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의 늪②] 대학 주변 월세는 비싸다?…8만5천건 분석해 보니

입력 2018.09.14 (16:17) 수정 2018.09.15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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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룸 월세 내려라", "기숙사 지어달라" 촛불 시위, 거리 행진까지

충북 제천에 있는 세명대학교 학생들은 올해 3월부터 원룸가격 인하를 요구하며 촛불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대학 주변 원룸들이 제천 시내와 비교해 지나치게 높은 월세를 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5달 전 서울 성북구에 있는 고려대에서도 학생 수백명이 거리 행진을 벌였다. 월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선 기숙사 수용인원이 늘어야 하는데 신축이 4년째 진척이 없기 때문이다.

[연관기사] 대학 기숙사 신축…깊어지는 갈등의 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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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년간 서울 '원룸형 주택' 월세 데이터 8만 5천여 건 분석

대학 주변은 정말 월세가 더 비쌀까? KBS 데이터저널리즘 팀에선 이 질문을 검증해 보기로 했다. 서울의 주요 대학들의 주변 월세가 해당 대학이 위치한 구의 다른 지역과 어떻게 다른지를 비교·분석했다. 자료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등록된 데이터를 내려받아 활용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아 다음과 같이 기준을 정했다. 계절별 특성이 있기 때문에 기간은 2017년 6월부터 2018년 5월(계약일 기준)까지 1년으로 했다. 주택 유형에서 아파트는 제외하고 연립·다세대 주택, 단독·다가구 주택, 오피스텔 중에서 주택법 시행령에 따른 '원룸형 주택'의 기준인 50㎡ 이하, 그 중에서도 월세 거래만 추렸다. 모두 85,488 건 이었다.

대학 공시정보 시스템인 '대학알리미'에 등록된 대학 가운데 통학 비중이 낮은 사이버대학과 방송통신대학을 제외한 서울 소재 대학은 모두 45곳이다. 이 대학들의 구글 지도에 등록된 주소지를 중심으로 반경 500m, 1km, 2km로 거리를 설정해 비교해 보았다. 그 결과 대학 45곳의 반경 500m에서 1년 동안 이뤄진 원룸형 주택의 월세 거래는 5,303건, 반경 1km는 17,840건, 2km는 42,974건으로 나타났다.

대학교에 가까울 수록 면적당 월세 환산액 높아


대학 주소지에 가까울 수록 보증금 부담이 적었지만 대신 면적도 좁았다. 월세는 큰 차이가 없다. 보다 객관적인 비교를 위해서 보증금과 월세를 함께 묶어 하나의 기준으로 만들 필요가 있었다. 이에 따라 보증금을 한국 감정원의 전월세 전환율을 이용해 모두 월세로 환산했고 (월세전환액, 이하 월세로 표기), 면적도 3.3㎡로 나누어 살펴봤다.


3.3㎡ 당 월세 금액이 대학에 가까울 수록 높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화여대 반경 500m, 서대문구 평균보다 69.4% 비싸

이번에는 각 대학별로 주변 월세와 해당 지역(구) 평균 월세를 비교, 분석했다.


먼저 반경 500m를 중심으로 살펴봤다. 거래 건수가 30건 미만인 경우는 비교 데이터로 활용하기에 충분치 않다고 판단해 제외했다. 구 평균보다 학교 주변 월세가 상대적으로 가장 비싼 곳은 이화여대였다. 3.3㎡ 당 월세가 12만 4천원으로 서대문구 평균 7만 3천 원보다 69.4%가 비쌌다.

이화여대 다음으로는 고려대가 42.9%, 한양대가 36.8% 가량 구 평균보다 비쌌는데, 공교롭게도 두 학교는 최근 지역 주민들과 갈등을 빚으면서 기숙사 신축이 계속해서 지연되고 있는 곳이다. 고려대와 한양대, 두 학교의 기숙사 수용률은 2017년 기준으로 각각 10.3%와 12.5%밖에 되지 않는다. 이 밖에 성신여대, 건국대도 구 평균보다 월세가 30% 이상 비쌌다.


