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WP “민주주의는 암흑 속에서 죽는다”

입력 2017.02.24 (11:17) 수정 2017.02.24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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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 기간은 물론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자신에게 불리한 기사에 대해서는 '가짜 뉴스'라고 공격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워싱턴포스트(WP)와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의 주요 언론들이 전면전을 예고하며 정면 대응에 나섰다. 이에 따라 미국 언론들과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와의 갈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주의는 암흑 속에서 죽는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22일 (현지시각)부터 자사 뉴스 홈페이지 첫 화면과 신문 제호 바로 아래 '민주주의는 암흑 속에서 죽는다.’(Democracy Dies in Darkness)라는 문구를 표시하기 시작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 '슬로건'과 관련해 특별한 언급을 하지는 않았지만 '반이민 행정명령' 등 분열적인 정책을 펴면서 비판적인 언론을 ‘가짜뉴스’라고 몰아붙이는 트럼프 정부에 대해 정면 대응하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 홈페이지 화면 캡처워싱턴포스트 홈페이지 화면 캡처

AP통신은 이와 관련해 이 문구는 워싱턴포스트의 소유주인 제프 베저스의 과거 발언에서 따온 것이라고 전했다. AP 통신은 아마존 최고경영자인 베저스는 워싱턴포스트를 인수한 2013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많은 이들이 지금 ‘민주주의가 암흑 속에서 죽는다’고 믿고 있지만, 이 와중에도 희망의 빛을 보여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들이 있다”며 “워싱턴포스트가 그런 막중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닉슨 대통령의 하야를 불러온 워터게이트 사건 특종의 주역이었던 워싱턴포스트의 전설적인 기자 밥 우드워드도 이 표현을 자주 쓴다. 우드워드는 지난 19일(현지시각) CBS에 출연해 “언론은 적이 아니다. 민주주의는 암흑 속에서 죽는다. 그래서 우리는 암흑에 맞서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워터게이트 사건을 폭로한 주역 가운데 한 명인 밥 우드워드(사진=위키피디아)워터게이트 사건을 폭로한 주역 가운데 한 명인 밥 우드워드(사진=위키피디아)

워싱턴포스트는 지난해 대선 당시 기자 20명을 투입해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의 대선 후보에 대한 검증 작업을 벌였다.특히 대선 한 달 전 트럼프가 과거 유부녀 유혹 경험을 외설적인 용어로 자랑하는 음담패설 녹음파일’을 폭로해 당시 트럼프 후보를 궁지에 몰아넣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반이민 행정명령’을 비롯한 트럼프 정책을 비판하는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이에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 자신의 SNS를 통해 '뉴욕타임스’,‘NBC 뉴스’, ‘ABC’, ‘CBS’, ‘CNN'이 가짜뉴스(fake news)’를 보도한다고 주장하며 해당 언론사들이 “나의 적이 아닌 미국 국민들의 적”이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캡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캡처

이에 앞서 16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75분 동안 언론에 대해 독설에 가까운 비판을 쏟아내기도 했다.

[연관 기사] 트럼프의 ‘가짜 뉴스’ vs 박 대통령의 ‘지라시’

뉴욕타임스, "진실은…."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가짜 뉴스'(fake news)를 양산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는 대표적인 언론사인 뉴욕타임스(NYT)는 광고를 통해 반격에 나섰다.

유튜브에 공개된 뉴욕타임스의 광고를 보면 30초 동안 등장인물 없이 빠른 속도로 '진실은'(The truth is)'이라는 주어로 시작되는 문장들을 흘려보낸다.

'미국은 어느 때보다도 분열돼 있다', '난민 정책은 이슬람교도 입국을 금지하려는 술책이다', '러시아 내통설에 대대적인 수사가 필요하다.', '언론은 정직하지 하다', '여성은 여성스럽게 옷을 입어야 한다.' 등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나 정책에 비판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이어 '진실은 찾아내기 어렵고, 알기도 어렵다. 진실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문장과 함께 NYT 로고가 등장하며 끝을 맺는다.



