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 “장난전화 아냐, 안 죽었다”…‘한강 투신’ 20대 왜 구조 못 받았나

입력 2019.01.09 (07:07) 수정 2019.01.09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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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강 투신한 20대, 5분여 만에 119에 직접 신고
■ "마포대교서 뛰어내렸는데 안 죽어...수영 중"
■ 구조대 출동에도 못 찾아...사흘 뒤 시신으로
■ 유족 "119가 장난전화로 취급...대응 제대로 안해"

21살 난 대학생 조카를 둔 A씨. 지난해 11월 27일 오후, 경찰서 형사에게 전화 한 통을 받았습니다. 이날 새벽 조카 최 모 씨(21)가 마포대교에서 뛰어내렸다는 신고가 들어왔는데, CCTV에서는 투신 장면이 확인되지 않아 일단 실종 사건으로 보고 추적하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잠적한 줄 알았습니다. 평소 학업 문제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조카였습니다. 마침 대학 기말고사 기간이었기 때문에, 조카가 시험을 망치고 부모님 볼 낯이 없어 휴대전화를 끄고 잠적한 것으로 A씨는 짐작했습니다.

그러다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조카가 마포대교에서 투신했다는 걸 누가 신고했을까? 담당 형사에게 물어보니 예상치 못한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최○○씨 본인이 119에 전화해 신고한 걸로 돼 있는데요." 이후 A씨는 해당 통화 내역(녹음 파일)을 공개해달라고 서울시에 정보공개청구를 했습니다. 잠적한 조카를 찾을 수 있는 단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겁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 통화가 차디찬 강물 속에서 조카가 허우적대며 걸었던 구조 요청 전화일 줄 A씨는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실종 3일째인 11월 30일 오후. 마포대교에서 직선 거리로 8km 가까이 떨어진 가양대교 북단에서 최 씨의 시신이 발견됐습니다. 가족들은 최 씨가 학업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하고 투신해 생을 마감한 걸로 보고 담담히 장례를 치렀습니다. 충격적인 일은 그 이후에 벌어졌습니다.

"장례 치르고 며칠 지났을까. 서울시에 정보공개청구했던 통화 녹음 파일이 형(최 씨 아버지)에게 메일로 왔어요. 그걸 들어본 형이 충격을 받아서 저한테 연락을 해왔더군요. 회사를 조퇴하고 단번에 달려갔죠. 그 파일이 그런 내용일 줄은 정말 몰랐죠. 듣고는 몸이 얼어 붙어서 5분 정도는 아예 움직이지를 못했어요." (A씨, 숨진 최 씨의 작은아버지)

[연관 기사] [뉴스7] “5분 만에 구조 요청했지만”…‘마포대교 투신’ CCTV 공개

마포대교에서 뛰어내린 뒤 최소 10분 살아 있었다


뒤늦게 확인된 CCTV와 녹음 파일 등을 토대로, 투신 전후 최 씨의 행적을 추정해보면 이렇습니다.

새벽 1시 21분쯤, 최 씨는 마포대교 북단 3분의 1 지점에 도착합니다. 이후 휴대전화를 만지고 주변을 서성이다가, 1시 23분쯤 다리 난간으로 다가가 몸을 던집니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최 씨는 의식을 잃지 않았습니다. 투신한 지 5분이 넘은 1시 28분, 그는 강에 빠진 채 휴대전화로 직접 119에 전화를 겁니다. "마포대교에서 뛰어내렸는데 죽지 않았다"라고 말입니다. 비교적 침착하고 또렷한 목소리였지만, 구해달라는 다급한 요청이기도 했습니다.

2분 동안 이어진 통화를 마친 최 씨. 곧 출동 중인 영등포소방서 대원에게 걸려온 전화를 받습니다. 두 사람의 대화 내용은 아직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서울소방본부에 따르면, 소방대원이 현재 상태를 물었고 최 씨는 마포대교에서 뛰어내려서 수영 중이라고 대답했습니다. 물에 빠진 지 약 10분이 지난 시점에도 최 씨가 아직 생존해 있었다는 증거입니다.

그런데 당시 이 통화는 소방차의 사이렌 소리와 무전 소리 등 잡음이 섞여 원활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소방대원은 통화 시작 1분 40초 만인 새벽 1시 34분, 전화를 끊었습니다. 이것이 최 씨의 생전 마지막 통화였던 걸로 추정됩니다. 이후 소방차에 탑승 중이던 또 다른 대원이 곧바로 다시 전화를 걸었지만, 최 씨는 전화를 받지 않았습니다. 서울소방본부 조사 담당자는 "(이때쯤) 최 씨가 여전히 물에 떠 있었다고 볼 수도 없고, 어쩌면 최후의 상황이었을지도 모르고, 가늠할 수 없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3일 뒤 최 씨는 마포대교에서 하류 방향으로 약 8km 떨어진 곳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휴대전화와 입고 있던 점퍼는 유실된 상태였습니다.