이화여대 앞을 직접 찾아가 보았다. 상점들이 즐비한 큰 길 옆으로 난 작은 골목으로 들어가니 몇몇 원룸과 오피스텔들이 들어서 있었다. 지은지 얼마 돼 보이지 않는 깨끗한 건물이 많았고 새로 짓고 있는 오피스텔도 두 곳이나 있었다.

사회과학대에 다니는 한 학생은 "여학생들이 치안이나 주거환경에 민감하다보니 아무래도 다른 대학에 비해 신축 건물이나 오피스텔이 많아 월세가 비싼 것 같다. 3~4명이 아파트를 쉐어하우스로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고 말했다. "하지만 양극화가 심하다. 나도 고시텔에 산 적이 있고 후문 주변에 하숙을 하거나 아예 성신여대 근처 등 다른 곳에 살면서 통학하는 친구도 있다" 고 덧붙였다.

연세대의 경우 반경 500m 안에 원룸형주택 월세 거래가 6건 밖에 되지 않았다. 또 서울대는 거래가 0건 이어서 비교가 불가능했는데 캠퍼스 면적이 크기 때문으로 보인다.

반경 1km 성신여대, 국민대, 서울교대 등 구 평균보다 비싸

반경 1km로 살펴보면 어떨까?


성신여대가 구 평균보다 학교 주변 월세가 상대적으로 가장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3.3㎡ 당 월세가 7만 7천원으로 성북구 평균인 6만 천 원보다 약 26.2%가 비쌌다. 다만 반경을 1km로 넓히다보니 고려대 재학생들의 주 거주지로 꼽히는 안암역 주변까지 포함된 것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이 지역엔 사학진흥재단이 국유지 사용 허가를 받고 사학진흥기금 등을 이용해 715 가구를 수용할 수 있는 공공 기숙사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주민들의 반대로 공사에 착수하지 못하고 있다.

이 밖에 국민대가 21.7%, 이화여대가 21.2%, 서울교대가 18.6%, 고려대가 18% 비쌌고, 연세대는 거래가 535건이 집계돼 구 평균보다 17.8% 비쌌다.


안암역 주변 월세 지역을 찾아가 보았다. 이대 앞보단 비교적 건물들이 낡아 보였고 길바닥에 창문이 닿아있는 반지하 방들도 꽤 눈에 띄었다. 보증금 1000만 원에 월세 50만 원짜리 원룸에 살다가 지금은 하숙집으로 들어간 한 학생은 "다른 학교에 비해 지방에서 올라온 학생들 비율이 높은 것 같다"며 "솔직히 집은 너무 허름한데 방을 구하려는 학생들은 늘 많다보니 너무 많은 돈을 받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대의 경우는 캠퍼스가 넓은데다, 지역적인 특성 때문에 반경 1km를 적용해도 월세 거래 건수가 잡히지 않았다. 이 때문에 반경을 2km로 넓혀 살펴봤는데 885건의 거래가 집계됐다. 3.3㎡ 당 월세는 평균 7만 8천원으로 관악구 평균보다 약간 높은 4.8% 비쌌다. 다만 반경을 2km로 해도 주된 월세 지역 가운데 하나인 서울대입구역 주변이 포함되지 않은 점을 고려해야 한다.

재학생 만 명 이상 학교는 가격차 더 벌어져

유념해야 할 점은 서울 소재 대학 45곳의 재학생수가 천차만별이라는 것이다. 강서구에 있는 정석대학은 '대학알리미'에 등록된 재학생수가 86명에 불과하고 서울기독대와 서울한영대, 가톨릭대 캠퍼스 두 곳 등은 재학생이 1,000명이 채 되지 않는다.

반면 경희대와 고려대는 재학생이 2만 명이 넘고 성균관대와 연세대, 중앙대, 서울대 등은 만 5천명이 넘는다. 지역에서 올라와 따로 집을 구해 살아야 하는 학생 수와 이에 따른 주변 월세 부동산 시장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이 다를 수 밖에 없다.


