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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언론 오도독] 트럼프 국정연설과 한-미 언론이 말하기 꺼려하는 5가지의 팩트들
입력 2019.02.10 (10:02) 수정 2019.02.10 (11:40) 한국언론 오도독
[한국언론 오도독] 트럼프 국정연설과 한-미 언론이 말하기 꺼려하는 5가지의 팩트들
비슷했다
80분간의 연설 내내 미국 공화당 의원들은 수시로 기립 박수를 치고 환호하며 “유에스에이(USA)”를 연호했다. 지난 5일(현지 시각) 워싱턴 D.C. 미 연방의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국정연설을 통해 꺼내든 전가의 보도는 역시 애국주의, 중상주의, 미국 이익 최우선주의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9년 국정연설을 통해 자유무역에 대한 가치보다는 미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뜻을 거듭 확인했다. 이민에 대한 미국인들의 전통적 관용 정신은 부정하고 자신은 현재 미 시민권자들의 일자리만 챙기면 그만이라는 식의 기존 주장을 이어갔다. 자신의 집권 이후 미국이 에너지 순 수출국으로 변모했다고 자랑스레 주장하는(올해 말쯤이면 미국이 에너지 순 수출국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기는 하지만 발언 시점에서는 이 말이 팩트는 아니었다)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세계인들이 읽은 메시지는 분명했다. 그는 재삼 명확히 ‘미국 우리만 잘살면 된다’를 말하고 있었다.


달랐다
그러나 지난 2018년 국정연설과 대비해 크게 바뀐 부분도 있었다. 2018년 국정연설에서는 북한을 인권 탄압국으로 맹비난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에는 북한에 대해 정반대의 메시지를 던졌다.

미국은 북한과 새롭고 대담한 외교를 펼치며 한반도의 역사적 평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그 성과로 이미 북한에 억류 중이었던 미국인 인질들이 석방됐고, 북한의 핵무기 실험이 중단됐으며, 북한의 미사일 발사도 15개월 이상 없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자신이 대통령으로 선출되지 않았다면 미국은 북한과 대규모 전쟁(major war)을 벌이고 있을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과 베트남에서 이달 27일부터 1박 2일 동안 정상회담을 한다고 밝히면서 말이다.


비슷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에 대한 미국 언론의 반응은 지난해와 비슷하게 적대적이었다. 미국 언론은 실시간 팩트체크등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사실이 아니다거나 과장됐다, 또는 국민을 오도할 수 있는 표현이었다 등으로 분석하며 대통령 비판에 주력했다. 특히 2차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서는 매우 비판적인 태도를 보인 언론이 다수였다. 공산주의 독재국가인 북한을 믿을 수 없다거나 북한은 여전히 핵시설을 폐기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론이 우세했다. 북한이 핵 포기를 전제로 해야만 미국이 대화할 수 있는 것이 아니냐는 미국 중심주의적 세계관에 따라 전개된 기사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외교의 일반 원칙인 상호주의에 따라 미국이 양보할 여지는 어디까지일까를 모색하는 기사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었다.


북한에 대한 강경한 입장은 조선일보도 비슷했다.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 직후에도 사설을 통해 이제 북핵을 해결할 수 있는 마지막 남은 방법은 대북 제재 망을 더 촘촘하게, 더 강력하게 짜서 김정은을 완전히 봉쇄 차단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던 조선일보는 올 국정연설을 통해 미국 대통령의 정책 기조가 완전히 정반대로 바뀌었음을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잘되지 않기를 기원하는 듯한 기사를 실었다. 기사 제목 자체가 이렇다.


“美협상팀 평양 내릴 때, 트럼프는 회담날짜 발표… 또 졸속회담 되나”


이는 2차 북미회담의 3가지 시나리오라며 '영변 핵 폐기 스몰딜', '영변 뛰어넘는 빅딜', '싱가포르 수준 재탕' 등의 다면적 전망 보도를 한 중앙일보나 1차 북미정상회담과는 달리 이틀간 끝장 논의를 한다며 다소간의 기대감을 투영한 동아일보의 논조와도 크게 대비되는 양태다. 조선일보는 1년 만에 돌변해 북미 정상 간 대화를 통해 한반도의 평화를 정착시키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트럼프 대통령이 미워진 것 같다.


