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부 종합 전형’ 사교육 업체 말고 대학에 직접 물어보세요

입력 2018.05.11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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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발표된 2020학년도 대학 입학전형에서 신입생 10명 가운데 8명 정도는 정시가 아닌 수시로 대학을 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수시 중에서도 특히 비중이 높은 전형이 '학생부 위주 전형'입니다. '학생부 위주 전형'은 '학생부 교과 전형'과 이른바 '학종'으로 불리는 '학생부 종합 전형'으로 구성됩니다.

서울의 주요 사립대학들은 '학생부 위주 전형'에서 학교 교과 성적을 주로 보는 학생부 교과 전형보다는 '학종'을 통해 더 많은 신입생을 선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학종'을 흔히 '깜깜이 전형'이라고도 합니다. 학교마다 원하는 인재상에 따라 학생부를 정성적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지원자들이 합격과 불합격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데다 떨어진 학생도 내가 왜 떨어졌는지 알기 어려워서 별명이 붙은 겁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수험생을 둔 학부모들은 불안하며 사교육의 문을 두드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 '학종'이 궁금하면 대학교에 물어보라


학생부 기록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해당 학생이 그 학교에 인재상에 맞는지를 보는 게 바로 '학종'입니다. 그런데 각 학교가 원하는 인재상을 가장 잘 아는 건 어찌 보면 대학입니다.

때문에 '학종'에 불안해하는 학부모들을 위해 대학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고려대학교는 '학종'에 불안해하는 부모들을 위해 지난 8일부터 국내 대학 최초로 상설 진로진학상담센터를 열었습니다. 고려대학교가 원하는 인재상이 궁금하면 직접 와서 물어보라는 겁니다.

실제로 상담이 어떻게 이뤄지는 확인하기 위해 고려대를 찾아가 봤습니다. 상담 센터 앞에는 시간에 맞춰 상담을 받으러 온 학부모들이 앉아 있었습니다. 상담 시간이 오후 시간이다 보니 학생 없이 학부모 특히 엄마들이 상담을 받으러 오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1대1로 이뤄지는 상담은 학부모가 '학종'과 관련해 궁금한 점을 질문하면 입학사정관이 관련해 답변하는 식으로 1인당 20분가량 진행됐습니다. 질문은 '학종에서 주로 뭘 보는지', '자소서가 얼마나 중요한지', '학교 내신은 얼마나 반영되는지.' 등의 내용이 주를 이뤘습니다. 하지만 각 학생의 학생부 기록을 직접 제시하면서 상담받는 건 엄격히 제한됐습니다.

입학사정관은 지난해 입시 결과 자료 등을 바탕으로 답변했는데, 답변마다 학부모는 필기까지 해가며 열심히 경청했습니다.

■ 막연한 불안감은 NO

고3 수험생 자녀를 둔 송영아 씨도 상담을 받으러 온 학부모 중 한 명이었습니다. 같은 학교 학부모 모임의 추천을 받고 왔다는 송 씨는 "아들이 학종에서 정확히 어떤 부분을 준비해야 하는지 고민"이라 상담 센터를 찾았습니다.

사설 자문업체를 찾을까도 했지만, 학교의 이야기를 먼저 들으러 왔습니다. 상담을 마친 송 씨는 "'학종'에 막연하게 생각했었는데 입학사정관이 현실적으로 답변을 해주니 아들의 위치를 정확히 알 수 있었다. 많은 도움이 됐다."라며 만족감을 표했습니다.

상담을 진행하는 고려대학교 입학 사정관은 "학교 설명회 등에 온 부모님 가운데 '학종'에 대해 잘못 알고 불안해하는 분들이 많다."라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상담센터를 문을 열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사교육 업체에서 이런 학부모들의 불안감을 이용해서 사교육의 도움 없이는 합격하기 어렵다는 식으로 사교육을 부추기고 있다."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습니다. 특히 사교육 업체들의 손을 거친 '자소서' 등은 티가 나게 돼 있다며 이런 점은 오히려 감점 요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하루 최대 36팀의 상담이 가능한 이 상담센터는 이미 5월 상담 예약이 이미 완료됐을 정도로 인기가 높습니다. 어찌 보면, 그만큼 '학종'에 대해 궁금해하고 불안해하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많다는 방증일 겁니다.

이처럼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학종'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해 서울대는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상담 프로그램을 점차 확대하는 한편, 합격자들의 서류나 자소서 등이 담긴 '웹진'을 꾸준히 내놓기도 하고 전화상담도 진행 중에 있습니다. 연세대는 6월과 7월 지방 교육청과 연계해 '학종' 등 입시 관련 학부모 연수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중앙대도 이달부터 격주로 1회씩 '학종'을 중심으로 한 학부모 대상 입시설명회를 가질 계획입니다.