재학생이 1만 명 이상인 대학 17곳의 3.3㎡ 당 월세액은 반경 500m와 1km 기준으로 봤을 때 서울 평균보다 각각 23.6%와 14.1% 비쌌다. 반면 재학생 1만 명 미만인 대학 27곳은 반경 500m와 1km 이내 3.3㎡당 월세액이 모두 서울 평균보다 저렴했다.

"단기 계약매물 주로 대학 주변…수요는 몰리는데 공급은 한정"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 투자지원센터장은 "대학 근처는 입학, 개강 때마다 수요가 일시적으로 몰리는데 공급이 한정돼 있어 월세 등 임대료가 높게 형성된 측면이 있다." 고 지적했다. 안 센터장은 또 대학생의 경우 직장인과는 다른 여러가지 이유 때문에 학교 주변에 사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대학생은 방학 또는 휴학 때문에 고향에 내려가거나 군 입대 등이 있어 주로 단기 계약이 필요한데 이런 매물이 주로 대학 주변에 형성돼 있어 이를 감수하고 거주하는 것 같다. 하지만 주택 노후도는 상대적으로 다른 지역보다 심한 편" 이라고 설명했다.

안 센터장은 "기존 대학 주변 임대사업자들은 오랫동안 안정적인 수입을 얻은 관행 때문에 시설 개선은 하지 않고 월세도 유지하는데 새로 짓는 오피스텔이나 원룸 등은 이와 비교해 나은 주거여건을 내세워 이보다 월세를 높게 받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비단 서울만의 문제가 아니다. 서울 학생들이 많이 진학하는 지방 캠퍼스나 대학이 있는 곳은 아예 공급 자체가 한정돼 있어 방학 때 살지 않더라도 임대료를 연 단위로 받는 경우가 많다. 다양한 형태의 주택 공급을 늘려 가격을 내릴 필요가 있다." 고 말했다.

* 데이터분석 : 이지연, 윤지희 * 인포그래픽 : 임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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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세의 늪②] 대학 주변 월세는 비싸다?…8만5천건 분석해 보니
    • 입력 2018-09-14 16: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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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터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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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제천에 있는 세명대학교 학생들은 올해 3월부터 원룸가격 인하를 요구하며 촛불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대학 주변 원룸들이 제천 시내와 비교해 지나치게 높은 월세를 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5달 전 서울 성북구에 있는 고려대에서도 학생 수백명이 거리 행진을 벌였다. 월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선 기숙사 수용인원이 늘어야 하는데 신축이 4년째 진척이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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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년간 서울 '원룸형 주택' 월세 데이터 8만 5천여 건 분석

대학 주변은 정말 월세가 더 비쌀까? KBS 데이터저널리즘 팀에선 이 질문을 검증해 보기로 했다. 서울의 주요 대학들의 주변 월세가 해당 대학이 위치한 구의 다른 지역과 어떻게 다른지를 비교·분석했다. 자료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등록된 데이터를 내려받아 활용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아 다음과 같이 기준을 정했다. 계절별 특성이 있기 때문에 기간은 2017년 6월부터 2018년 5월(계약일 기준)까지 1년으로 했다. 주택 유형에서 아파트는 제외하고 연립·다세대 주택, 단독·다가구 주택, 오피스텔 중에서 주택법 시행령에 따른 '원룸형 주택'의 기준인 50㎡ 이하, 그 중에서도 월세 거래만 추렸다. 모두 85,488 건 이었다.

대학 공시정보 시스템인 '대학알리미'에 등록된 대학 가운데 통학 비중이 낮은 사이버대학과 방송통신대학을 제외한 서울 소재 대학은 모두 45곳이다. 이 대학들의 구글 지도에 등록된 주소지를 중심으로 반경 500m, 1km, 2km로 거리를 설정해 비교해 보았다. 그 결과 대학 45곳의 반경 500m에서 1년 동안 이뤄진 원룸형 주택의 월세 거래는 5,303건, 반경 1km는 17,840건, 2km는 42,974건으로 나타났다.

