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전궁금] 4시간 줄서서 가입하는 ‘대박’ 적금 있다는데…

입력 2018.11.10 (08:05) 수정 2019.05.31 (16:0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전전(錢錢)궁금'은 퍽퍽한 살림살이에 전전긍긍하는 당신의 지갑을 지켜드리는 연재물입니다.

#A은행에서 지난 9월 출시한 아이 전용 B적금 상품. 만 6세 미만 아이만 가입할 수 있는데, 5년간 들면 최고 금리가 무려 연5.5%다.(생일이 돼 만6세가 되면 가입할 수 없다) 현재 저축은행 적금 최고금리보다 2%포인트(p)가량 높다. 높은 금리 덕에 맘카페 등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지점마다 줄 서서 가입해야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각 지점에서 만들 수 있는 계좌 수가 하루 30좌로 제한된 탓에 문 열기 전부터 가서 대기표를 받아야 한다는 후기도 있고, 4시간을 기다려 가입했다는 후기도 있을 정도다. 출시 두 달도 안 된 현재 9만 6,000좌를 넘어서며 10만 좌 돌파를 눈앞에 뒀다. 맘카페에서는 '대박' 적금으로 불린다는 이 상품, 진짜 매력적일까.

4시간 기다려도 무조건 가입해야 할 만큼 대박일까

실제로 얼마나 남는지를 따져봤다. 은행이나 증권사에서 보통 이렇게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은 가입금액이 제한돼 있다. 연5.5%를 받을 수 있는 B적금도 가입금액 한도는 월 10만 원이다.


B적금에 가입해 최대금액인 월10만 원을 5년간 넣으면 얻을 수 있는 이자는 세후 총 70만 9,582원.(이자소득세 등 15.4%) 분명 적지 않은 금액이다. 그런데 이는 5년간 B적금 상품에 꾸준히 돈을 납입해 받을 수 있는 이자 총액이다. 단순히 5로 나누면 1년에 약 14만 원 정도다. 이마저도 5년간 끝까지 유지하지 못하고 해지하면 최저 연 0.3~0.5%로 금리가 크게 낮아진다.

아침부터 가서 줄 서고, 몇 시간 동안 기다리지 않아도 가입할 수 있는 적금에서 얻을 수 있는 이자는 얼마나 될까.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의 적금상품 금리가 통상 3년에 연 3.4~3.6% 수준이다. 이를 5년으로 가정해 10만 원을 넣었다고 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이자는 세후 총 45만 1,553원.

B적금을 통해 약 26만 원 정도 더 벌 수 있다. 5년 동안 넣어야 하니 1년에 5만 원 정도 더 벌 수 있는 셈이다.

그런데 이렇게 5.5%의 최고금리를 적용받아 1년에 5만 원 정도를 더 벌기 위해서는 A은행의 계좌(예금통장)를 만들어 이 계좌에서 자동이체를 신청해둬야 한다. A은행 금융상품에 대한 마케팅 수신 동의도 필수다. 은행권 최고 금리를 적용받기 위한 조건이다.

일반적인 고금리 예·적금 상품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금융감독원에서 운영하는 '금융상품 한눈에'(http://finlife.fss.or.kr/main/main.do) 사이트를 이용하면 좋다. 이곳에서는 저축, 펀드, 대출, 연금 등 다양한 금융상품의 금리를 원하는 조건대로 설정해 한 번에 비교할 수 있다.

은행은 얼마나 남을까. 혹시 손해는 아닐까.

A은행은 다른 은행보다 2~3%포인트나 높은 금리를 제공해도 돈을 벌 수 있을까. 혹시 손해 보면서 파는 상품은 아닐까. A은행 쪽 이야기를 들어봤다.

