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 대기업 ‘스타트업’ 지원 ‘만사형통’? 섣불리 믿었다간 ‘각골지통’

입력 2018.11.14 (07:01) 수정 2018.11.14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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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에 목마른 스타트업… 쌈짓돈 출발이 20%

혁신적인 기술이나 아이디어를 가진 신생 벤처기업을 스타트업이라고 합니다. 스타트업이 안정적인 단계로 진입하느냐 소멸하느냐는 아이디어의 성패에 달려 있습니다.

정부에서 정책적으로 스타트업이나 창업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방안을 내놓고 있고 창업투자조합과 한국벤처투자조합을 통해 만들어진 벤처펀드가 지난해 말 20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돈은 모였는데 아이디어가 반짝이는 스타트업으로 자금이 흘러들어가는 '낙수효과'는 생각만큼 쉽지 않습니다. '투자'라는 것은 수익을 내야 하고 특히나 벤처 투자는 일종의 고위험 고수익을 노리는 금융상품이다보니 아이디어만 보고, 혹은 설익은 기술력만 보고 투자하기 어려운 겁니다.

이런 가운데, 대기업들이 앞다워 '스타트업을 키우겠다' 그리고 '중소기업과 상생하겠다'고 나서는 건 반가운 소식입니다. 대기업 입장에서는 4차산업 혁명 핵심동력인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의 기술을 가진 업체를 선점했을 때의 폭발력을 기대하고 뛰어드는 것이고 아이디어만 있는 '새싹' 기업들 입장에서도 단비를 만난 셈이죠.

국내 스타트업 현황 조사를 봐도 외부에서 자금을 투자받지 못해 본인 자금으로 시작했다고 답한 경우가 20% 정도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대기업에서 내민 손을 뿌리칠 스타트업이 있을까요. 대기업 사업팀과 만나는 순간, 이미 성공한 CEO라도 된 것 마냥 흥분할 겁니다. 장밋빛 미래를 꿈꾸며 대기업이 내민 손을 덥석 잡았다가 결국은 기자에게 폐업기를 들려줘야 했던 대표들을 만났습니다.

[연관 기사] 대기업 ‘스타트업’ 지원 봇물 “투자 약속만 믿었다간 낭패”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뺏는다?

특정 사안을 놓고 갈등이 생기면 당사자들은 각자 할 말이 있습니다. 특히, 사업이라면 '돈'이 얽혀 있다 보니 더 면밀하게 살펴야 한다는 심적 압박도 있었고 선의가 곡해된다며 대기업이 투자를 줄이면 피해는 또 창업기업들의 몫이니까요. 저는 '공정'에 집중했습니다.


기울어진 운동장… 을에겐 비밀은 없다

대기업에서 주최하는 육성 프로그램에 선정돼 계열사로부터 인수 약속까지 받았다가 결국은 인수 계획이 무산됐고 대기업 투자만 기다리고 있던 이 업체는 결국 폐업했습니다. 처음엔 저도 기업이 투자를 검토하다 혹은 인수를 하려다 철회할 수 있으니 흘려보낼 수 있는 제보라 생각했습니다.

2년 전입니다. 2016년, SKT(SK텔레콤)에서 스타트업 육성대회를 열었고 최종 열 팀 정도에 선정됩니다. 그러다 SKT 계열사가 인수하겠다고 나섭니다. 대기업에서 업체를 인수했을 때의 상황을 고려한 내부 자료까지 받아 본 업체 대표는 고무됐고 다른 투자처를 정리했습니다.

힘의 균형이 깨져버린 뒤 을에게 권리는 없었습니다. 기술자료와 영업기밀 등 자료들이 오가는데도 결국은 비밀유지협약서 작성은 못 했다는 게 업체 대표 주장입니다. 건너간 자료 리스트를 보면 기술도 기술인데 업체 대표의 구매층 정보 등도 고스란히 담겨 있어 자동차 관련 서비스를 시작할 때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내용이었습니다.


업체 대표는 투자 철회를 통보받기 직전까지도 이런 카톡을 주고받았다고 했습니다. 결국, 사업 담당자의 '늦어져서 미안하다'는 공허한 카톡만 남았습니다.


취재에 들어가자 SKT측은 이미 다 끝난 일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냈습니다. 이어, SKT측은 "계열사가 인수하기로 한 사안이니 공식 입장은 없다"였고 인수를 추진했던 SKT계열사인 SK플래닛은 "시장 경쟁력과 대기업 적합업종, 수익성을 고려한 철회" 였고 비밀유지협약서에 대해서는 "업체에서 요구했기 때문에 기밀유지협약서가 아닌 '기밀을 유지하기로 한다' 정도의 내용이 담긴 메일을 주고받았다"고 전했습니다.