대학교에 가까울 수록 면적당 월세 환산액 높아


대학 주소지에 가까울 수록 보증금 부담이 적었지만 대신 면적도 좁았다. 월세는 큰 차이가 없다. 보다 객관적인 비교를 위해서 보증금과 월세를 함께 묶어 하나의 기준으로 만들 필요가 있었다. 이에 따라 보증금을 한국 감정원의 전월세 전환율을 이용해 모두 월세로 환산했고 (월세전환액, 이하 월세로 표기), 면적도 3.3㎡로 나누어 살펴봤다.


3.3㎡ 당 월세 금액이 대학에 가까울 수록 높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화여대 반경 500m, 서대문구 평균보다 69.4% 비싸

이번에는 각 대학별로 주변 월세와 해당 지역(구) 평균 월세를 비교, 분석했다.


먼저 반경 500m를 중심으로 살펴봤다. 거래 건수가 30건 미만인 경우는 비교 데이터로 활용하기에 충분치 않다고 판단해 제외했다. 구 평균보다 학교 주변 월세가 상대적으로 가장 비싼 곳은 이화여대였다. 3.3㎡ 당 월세가 12만 4천원으로 서대문구 평균 7만 3천 원보다 69.4%가 비쌌다.

이화여대 다음으로는 고려대가 42.9%, 한양대가 36.8% 가량 구 평균보다 비쌌는데, 공교롭게도 두 학교는 최근 지역 주민들과 갈등을 빚으면서 기숙사 신축이 계속해서 지연되고 있는 곳이다. 고려대와 한양대, 두 학교의 기숙사 수용률은 2017년 기준으로 각각 10.3%와 12.5%밖에 되지 않는다. 이 밖에 성신여대, 건국대도 구 평균보다 월세가 30% 이상 비쌌다.


이화여대 앞을 직접 찾아가 보았다. 상점들이 즐비한 큰 길 옆으로 난 작은 골목으로 들어가니 몇몇 원룸과 오피스텔들이 들어서 있었다. 지은지 얼마 돼 보이지 않는 깨끗한 건물이 많았고 새로 짓고 있는 오피스텔도 두 곳이나 있었다.

사회과학대에 다니는 한 학생은 "여학생들이 치안이나 주거환경에 민감하다보니 아무래도 다른 대학에 비해 신축 건물이나 오피스텔이 많아 월세가 비싼 것 같다. 3~4명이 아파트를 쉐어하우스로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고 말했다. "하지만 양극화가 심하다. 나도 고시텔에 산 적이 있고 후문 주변에 하숙을 하거나 아예 성신여대 근처 등 다른 곳에 살면서 통학하는 친구도 있다" 고 덧붙였다.

연세대의 경우 반경 500m 안에 원룸형주택 월세 거래가 6건 밖에 되지 않았다. 또 서울대는 거래가 0건 이어서 비교가 불가능했는데 캠퍼스 면적이 크기 때문으로 보인다.

반경 1km 성신여대, 국민대, 서울교대 등 구 평균보다 비싸

반경 1km로 살펴보면 어떨까?


성신여대가 구 평균보다 학교 주변 월세가 상대적으로 가장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3.3㎡ 당 월세가 7만 7천원으로 성북구 평균인 6만 천 원보다 약 26.2%가 비쌌다. 다만 반경을 1km로 넓히다보니 고려대 재학생들의 주 거주지로 꼽히는 안암역 주변까지 포함된 것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이 지역엔 사학진흥재단이 국유지 사용 허가를 받고 사학진흥기금 등을 이용해 715 가구를 수용할 수 있는 공공 기숙사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주민들의 반대로 공사에 착수하지 못하고 있다.

이 밖에 국민대가 21.7%, 이화여대가 21.2%, 서울교대가 18.6%, 고려대가 18% 비쌌고, 연세대는 거래가 535건이 집계돼 구 평균보다 17.8% 비쌌다.


