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K/단독] ① “브로커 통해 ‘독방 거래’…옮기는 데 1100만 원”

입력 2018.11.12 (21:01) 수정 2018.11.12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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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12일) KBS 9시 뉴스는 대한민국 교도소, 즉 교정행정이 과연 공정하게 집행되고 있는지 여부에 대해 진지한 의문을 제기해 보고자 합니다.

힘있는 정치인이나 재벌총수들이 죄를 지어 교도소에 가게 되면 대부분 1인실, 즉 독방에서 생활합니다.

그렇지 못한 대부분의 수감자들은 영화에서 보듯이 여러 명이 한 감방에서 공동생활을 합니다.

이를 혼거실이라고 하죠.

지난해 고 노회찬 의원이 국정감사 자리에서 신문지를 깔고 누웠던 것은 이 혼거실에서 공동생활하는 일반 수감자들의 열악한 환경과 인권침해

문제를 지적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교도소 내부에서 1인실 생활을 한다는 것은 말 그대로 하늘의 별따기라 불릴 정도입니다.

그런데 일부 수감자들이 변호사를 브로커로 고용해 은밀히 독방 거래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저희 취재진이 접촉한 한 변호사의 생생한 육성을 먼저 들려드리겠습니다.

탐사보도부 이세중 기자입니다.

[리포트]

돈으로 교도소 독방을 살 수 있다는 믿기 힘든 제보.

취재진은 브로커로 지목된 변호사에게 수감자의 가족인 것처럼 전화를 해 물어봤습니다.

여러 명이 지내는 '혼거실'에서 1인실로 옮기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일단은 어느 구치소에 있습니까? 어떤 혐의로 재판받고 계신 거예요?"]

비용을 물어봤습니다.

["사안의 난이도라든가 현재의 컨디션(상황)에 따라 다르겠죠. 일단 독방 천만 원. 그러니까 부가세까지 해서 천 백(만 원)."]

일단 독방으로 가면 출소할 때까지 계속 지낼 수 있다고 보장합니다.

["(금액은 언제쯤 지불하게 될까요?) 착수하면 즉시 입금하시고, 결과가 안 된다면 다 돌려드려야 되는 거고요. 한 번 독방으로 가면은 본인이 사고쳐서 혼거실로 다시 가지 않는 한 계속 독방에 있단 말이에요."]

독방으로 더 쉽게 옮기려면 가짜로 병이 있는 것처럼 적어내야 한다고 말합니다.

["(병원 진단서나 그런 게 없이도 가능한가요?) 그거는 만들어야 되겠죠. 예를 들어서 폐소공포증이 있어서 도저히 못 견디겠다든지 하면서 신청서를 내고..."]

교정 당국에도 뇌물을 건네는지 물었습니다.

["(교정본부나 이런 데 성의가 들어간 걸 확인을 해볼 수 있나요?) 공무원들이 그렇게 약점 잡혀서 나중에 어떻게 해요. 상도의고, 내 영업비밀인데 그걸 오픈할 순 없죠."]

구체적인 방법은 알려주지 않았지만, 교정 당국에 로비가 이뤄진다는 사실을 조심스럽게 내비칩니다.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서 빡셀 때도 있고, 느슨해질 때도 있고 좀 차이가 있어요. 교도관들이 봤을 때 그냥 단순히 '돈질'하는 것으로만 생각이 들면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겠죠."]

얼굴도 본 적 없는 의뢰인에게 자신 있게 독방 거래가 가능하다고 말하는 이 변호사는 누굴까.

13년 동안 판사로 재직하다 2009년 서울 중앙지법 판사를 끝으로 개업한 김상채 변호사입니다.

지난 6.13 선거에서 서울 강남구청장 후보로 출마했던 김 변호사는 현재 바른미래당 정책위원회 부의장과 법률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비록 낙선했지만 김상채 변호사는 지난 지방선거 강남구청장 후보로 유권자 2만 5천 명의 선택을 받았습니다.

