살나면 하원도 간당간당해서 원사이드로 간다면 그게 걱정이지 않을까. 미국에서는 견제를 안 한 적이 없거든요.

Q. 힐러리가 대통령이 되면 트럼프가 불복 할지도 모른다고 하던데요

이것도 딜이에요. 그래서 트럼프 입장에서는 반드시 이겨야 돼요. 트럼프가 승복 못한다고 하는 것도 그런 입장에서 이해할 수 있어요. 성격 자체가 성공지향적인 거죠. 험악해요. 상대를 딱 봐서 아무것도 아니다 싶으면 묵살해버리고. 그래서 '넌 해고야!' 이것도 나온 거 아녜요.

미국은 대통령 선거에서 진 사람이 승복해주는 게 전통인데 그것도 안 하면 파격이 되겠죠. 틀에 박히지 않는 것. 트럼프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그런 걸 보고 지지하는 지도 모르죠. 승복할지는 두고봐야겠다고 하는 건 트럼프 자기 생각에는 '뭐가 잘못 됐다'고 보고 있는 거에요. 반면 자신감은 넘치고. 승복을 안 할 수는 없겠지만 지금은 그런 얘기 자체를 꺼내는 것 조차 싫은 거죠.

'대통령이니까 아량이 있어야 된다'고 하는데 트럼프는 아량을 따지는 게 아니라 '끝까지 이긴다'는 생각으로 가야 된다고 믿고 있는 거에요. 안 그러면 김이 빠지잖아요. 그게 트럼프가 살아온, 성공 방식이기도 하고요. '""나는 매우 특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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