구조 왜 못했나…"정확한 투신 시각 파악 못 해 수색 차질"

최 씨의 신고를 받은 119대원은 전화가 온 지 1분여 뒤, 소방서와 수난구조대에 출동 지령을 내렸습니다. 여의도수난구조대와 영등포소방서, 마포소방서에서 20명이 넘는 구조대원이 출동했습니다. 지령서에는 "마포대교에서 뛰어내렸다고 함"이라는 짧은 문장만 노출됐습니다. 이들은 새벽 1시 31분부터 탐조등을 비춰가며 마포대교 위, 아래를 15~20분 동안 수색했지만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서울소방본부 조사 담당자는 "수난 구조의 특성상 시야가 전방으로 트여있기 때문에 빠진 위치를 정확히 몰라도 거의 사람을 찾을 수 있는데, 최 씨는 발견되지 않았다"면서 "당시 출동대원들은 최 씨가 추락한 지 상당 시간(8분 이상)이 지났다는 걸 알지 못했다"라고 말했습니다. 통상적으로 수난 사고는 (목격자에 의해) 1~2분 안에 신고가 들어오기 때문에, 현장 대원들도 이를 염두에 두고 조사 범위를 좁게 정했으리라는 설명입니다. 소방본부 측은 "최 씨가 당시 이미 마포대교에서 상당 부분 벗어났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마포대교 위에 설치된 CCTV도 수색에 별 도움을 주지 못했습니다. 출동 지령 이후, 수난구조대 사무실에 남은 대원은 CCTV를 확인했습니다. 신고자의 정확한 투신 위치를 확인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문제는 이 대원 역시 최 씨가 투신한 시간이 언제인지 몰랐다는 겁니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최 씨가 119에 전화를 건 시점은 투신한 지 거의 6분 가까이 지난 뒤였습니다. 그러나 CCTV를 돌려본 담당 대원은, 최초 신고가 들어온 새벽 1시 28분으로부터 5분 전 장면까지만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최 씨가 이미 다리 밑으로 몸을 던진 뒤의 장면만을 확인했으니, 아무런 단서도 찾아내지 못한 겁니다.


"20분 만에 수색 종료…신고 신빙성 의심한 듯"


보통 한강에 사람이 빠졌다는 신고가 접수되면, 구조대원들은 그 사람을 찾을 때까지 수색을 계속합니다. 하지만 최 씨의 경우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단서가 없었다고 해도, 출동 대원들은 왜 15~20분 만에 수색을 끝내고 철수했을까요?

소방당국은 당시 최 씨의 신고를 받은 119대원 B씨가 '허위 신고' 가능성을 높게 본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B씨는 최 씨와의 통화에서 "한강인데 말을 잘한다" "수영하시면서 이렇게 전화까지 하는 거 보니 대단하다"라고 말했습니다. 통화를 마친 뒤에는 현장 대원들과 무전 중인 다른 동료에게 "(신고자가) 말도 어눌하고 상태가 상당히 좀 안 좋은 상태였다"라고 전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서울소방본부 측은 B씨의 대응이 부적절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최 씨의 신고가 워낙 이례적인 경우였기 때문에 B씨가 그 신빙성을 의심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서울소방본부 조사 담당자는 "수난 사고는 투신한 당사자에게 신고가 들어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면서 "한강에 뛰어내릴 경우 대부분 의식을 잃고 기절한다. 투신한 사람이 수영한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힘들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서울소방본부의 감찰 조사를 받고 있는 B씨는 충격에 빠진 채 사건에 대한 분명한 설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최 씨 유족 측은 B씨를 비롯한 현장 대원들의 대응이 미흡했다고 항의하고 있습니다. 최 씨의 작은 아버지인 A씨는 "뛰어내린 건 조카 잘못"이라면서도 "맘이 바뀌어서 살려 달라고 요청했는데, 사람 목숨을 살릴 의무를 가진 사람들이 여러 부분을 놓쳤고 결국 조카가 죽었다는 것이 굉장히 서글프다"라고 말했습니다. 서울소방본부는 유족의 요청으로 지난해 12월 말부터 감사부서에서 사건을 철저히 조사 중이라며, 담당자들의 대응이 적절했는지와 징계 여부 등은 조사 결과가 나와봐야 알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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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후] “장난전화 아냐, 안 죽었다”…‘한강 투신’ 20대 왜 구조 못 받았나
    • 입력 2019-01-09 07:07:15
    • 수정2019-01-09 08:32:20
    취재후·사건후
■ 한강 투신한 20대, 5분여 만에 119에 직접 신고
■ "마포대교서 뛰어내렸는데 안 죽어...수영 중"
■ 구조대 출동에도 못 찾아...사흘 뒤 시신으로
■ 유족 "119가 장난전화로 취급...대응 제대로 안해"