한-미 언론이 말하기 꺼리는 5가지 팩트들

그러나 현재의 한-미 두 대통령을 극도로 싫어하는 듯한 자신들의 감정이 밴 기사들을 양산하고 있는 두 나라 주요 신문사들이 잘 말하려 하지 않는 팩트들을 정리해보면 한반도 국제 정세가 크게 호전됐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1. 트럼프 대통령이 국정연설에서 말했듯이 북한이 지난 15개월 동안 미사일을 쏘지 않았다는 것은 명확한 팩트다.

2. 대부분 까맣게 잊고 있겠지만 바로 1년 전까지만 해도 트럼프가 언급했던 대규모 전쟁(major war)이 목전에 이른 것처럼 보였다. 2018년 2월 28일 존 볼튼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트럼프 정부의 국가안보 보좌관으로 임명되기 이전)는 미 월스트리저널(WSJ) 기고문을 통해 미국이 법적으로도 북한을 선제공격할 수 있는 길이 있으며, 꼭 마지막 순간까지 인내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같은해 3월 2일 린지 그레이엄 미 상원의원도 CNN과의 인터뷰를 통해 북한과의 전쟁이 장기적으로는 가치가 있을 것이다고 말했고, 3월 4일 더글라스 맥그레고르 미 군사평론가는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북한과의 전쟁은 곧바로 미-중 전쟁으로 치달을 것이라고 경고했으며, 호주 공영방송 ABC도 3월 2일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하면 그것은 국지전이 아니라 세계 대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3. 그럼 그보다 이전인 박근혜 정부 때는 한반도의 정세가 평화롭고 안정됐던가? 2016년 7월 박근혜 정부가 미국의 일방적 요구에 밀려 사드 배치를 결정한 바로 다음날 북한은 잠수함 탄도미사일, SLBM 한 발을 동해 상에 발사했고, 중국은 한국에 대한 대규모 경제 보복에 나섰다. 이후 근 2년에 걸친 중국의 경제보복으로 한국의 무역, 관광 산업이 막대한 타격을 입고, 중국인 관광객들의 국내 입국이 크게 줄어 중소 자영업자들까지 피해를 호소했지만, 한국 정부는 미-중 사이에 끼어 변변한 대책 하나 내놓지 못했다.

4. 그러나 박근혜 전 대통령이 ‘통일 대박론’을 내세웠던 그즈음에 맞춰 조선일보는 2014년 1월 1일부터 ‘통일이 미래다’는 기획 보도 시리즈를 통해 박근혜 정부의 대북 대화 노선을 강력히 지지했다. 당시 조선일보는 7개월 동안 무려 250건에 달하는 관련 기사를 쏟아내며 한반도에 통일 분위기를 조성하려 시도했다. 지금과는 180도 다른 모습이었다.

5. 미국 언론이 공산주의 독재국가이자 인권 탄압국인 북한과 대화를 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듯이 주장하고 있지만,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2016년 3월 20일 쿠바와 국교 정상화를 단행할 당시에도 인권 운동단체들은 쿠바의 인권 유린 상황을 비판하며 오바마의 쿠바 방문 자체를 반대했다. 미국 역사상 가장 모멸스러운 전쟁이었다는 평가를 받는 베트남전을 치렀던 미국이 1995년 전쟁 당사국이었던 베트남과 국교를 정상화한 이후에도 베트남의 공산당 일당 독재체제는 유지됐고, 베트남 정부의 인권 탄압 실태는 좀처럼 개선되지 않았다. 심지어 수교 12년 후인 2007년 응웬 떤 중 베트남 총리가 미국을 방문할 당시에도 미 의원들과 베트남계 인권단체 등은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에게 베트남 총리와의 회담에서 인권실태를 주요 의제로 삼을 것을 촉구했다. 또, 미국은 1979년 중국과 수교했지만, 중국은 여전히 공산당 일당 독재국가다. 1989년 천안문에서 민주화 운동이 일어났을 당시('천안문 사태') 중국 정부는 베이징 도심에서 잔인하고 무자비한 학살을 감행해 수 백 명 이상이 살해된 것으로 알려졌다.

