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만에 다시 ‘불량국가’…두 달 침묵, 北 다음 행보는?

입력 2017.11.21 (18:2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북한을 9년 만에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한다고 발표하면서 이에 대한 북한의 반응이 주목된다. 북한이 어떤 형식으로든 대응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北, "테러지원국 재지정은 적대적 태도의 표현"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미 지난 3월 미국에서 테러지원국 재지정 움직임을 보이자 조선중앙통신사 기자와의 문답을 통해 "존엄 높은 우리 공화국을 마구 걸고 드는 대가가 얼마나 가혹한가를 통절하게 느끼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또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재지정 요구는 궤변이라며 "테러와 아무런 인연이 없는 우리에게 '테러지원국' 딱지를 붙이려는 것은 우리에 대한 체질적인 거부감과 적대적 태도의 표현이라고 밖에 달리 볼 수 없다"고 강변했다.

무엇보다 북한이 미국의 테러지원국 재지정을 '체질적인 거부감과 적대적 태도의 표현'이라고 규정하고 있는 점이 중요하다. 북한은 핵·미사일 개발은 미국이 대북 적대시 정책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이같은 정책 기조가 달라지지 않는 한 비핵화는 없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따라서 북한은 테러지원국 재지정을 빌미로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이 다시 확인됐다며 핵·미사일 추가 도발 강행의 명분으로 삼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정원, "미사일 관련 활동 계속 포착"...쑹타오는 빈손 귀국?

북한은 지난 두달여 동안 가시적인 핵과 미사일 도발을 하지 않았지만, 이와는 별개로 미사일 관련 활동은 지속해서 포착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정보원은 어제(20일)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에서 "미사일 연구시설에서 차량 활동이 활발한 가운데 엔진 실험도 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한이 연내 대미 위협을 제고하기 위해 '미사일 성능 개량과 평화적 우주개발'을 목적이라고 하며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욱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로 나흘간 방북했다가 20일 귀환한 쑹타오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만났다는 보도가 여전히 나오지 않으면서, 중국 특사 방북이 북핵 협상의 계기가 되리라 기대했던 관측도 힘을 잃는 분위기이다.

"고강도 도발" vs "'대화 의식' 성명전"

그러나 북한이 실제 연내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정상각 발사와 같은 고강도 도발에 나설지는 신중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우선 테러지원국 재지정이 북한에 실질적인 제재 효과가 거의 없는 상징적인 조치에 가까워서 북한도 무력 시위보다는 일단 성명 등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있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북한이 일단 말로 강하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ICBM 발사나 7차 핵실험은 기술적인 준비도 필요한 데다 한반도를 다시 '전쟁 위기' 수준까지 몰아가는 것이어서 북한도 부담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백악관 브리핑에서 이번 재지정 조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외교를 희망한다"며 대화를 통한 북핵 위기의 해결을 강조한 것도 북한이 고려할 수 있다. 아울러 항공모함 등 미국의 전략 자산이 한반도에 수시로 출동하는 상황에서 고강도 도발을 하기엔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北, ICBM 기술도 변수...국정원, "北, 아직 기술 완성 못해"

한편에선 북한이 고강도 도발하지 않을 경우 정치적 고려보다는 기술적 이유 때문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국정원은 지난 16일 국회 정보위 전체회의에서 "북한이 최근까지 미사일 엔진 실험을 수차례 진행했으나, ICBM을 완성하지는 못한 단계"라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ICBM 완성을 위한 최종 관문인 대기권 재진입 기술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9년 만에 다시 ‘불량국가’…두 달 침묵, 北 다음 행보는?
    • 입력 2017-11-21 18:26:59
    취재K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북한을 9년 만에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한다고 발표하면서 이에 대한 북한의 반응이 주목된다. 북한이 어떤 형식으로든 대응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北, "테러지원국 재지정은 적대적 태도의 표현"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미 지난 3월 미국에서 테러지원국 재지정 움직임을 보이자 조선중앙통신사 기자와의 문답을 통해 "존엄 높은 우리 공화국을 마구 걸고 드는 대가가 얼마나 가혹한가를 통절하게 느끼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또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재지정 요구는 궤변이라며 "테러와 아무런 인연이 없는 우리에게 '테러지원국' 딱지를 붙이려는 것은 우리에 대한 체질적인 거부감과 적대적 태도의 표현이라고 밖에 달리 볼 수 없다"고 강변했다.

무엇보다 북한이 미국의 테러지원국 재지정을 '체질적인 거부감과 적대적 태도의 표현'이라고 규정하고 있는 점이 중요하다. 북한은 핵·미사일 개발은 미국이 대북 적대시 정책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이같은 정책 기조가 달라지지 않는 한 비핵화는 없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따라서 북한은 테러지원국 재지정을 빌미로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이 다시 확인됐다며 핵·미사일 추가 도발 강행의 명분으로 삼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정원, "미사일 관련 활동 계속 포착"...쑹타오는 빈손 귀국?

북한은 지난 두달여 동안 가시적인 핵과 미사일 도발을 하지 않았지만, 이와는 별개로 미사일 관련 활동은 지속해서 포착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정보원은 어제(20일)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에서 "미사일 연구시설에서 차량 활동이 활발한 가운데 엔진 실험도 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한이 연내 대미 위협을 제고하기 위해 '미사일 성능 개량과 평화적 우주개발'을 목적이라고 하며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욱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로 나흘간 방북했다가 20일 귀환한 쑹타오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만났다는 보도가 여전히 나오지 않으면서, 중국 특사 방북이 북핵 협상의 계기가 되리라 기대했던 관측도 힘을 잃는 분위기이다.

"고강도 도발" vs "'대화 의식' 성명전"

그러나 북한이 실제 연내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정상각 발사와 같은 고강도 도발에 나설지는 신중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우선 테러지원국 재지정이 북한에 실질적인 제재 효과가 거의 없는 상징적인 조치에 가까워서 북한도 무력 시위보다는 일단 성명 등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있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북한이 일단 말로 강하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ICBM 발사나 7차 핵실험은 기술적인 준비도 필요한 데다 한반도를 다시 '전쟁 위기' 수준까지 몰아가는 것이어서 북한도 부담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백악관 브리핑에서 이번 재지정 조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외교를 희망한다"며 대화를 통한 북핵 위기의 해결을 강조한 것도 북한이 고려할 수 있다. 아울러 항공모함 등 미국의 전략 자산이 한반도에 수시로 출동하는 상황에서 고강도 도발을 하기엔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北, ICBM 기술도 변수...국정원, "北, 아직 기술 완성 못해"

한편에선 북한이 고강도 도발하지 않을 경우 정치적 고려보다는 기술적 이유 때문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국정원은 지난 16일 국회 정보위 전체회의에서 "북한이 최근까지 미사일 엔진 실험을 수차례 진행했으나, ICBM을 완성하지는 못한 단계"라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ICBM 완성을 위한 최종 관문인 대기권 재진입 기술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