21살 난 대학생 조카를 둔 A씨. 지난해 11월 27일 오후, 경찰서 형사에게 전화 한 통을 받았습니다. 이날 새벽 조카 최 모 씨(21)가 마포대교에서 뛰어내렸다는 신고가 들어왔는데, CCTV에서는 투신 장면이 확인되지 않아 일단 실종 사건으로 보고 추적하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잠적한 줄 알았습니다. 평소 학업 문제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조카였습니다. 마침 대학 기말고사 기간이었기 때문에, 조카가 시험을 망치고 부모님 볼 낯이 없어 휴대전화를 끄고 잠적한 것으로 A씨는 짐작했습니다.

그러다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조카가 마포대교에서 투신했다는 걸 누가 신고했을까? 담당 형사에게 물어보니 예상치 못한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최○○씨 본인이 119에 전화해 신고한 걸로 돼 있는데요." 이후 A씨는 해당 통화 내역(녹음 파일)을 공개해달라고 서울시에 정보공개청구를 했습니다. 잠적한 조카를 찾을 수 있는 단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겁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 통화가 차디찬 강물 속에서 조카가 허우적대며 걸었던 구조 요청 전화일 줄 A씨는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실종 3일째인 11월 30일 오후. 마포대교에서 직선 거리로 8km 가까이 떨어진 가양대교 북단에서 최 씨의 시신이 발견됐습니다. 가족들은 최 씨가 학업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하고 투신해 생을 마감한 걸로 보고 담담히 장례를 치렀습니다. 충격적인 일은 그 이후에 벌어졌습니다.

"장례 치르고 며칠 지났을까. 서울시에 정보공개청구했던 통화 녹음 파일이 형(최 씨 아버지)에게 메일로 왔어요. 그걸 들어본 형이 충격을 받아서 저한테 연락을 해왔더군요. 회사를 조퇴하고 단번에 달려갔죠. 그 파일이 그런 내용일 줄은 정말 몰랐죠. 듣고는 몸이 얼어 붙어서 5분 정도는 아예 움직이지를 못했어요." (A씨, 숨진 최 씨의 작은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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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대교에서 뛰어내린 뒤 최소 10분 살아 있었다


뒤늦게 확인된 CCTV와 녹음 파일 등을 토대로, 투신 전후 최 씨의 행적을 추정해보면 이렇습니다.

새벽 1시 21분쯤, 최 씨는 마포대교 북단 3분의 1 지점에 도착합니다. 이후 휴대전화를 만지고 주변을 서성이다가, 1시 23분쯤 다리 난간으로 다가가 몸을 던집니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최 씨는 의식을 잃지 않았습니다. 투신한 지 5분이 넘은 1시 28분, 그는 강에 빠진 채 휴대전화로 직접 119에 전화를 겁니다. "마포대교에서 뛰어내렸는데 죽지 않았다"라고 말입니다. 비교적 침착하고 또렷한 목소리였지만, 구해달라는 다급한 요청이기도 했습니다.

2분 동안 이어진 통화를 마친 최 씨. 곧 출동 중인 영등포소방서 대원에게 걸려온 전화를 받습니다. 두 사람의 대화 내용은 아직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서울소방본부에 따르면, 소방대원이 현재 상태를 물었고 최 씨는 마포대교에서 뛰어내려서 수영 중이라고 대답했습니다. 물에 빠진 지 약 10분이 지난 시점에도 최 씨가 아직 생존해 있었다는 증거입니다.

그런데 당시 이 통화는 소방차의 사이렌 소리와 무전 소리 등 잡음이 섞여 원활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소방대원은 통화 시작 1분 40초 만인 새벽 1시 34분, 전화를 끊었습니다. 이것이 최 씨의 생전 마지막 통화였던 걸로 추정됩니다. 이후 소방차에 탑승 중이던 또 다른 대원이 곧바로 다시 전화를 걸었지만, 최 씨는 전화를 받지 않았습니다. 서울소방본부 조사 담당자는 "(이때쯤) 최 씨가 여전히 물에 떠 있었다고 볼 수도 없고, 어쩌면 최후의 상황이었을지도 모르고, 가늠할 수 없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3일 뒤 최 씨는 마포대교에서 하류 방향으로 약 8km 떨어진 곳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휴대전화와 입고 있던 점퍼는 유실된 상태였습니다.