'내 것 인 듯 내 것 아닌' 상표 따라하기

썸이 아니라 쌈입니다. 2016년, KT가 상표권 분쟁에 휘말렸습니다. 결과부터 말씀드리면 KT로부터 상표권 침해를 주장한 업체의 완패. 법률적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이야기는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고등학교 친구들 10명이 쌈짓돈을 풀어 앱을 하나 개발하고 2012년 본인들이 개발한 앱 ‘클립클립(CLIP CLIP)’를 가지고 KT와 함께 일했답니다. 계약 기간 3년이 끝나자마자 KT가 '클립(CLiP)’이라는 앱을 출시합니다. KT가 결국 하트 모양으로 바꾸는데 미래부 중재로 업체와 만나기로 한 날, 갑자기 '하트' 모양으로 바꿨답니다.
KT는 업체를 위해서 한 것이라 했다고 합니다.


업체가 내놓은 로고와 아래 두 개는 KT가 만든 로고입니다. 어떤가요?

KT가 내놓은 '클립’이라는 이름과 로고에 쓰인 모양이 비슷해 일으키는 착각은 스타트업 매출에 직격탄이었고 결국 사업을 접었습니다. 대기업이 유사 서비스만 시작해도 중소엔 치명적이란 걸 몰랐을까요? 억울해 하는 업체가 받은 건 KT 황창규 회장 직인이 찍힌 공문 한 장. 공문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공문 내용을 보면 법률적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지만 상생을 위해 비금전적인 협업을 해보자는 건데 2년 지나도록 논의는 없었습니다.


지난해 10월 국회 종합감사 때도 지적이 나왔었다고 하네요. 국회에 출석해 양사의 상표를 본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모티프가 거의 유사하다'며 '살펴보겠다'고 하기도 했습니다.



KT 측은 "함께 사업하지 않았고 자사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일 뿐"이라며 "비금전적인 방안을 논의하자고 공문을 보낸 게 잘못을 인정하는 건 아니다"는 입장입니다. 또, 당시 부서에서 근무했던 관계자들은 팀을 옮겨 더이상 확인은 쉽지 않다는 입장만 되풀이했습니다.

이번 국정감사에서도 비켜나가진 못했습니다. KT는 최근 5년 동안 하도급법을 위반한 기업 가운데 과징금 부과액이 21억 원이 넘어 가장 많았습니다. 횟수는 많지 않았지만 4년 전, KT가 태블릿 시장을 선점하려고 중소기업과 5백억 원대 납품 계약을 했다가 시장 반응이 예상보다 좋지 않자 모두 취소해버렸고 그 과정에서 부당함이 있었다고 판단받아 20억 8천원이란 거액 과징금을 부과받은 탓이었습니다.

매너 MAKES 상생

그럼, 대기업은 설렁설렁 만든 아이디어를 다 받아줘야 하나요? 기업 이익을 최우선으로 둬야 하는데 대기업이라고 작은 업체를 상대로 한 투자는 사업성이 없어도 진행해야 하나요?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없는데 대기업이 자체 개발한 상표가 하필 중소업체와 비슷하면 다 도용인가요? 업체가 본인의 지적재산권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는데 대기업은 알아서 지켜줘야 하나요?

물론, 절대 아닙니다. 다만, 과정 속에서 '을'에게 가해지는 부당함이 관행으로 이어지는 것은 고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암묵적 압박도 멈춰야 한다고 봅니다. 미국처럼 스타트업의 기업 아이디어를 활용하려면 인수해야 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다 보니 이런 일이 계속 나옵니다.

국회에서도 대기업 기술탈취를 막고자 비밀유지협약 체결 의무화나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등을 마련하자며 법을 발의했다고 합니다. 수개월이 지나 '해당 법안은 계류 중'인 현실을 마주하지 않길.

이런 4차산업혁명 스타트업 평균 업력은 6년 정도입니다. 이른바 '죽음의 계곡'을 버티는 스타트업이 적죠. 시장 경쟁력없는 기업이 도태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누군가' 에 의해 '의도적'으로 경쟁력이 상실되는 건 다른 문제입니다.