A은행 관계자는 "이윤을 남기기보다는 정책적으로 소매금융을 강화하기 위해 만든 상품"이라며 "한도가 10만 원이다 보니 회사 재정에 크게 부담되는 수준도 아니고, 이를 통해 다른 부수 거래들이 이뤄질 것이기 때문에 다른 소매금융 영업을 강화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해당 상품을 위해 은행에 방문하면, 체크카드나 신용카드 신청을 권유받는다. 연회비가 없는 체크카드의 경우 부담 없이 함께 신규 신청하는 고객도 적지 않다. B적금 외에 다른 고금리 자유적금 상품에 가입하는 경우도 많다. 은행 입장에서도 손해 볼 것 없는 장사인 셈이다. 물론 체크카드나 신용카드를 만들지 않아도 불이익은 없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전전궁금] 4시간 줄서서 가입하는 ‘대박’ 적금 있다는데…
    • 입력 2018-11-10 08:05:59
    • 수정2019-05-31 16:01:10
    지식K
※'전전(錢錢)궁금'은 퍽퍽한 살림살이에 전전긍긍하는 당신의 지갑을 지켜드리는 연재물입니다. #A은행에서 지난 9월 출시한 아이 전용 B적금 상품. 만 6세 미만 아이만 가입할 수 있는데, 5년간 들면 최고 금리가 무려 연5.5%다.(생일이 돼 만6세가 되면 가입할 수 없다) 현재 저축은행 적금 최고금리보다 2%포인트(p)가량 높다. 높은 금리 덕에 맘카페 등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지점마다 줄 서서 가입해야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각 지점에서 만들 수 있는 계좌 수가 하루 30좌로 제한된 탓에 문 열기 전부터 가서 대기표를 받아야 한다는 후기도 있고, 4시간을 기다려 가입했다는 후기도 있을 정도다. 출시 두 달도 안 된 현재 9만 6,000좌를 넘어서며 10만 좌 돌파를 눈앞에 뒀다. 맘카페에서는 '대박' 적금으로 불린다는 이 상품, 진짜 매력적일까. 4시간 기다려도 무조건 가입해야 할 만큼 대박일까 실제로 얼마나 남는지를 따져봤다. 은행이나 증권사에서 보통 이렇게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은 가입금액이 제한돼 있다. 연5.5%를 받을 수 있는 B적금도 가입금액 한도는 월 10만 원이다. B적금에 가입해 최대금액인 월10만 원을 5년간 넣으면 얻을 수 있는 이자는 세후 총 70만 9,582원.(이자소득세 등 15.4%) 분명 적지 않은 금액이다. 그런데 이는 5년간 B적금 상품에 꾸준히 돈을 납입해 받을 수 있는 이자 총액이다. 단순히 5로 나누면 1년에 약 14만 원 정도다. 이마저도 5년간 끝까지 유지하지 못하고 해지하면 최저 연 0.3~0.5%로 금리가 크게 낮아진다. 아침부터 가서 줄 서고, 몇 시간 동안 기다리지 않아도 가입할 수 있는 적금에서 얻을 수 있는 이자는 얼마나 될까.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의 적금상품 금리가 통상 3년에 연 3.4~3.6% 수준이다. 이를 5년으로 가정해 10만 원을 넣었다고 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이자는 세후 총 45만 1,553원. B적금을 통해 약 26만 원 정도 더 벌 수 있다. 5년 동안 넣어야 하니 1년에 5만 원 정도 더 벌 수 있는 셈이다. 그런데 이렇게 5.5%의 최고금리를 적용받아 1년에 5만 원 정도를 더 벌기 위해서는 A은행의 계좌(예금통장)를 만들어 이 계좌에서 자동이체를 신청해둬야 한다. A은행 금융상품에 대한 마케팅 수신 동의도 필수다. 은행권 최고 금리를 적용받기 위한 조건이다. 일반적인 고금리 예·적금 상품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금융감독원에서 운영하는 '금융상품 한눈에'(http://finlife.fss.or.kr/main/main.do) 사이트를 이용하면 좋다. 이곳에서는 저축, 펀드, 대출, 연금 등 다양한 금융상품의 금리를 원하는 조건대로 설정해 한 번에 비교할 수 있다. 은행은 얼마나 남을까. 혹시 손해는 아닐까. A은행은 다른 은행보다 2~3%포인트나 높은 금리를 제공해도 돈을 벌 수 있을까. 혹시 손해 보면서 파는 상품은 아닐까. A은행 쪽 이야기를 들어봤다. A은행 관계자는 "이윤을 남기기보다는 정책적으로 소매금융을 강화하기 위해 만든 상품"이라며 "한도가 10만 원이다 보니 회사 재정에 크게 부담되는 수준도 아니고, 이를 통해 다른 부수 거래들이 이뤄질 것이기 때문에 다른 소매금융 영업을 강화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해당 상품을 위해 은행에 방문하면, 체크카드나 신용카드 신청을 권유받는다. 연회비가 없는 체크카드의 경우 부담 없이 함께 신규 신청하는 고객도 적지 않다. B적금 외에 다른 고금리 자유적금 상품에 가입하는 경우도 많다. 은행 입장에서도 손해 볼 것 없는 장사인 셈이다. 물론 체크카드나 신용카드를 만들지 않아도 불이익은 없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시리즈

전전궁금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