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포 문건, 국정원 ‘4대강 사찰 문건’과 판박이

입력 2018.09.11 (21:21) 수정 2018.09.17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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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영포 문건 내용, 더 살펴보겠습니다.

KBS 탐사보도부는 지난 7월 국정원이 작성한 4대강 사찰 문건을 공개했는데요.

이번에 입수한 영포 문건에도 국정원 문건과 똑같이, 정부 지원금으로 시민사회를 압박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이재석 기자입니다.

[연관 기사] [단독] ‘MB 영포문건’ 경찰, 인권위 직원 성향 분류 보고

[리포트]

"정부의 강력한 좌파 척결에도 여전히 (좌파가) 건재하다."

제5회 지방선거 직후인 2010년 6월 11일 경찰청 정보국이 작성한 또 다른 문건입니다.

이 문건이 특히 강조하는 건 '고강도 자금 압박'입니다.

"좌파 성향 단체는 보조금을 철저하게 배제"하고, "대학교수와 연구원들의 연구자금을 통제"한다.

돈으로 시민단체와 지식인 사회를 길들이려 한 이 대목은, 탐사보도부가 지난 7월 공개한 국정원의 '4대강 민간인 사찰' 문건과 내용이 거의 똑같습니다.

[이성기/조선대 환경공학과 교수 : "지자체에서는 간단한 연구 같은 것도 많이 있었는데 그런 용역 자체도 그 뒤로 전혀 저한테 언급이 없는 거 보면..."]

이 문건에는 행안부가 지원하는 사업에서 더 많은 보수 단체를 포함시켜야 한다고 제언합니다.

실제 그랬는지 4대강 사업 찬반 단체를 표본 삼아 2008년부터 2012년까지 행안부 지원금 실태를 분석해봤습니다.

모두 55개 단체가 지원금을 받았는데 4대강 사업 찬성 단체 41개, 반대 단체 14개였습니다.

지원금은 34억 원과 12억 원으로 큰 차이가 났습니다.

[김은령/강살리기 네트워크 사무처장 : "정부 보조금을 받기 위한 목적으로 저희 활동하는 단체들을 제명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고..."]

국정원 문건과 영포빌딩 문건.

이른바 '대통령 숙원 사업'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정보 당국이 색깔론으로 사람들을 낙인찍고 불이익 주려 한 겁니다.

경찰청 특별수사단은 오늘(11일) 경찰청 산하 정보분실을 압수수색하고 영포 문건 작성 경위를 파악하고 있습니다.

KBS 탐사보도부는 오늘(11일)밤 10시 '시사기획 창'에서 국정원과 영포빌딩 문건을 통해 드러난 정보기관들의 불법 사찰과 시민 사회에 가해진 반민주적 행태를 심층 고발합니다.

KBS 뉴스 이재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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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포 문건, 국정원 ‘4대강 사찰 문건’과 판박이
    • 입력 2018-09-11 21:27:27
    • 수정2018-09-17 11:30:18
    뉴스 9
[앵커] 영포 문건 내용, 더 살펴보겠습니다. KBS 탐사보도부는 지난 7월 국정원이 작성한 4대강 사찰 문건을 공개했는데요. 이번에 입수한 영포 문건에도 국정원 문건과 똑같이, 정부 지원금으로 시민사회를 압박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이재석 기자입니다. [연관 기사] [단독] ‘MB 영포문건’ 경찰, 인권위 직원 성향 분류 보고 [리포트] "정부의 강력한 좌파 척결에도 여전히 (좌파가) 건재하다." 제5회 지방선거 직후인 2010년 6월 11일 경찰청 정보국이 작성한 또 다른 문건입니다. 이 문건이 특히 강조하는 건 '고강도 자금 압박'입니다. "좌파 성향 단체는 보조금을 철저하게 배제"하고, "대학교수와 연구원들의 연구자금을 통제"한다. 돈으로 시민단체와 지식인 사회를 길들이려 한 이 대목은, 탐사보도부가 지난 7월 공개한 국정원의 '4대강 민간인 사찰' 문건과 내용이 거의 똑같습니다. [이성기/조선대 환경공학과 교수 : "지자체에서는 간단한 연구 같은 것도 많이 있었는데 그런 용역 자체도 그 뒤로 전혀 저한테 언급이 없는 거 보면..."] 이 문건에는 행안부가 지원하는 사업에서 더 많은 보수 단체를 포함시켜야 한다고 제언합니다. 실제 그랬는지 4대강 사업 찬반 단체를 표본 삼아 2008년부터 2012년까지 행안부 지원금 실태를 분석해봤습니다. 모두 55개 단체가 지원금을 받았는데 4대강 사업 찬성 단체 41개, 반대 단체 14개였습니다. 지원금은 34억 원과 12억 원으로 큰 차이가 났습니다. [김은령/강살리기 네트워크 사무처장 : "정부 보조금을 받기 위한 목적으로 저희 활동하는 단체들을 제명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고..."] 국정원 문건과 영포빌딩 문건. 이른바 '대통령 숙원 사업'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정보 당국이 색깔론으로 사람들을 낙인찍고 불이익 주려 한 겁니다. 경찰청 특별수사단은 오늘(11일) 경찰청 산하 정보분실을 압수수색하고 영포 문건 작성 경위를 파악하고 있습니다. KBS 탐사보도부는 오늘(11일)밤 10시 '시사기획 창'에서 국정원과 영포빌딩 문건을 통해 드러난 정보기관들의 불법 사찰과 시민 사회에 가해진 반민주적 행태를 심층 고발합니다. KBS 뉴스 이재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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