낭패 본 스타트업을 취재하는 동안 맴돌았던 사자성어를 소개하며 마무리할까 합니다. 석과불식(碩果不食). 후대를 생각해 가지 끝에 남아있는 최후의 씨과실인 석과는 먹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어찌 곡식뿐일까요? 지속적인 상생을 위해서라도 남김없이 먹어 치워 버리는 건 지양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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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후] 대기업 ‘스타트업’ 지원 ‘만사형통’? 섣불리 믿었다간 ‘각골지통’
    • 입력 2018-11-14 07:01:07
    • 수정2018-11-14 07:06:18
    취재후·사건후
투자에 목마른 스타트업… 쌈짓돈 출발이 20%

혁신적인 기술이나 아이디어를 가진 신생 벤처기업을 스타트업이라고 합니다. 스타트업이 안정적인 단계로 진입하느냐 소멸하느냐는 아이디어의 성패에 달려 있습니다.

정부에서 정책적으로 스타트업이나 창업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방안을 내놓고 있고 창업투자조합과 한국벤처투자조합을 통해 만들어진 벤처펀드가 지난해 말 20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돈은 모였는데 아이디어가 반짝이는 스타트업으로 자금이 흘러들어가는 '낙수효과'는 생각만큼 쉽지 않습니다. '투자'라는 것은 수익을 내야 하고 특히나 벤처 투자는 일종의 고위험 고수익을 노리는 금융상품이다보니 아이디어만 보고, 혹은 설익은 기술력만 보고 투자하기 어려운 겁니다.

이런 가운데, 대기업들이 앞다워 '스타트업을 키우겠다' 그리고 '중소기업과 상생하겠다'고 나서는 건 반가운 소식입니다. 대기업 입장에서는 4차산업 혁명 핵심동력인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의 기술을 가진 업체를 선점했을 때의 폭발력을 기대하고 뛰어드는 것이고 아이디어만 있는 '새싹' 기업들 입장에서도 단비를 만난 셈이죠.

국내 스타트업 현황 조사를 봐도 외부에서 자금을 투자받지 못해 본인 자금으로 시작했다고 답한 경우가 20% 정도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대기업에서 내민 손을 뿌리칠 스타트업이 있을까요. 대기업 사업팀과 만나는 순간, 이미 성공한 CEO라도 된 것 마냥 흥분할 겁니다. 장밋빛 미래를 꿈꾸며 대기업이 내민 손을 덥석 잡았다가 결국은 기자에게 폐업기를 들려줘야 했던 대표들을 만났습니다.

[연관 기사] 대기업 ‘스타트업’ 지원 봇물 “투자 약속만 믿었다간 낭패”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뺏는다?

특정 사안을 놓고 갈등이 생기면 당사자들은 각자 할 말이 있습니다. 특히, 사업이라면 '돈'이 얽혀 있다 보니 더 면밀하게 살펴야 한다는 심적 압박도 있었고 선의가 곡해된다며 대기업이 투자를 줄이면 피해는 또 창업기업들의 몫이니까요. 저는 '공정'에 집중했습니다.


기울어진 운동장… 을에겐 비밀은 없다

대기업에서 주최하는 육성 프로그램에 선정돼 계열사로부터 인수 약속까지 받았다가 결국은 인수 계획이 무산됐고 대기업 투자만 기다리고 있던 이 업체는 결국 폐업했습니다. 처음엔 저도 기업이 투자를 검토하다 혹은 인수를 하려다 철회할 수 있으니 흘려보낼 수 있는 제보라 생각했습니다.

2년 전입니다. 2016년, SKT(SK텔레콤)에서 스타트업 육성대회를 열었고 최종 열 팀 정도에 선정됩니다. 그러다 SKT 계열사가 인수하겠다고 나섭니다. 대기업에서 업체를 인수했을 때의 상황을 고려한 내부 자료까지 받아 본 업체 대표는 고무됐고 다른 투자처를 정리했습니다.

힘의 균형이 깨져버린 뒤 을에게 권리는 없었습니다. 기술자료와 영업기밀 등 자료들이 오가는데도 결국은 비밀유지협약서 작성은 못 했다는 게 업체 대표 주장입니다. 건너간 자료 리스트를 보면 기술도 기술인데 업체 대표의 구매층 정보 등도 고스란히 담겨 있어 자동차 관련 서비스를 시작할 때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내용이었습니다.


업체 대표는 투자 철회를 통보받기 직전까지도 이런 카톡을 주고받았다고 했습니다. 결국, 사업 담당자의 '늦어져서 미안하다'는 공허한 카톡만 남았습니다.


취재에 들어가자 SKT측은 이미 다 끝난 일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냈습니다. 이어, SKT측은 "계열사가 인수하기로 한 사안이니 공식 입장은 없다"였고 인수를 추진했던 SKT계열사인 SK플래닛은 "시장 경쟁력과 대기업 적합업종, 수익성을 고려한 철회" 였고 비밀유지협약서에 대해서는 "업체에서 요구했기 때문에 기밀유지협약서가 아닌 '기밀을 유지하기로 한다' 정도의 내용이 담긴 메일을 주고받았다"고 전했습니다.


