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연 6천%’ 고금리 불법 대출 조직 적발

입력 2017.03.28 (08:34) 수정 2017.03.28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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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연 이자율이 최고 6천%가 넘는 고금리 대출을 해온 불법 대부 업체가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법정 최고 이자율이 연 27.9%인 상황에서, 터무니 없는 금리로 대출을 했던 겁니다.

누가 이런 대출을 받나 싶지만, 찾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급전이 필요한데 소득이 없는 주부나 대학생, 신용 불량자들인데요.

수십만 원의 소액 대출이라 쉽게 생각했지만, 고금리의 늪은 무서웠습니다.

30만 원을 빌리면, 일주일 이자가 20만 원, 돈을 갚지 못하면 이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났습니다.

사채 업자들의 협박은 더 무서웠습니다.

사건의 전말을 한번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경북 경산의 한 아파트입니다.

이 곳이 불법 대부 업체 조직의 주거지라는 첩보를 입수한 경찰이 들이닥쳤습니다.

방안에서 발견된 금고에선 돈다발이 쏟아져 나옵니다.

<녹취> "서른일곱 장. 만 원짜리 서른일곱 장."

<인터뷰> 곽보성(부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 "대출 장부가 발견됐습니다. 그래서 현장에서 대출 장부와 대포폰을 모두 압수하고 조사해본 결과 불법 대부업을 한 것으로 판단이 되었습니다."

연이자율이 최고 6천%가 넘는 대출을 한 불법 대부업체 조직이 적발된 겁니다.

총책인 34살 김 모 씨와 함께 불법 대부 업체를 운영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5명 중에는 김 씨의 아내도 있었습니다.

김 씨의 아내가 전화로 대출 상담을 하고, 조직원들이 피해자들을 만나 고금리 대출을 진행하는 등 역할을 분담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수천만 원으로 사채업을 시작한 이들의 대출 규모는 1년 만에 10억 원대로 커졌습니다.

50대 주부 A 씨도 이 사채 업체를 찾았다가, 고금리의 늪에 빠졌습니다.

<녹취> 피해자(A 씨) : "제가 지금 신용회복 중이어서요, 대출이 필요해서 인터넷 검색하다가 처음에는 200만 원이 필요해서 문의했는데 제가 신용을 안 쌓았기 때문에 급전을 한 두어 번 사용하면 그 기록을 남겨서 대출을 해준다고 그러더라고요."

터무니 없는 높은 이자에도 A씨는 당장 돈이 급해, 우선 일주일 동안 50만 원을 빌리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선이자 20만 원을 떼고 A씨가 받은 돈은 30만 원 뿐이었습니다.

대부 업체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녹취> 피해자(A 씨) : "가족관계증명서, 주민등록 초본, 그다음에 인감증명서를 요구했어요. 대출할 때 가족관계증명서를 보고 가족들 전화번호를 적었어요."

A 씨의 대학생 딸의 이름과 전화번호까지 받아 적어갔습니다.

1주일 뒤, 이자와 원금을 내기로 한 날이 다가왔지만 A씨는 돈을 갚지 못했습니다.

쓴 돈은 30만 원이었지만, 이보다 이자가 더 많아지는 상황이 됐습니다.

대부업체 직원의 태도도 위협적으로 돌변했습니다.

<녹취> 피해자(A 씨) : "저한테 욕을 하더라고요. 약속 안 지킨다고. 그래서 제가 전화를 안 받았더니 딸한테 전화하더라고요."

딸에게 까지 협박 전화가 갔지만, 돈을 마련하긴 쉽지 않았습니다.

30만 원에 대한 이자만 내면서 한 달 정도를 버텼는데, 이 기간 동안 낸 이자만 80만 원. 원금은 아예 갚지도 못했습니다.

<인터뷰> 곽보성(부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 "정해진 날짜와 시간에 입금이 되지 않으면 가족들을 상대로 협박한다든가, 그리고 또 연락이 안 되면 직접 찾아가서 위력을 과시할 태세로 문자를 보내기도 합니다."

이들은 주로 대학생이나 주부 등 수십만 원에서 수백 만 원 정도의 소액 대출이 급하게 필요한 서민들을 노렸습니다.

<인터뷰> 곽보성(부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 "급전을 쓴 사람은 주로 신용불량자나 일정한 직업이 없는 주부들, 그리고 대학생들이 주된 피해자입니다."

대학생인 26살 B모 씨도, 생활비가 필요해 이 업체를 찾았다가 낭패를 보게 됐습니다.

<녹취> 피해자(B 씨) : "급하게 집에 일이 있어서 돈을 좀 알아보는 와중에 포털 사이트에 대출 같은 거 검색하다가 대출이 무조건 가능하다는 식으로 나온 곳이 있어서 들어가서 알게 됐어요. 처음에는 ‘정식 업체입니다.’ 이렇게 소개가 돼 있어서 불법인지 모르고 들어가게 된 거죠."

2백만 원이 필요하다고 하자, 대부업체 직원은 집 근처 카페까지 찾아와 대출 상담을 했습니다.

