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허술한 ‘선로전환기 점검’…3인 1조 대신 1인 3역으로

입력 2018.12.12 (21:17) 수정 2018.12.13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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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렇게 승무원들의 소속이 본사와 자회사로 달라, 급박한 순간 소통이 어려운 것도 문제지만, 일할 사람이 모자라 안전을 책임지는 자리가 비어있는 점도 사고를 키우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KBS가 입수한 선로전환기 점검 관련 서류에는 코레일의 허술한 운영 상태가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습니다.

김나나 기자입니다.

[리포트]

강릉선 탈선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된 선로전환기.

평소 점검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을까.

한 철도역 근무자가 선로전환기 점검 때 작성한 운행안전협의서입니다.

선로에서 진행 상황을 감독해야 할 '총괄작업책임자'와 역 주변 사고에 대비해야 할 '안전관리자'가 같은 사람입니다.

'작업책임자'란은 아예 비어 있습니다.

1인 3역이라는 얘기인데, 엄연한 철도안전법 위반입니다.

[박OO/협의서 책임자/음성변조 : "운행 안전 관리만 해야 하는데 작업책임자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제 이름을 넣을 수밖에 없었던 형편입니다. 업무도 소홀해질 수밖에 없고."]

작업하는 동안 열차가 오는지 살피는 감시원도 한 칸은 비어있고 한 명만 배정했습니다.

[선로전환기 점검자/음성변조 : "(기차가) 양쪽에서 다 오니까, 시속 150km인데 일을 하다가 기차를 보는 순간에 목숨 날아갔다고 보면 되는 겁니다."]

이렇게 '필수 인원'을 채우지 못한 채 한두 명만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게 사실상 관행처럼 이어지고 있는 겁니다.

[선로전환기 점검자/음성변조 : "현장 나가보면 도유(기름칠) 안전 부분도 벌겋게 녹이 슬어 밀착이 안 돼서, 차가 탈선한다든지 빠진다든지. 위에서 하는 말은 안 해도 된다고 그러는 데가 있는데..."]

오영식 코레일 전 사장은 경영합리화로 인한 대규모 인력 감축이 사고의 근본 원인이라고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5천억 원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코레일이 경영 실적에만 매달려 안전에 필요한 인력과 예산을 지나치게 축소하지 않았는지, 경영 전반에 대한 감시와 개선이 필요합니다.

KBS 뉴스 김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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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레일, 허술한 ‘선로전환기 점검’…3인 1조 대신 1인 3역으로
    • 입력 2018-12-12 21:19:04
    • 수정2018-12-13 11:5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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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렇게 승무원들의 소속이 본사와 자회사로 달라, 급박한 순간 소통이 어려운 것도 문제지만, 일할 사람이 모자라 안전을 책임지는 자리가 비어있는 점도 사고를 키우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KBS가 입수한 선로전환기 점검 관련 서류에는 코레일의 허술한 운영 상태가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습니다. 김나나 기자입니다. [리포트] 강릉선 탈선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된 선로전환기. 평소 점검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을까. 한 철도역 근무자가 선로전환기 점검 때 작성한 운행안전협의서입니다. 선로에서 진행 상황을 감독해야 할 '총괄작업책임자'와 역 주변 사고에 대비해야 할 '안전관리자'가 같은 사람입니다. '작업책임자'란은 아예 비어 있습니다. 1인 3역이라는 얘기인데, 엄연한 철도안전법 위반입니다. [박OO/협의서 책임자/음성변조 : "운행 안전 관리만 해야 하는데 작업책임자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제 이름을 넣을 수밖에 없었던 형편입니다. 업무도 소홀해질 수밖에 없고."] 작업하는 동안 열차가 오는지 살피는 감시원도 한 칸은 비어있고 한 명만 배정했습니다. [선로전환기 점검자/음성변조 : "(기차가) 양쪽에서 다 오니까, 시속 150km인데 일을 하다가 기차를 보는 순간에 목숨 날아갔다고 보면 되는 겁니다."] 이렇게 '필수 인원'을 채우지 못한 채 한두 명만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게 사실상 관행처럼 이어지고 있는 겁니다. [선로전환기 점검자/음성변조 : "현장 나가보면 도유(기름칠) 안전 부분도 벌겋게 녹이 슬어 밀착이 안 돼서, 차가 탈선한다든지 빠진다든지. 위에서 하는 말은 안 해도 된다고 그러는 데가 있는데..."] 오영식 코레일 전 사장은 경영합리화로 인한 대규모 인력 감축이 사고의 근본 원인이라고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5천억 원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코레일이 경영 실적에만 매달려 안전에 필요한 인력과 예산을 지나치게 축소하지 않았는지, 경영 전반에 대한 감시와 개선이 필요합니다. KBS 뉴스 김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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