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은 거대한 천연댐, 90년 홍수조절기능 36억톤

⊙황현정 앵커 :

논이라 하면 대부분 쌀만을 떠올리게 되지만 논은 사실 거대한 양의 물을 담아두는 천연 댐의 기능도 하고 무더위를 식혀주는 기능 등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파주와 문산 일대 침수에도 논의 면적을 줄이는 무분별한 개발이 영향을 줬다고 보고 있습니다. 재해 측면에서 본 논의 역할을 안일만 기자가 보도합니다.

⊙안일만 기자 :

지난 90년 여름 고양축이 터져 논이 거대한 호수가 돼버린 농곡과 일산 일대의 모습입니다. 이 논이 아니었더라면 도시 전체가 물에 잠겨 더 큰 피해가 났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주장합니다. 농촌진흥청 엄기철 박사는 논의 물은 논둑에서 27㎝ 깊이로 1㏊에 2,674톤의 물을 조절해 지난 90년만 해도 전체 논 134만㏊의 홍수 조절기능은 36억톤에 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춘천댐 24개의 조절량과 같습니다. 그러나 논이 무분별한 개발과 우루과이라운드 이후 밭으로 바뀌면서 5년 사이에 11% 이상이나 줄었고 특히 경기도 일대 등 수도권에서 논의 절대면적이 사라졌습니다. 엄기철 박사는 사라진 논의 홍수조절 기능만 해도 춘천댐 3개의 물량에 이른다고 밝히고 이번 연천 문산 일대의 침수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습니다.

⊙엄기철 (농촌진흥청 농업연구관) :

식량을 생산하는 기지로서 반드시 중요하지만 환경보존 기능에서도 지하수를 함양한다든가 토양 유실을 방지하는 여러가지 기능이 있습니다. 특히 홍수조절 기능 하나만 보더라도 춘천댐의 24배 정도로 돈으로 따지면 약 17조원 정도로서

⊙안일만 기자 :

이뿐 아니라 여름철 마당에 물을 끼얹으면 더위가 식혀지듯 연일 최고치를 기록하는 더위도 대도시 주변의 논이 사라지는데 일부 영향을 받고 있다고 엄 박사는 강조했습니다. 쌀 부족을 대비하고 홍수조절 등 재해 예방 차원을 위해서라도 더이상 논 면적이 줄어들지 말도록 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합니다.

KBS 뉴스, 안일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