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K] ① ‘족벌체제·채용비리’ 이유는?…국민 세금 빼먹기

입력 2018.11.15 (21:21) 수정 2018.11.15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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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비리 사립유치원 감사 보고서가 최근 공개되면서 국민적 공분을 샀습니다.

그럼, 어제(14일)와 그제(13일) 집중 보도해드린 사립 중고등학교는 어떨까요?

역시 비공개돼 왔습니다.

이게 바로 취재진이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받은 감사보고선데, 받아도 비공개가 많습니다.

전국의 사립중고등학교는 1,580여 곳인데요.

이들은 대부분 사유재산이니 국가는 개입하지 말라고 주장합니다.

사립학교법에서는 어떻게 정하고 있을까요?

사학의 특성에 비춰 자주성을 확보한다고 돼 있는데, 또 공공성을 높이라고도 써 있습니다.

사학의 재정 구조는 어떻게 돼 있는지, 왜 투명한 공개와 감시가 필요한 지 박혜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은혜중고등학교를 운영하는 은혜학원.

2016년, 설립자 이 모 씨는 학교에서 종교행사를 했다가 이사장직을 박탈당했습니다.

[경기교육청 감사관실 관계자/음성변조 : "예배라든지 이런 것들이 정규 과정이 아니잖아요. 그런것들이 이루어지게끔 방조한 부분으로 저흰 본거죠."]

하지만 이 씨 일가는 여전히 학교를 장악하고 있습니다.

후임 이사장은 부인이 넘겨 받았고, 아들과 둘째 딸은 각각 중학교와 고등학교 행정실 직원, 첫째 사위는 고등학교 교장, 둘째 사위는 재단 이사입니다.

며느리는 중학교 교사, 부인의 조카 2명은 각각 중학교 교감과 교사고, 조카와 손녀는 고등학교 직원입니다.

세명학원의 파주고등학교는 2016년 윤모 이사장이 딸을 부정 채용했다가 이사장직을 취소당했습니다.

면접에 직접 들어가 질문도 했습니다.

학교를 장악한 일가족, 아버지 힘으로 교사가 된 딸.

이들 족벌사학 가족들, 급여는 어디에서 받은걸까?

사립학교 재정은 교육청 지원금과 학부모 부담금, 그리고 재단 전입금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학부모 부담금은 급식비와 수학여행비 같은 일회성 경비로, 이를 제외하면 학교운영비 중 90% 이상이 교육청 지원금, 세금입니다.

앞서 본 은혜학원의 경우, 학교운영비 92억 7천만 원 가운데 99%인 91억 9천만 원이 교육청 지원금이었습니다.

재단이 낸 돈은 1%도 안 된다는 얘기입니다.

설립자 일가 중 학교에 취직한 8명의 급여, 바로 이 교육청 지원금, 즉 세금에서 나갔습니다.

파주고 전 이사장의 딸도 3년 동안 세금에서 급여를 받아갔습니다.

KBS가 전수 분석한 전국 사립중고등학교 감사보고서 3천3백여 건.

비리 사학으로 꼽은 80개 학교 사례만 보더라도, 문제점이 확연히 드러납니다.

최근 3년 동안 통계를 내 보니, 80개 중 76개 학교가 4대 보험료와 같은 재단이 반드시 내야 하는 돈조차 내지 않았습니다.

대신 세금이 들어갔습니다.

사립학교 재정이 투명하게 집행돼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17개 시도 교육청은 당초 이들 비리 사학들의 실태를 11월 15일자로 공개할 예정이었지만 갑자기 한 달 뒤로 미뤘습니다.

KBS 뉴스 박혜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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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탐사K] ① ‘족벌체제·채용비리’ 이유는?…국민 세금 빼먹기
    • 입력 2018-11-15 21:25:08
    • 수정2018-11-15 22:22:18
    뉴스 9
[앵커]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비리 사립유치원 감사 보고서가 최근 공개되면서 국민적 공분을 샀습니다.

그럼, 어제(14일)와 그제(13일) 집중 보도해드린 사립 중고등학교는 어떨까요?

역시 비공개돼 왔습니다.

이게 바로 취재진이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받은 감사보고선데, 받아도 비공개가 많습니다.

전국의 사립중고등학교는 1,580여 곳인데요.

이들은 대부분 사유재산이니 국가는 개입하지 말라고 주장합니다.

사립학교법에서는 어떻게 정하고 있을까요?

사학의 특성에 비춰 자주성을 확보한다고 돼 있는데, 또 공공성을 높이라고도 써 있습니다.

사학의 재정 구조는 어떻게 돼 있는지, 왜 투명한 공개와 감시가 필요한 지 박혜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은혜중고등학교를 운영하는 은혜학원.

2016년, 설립자 이 모 씨는 학교에서 종교행사를 했다가 이사장직을 박탈당했습니다.

[경기교육청 감사관실 관계자/음성변조 : "예배라든지 이런 것들이 정규 과정이 아니잖아요. 그런것들이 이루어지게끔 방조한 부분으로 저흰 본거죠."]

하지만 이 씨 일가는 여전히 학교를 장악하고 있습니다.

후임 이사장은 부인이 넘겨 받았고, 아들과 둘째 딸은 각각 중학교와 고등학교 행정실 직원, 첫째 사위는 고등학교 교장, 둘째 사위는 재단 이사입니다.

며느리는 중학교 교사, 부인의 조카 2명은 각각 중학교 교감과 교사고, 조카와 손녀는 고등학교 직원입니다.

세명학원의 파주고등학교는 2016년 윤모 이사장이 딸을 부정 채용했다가 이사장직을 취소당했습니다.

면접에 직접 들어가 질문도 했습니다.

학교를 장악한 일가족, 아버지 힘으로 교사가 된 딸.

이들 족벌사학 가족들, 급여는 어디에서 받은걸까?

사립학교 재정은 교육청 지원금과 학부모 부담금, 그리고 재단 전입금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학부모 부담금은 급식비와 수학여행비 같은 일회성 경비로, 이를 제외하면 학교운영비 중 90% 이상이 교육청 지원금, 세금입니다.

앞서 본 은혜학원의 경우, 학교운영비 92억 7천만 원 가운데 99%인 91억 9천만 원이 교육청 지원금이었습니다.

재단이 낸 돈은 1%도 안 된다는 얘기입니다.

설립자 일가 중 학교에 취직한 8명의 급여, 바로 이 교육청 지원금, 즉 세금에서 나갔습니다.

파주고 전 이사장의 딸도 3년 동안 세금에서 급여를 받아갔습니다.

KBS가 전수 분석한 전국 사립중고등학교 감사보고서 3천3백여 건.

비리 사학으로 꼽은 80개 학교 사례만 보더라도, 문제점이 확연히 드러납니다.

최근 3년 동안 통계를 내 보니, 80개 중 76개 학교가 4대 보험료와 같은 재단이 반드시 내야 하는 돈조차 내지 않았습니다.

대신 세금이 들어갔습니다.

사립학교 재정이 투명하게 집행돼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17개 시도 교육청은 당초 이들 비리 사학들의 실태를 11월 15일자로 공개할 예정이었지만 갑자기 한 달 뒤로 미뤘습니다.

KBS 뉴스 박혜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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