안암역 주변 월세 지역을 찾아가 보았다. 이대 앞보단 비교적 건물들이 낡아 보였고 길바닥에 창문이 닿아있는 반지하 방들도 꽤 눈에 띄었다. 보증금 1000만 원에 월세 50만 원짜리 원룸에 살다가 지금은 하숙집으로 들어간 한 학생은 "다른 학교에 비해 지방에서 올라온 학생들 비율이 높은 것 같다"며 "솔직히 집은 너무 허름한데 방을 구하려는 학생들은 늘 많다보니 너무 많은 돈을 받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대의 경우는 캠퍼스가 넓은데다, 지역적인 특성 때문에 반경 1km를 적용해도 월세 거래 건수가 잡히지 않았다. 이 때문에 반경을 2km로 넓혀 살펴봤는데 885건의 거래가 집계됐다. 3.3㎡ 당 월세는 평균 7만 8천원으로 관악구 평균보다 약간 높은 4.8% 비쌌다. 다만 반경을 2km로 해도 주된 월세 지역 가운데 하나인 서울대입구역 주변이 포함되지 않은 점을 고려해야 한다.

재학생 만 명 이상 학교는 가격차 더 벌어져

유념해야 할 점은 서울 소재 대학 45곳의 재학생수가 천차만별이라는 것이다. 강서구에 있는 정석대학은 '대학알리미'에 등록된 재학생수가 86명에 불과하고 서울기독대와 서울한영대, 가톨릭대 캠퍼스 두 곳 등은 재학생이 1,000명이 채 되지 않는다.

반면 경희대와 고려대는 재학생이 2만 명이 넘고 성균관대와 연세대, 중앙대, 서울대 등은 만 5천명이 넘는다. 지역에서 올라와 따로 집을 구해 살아야 하는 학생 수와 이에 따른 주변 월세 부동산 시장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이 다를 수 밖에 없다.


재학생이 1만 명 이상인 대학 17곳의 3.3㎡ 당 월세액은 반경 500m와 1km 기준으로 봤을 때 서울 평균보다 각각 23.6%와 14.1% 비쌌다. 반면 재학생 1만 명 미만인 대학 27곳은 반경 500m와 1km 이내 3.3㎡당 월세액이 모두 서울 평균보다 저렴했다.

"단기 계약매물 주로 대학 주변…수요는 몰리는데 공급은 한정"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 투자지원센터장은 "대학 근처는 입학, 개강 때마다 수요가 일시적으로 몰리는데 공급이 한정돼 있어 월세 등 임대료가 높게 형성된 측면이 있다." 고 지적했다. 안 센터장은 또 대학생의 경우 직장인과는 다른 여러가지 이유 때문에 학교 주변에 사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대학생은 방학 또는 휴학 때문에 고향에 내려가거나 군 입대 등이 있어 주로 단기 계약이 필요한데 이런 매물이 주로 대학 주변에 형성돼 있어 이를 감수하고 거주하는 것 같다. 하지만 주택 노후도는 상대적으로 다른 지역보다 심한 편" 이라고 설명했다.

안 센터장은 "기존 대학 주변 임대사업자들은 오랫동안 안정적인 수입을 얻은 관행 때문에 시설 개선은 하지 않고 월세도 유지하는데 새로 짓는 오피스텔이나 원룸 등은 이와 비교해 나은 주거여건을 내세워 이보다 월세를 높게 받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비단 서울만의 문제가 아니다. 서울 학생들이 많이 진학하는 지방 캠퍼스나 대학이 있는 곳은 아예 공급 자체가 한정돼 있어 방학 때 살지 않더라도 임대료를 연 단위로 받는 경우가 많다. 다양한 형태의 주택 공급을 늘려 가격을 내릴 필요가 있다." 고 말했다.

* 데이터분석 : 이지연, 윤지희 * 인포그래픽 : 임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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