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구로 숨고 터널로 뛰고…오경보에 하와이 ‘혼비백산’

입력 2018.01.14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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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으로 13일 아침(한국시각으로 14일 새벽) 하와이에게 잘못된 탄도미사일 경보가 내려지자 주민들과 관광객들은 패닉에 빠졌다.

SNS를 통해 퍼진 당시 영상에는 어린아이가 하수구 뚜껑 밑으로 들어가고, 사람들이 대피소 근처로 뛰어가는 모습이 담겼다.


13일(현지시간) 오전 8시 하와이 주민들은 '하와이로 오는 탄도미사일 위협. 즉각 대피처를 찾아라. 이건 훈련이 아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받고 급히 대피했다.

휴일 아침, 침대에 누워 잠을 자거나 바다에서 서핑하고 있던 주민들과 관광객들은 경보를 접한 이후 피난처로 몰려들었고, 도로 위에 있던 운전자들은 인근 터널로 대피했다. 호텔 주위에 있던 투숙객들은 지하주차장으로 몸을 피했다.

사람들은 대피한 채 외부로 전화를 하거나 트위터로 상세한 내용을 찾아 상황 파악을 시도했으며, 일부는 가족에게 전화를 걸어 이별을 고하거나 울음을 멈추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니오픈 참가 피터슨 선수소니오픈 참가 피터슨 선수

하와이에서 열리고 있는 미국 프로골프(PGA) 소니 오픈에 참가한 선수들도 경기 시작 전 호텔 등에 있다가 오경보에 놀라 황급히 대피하긴 매한가지였다.

미국 골퍼 존 피터슨은 트위터에 "욕조의 매트리스 밑에는 아내와 아기가 있다"며 "제발 이 폭탄 위협이 진짜가 아니게 해 달라"는 글을 올렸다.

전날까지 2위를 달리고 있던 피터슨은 오경보 소동 후 순위가 40위로 추락했다.

하와이의 미사일 경보 알람이 잘못됐음을 알리는 전자 안내판 하와이의 미사일 경보 알람이 잘못됐음을 알리는 전자 안내판

문제의 잘못된 정보는 현지 시각으로 13일 오전 8시 7분쯤 발송됐다. 10여분 후 하와이 비상관리국이 경보는 사실이 아니며 하와이에는 아무런 위협 상황이 생기지 않았다는 메시지를 소셜미디어와 전광판을 통해 내보냈지만, 많은 주민과 관광객들은 해당 메시지를 접하지 못했다. 잘못된 경보가 나간 지 38분이 지나 휴대전화로 경보가 잘못됐다는 메시지가 전달되며 소동이 마무리됐다.

주민들은 "어떻게 이런 실수가 일어날 수 있느냐"며 경악했고, 한 주민은 "실수로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 이해가 안 되는 건 잘못된 경보였다는 문자가 바로 오지 않았다는 점"이라며 분노했다.

하와이는 북한에서 가장 가까운 미국 주(州)인데다 지난달부터 미사일 공격 대피 훈련을 했던 탓에 주민들이 체감하는 공포감은 더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와이 주 정부는 100킬로톤(kt)급 핵폭탄이 1천 피트(305m) 상공에서 터질 경우 반경 8마일(13㎞)에 있는 주민들이 직접적 영향을 받게 된다면서 작년 12월 초 3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사이렌 대피 훈련을 진행했다.

하와이는 북한에서 7천200㎞ 떨어져 있어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은 미치지 않지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경우 사거리 안에 놓일 수 있다.

K스타 강지수 kbs.kangj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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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수구로 숨고 터널로 뛰고…오경보에 하와이 ‘혼비백산’
    • 입력 2018-01-14 14:51:10
    국제
현지시각으로 13일 아침(한국시각으로 14일 새벽) 하와이에게 잘못된 탄도미사일 경보가 내려지자 주민들과 관광객들은 패닉에 빠졌다.

SNS를 통해 퍼진 당시 영상에는 어린아이가 하수구 뚜껑 밑으로 들어가고, 사람들이 대피소 근처로 뛰어가는 모습이 담겼다.


13일(현지시간) 오전 8시 하와이 주민들은 '하와이로 오는 탄도미사일 위협. 즉각 대피처를 찾아라. 이건 훈련이 아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받고 급히 대피했다.

휴일 아침, 침대에 누워 잠을 자거나 바다에서 서핑하고 있던 주민들과 관광객들은 경보를 접한 이후 피난처로 몰려들었고, 도로 위에 있던 운전자들은 인근 터널로 대피했다. 호텔 주위에 있던 투숙객들은 지하주차장으로 몸을 피했다.

사람들은 대피한 채 외부로 전화를 하거나 트위터로 상세한 내용을 찾아 상황 파악을 시도했으며, 일부는 가족에게 전화를 걸어 이별을 고하거나 울음을 멈추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니오픈 참가 피터슨 선수
하와이에서 열리고 있는 미국 프로골프(PGA) 소니 오픈에 참가한 선수들도 경기 시작 전 호텔 등에 있다가 오경보에 놀라 황급히 대피하긴 매한가지였다.

미국 골퍼 존 피터슨은 트위터에 "욕조의 매트리스 밑에는 아내와 아기가 있다"며 "제발 이 폭탄 위협이 진짜가 아니게 해 달라"는 글을 올렸다.

전날까지 2위를 달리고 있던 피터슨은 오경보 소동 후 순위가 40위로 추락했다.

하와이의 미사일 경보 알람이 잘못됐음을 알리는 전자 안내판
문제의 잘못된 정보는 현지 시각으로 13일 오전 8시 7분쯤 발송됐다. 10여분 후 하와이 비상관리국이 경보는 사실이 아니며 하와이에는 아무런 위협 상황이 생기지 않았다는 메시지를 소셜미디어와 전광판을 통해 내보냈지만, 많은 주민과 관광객들은 해당 메시지를 접하지 못했다. 잘못된 경보가 나간 지 38분이 지나 휴대전화로 경보가 잘못됐다는 메시지가 전달되며 소동이 마무리됐다.

주민들은 "어떻게 이런 실수가 일어날 수 있느냐"며 경악했고, 한 주민은 "실수로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 이해가 안 되는 건 잘못된 경보였다는 문자가 바로 오지 않았다는 점"이라며 분노했다.

하와이는 북한에서 가장 가까운 미국 주(州)인데다 지난달부터 미사일 공격 대피 훈련을 했던 탓에 주민들이 체감하는 공포감은 더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와이 주 정부는 100킬로톤(kt)급 핵폭탄이 1천 피트(305m) 상공에서 터질 경우 반경 8마일(13㎞)에 있는 주민들이 직접적 영향을 받게 된다면서 작년 12월 초 3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사이렌 대피 훈련을 진행했다.

하와이는 북한에서 7천200㎞ 떨어져 있어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은 미치지 않지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경우 사거리 안에 놓일 수 있다.

K스타 강지수 kbs.kangj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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