세 나라의 사례 모두가 가리키는 것은 일치한다.
베트남도, 중국도, 쿠바도 공산당 일당 독재체제에 바탕을 둔 이른바 '국가 자본주의'(state-capitalism)의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은 인권이나 민주주의 수준을 앞장세워 말하고 있지만,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에서 더욱 중요한 것은 인권이나 민주주의가 아니라 세계 자본주의로의 편입 여부였다.

이 모든 역사적 사실들과 트럼프의 국정연설, 그리고 그에 대한 한-미 언론의 태도를 종합해보면 트럼프는 어떻게든 자국의 경제적 이익을 취하려 한다는 점에서 철저히 실리적이라고 평가된다. 미국 언론은 보편적 가치인 인권을 내세워 또 다른 보편적 가치인 한반도의 평화를 가로막고 있다는 점에서 다분히 위선적이라 말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박근혜 정부 때는 통일 무드 조성에 앞장서고,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남북대화나 북미회담 자체를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조선일보 같은 언론은 어떤 평가를 받아야 할까? 조선일보의 북한 관련 기사들이 미국식 위선과 정파적 사익이 합쳐진 결과물이라면 그것은 과연 진실한 것인가? 심지어는 한국의 국익에도 배치되는 것이 아닌가 말이다.
  • [한국언론 오도독] 트럼프 국정연설과 한-미 언론이 말하기 꺼려하는 5가지의 팩트들
    • 입력 2019.02.10 (10:02)
    • 수정 2019.02.10 (11:40)
    한국언론 오도독
[한국언론 오도독] 트럼프 국정연설과 한-미 언론이 말하기 꺼려하는 5가지의 팩트들
비슷했다
80분간의 연설 내내 미국 공화당 의원들은 수시로 기립 박수를 치고 환호하며 “유에스에이(USA)”를 연호했다. 지난 5일(현지 시각) 워싱턴 D.C. 미 연방의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국정연설을 통해 꺼내든 전가의 보도는 역시 애국주의, 중상주의, 미국 이익 최우선주의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9년 국정연설을 통해 자유무역에 대한 가치보다는 미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뜻을 거듭 확인했다. 이민에 대한 미국인들의 전통적 관용 정신은 부정하고 자신은 현재 미 시민권자들의 일자리만 챙기면 그만이라는 식의 기존 주장을 이어갔다. 자신의 집권 이후 미국이 에너지 순 수출국으로 변모했다고 자랑스레 주장하는(올해 말쯤이면 미국이 에너지 순 수출국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기는 하지만 발언 시점에서는 이 말이 팩트는 아니었다)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세계인들이 읽은 메시지는 분명했다. 그는 재삼 명확히 ‘미국 우리만 잘살면 된다’를 말하고 있었다.


달랐다
그러나 지난 2018년 국정연설과 대비해 크게 바뀐 부분도 있었다. 2018년 국정연설에서는 북한을 인권 탄압국으로 맹비난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에는 북한에 대해 정반대의 메시지를 던졌다.

미국은 북한과 새롭고 대담한 외교를 펼치며 한반도의 역사적 평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그 성과로 이미 북한에 억류 중이었던 미국인 인질들이 석방됐고, 북한의 핵무기 실험이 중단됐으며, 북한의 미사일 발사도 15개월 이상 없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자신이 대통령으로 선출되지 않았다면 미국은 북한과 대규모 전쟁(major war)을 벌이고 있을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과 베트남에서 이달 27일부터 1박 2일 동안 정상회담을 한다고 밝히면서 말이다.