KBS 뉴스 이세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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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1-12 21:04:52
    • 수정2018-11-12 22: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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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12일) KBS 9시 뉴스는 대한민국 교도소, 즉 교정행정이 과연 공정하게 집행되고 있는지 여부에 대해 진지한 의문을 제기해 보고자 합니다.

힘있는 정치인이나 재벌총수들이 죄를 지어 교도소에 가게 되면 대부분 1인실, 즉 독방에서 생활합니다.

그렇지 못한 대부분의 수감자들은 영화에서 보듯이 여러 명이 한 감방에서 공동생활을 합니다.

이를 혼거실이라고 하죠.

지난해 고 노회찬 의원이 국정감사 자리에서 신문지를 깔고 누웠던 것은 이 혼거실에서 공동생활하는 일반 수감자들의 열악한 환경과 인권침해

문제를 지적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교도소 내부에서 1인실 생활을 한다는 것은 말 그대로 하늘의 별따기라 불릴 정도입니다.

그런데 일부 수감자들이 변호사를 브로커로 고용해 은밀히 독방 거래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저희 취재진이 접촉한 한 변호사의 생생한 육성을 먼저 들려드리겠습니다.

탐사보도부 이세중 기자입니다.

[리포트]

돈으로 교도소 독방을 살 수 있다는 믿기 힘든 제보.

취재진은 브로커로 지목된 변호사에게 수감자의 가족인 것처럼 전화를 해 물어봤습니다.

여러 명이 지내는 '혼거실'에서 1인실로 옮기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일단은 어느 구치소에 있습니까? 어떤 혐의로 재판받고 계신 거예요?"]

비용을 물어봤습니다.

["사안의 난이도라든가 현재의 컨디션(상황)에 따라 다르겠죠. 일단 독방 천만 원. 그러니까 부가세까지 해서 천 백(만 원)."]

일단 독방으로 가면 출소할 때까지 계속 지낼 수 있다고 보장합니다.

["(금액은 언제쯤 지불하게 될까요?) 착수하면 즉시 입금하시고, 결과가 안 된다면 다 돌려드려야 되는 거고요. 한 번 독방으로 가면은 본인이 사고쳐서 혼거실로 다시 가지 않는 한 계속 독방에 있단 말이에요."]

독방으로 더 쉽게 옮기려면 가짜로 병이 있는 것처럼 적어내야 한다고 말합니다.

["(병원 진단서나 그런 게 없이도 가능한가요?) 그거는 만들어야 되겠죠. 예를 들어서 폐소공포증이 있어서 도저히 못 견디겠다든지 하면서 신청서를 내고..."]

교정 당국에도 뇌물을 건네는지 물었습니다.

["(교정본부나 이런 데 성의가 들어간 걸 확인을 해볼 수 있나요?) 공무원들이 그렇게 약점 잡혀서 나중에 어떻게 해요. 상도의고, 내 영업비밀인데 그걸 오픈할 순 없죠."]

구체적인 방법은 알려주지 않았지만, 교정 당국에 로비가 이뤄진다는 사실을 조심스럽게 내비칩니다.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서 빡셀 때도 있고, 느슨해질 때도 있고 좀 차이가 있어요. 교도관들이 봤을 때 그냥 단순히 '돈질'하는 것으로만 생각이 들면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겠죠."]

얼굴도 본 적 없는 의뢰인에게 자신 있게 독방 거래가 가능하다고 말하는 이 변호사는 누굴까.

13년 동안 판사로 재직하다 2009년 서울 중앙지법 판사를 끝으로 개업한 김상채 변호사입니다.

지난 6.13 선거에서 서울 강남구청장 후보로 출마했던 김 변호사는 현재 바른미래당 정책위원회 부의장과 법률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비록 낙선했지만 김상채 변호사는 지난 지방선거 강남구청장 후보로 유권자 2만 5천 명의 선택을 받았습니다.

KBS 뉴스 이세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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