뉴욕타임스는 이 광고를 오는 26일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 중계방송 시간에 틀 예정이다. 이 회사 경영진은 NYT가 TV 광고를 하는 것은 10여 년 만에 처음이며, 특히 실시간 시청자가 4천만 명 안팎인 아카데미 시상식 중계에 광고하는 것은 사상 처음이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이 광고에 무려 250만 달러(약 28억 3천만 원)를 사용한다고 한다. 미국의 정치 전문 매체들은 이 광고에 트럼프의 '가짜 뉴스'공격에 절대로 굴복하지 않겠다는 NYT의 의지가 담겨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거듭된 '가짜 뉴스' 주장에도 미국민 과반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보다 언론을 신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일간지 USA 투데이는 23일(현지시각) 퀴니피액대학의 여론 조사 결과를 인용해 미국민의 언론 신뢰도가 52%지만 트럼프 대통령 신뢰도는 37%에 그쳤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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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WP “민주주의는 암흑 속에서 죽는다”
    • 입력 2017-02-24 11:17:26
    • 수정2017-02-24 11:35:11
    취재K
대통령 선거 기간은 물론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자신에게 불리한 기사에 대해서는 '가짜 뉴스'라고 공격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워싱턴포스트(WP)와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의 주요 언론들이 전면전을 예고하며 정면 대응에 나섰다. 이에 따라 미국 언론들과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와의 갈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주의는 암흑 속에서 죽는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22일 (현지시각)부터 자사 뉴스 홈페이지 첫 화면과 신문 제호 바로 아래 '민주주의는 암흑 속에서 죽는다.’(Democracy Dies in Darkness)라는 문구를 표시하기 시작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 '슬로건'과 관련해 특별한 언급을 하지는 않았지만 '반이민 행정명령' 등 분열적인 정책을 펴면서 비판적인 언론을 ‘가짜뉴스’라고 몰아붙이는 트럼프 정부에 대해 정면 대응하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 홈페이지 화면 캡처
AP통신은 이와 관련해 이 문구는 워싱턴포스트의 소유주인 제프 베저스의 과거 발언에서 따온 것이라고 전했다. AP 통신은 아마존 최고경영자인 베저스는 워싱턴포스트를 인수한 2013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많은 이들이 지금 ‘민주주의가 암흑 속에서 죽는다’고 믿고 있지만, 이 와중에도 희망의 빛을 보여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들이 있다”며 “워싱턴포스트가 그런 막중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닉슨 대통령의 하야를 불러온 워터게이트 사건 특종의 주역이었던 워싱턴포스트의 전설적인 기자 밥 우드워드도 이 표현을 자주 쓴다. 우드워드는 지난 19일(현지시각) CBS에 출연해 “언론은 적이 아니다. 민주주의는 암흑 속에서 죽는다. 그래서 우리는 암흑에 맞서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워터게이트 사건을 폭로한 주역 가운데 한 명인 밥 우드워드(사진=위키피디아)
워싱턴포스트는 지난해 대선 당시 기자 20명을 투입해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의 대선 후보에 대한 검증 작업을 벌였다.특히 대선 한 달 전 트럼프가 과거 유부녀 유혹 경험을 외설적인 용어로 자랑하는 음담패설 녹음파일’을 폭로해 당시 트럼프 후보를 궁지에 몰아넣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반이민 행정명령’을 비롯한 트럼프 정책을 비판하는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이에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 자신의 SNS를 통해 '뉴욕타임스’,‘NBC 뉴스’, ‘ABC’, ‘CBS’, ‘CNN'이 가짜뉴스(fake news)’를 보도한다고 주장하며 해당 언론사들이 “나의 적이 아닌 미국 국민들의 적”이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캡처
이에 앞서 16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75분 동안 언론에 대해 독설에 가까운 비판을 쏟아내기도 했다.

[연관 기사] 트럼프의 ‘가짜 뉴스’ vs 박 대통령의 ‘지라시’

뉴욕타임스, "진실은…."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가짜 뉴스'(fake news)를 양산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는 대표적인 언론사인 뉴욕타임스(NYT)는 광고를 통해 반격에 나섰다.

유튜브에 공개된 뉴욕타임스의 광고를 보면 30초 동안 등장인물 없이 빠른 속도로 '진실은'(The truth is)'이라는 주어로 시작되는 문장들을 흘려보낸다.

'미국은 어느 때보다도 분열돼 있다', '난민 정책은 이슬람교도 입국을 금지하려는 술책이다', '러시아 내통설에 대대적인 수사가 필요하다.', '언론은 정직하지 하다', '여성은 여성스럽게 옷을 입어야 한다.' 등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나 정책에 비판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이어 '진실은 찾아내기 어렵고, 알기도 어렵다. 진실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문장과 함께 NYT 로고가 등장하며 끝을 맺는다.



뉴욕타임스는 이 광고를 오는 26일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 중계방송 시간에 틀 예정이다. 이 회사 경영진은 NYT가 TV 광고를 하는 것은 10여 년 만에 처음이며, 특히 실시간 시청자가 4천만 명 안팎인 아카데미 시상식 중계에 광고하는 것은 사상 처음이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이 광고에 무려 250만 달러(약 28억 3천만 원)를 사용한다고 한다. 미국의 정치 전문 매체들은 이 광고에 트럼프의 '가짜 뉴스'공격에 절대로 굴복하지 않겠다는 NYT의 의지가 담겨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거듭된 '가짜 뉴스' 주장에도 미국민 과반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보다 언론을 신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일간지 USA 투데이는 23일(현지시각) 퀴니피액대학의 여론 조사 결과를 인용해 미국민의 언론 신뢰도가 52%지만 트럼프 대통령 신뢰도는 37%에 그쳤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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