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자리 하나에 5천만 원”…동문서답 답안도 합격

입력 2018.11.14 (06:17) 수정 2018.11.14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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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KBS가 지난 11년치 전국의 중고등학교를 운영하는 사학재단의 감사보고서 3천 3백여 건을 전수 분석해본 결과, 교사 채용 비리도 심각한 수준이었습니다.

시험문제를 사전에 유출하는가 하면 수천에서 수억만원의 돈에 교사직이 거래됐습니다.

정유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2013년 안청중학교 사회과 교사 채용 시험집니다.

사회과목 교습법을 비교 분석하는 문제, 그런데 한 지원자 답안지가 황당합니다.

[김진훈/안청중학교 교장 : "최명길은 역사적 인물이죠. 이게 어떻게 교수학습 내용에 들어가 있는지."]

말 그대로 동문서답 답안지인데 이 지원자는 정교사로 채용됐습니다.

그것도 1등이었습니다.

[당시 시험 출제 교사/음성변조 : "(시험 직전에)역사 문제도 내야지 라고 하는 거에요, 두 개를 냈어요. 역사 문제와 일반 사회 문제..."]

지시한 사람은 당시 이사 겸 교장 김모 씨, 사전에 유출한 시험문제가 실수로 바뀌면서 엉뚱한 답을 적어 낸 겁니다.

[전 교장 측근 : "제 생각엔 오버하시는 것 같아서, (교장 선생님이) 전화를 안받으시는 덴 이유가 있지 않으실까요?"]

전 교장 김씨는 안청학원 설립자의 손자, 17년 동안 교장으로 재직했는데, 또 다른 교사 채용과정에 돈을 받아 징역 2년을 선고 받았습니다.

학생들을 이끌고 가르치는 스승, 이 학교에서는 그 스승의 자리가 5천만 원에 판매됐습니다.

하지만 이뤄져선 안될 거래가 이뤄진건 이 학교만이 아니었습니다.

대구 경화여고, 학교 분위기가 뒤숭숭합니다.

역시 채용비리 때문이었습니다.

이 학교의 지난해 교육청 감사보고서, 학교 이사장 손모 씨가 행정실장을 통해 교사 지원자 10명의 명단을 교장 등에게 전달했고, 모두 합격했다고 돼 있습니다.

[교육청 관계자/음성변조 : "교무부장이 눈치를 주는 거죠. 얘다. 신호를 주면 걔를 점수를 더 주는 거예요."]

지원자들은 최대 2억원씩을 이사장에게 건넸습니다.

이들을 이사장에게 소개한 사람은 학교재단 이사들이었습니다.

당시 이사장은 재단 설립자의 아들이었고, 학교 행정실장은 이사장의 딸이었습니다.

KBS 뉴스 정유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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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사 자리 하나에 5천만 원”…동문서답 답안도 합격
    • 입력 2018-11-14 06:19:07
    • 수정2018-11-14 07:43:41
    뉴스광장 1부
[앵커]

KBS가 지난 11년치 전국의 중고등학교를 운영하는 사학재단의 감사보고서 3천 3백여 건을 전수 분석해본 결과, 교사 채용 비리도 심각한 수준이었습니다.

시험문제를 사전에 유출하는가 하면 수천에서 수억만원의 돈에 교사직이 거래됐습니다.

정유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2013년 안청중학교 사회과 교사 채용 시험집니다.

사회과목 교습법을 비교 분석하는 문제, 그런데 한 지원자 답안지가 황당합니다.

[김진훈/안청중학교 교장 : "최명길은 역사적 인물이죠. 이게 어떻게 교수학습 내용에 들어가 있는지."]

말 그대로 동문서답 답안지인데 이 지원자는 정교사로 채용됐습니다.

그것도 1등이었습니다.

[당시 시험 출제 교사/음성변조 : "(시험 직전에)역사 문제도 내야지 라고 하는 거에요, 두 개를 냈어요. 역사 문제와 일반 사회 문제..."]

지시한 사람은 당시 이사 겸 교장 김모 씨, 사전에 유출한 시험문제가 실수로 바뀌면서 엉뚱한 답을 적어 낸 겁니다.

[전 교장 측근 : "제 생각엔 오버하시는 것 같아서, (교장 선생님이) 전화를 안받으시는 덴 이유가 있지 않으실까요?"]

전 교장 김씨는 안청학원 설립자의 손자, 17년 동안 교장으로 재직했는데, 또 다른 교사 채용과정에 돈을 받아 징역 2년을 선고 받았습니다.

학생들을 이끌고 가르치는 스승, 이 학교에서는 그 스승의 자리가 5천만 원에 판매됐습니다.

하지만 이뤄져선 안될 거래가 이뤄진건 이 학교만이 아니었습니다.

대구 경화여고, 학교 분위기가 뒤숭숭합니다.

역시 채용비리 때문이었습니다.

이 학교의 지난해 교육청 감사보고서, 학교 이사장 손모 씨가 행정실장을 통해 교사 지원자 10명의 명단을 교장 등에게 전달했고, 모두 합격했다고 돼 있습니다.

[교육청 관계자/음성변조 : "교무부장이 눈치를 주는 거죠. 얘다. 신호를 주면 걔를 점수를 더 주는 거예요."]

지원자들은 최대 2억원씩을 이사장에게 건넸습니다.

이들을 이사장에게 소개한 사람은 학교재단 이사들이었습니다.

당시 이사장은 재단 설립자의 아들이었고, 학교 행정실장은 이사장의 딸이었습니다.

KBS 뉴스 정유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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