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시험대 오른 ‘미투’ 소재 광고…당신의 생각은?

입력 2019.01.18 (10:51) 수정 2019.01.18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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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017년 미국에서 시작된 성폭력 고발 운동 '미투'.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지구촌에서 계속되고 있는데요.

얼마 전, 미국의 한 면도기 회사가 남성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비판하며, '미투' 지지 광고를 내보내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자세한 이야기, 지구촌인에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여성에게 추파를 던지고, 여성의 엉덩이를 만지려는 모습을 보며 박장대소하는 남자들.

회의 중 거리낌 없이 여직원의 어깨를 만지는 상사의 모습도 보입니다.

지난 14일에 공개된 한 면도기 회사의 광고입니다.

인터넷에 공개되자마자 엄청난 조회 수를 기록하며 화제가 됐는데요.

이 광고가 '무엇이 올바른 남성성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미투 운동'을 지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케이트 리차드/브랜드 마케팅 기자 : "광고는 지금 전 세계가 직면한 매우 중요한 이슈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별히, 남자가 성인이 됐을 때 말이죠. 왕따를 시키고, 당하는 어린 남자아이의 모습, 미투 영역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광고는 미투 운동과 왕따 관련 사건을 보도하는 뉴스 소리로 시작합니다.

내레이터는 '남자들은 원래 그렇다'는 관념을 비판하면서, '그것이 남자가 얻을 수 있는 최선의 것이냐?'고 되묻습니다.

그리고 성희롱, 성추행 등을 서슴지 않는 남성들의 모습에 "그것은 너무 오래 계속되었다. 똑같은 변명을 늘어놓고 웃어넘겨선 안 된다"며, 행동 변화를 촉구하고 있는데요.

이 광고를 본 사람들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습니다.

한쪽에선 '남성 전체를 문제가 있는 것처럼 묘사한 것은 모욕적'이라며 불매 운동을 펼치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방송인이자 칼럼니스트인 제이미 클락슨도, TV쇼에서 그런 의견을 내비쳤습니다.

[클락슨/방송인 : "나는 이제 이 회사 제품을 사지 않을 겁니다."]

반면 '잘 만든 광고'라고 극찬하며, '왜 분노하는지 모르겠다'는 이들도 있는데요.

[트위터 사용자 : "정말 감명 받았어요. 대담하고 고무적이에요. 유해한 남성성에 대한 변명은 그만하세요. 남자는 원래 그렇다는 말은 이제 지겨워요. 우리가 필요로 하는 목소리를 내준 회사에 감사드립니다."]

논란이 일자 회사 측은, '이것은 중요한 대화'이며, '우리는 오늘날 일어나고 있는 일을 사실적으로 보고, 변화를 고무시키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렇다면, 현실 속 '미투'는 어떻게 돼가고 있을까요?

미국의 유명 배우 겸 코미디언인 빌 코스비입니다.

미투 폭로를 통해 성폭행 전력이 드러나면서, 지난해 12월, 미국의 유명인 가해자 가운데 처음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케빈 스틸/검사 : "빌 코스비의 가면 뒤에 숨겨진 진짜 모습이 드러났고 그는 이제 감옥으로 갑니다."]

하지만 용기낸 '미투'는 아픔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2017년 5월, 50대 남성 기자의 성폭행을 고발해 일본의 미투를 이끈 이토 시오리 씨.

지난해 7월부터 영국에 살고 있습니다.

미투 폭로 이후, 불특정 다수의 끊임없는 비난이 그녀를 괴롭혔고, 결국, 일본을 떠난 것인데요.

[이토 시오리/일본인 미투 폭로자 : "'그냥 죽는 게 나아' '피해자는 무슨 피해자'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계속 이렇게 생활할 필요는 없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나라도 지난해부터 수많은 미투 고발이 이어졌고 응원하는 목소리도 많았지만, 그 속에서 당사자들은 이토 시오리씨처럼 아픔을 감내해야 했습니다.

이런 현실 속에서 남성들의 행동 변화를 촉구하는 이 광고.