구조 왜 못했나…"정확한 투신 시각 파악 못 해 수색 차질"

최 씨의 신고를 받은 119대원은 전화가 온 지 1분여 뒤, 소방서와 수난구조대에 출동 지령을 내렸습니다. 여의도수난구조대와 영등포소방서, 마포소방서에서 20명이 넘는 구조대원이 출동했습니다. 지령서에는 "마포대교에서 뛰어내렸다고 함"이라는 짧은 문장만 노출됐습니다. 이들은 새벽 1시 31분부터 탐조등을 비춰가며 마포대교 위, 아래를 15~20분 동안 수색했지만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서울소방본부 조사 담당자는 "수난 구조의 특성상 시야가 전방으로 트여있기 때문에 빠진 위치를 정확히 몰라도 거의 사람을 찾을 수 있는데, 최 씨는 발견되지 않았다"면서 "당시 출동대원들은 최 씨가 추락한 지 상당 시간(8분 이상)이 지났다는 걸 알지 못했다"라고 말했습니다. 통상적으로 수난 사고는 (목격자에 의해) 1~2분 안에 신고가 들어오기 때문에, 현장 대원들도 이를 염두에 두고 조사 범위를 좁게 정했으리라는 설명입니다. 소방본부 측은 "최 씨가 당시 이미 마포대교에서 상당 부분 벗어났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마포대교 위에 설치된 CCTV도 수색에 별 도움을 주지 못했습니다. 출동 지령 이후, 수난구조대 사무실에 남은 대원은 CCTV를 확인했습니다. 신고자의 정확한 투신 위치를 확인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문제는 이 대원 역시 최 씨가 투신한 시간이 언제인지 몰랐다는 겁니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최 씨가 119에 전화를 건 시점은 투신한 지 거의 6분 가까이 지난 뒤였습니다. 그러나 CCTV를 돌려본 담당 대원은, 최초 신고가 들어온 새벽 1시 28분으로부터 5분 전 장면까지만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최 씨가 이미 다리 밑으로 몸을 던진 뒤의 장면만을 확인했으니, 아무런 단서도 찾아내지 못한 겁니다.


"20분 만에 수색 종료…신고 신빙성 의심한 듯"


보통 한강에 사람이 빠졌다는 신고가 접수되면, 구조대원들은 그 사람을 찾을 때까지 수색을 계속합니다. 하지만 최 씨의 경우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단서가 없었다고 해도, 출동 대원들은 왜 15~20분 만에 수색을 끝내고 철수했을까요?

소방당국은 당시 최 씨의 신고를 받은 119대원 B씨가 '허위 신고' 가능성을 높게 본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B씨는 최 씨와의 통화에서 "한강인데 말을 잘한다" "수영하시면서 이렇게 전화까지 하는 거 보니 대단하다"라고 말했습니다. 통화를 마친 뒤에는 현장 대원들과 무전 중인 다른 동료에게 "(신고자가) 말도 어눌하고 상태가 상당히 좀 안 좋은 상태였다"라고 전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서울소방본부 측은 B씨의 대응이 부적절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최 씨의 신고가 워낙 이례적인 경우였기 때문에 B씨가 그 신빙성을 의심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서울소방본부 조사 담당자는 "수난 사고는 투신한 당사자에게 신고가 들어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면서 "한강에 뛰어내릴 경우 대부분 의식을 잃고 기절한다. 투신한 사람이 수영한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힘들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서울소방본부의 감찰 조사를 받고 있는 B씨는 충격에 빠진 채 사건에 대한 분명한 설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최 씨 유족 측은 B씨를 비롯한 현장 대원들의 대응이 미흡했다고 항의하고 있습니다. 최 씨의 작은 아버지인 A씨는 "뛰어내린 건 조카 잘못"이라면서도 "맘이 바뀌어서 살려 달라고 요청했는데, 사람 목숨을 살릴 의무를 가진 사람들이 여러 부분을 놓쳤고 결국 조카가 죽었다는 것이 굉장히 서글프다"라고 말했습니다. 서울소방본부는 유족의 요청으로 지난해 12월 말부터 감사부서에서 사건을 철저히 조사 중이라며, 담당자들의 대응이 적절했는지와 징계 여부 등은 조사 결과가 나와봐야 알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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