<녹취> 피해자(B 씨) : "되게 깔끔했어요. 깔끔하고 말도 잘하고 되게 신뢰가 가게…."

그런데, 전화로 상담했을 때와 달리 대출을 해준다는 돈은 턱없이 낮아졌다고 합니다.

<녹취> 피해자(B 씨) : "제 뭐를 보고 돈을 빌려주냐, 이런 식으로 하면서 급전 거래를 한 번 해야 한다고 그러더라고요. 신용이 생길 수 있도록 자기 업체에. 그래서 처음에는 50만 원을 빌려주겠다고 했는데 막상 만나고 보니까 30만 원만 현금으로 주더라고요."

B씨에게도 선이자 20만 원을 떼고, 30만 원만 건넨 겁니다.

<녹취> 피해자(B 씨) : "다른 업체도 똑같이 한다. 이왕 할 거면 내가 잘 알아봐서 해줄 테니까 이번에 급전 거래를 한번 만들고 나면…."

B씨는 일주일 동안 아르바이트를 해 50만 원을 갚았지만, 일주일 사이에 이자가 20만 원이 불어 있었습니다.

<녹취> 피해자(B 씨) : "일주일 단위로 일주일에 20만 원씩 이자고요, 만약에 그게 미납이 된다고 하면 하루에 5만 원을 추가로 이자를 더 줘야 됐어요."

이들이 받은 연이자율은 3천%에서 최고 6천%가 넘었습니다.

법정 최고 금리가 연 27.9%인데, 최고 2백 배 넘는 이자를 받은 겁니다.

<인터뷰> 곽보성(부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 :아주 살인적인 이율이죠. 피해자들 모두 이 이자에 대해서 부당하다고 생각은 했지만 당장 (다른 곳에선) 돈을 대출받을 수 없으니까 이렇게라도 급전을 빌려 쓴 것으로 파악이 됐습니다."

경찰은 김 씨 등이 이렇게 번 돈으로 상가 분양을 받고, 고급 아파트에 거주하는 등 호화 생활을 누렸다고 밝혔습니다.

가족들까지 끌어들인 빚 독촉과 협박에 피해자들은 신고할 엄두도 못 냈습니다.

<녹취> 피해자(B 씨) : "신고는 보통 빌린 사람들 대부분이 자기들도 불법으로 빌린 걸 아니까 괜히 그런 걸 밝히기 싫어서 신고 안 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저도 그랬어요."

경찰은 대부업법 위반 혐의로 조직의 총책 김 씨를 구속하고, 김씨의 아내와 조직원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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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연 6천%’ 고금리 불법 대출 조직 적발
    • 입력 2017-03-28 08:39:52
    • 수정2017-03-28 09: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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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연 이자율이 최고 6천%가 넘는 고금리 대출을 해온 불법 대부 업체가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법정 최고 이자율이 연 27.9%인 상황에서, 터무니 없는 금리로 대출을 했던 겁니다.

누가 이런 대출을 받나 싶지만, 찾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급전이 필요한데 소득이 없는 주부나 대학생, 신용 불량자들인데요.

수십만 원의 소액 대출이라 쉽게 생각했지만, 고금리의 늪은 무서웠습니다.

30만 원을 빌리면, 일주일 이자가 20만 원, 돈을 갚지 못하면 이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났습니다.

사채 업자들의 협박은 더 무서웠습니다.

사건의 전말을 한번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경북 경산의 한 아파트입니다.

이 곳이 불법 대부 업체 조직의 주거지라는 첩보를 입수한 경찰이 들이닥쳤습니다.

방안에서 발견된 금고에선 돈다발이 쏟아져 나옵니다.

<녹취> "서른일곱 장. 만 원짜리 서른일곱 장."

<인터뷰> 곽보성(부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 "대출 장부가 발견됐습니다. 그래서 현장에서 대출 장부와 대포폰을 모두 압수하고 조사해본 결과 불법 대부업을 한 것으로 판단이 되었습니다."

연이자율이 최고 6천%가 넘는 대출을 한 불법 대부업체 조직이 적발된 겁니다.

총책인 34살 김 모 씨와 함께 불법 대부 업체를 운영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5명 중에는 김 씨의 아내도 있었습니다.

김 씨의 아내가 전화로 대출 상담을 하고, 조직원들이 피해자들을 만나 고금리 대출을 진행하는 등 역할을 분담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수천만 원으로 사채업을 시작한 이들의 대출 규모는 1년 만에 10억 원대로 커졌습니다.

50대 주부 A 씨도 이 사채 업체를 찾았다가, 고금리의 늪에 빠졌습니다.

<녹취> 피해자(A 씨) : "제가 지금 신용회복 중이어서요, 대출이 필요해서 인터넷 검색하다가 처음에는 200만 원이 필요해서 문의했는데 제가 신용을 안 쌓았기 때문에 급전을 한 두어 번 사용하면 그 기록을 남겨서 대출을 해준다고 그러더라고요."

터무니 없는 높은 이자에도 A씨는 당장 돈이 급해, 우선 일주일 동안 50만 원을 빌리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선이자 20만 원을 떼고 A씨가 받은 돈은 30만 원 뿐이었습니다.