외신들은 거대 소비 브랜드가 민감한 사회 운동에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 시험대에 올랐다고 평가하는 한편, '화제몰이'를 위한 상업적 광고라는 비판도 잊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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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IN] 시험대 오른 ‘미투’ 소재 광고…당신의 생각은?
    • 입력 2019-01-18 10:47:29
    • 수정2019-01-18 11:06:37
    지구촌뉴스
[앵커]

2017년 미국에서 시작된 성폭력 고발 운동 '미투'.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지구촌에서 계속되고 있는데요.

얼마 전, 미국의 한 면도기 회사가 남성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비판하며, '미투' 지지 광고를 내보내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자세한 이야기, 지구촌인에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여성에게 추파를 던지고, 여성의 엉덩이를 만지려는 모습을 보며 박장대소하는 남자들.

회의 중 거리낌 없이 여직원의 어깨를 만지는 상사의 모습도 보입니다.

지난 14일에 공개된 한 면도기 회사의 광고입니다.

인터넷에 공개되자마자 엄청난 조회 수를 기록하며 화제가 됐는데요.

이 광고가 '무엇이 올바른 남성성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미투 운동'을 지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케이트 리차드/브랜드 마케팅 기자 : "광고는 지금 전 세계가 직면한 매우 중요한 이슈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별히, 남자가 성인이 됐을 때 말이죠. 왕따를 시키고, 당하는 어린 남자아이의 모습, 미투 영역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광고는 미투 운동과 왕따 관련 사건을 보도하는 뉴스 소리로 시작합니다.

내레이터는 '남자들은 원래 그렇다'는 관념을 비판하면서, '그것이 남자가 얻을 수 있는 최선의 것이냐?'고 되묻습니다.

그리고 성희롱, 성추행 등을 서슴지 않는 남성들의 모습에 "그것은 너무 오래 계속되었다. 똑같은 변명을 늘어놓고 웃어넘겨선 안 된다"며, 행동 변화를 촉구하고 있는데요.

이 광고를 본 사람들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습니다.

한쪽에선 '남성 전체를 문제가 있는 것처럼 묘사한 것은 모욕적'이라며 불매 운동을 펼치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방송인이자 칼럼니스트인 제이미 클락슨도, TV쇼에서 그런 의견을 내비쳤습니다.

[클락슨/방송인 : "나는 이제 이 회사 제품을 사지 않을 겁니다."]

반면 '잘 만든 광고'라고 극찬하며, '왜 분노하는지 모르겠다'는 이들도 있는데요.

[트위터 사용자 : "정말 감명 받았어요. 대담하고 고무적이에요. 유해한 남성성에 대한 변명은 그만하세요. 남자는 원래 그렇다는 말은 이제 지겨워요. 우리가 필요로 하는 목소리를 내준 회사에 감사드립니다."]

논란이 일자 회사 측은, '이것은 중요한 대화'이며, '우리는 오늘날 일어나고 있는 일을 사실적으로 보고, 변화를 고무시키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렇다면, 현실 속 '미투'는 어떻게 돼가고 있을까요?

미국의 유명 배우 겸 코미디언인 빌 코스비입니다.

미투 폭로를 통해 성폭행 전력이 드러나면서, 지난해 12월, 미국의 유명인 가해자 가운데 처음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케빈 스틸/검사 : "빌 코스비의 가면 뒤에 숨겨진 진짜 모습이 드러났고 그는 이제 감옥으로 갑니다."]

하지만 용기낸 '미투'는 아픔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2017년 5월, 50대 남성 기자의 성폭행을 고발해 일본의 미투를 이끈 이토 시오리 씨.

지난해 7월부터 영국에 살고 있습니다.

미투 폭로 이후, 불특정 다수의 끊임없는 비난이 그녀를 괴롭혔고, 결국, 일본을 떠난 것인데요.

[이토 시오리/일본인 미투 폭로자 : "'그냥 죽는 게 나아' '피해자는 무슨 피해자'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계속 이렇게 생활할 필요는 없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나라도 지난해부터 수많은 미투 고발이 이어졌고 응원하는 목소리도 많았지만, 그 속에서 당사자들은 이토 시오리씨처럼 아픔을 감내해야 했습니다.

이런 현실 속에서 남성들의 행동 변화를 촉구하는 이 광고.

외신들은 거대 소비 브랜드가 민감한 사회 운동에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 시험대에 올랐다고 평가하는 한편, '화제몰이'를 위한 상업적 광고라는 비판도 잊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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