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마’로 세상 밝히는 시각장애인 안마사 부부

입력 2017.10.19 (08: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대전광역시에는 안마로 세상을 밝히는 시각장애인 부부가 있다.

이시환(47), 민윤희(46) 씨 부부는 1급 시각장애인 부부로 안마원을 운영한다. 시각장애인이 운영하는 안마원으로는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로 늘 예약이 꽉 차 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 안마사는 시각장애인들로 대부분 10년 이상 근무하고 있다.

원래 프로그래머였던 시환 씨는 1994년 다니던 직장에서 사고로 시력을 잃었다. 시환 씨는 프로그래머 경력을 살려 시각장애인 안마사가 소리를 통해 환자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자동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600여 개의 음악이 그때그때 신호를 보내 환자의 상태와 지압 시간 등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알 수 있도록 자동화한 것이다.

시환 씨가 자동화 프로그램을 개발한 이유는 더 많은 시각장애인을 고용하기 위해서다. "비장애인은 어디서나 일을 할 수 있지만, 시각장애인들은 그렇지 않다"며 웃어 보였다.


부부는 2009년부터 보건복지부의 건강안마 바우처 사업을 함께 운영 중이다. 건강안마 바우처 사업이란 만 60세 이상 노인과 장애인을 대상으로 안마, 마사지, 지압, 자극요법 등을 실시하는 사업이다. 저렴한 비용으로 노인과 장애인의 건강을 증진하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각장애인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효과를 내고 있다.

부부가 항상 웃을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딸 이승화(12) 덕분이다. 식사 준비부터 빨래 정리, 화장, 머리 정리까지 부부의 눈과 손이 되어주는 고마운 딸이다. 웃는 모습까지 닮은 승화는 두 부부에게 가장 좋은 친구이자 삶의 이유다.

전북 남원, 임실로 떠난 '무장애 여행'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전북으로 여행을 떠났다.

장애인에게 여행은 쉽지 않다.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경사로나 장애인 화장실이 설치된 건물이 드문 데다, 곳곳에 '물리적 장벽'이 있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장애 여부와 관계없이 즐길 수 있는 관광지를 '열린 관광지'로 선정했다. 앞으로 5년 동안 모두 100개의 '열린 관광지'를 추가한다는 목표다.

휠체어를 탄 여행작가 전윤선(51) 씨가 '열린 관광지' 관광에 나섰다. 서른 즈음 장애 판정을 받은 윤선 씨는 전동 휠체어를 타고 여행하며 '익숙한 풍경, 낯선 이야기'라는 '휠체어 여행 에세이'를 펴냈다. 장애가 있어도 갈 수 있는 국내외 여행지를 소개하기 위해서다.

이번에 윤선 씨가 택한 여행지는 전북 남원과 임실이다. 휠체어를 타고 '무장애(無障礙·barrier free) 여행'을 떠났다.

먼저 향한 곳은 남원시 지리산 기슭에 위치한 평지 사찰인 '실상사(實相寺)'다. 단일 사찰로는 우리나라에서 국보급 문화재를 가장 많이 보유한 곳이다. 특히, 경내 곳곳에 휠체어를 끌 수 있도록 경사로를 설치하고 장애인용 해우소도 갖췄다.


사찰을 둘러본 윤선 씨는 '국악의 성지'로 향했다. 국악의 성지는 판소리 동편제의 발상지인 남원시에서 판소리를 보존하고 널리 보급하기 위해 세운 '판소리 박물관'이다. 이곳에 가면 우리 소리 문화의 전통과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 이중 판소리 배우기 체험은 빼놓을 수 없는 이색 프로그램이다. 윤선 씨는 판소리 '춘향가' 중 '사랑가'에 도전했다.

윤선 씨는 남원을 떠나 임실군에 있는 '임실 치즈테마파크'로 향했다. 이곳에선 임실의 치즈를 사용해 직접 피자를 만들어볼 수 있다. 윤선 씨는 치즈를 듬뿍 넣은 피자를 완성했다. "최고의 재료를 사용한 만큼 맛 또한 일품"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윤선 씨는 여행을 마무리하며, 시 '섬진강'을 쓴 김용택 시인의 생가를 찾았다. 김용택 시인과 함께 고택을 둘러보고 섬진강의 정취를 누렸다.

'사랑의 가족(19일 오후 1시, 1TV)'은 시각장애인 안마사 부부와 휠체어 여행작가인 윤선 씨를 만난다.