고려대학교 입학사정관은 "학종과 관련한 정보는 각 대학의 웹사이트를 통해 잘 설명돼 있다."라며 "사교육에 의존하기보다는 학생 본인이 3년 동안 고등학교에서 해당 학과에 오기 위해 어떤 노력하고 고민해왔는지 스스로 고민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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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생부 종합 전형’ 사교육 업체 말고 대학에 직접 물어보세요
    • 입력 2018-05-11 07:05:02
    취재K
얼마 전 발표된 2020학년도 대학 입학전형에서 신입생 10명 가운데 8명 정도는 정시가 아닌 수시로 대학을 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수시 중에서도 특히 비중이 높은 전형이 '학생부 위주 전형'입니다. '학생부 위주 전형'은 '학생부 교과 전형'과 이른바 '학종'으로 불리는 '학생부 종합 전형'으로 구성됩니다.

서울의 주요 사립대학들은 '학생부 위주 전형'에서 학교 교과 성적을 주로 보는 학생부 교과 전형보다는 '학종'을 통해 더 많은 신입생을 선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학종'을 흔히 '깜깜이 전형'이라고도 합니다. 학교마다 원하는 인재상에 따라 학생부를 정성적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지원자들이 합격과 불합격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데다 떨어진 학생도 내가 왜 떨어졌는지 알기 어려워서 별명이 붙은 겁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수험생을 둔 학부모들은 불안하며 사교육의 문을 두드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 '학종'이 궁금하면 대학교에 물어보라


학생부 기록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해당 학생이 그 학교에 인재상에 맞는지를 보는 게 바로 '학종'입니다. 그런데 각 학교가 원하는 인재상을 가장 잘 아는 건 어찌 보면 대학입니다.

때문에 '학종'에 불안해하는 학부모들을 위해 대학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고려대학교는 '학종'에 불안해하는 부모들을 위해 지난 8일부터 국내 대학 최초로 상설 진로진학상담센터를 열었습니다. 고려대학교가 원하는 인재상이 궁금하면 직접 와서 물어보라는 겁니다.

실제로 상담이 어떻게 이뤄지는 확인하기 위해 고려대를 찾아가 봤습니다. 상담 센터 앞에는 시간에 맞춰 상담을 받으러 온 학부모들이 앉아 있었습니다. 상담 시간이 오후 시간이다 보니 학생 없이 학부모 특히 엄마들이 상담을 받으러 오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1대1로 이뤄지는 상담은 학부모가 '학종'과 관련해 궁금한 점을 질문하면 입학사정관이 관련해 답변하는 식으로 1인당 20분가량 진행됐습니다. 질문은 '학종에서 주로 뭘 보는지', '자소서가 얼마나 중요한지', '학교 내신은 얼마나 반영되는지.' 등의 내용이 주를 이뤘습니다. 하지만 각 학생의 학생부 기록을 직접 제시하면서 상담받는 건 엄격히 제한됐습니다.

입학사정관은 지난해 입시 결과 자료 등을 바탕으로 답변했는데, 답변마다 학부모는 필기까지 해가며 열심히 경청했습니다.

■ 막연한 불안감은 NO

고3 수험생 자녀를 둔 송영아 씨도 상담을 받으러 온 학부모 중 한 명이었습니다. 같은 학교 학부모 모임의 추천을 받고 왔다는 송 씨는 "아들이 학종에서 정확히 어떤 부분을 준비해야 하는지 고민"이라 상담 센터를 찾았습니다.

사설 자문업체를 찾을까도 했지만, 학교의 이야기를 먼저 들으러 왔습니다. 상담을 마친 송 씨는 "'학종'에 막연하게 생각했었는데 입학사정관이 현실적으로 답변을 해주니 아들의 위치를 정확히 알 수 있었다. 많은 도움이 됐다."라며 만족감을 표했습니다.

상담을 진행하는 고려대학교 입학 사정관은 "학교 설명회 등에 온 부모님 가운데 '학종'에 대해 잘못 알고 불안해하는 분들이 많다."라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상담센터를 문을 열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사교육 업체에서 이런 학부모들의 불안감을 이용해서 사교육의 도움 없이는 합격하기 어렵다는 식으로 사교육을 부추기고 있다."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습니다. 특히 사교육 업체들의 손을 거친 '자소서' 등은 티가 나게 돼 있다며 이런 점은 오히려 감점 요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하루 최대 36팀의 상담이 가능한 이 상담센터는 이미 5월 상담 예약이 이미 완료됐을 정도로 인기가 높습니다. 어찌 보면, 그만큼 '학종'에 대해 궁금해하고 불안해하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많다는 방증일 겁니다.

이처럼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학종'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해 서울대는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상담 프로그램을 점차 확대하는 한편, 합격자들의 서류나 자소서 등이 담긴 '웹진'을 꾸준히 내놓기도 하고 전화상담도 진행 중에 있습니다. 연세대는 6월과 7월 지방 교육청과 연계해 '학종' 등 입시 관련 학부모 연수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중앙대도 이달부터 격주로 1회씩 '학종'을 중심으로 한 학부모 대상 입시설명회를 가질 계획입니다.

고려대학교 입학사정관은 "학종과 관련한 정보는 각 대학의 웹사이트를 통해 잘 설명돼 있다."라며 "사교육에 의존하기보다는 학생 본인이 3년 동안 고등학교에서 해당 학과에 오기 위해 어떤 노력하고 고민해왔는지 스스로 고민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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