대부 업체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녹취> 피해자(A 씨) : "가족관계증명서, 주민등록 초본, 그다음에 인감증명서를 요구했어요. 대출할 때 가족관계증명서를 보고 가족들 전화번호를 적었어요."

A 씨의 대학생 딸의 이름과 전화번호까지 받아 적어갔습니다.

1주일 뒤, 이자와 원금을 내기로 한 날이 다가왔지만 A씨는 돈을 갚지 못했습니다.

쓴 돈은 30만 원이었지만, 이보다 이자가 더 많아지는 상황이 됐습니다.

대부업체 직원의 태도도 위협적으로 돌변했습니다.

<녹취> 피해자(A 씨) : "저한테 욕을 하더라고요. 약속 안 지킨다고. 그래서 제가 전화를 안 받았더니 딸한테 전화하더라고요."

딸에게 까지 협박 전화가 갔지만, 돈을 마련하긴 쉽지 않았습니다.

30만 원에 대한 이자만 내면서 한 달 정도를 버텼는데, 이 기간 동안 낸 이자만 80만 원. 원금은 아예 갚지도 못했습니다.

<인터뷰> 곽보성(부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 "정해진 날짜와 시간에 입금이 되지 않으면 가족들을 상대로 협박한다든가, 그리고 또 연락이 안 되면 직접 찾아가서 위력을 과시할 태세로 문자를 보내기도 합니다."

이들은 주로 대학생이나 주부 등 수십만 원에서 수백 만 원 정도의 소액 대출이 급하게 필요한 서민들을 노렸습니다.

<인터뷰> 곽보성(부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 "급전을 쓴 사람은 주로 신용불량자나 일정한 직업이 없는 주부들, 그리고 대학생들이 주된 피해자입니다."

대학생인 26살 B모 씨도, 생활비가 필요해 이 업체를 찾았다가 낭패를 보게 됐습니다.

<녹취> 피해자(B 씨) : "급하게 집에 일이 있어서 돈을 좀 알아보는 와중에 포털 사이트에 대출 같은 거 검색하다가 대출이 무조건 가능하다는 식으로 나온 곳이 있어서 들어가서 알게 됐어요. 처음에는 ‘정식 업체입니다.’ 이렇게 소개가 돼 있어서 불법인지 모르고 들어가게 된 거죠."

2백만 원이 필요하다고 하자, 대부업체 직원은 집 근처 카페까지 찾아와 대출 상담을 했습니다.

<녹취> 피해자(B 씨) : "되게 깔끔했어요. 깔끔하고 말도 잘하고 되게 신뢰가 가게…."

그런데, 전화로 상담했을 때와 달리 대출을 해준다는 돈은 턱없이 낮아졌다고 합니다.

<녹취> 피해자(B 씨) : "제 뭐를 보고 돈을 빌려주냐, 이런 식으로 하면서 급전 거래를 한 번 해야 한다고 그러더라고요. 신용이 생길 수 있도록 자기 업체에. 그래서 처음에는 50만 원을 빌려주겠다고 했는데 막상 만나고 보니까 30만 원만 현금으로 주더라고요."

B씨에게도 선이자 20만 원을 떼고, 30만 원만 건넨 겁니다.

<녹취> 피해자(B 씨) : "다른 업체도 똑같이 한다. 이왕 할 거면 내가 잘 알아봐서 해줄 테니까 이번에 급전 거래를 한번 만들고 나면…."

B씨는 일주일 동안 아르바이트를 해 50만 원을 갚았지만, 일주일 사이에 이자가 20만 원이 불어 있었습니다.

<녹취> 피해자(B 씨) : "일주일 단위로 일주일에 20만 원씩 이자고요, 만약에 그게 미납이 된다고 하면 하루에 5만 원을 추가로 이자를 더 줘야 됐어요."

이들이 받은 연이자율은 3천%에서 최고 6천%가 넘었습니다.

법정 최고 금리가 연 27.9%인데, 최고 2백 배 넘는 이자를 받은 겁니다.

<인터뷰> 곽보성(부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 :아주 살인적인 이율이죠. 피해자들 모두 이 이자에 대해서 부당하다고 생각은 했지만 당장 (다른 곳에선) 돈을 대출받을 수 없으니까 이렇게라도 급전을 빌려 쓴 것으로 파악이 됐습니다."

경찰은 김 씨 등이 이렇게 번 돈으로 상가 분양을 받고, 고급 아파트에 거주하는 등 호화 생활을 누렸다고 밝혔습니다.

가족들까지 끌어들인 빚 독촉과 협박에 피해자들은 신고할 엄두도 못 냈습니다.

<녹취> 피해자(B 씨) : "신고는 보통 빌린 사람들 대부분이 자기들도 불법으로 빌린 걸 아니까 괜히 그런 걸 밝히기 싫어서 신고 안 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저도 그랬어요."

경찰은 대부업법 위반 혐의로 조직의 총책 김 씨를 구속하고, 김씨의 아내와 조직원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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