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의 눈]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 급부상…사재기 현상까지

[앵커]

영국과 유럽연합의 '브렉시트 합의안'이 영국 하원에서 부결되면서, 유럽이 큰 혼란에 빠졌습니다.

찬성 202표, 반대 432표, 230표 차로 부결됐는데, 야권은 반대쪽에 몰표를 던졌고, 집권 보수당에서도 이탈표가 118표나 나오는 영국 의정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제1야당인 노동당은 즉각 정부 불신임안을 냈습니다.

불신임안이 가결되면 조기 총선이 치러질 수 있고, 부결되더라도 메이 총리는 곧바로 대안인 이른바 '플랜 B'를 내놔야 합니다.

EU 자동 탈퇴 시한이 이제 두 달여 밖에 남지 않았는데, 혼란스러운 영국의 앞길은 여전히 첩첩산중입니다.

유광석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충격적 패배를 당한 메이 총리,

일단 21일까지 '플랜 B'를 마련해 각 당 지도부와 치열한 협상을 벌일 계획입니다.

[테레사 메이/영국 총리 : "긴급히 발전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진정 협상 가능하고 하원의 충분한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대안에 집중해야 합니다."]

안갯속 정국에서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오는 가운데, 아무 협정 없이 EU를 떠나는 '노 딜' 브렉시트 현실화 가능성이 우선 거론되고 있습니다.

3월 29일까지인 탈퇴 시한이 임박했고, 현재 뚜렷한 대안이 없기 때문입니다.

노 딜 브렉시트가 실행되면 영국은 당장 EU 회원국이 아닌 제3국 위치에 놓이게 됩니다.

EU 규정이 아닌 세계무역기구 체제를 적용받게 돼 통관시 각종 세금이 새로 부과됩니다.

EU는 물론 우리나라와 일본, 미국 등 각국과도 별도 무역협정을 맺어야 합니다.

노 딜 브렉시트 우려에 영국사회 일부에선 식품과 의약품 공급 차질에 대비해 사재기 현상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영국 정부가 EU와 재협상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EU는 영국에 후속조치를 명확히 하라고 압박하며, 노 딜 대비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혀 재협상 가능성은 미지수입니다.

[마이레드 맥기네스/유럽의회 부의장 : "영국 내 사고방식에 아직도 불확실성이 있는 것 같아 걱정입니다."]

국민투표 재실시 주장도 있지만, 물리적으로 탈퇴 시한까지는 불가능합니다.

메이 총리가 돌파구 마련을 위해 조기 총선을 요구하거나 브렉시트 연기 가능성도 거론되는 가운데, 영국 사회가 혼란과 불분명한 상황에 놓였다는 점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KBS 뉴스 유광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