'내 것 인 듯 내 것 아닌' 상표 따라하기

썸이 아니라 쌈입니다. 2016년, KT가 상표권 분쟁에 휘말렸습니다. 결과부터 말씀드리면 KT로부터 상표권 침해를 주장한 업체의 완패. 법률적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이야기는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고등학교 친구들 10명이 쌈짓돈을 풀어 앱을 하나 개발하고 2012년 본인들이 개발한 앱 ‘클립클립(CLIP CLIP)’를 가지고 KT와 함께 일했답니다. 계약 기간 3년이 끝나자마자 KT가 '클립(CLiP)’이라는 앱을 출시합니다. KT가 결국 하트 모양으로 바꾸는데 미래부 중재로 업체와 만나기로 한 날, 갑자기 '하트' 모양으로 바꿨답니다.
KT는 업체를 위해서 한 것이라 했다고 합니다.


업체가 내놓은 로고와 아래 두 개는 KT가 만든 로고입니다. 어떤가요?

KT가 내놓은 '클립’이라는 이름과 로고에 쓰인 모양이 비슷해 일으키는 착각은 스타트업 매출에 직격탄이었고 결국 사업을 접었습니다. 대기업이 유사 서비스만 시작해도 중소엔 치명적이란 걸 몰랐을까요? 억울해 하는 업체가 받은 건 KT 황창규 회장 직인이 찍힌 공문 한 장. 공문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공문 내용을 보면 법률적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지만 상생을 위해 비금전적인 협업을 해보자는 건데 2년 지나도록 논의는 없었습니다.


지난해 10월 국회 종합감사 때도 지적이 나왔었다고 하네요. 국회에 출석해 양사의 상표를 본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모티프가 거의 유사하다'며 '살펴보겠다'고 하기도 했습니다.



KT 측은 "함께 사업하지 않았고 자사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일 뿐"이라며 "비금전적인 방안을 논의하자고 공문을 보낸 게 잘못을 인정하는 건 아니다"는 입장입니다. 또, 당시 부서에서 근무했던 관계자들은 팀을 옮겨 더이상 확인은 쉽지 않다는 입장만 되풀이했습니다.

이번 국정감사에서도 비켜나가진 못했습니다. KT는 최근 5년 동안 하도급법을 위반한 기업 가운데 과징금 부과액이 21억 원이 넘어 가장 많았습니다. 횟수는 많지 않았지만 4년 전, KT가 태블릿 시장을 선점하려고 중소기업과 5백억 원대 납품 계약을 했다가 시장 반응이 예상보다 좋지 않자 모두 취소해버렸고 그 과정에서 부당함이 있었다고 판단받아 20억 8천원이란 거액 과징금을 부과받은 탓이었습니다.

매너 MAKES 상생

그럼, 대기업은 설렁설렁 만든 아이디어를 다 받아줘야 하나요? 기업 이익을 최우선으로 둬야 하는데 대기업이라고 작은 업체를 상대로 한 투자는 사업성이 없어도 진행해야 하나요?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없는데 대기업이 자체 개발한 상표가 하필 중소업체와 비슷하면 다 도용인가요? 업체가 본인의 지적재산권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는데 대기업은 알아서 지켜줘야 하나요?

물론, 절대 아닙니다. 다만, 과정 속에서 '을'에게 가해지는 부당함이 관행으로 이어지는 것은 고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암묵적 압박도 멈춰야 한다고 봅니다. 미국처럼 스타트업의 기업 아이디어를 활용하려면 인수해야 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다 보니 이런 일이 계속 나옵니다.

국회에서도 대기업 기술탈취를 막고자 비밀유지협약 체결 의무화나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등을 마련하자며 법을 발의했다고 합니다. 수개월이 지나 '해당 법안은 계류 중'인 현실을 마주하지 않길.

이런 4차산업혁명 스타트업 평균 업력은 6년 정도입니다. 이른바 '죽음의 계곡'을 버티는 스타트업이 적죠. 시장 경쟁력없는 기업이 도태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누군가' 에 의해 '의도적'으로 경쟁력이 상실되는 건 다른 문제입니다.

낭패 본 스타트업을 취재하는 동안 맴돌았던 사자성어를 소개하며 마무리할까 합니다. 석과불식(碩果不食). 후대를 생각해 가지 끝에 남아있는 최후의 씨과실인 석과는 먹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어찌 곡식뿐일까요? 지속적인 상생을 위해서라도 남김없이 먹어 치워 버리는 건 지양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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