[프로덕션2] 최정윤 kbs.choijy@kbs.co.kr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안마’로 세상 밝히는 시각장애인 안마사 부부
    • 입력 2017-10-19 08:00:30
    사회
대전광역시에는 안마로 세상을 밝히는 시각장애인 부부가 있다.

이시환(47), 민윤희(46) 씨 부부는 1급 시각장애인 부부로 안마원을 운영한다. 시각장애인이 운영하는 안마원으로는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로 늘 예약이 꽉 차 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 안마사는 시각장애인들로 대부분 10년 이상 근무하고 있다.

원래 프로그래머였던 시환 씨는 1994년 다니던 직장에서 사고로 시력을 잃었다. 시환 씨는 프로그래머 경력을 살려 시각장애인 안마사가 소리를 통해 환자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자동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600여 개의 음악이 그때그때 신호를 보내 환자의 상태와 지압 시간 등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알 수 있도록 자동화한 것이다.

시환 씨가 자동화 프로그램을 개발한 이유는 더 많은 시각장애인을 고용하기 위해서다. "비장애인은 어디서나 일을 할 수 있지만, 시각장애인들은 그렇지 않다"며 웃어 보였다.


부부는 2009년부터 보건복지부의 건강안마 바우처 사업을 함께 운영 중이다. 건강안마 바우처 사업이란 만 60세 이상 노인과 장애인을 대상으로 안마, 마사지, 지압, 자극요법 등을 실시하는 사업이다. 저렴한 비용으로 노인과 장애인의 건강을 증진하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각장애인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효과를 내고 있다.

부부가 항상 웃을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딸 이승화(12) 덕분이다. 식사 준비부터 빨래 정리, 화장, 머리 정리까지 부부의 눈과 손이 되어주는 고마운 딸이다. 웃는 모습까지 닮은 승화는 두 부부에게 가장 좋은 친구이자 삶의 이유다.

전북 남원, 임실로 떠난 '무장애 여행'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전북으로 여행을 떠났다.

장애인에게 여행은 쉽지 않다.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경사로나 장애인 화장실이 설치된 건물이 드문 데다, 곳곳에 '물리적 장벽'이 있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장애 여부와 관계없이 즐길 수 있는 관광지를 '열린 관광지'로 선정했다. 앞으로 5년 동안 모두 100개의 '열린 관광지'를 추가한다는 목표다.

휠체어를 탄 여행작가 전윤선(51) 씨가 '열린 관광지' 관광에 나섰다. 서른 즈음 장애 판정을 받은 윤선 씨는 전동 휠체어를 타고 여행하며 '익숙한 풍경, 낯선 이야기'라는 '휠체어 여행 에세이'를 펴냈다. 장애가 있어도 갈 수 있는 국내외 여행지를 소개하기 위해서다.

이번에 윤선 씨가 택한 여행지는 전북 남원과 임실이다. 휠체어를 타고 '무장애(無障礙·barrier free) 여행'을 떠났다.

먼저 향한 곳은 남원시 지리산 기슭에 위치한 평지 사찰인 '실상사(實相寺)'다. 단일 사찰로는 우리나라에서 국보급 문화재를 가장 많이 보유한 곳이다. 특히, 경내 곳곳에 휠체어를 끌 수 있도록 경사로를 설치하고 장애인용 해우소도 갖췄다.


사찰을 둘러본 윤선 씨는 '국악의 성지'로 향했다. 국악의 성지는 판소리 동편제의 발상지인 남원시에서 판소리를 보존하고 널리 보급하기 위해 세운 '판소리 박물관'이다. 이곳에 가면 우리 소리 문화의 전통과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 이중 판소리 배우기 체험은 빼놓을 수 없는 이색 프로그램이다. 윤선 씨는 판소리 '춘향가' 중 '사랑가'에 도전했다.

윤선 씨는 남원을 떠나 임실군에 있는 '임실 치즈테마파크'로 향했다. 이곳에선 임실의 치즈를 사용해 직접 피자를 만들어볼 수 있다. 윤선 씨는 치즈를 듬뿍 넣은 피자를 완성했다. "최고의 재료를 사용한 만큼 맛 또한 일품"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윤선 씨는 여행을 마무리하며, 시 '섬진강'을 쓴 김용택 시인의 생가를 찾았다. 김용택 시인과 함께 고택을 둘러보고 섬진강의 정취를 누렸다.

'사랑의 가족(19일 오후 1시, 1TV)'은 시각장애인 안마사 부부와 휠체어 여행작가인 윤선 씨를 만난다.

[프로덕션2] 최정윤 kbs.choijy@kbs.co.kr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