비슷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에 대한 미국 언론의 반응은 지난해와 비슷하게 적대적이었다. 미국 언론은 실시간 팩트체크등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사실이 아니다거나 과장됐다, 또는 국민을 오도할 수 있는 표현이었다 등으로 분석하며 대통령 비판에 주력했다. 특히 2차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서는 매우 비판적인 태도를 보인 언론이 다수였다. 공산주의 독재국가인 북한을 믿을 수 없다거나 북한은 여전히 핵시설을 폐기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론이 우세했다. 북한이 핵 포기를 전제로 해야만 미국이 대화할 수 있는 것이 아니냐는 미국 중심주의적 세계관에 따라 전개된 기사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외교의 일반 원칙인 상호주의에 따라 미국이 양보할 여지는 어디까지일까를 모색하는 기사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었다.


북한에 대한 강경한 입장은 조선일보도 비슷했다.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 직후에도 사설을 통해 이제 북핵을 해결할 수 있는 마지막 남은 방법은 대북 제재 망을 더 촘촘하게, 더 강력하게 짜서 김정은을 완전히 봉쇄 차단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던 조선일보는 올 국정연설을 통해 미국 대통령의 정책 기조가 완전히 정반대로 바뀌었음을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잘되지 않기를 기원하는 듯한 기사를 실었다. 기사 제목 자체가 이렇다.


“美협상팀 평양 내릴 때, 트럼프는 회담날짜 발표… 또 졸속회담 되나”


이는 2차 북미회담의 3가지 시나리오라며 '영변 핵 폐기 스몰딜', '영변 뛰어넘는 빅딜', '싱가포르 수준 재탕' 등의 다면적 전망 보도를 한 중앙일보나 1차 북미정상회담과는 달리 이틀간 끝장 논의를 한다며 다소간의 기대감을 투영한 동아일보의 논조와도 크게 대비되는 양태다. 조선일보는 1년 만에 돌변해 북미 정상 간 대화를 통해 한반도의 평화를 정착시키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트럼프 대통령이 미워진 것 같다.


한-미 언론이 말하기 꺼리는 5가지 팩트들

그러나 현재의 한-미 두 대통령을 극도로 싫어하는 듯한 자신들의 감정이 밴 기사들을 양산하고 있는 두 나라 주요 신문사들이 잘 말하려 하지 않는 팩트들을 정리해보면 한반도 국제 정세가 크게 호전됐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1. 트럼프 대통령이 국정연설에서 말했듯이 북한이 지난 15개월 동안 미사일을 쏘지 않았다는 것은 명확한 팩트다.

2. 대부분 까맣게 잊고 있겠지만 바로 1년 전까지만 해도 트럼프가 언급했던 대규모 전쟁(major war)이 목전에 이른 것처럼 보였다. 2018년 2월 28일 존 볼튼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트럼프 정부의 국가안보 보좌관으로 임명되기 이전)는 미 월스트리저널(WSJ) 기고문을 통해 미국이 법적으로도 북한을 선제공격할 수 있는 길이 있으며, 꼭 마지막 순간까지 인내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같은해 3월 2일 린지 그레이엄 미 상원의원도 CNN과의 인터뷰를 통해 북한과의 전쟁이 장기적으로는 가치가 있을 것이다고 말했고, 3월 4일 더글라스 맥그레고르 미 군사평론가는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북한과의 전쟁은 곧바로 미-중 전쟁으로 치달을 것이라고 경고했으며, 호주 공영방송 ABC도 3월 2일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하면 그것은 국지전이 아니라 세계 대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3. 그럼 그보다 이전인 박근혜 정부 때는 한반도의 정세가 평화롭고 안정됐던가? 2016년 7월 박근혜 정부가 미국의 일방적 요구에 밀려 사드 배치를 결정한 바로 다음날 북한은 잠수함 탄도미사일, SLBM 한 발을 동해 상에 발사했고, 중국은 한국에 대한 대규모 경제 보복에 나섰다. 이후 근 2년에 걸친 중국의 경제보복으로 한국의 무역, 관광 산업이 막대한 타격을 입고, 중국인 관광객들의 국내 입국이 크게 줄어 중소 자영업자들까지 피해를 호소했지만, 한국 정부는 미-중 사이에 끼어 변변한 대책 하나 내놓지 못했다.

4. 그러나 박근혜 전 대통령이 ‘통일 대박론’을 내세웠던 그즈음에 맞춰 조선일보는 2014년 1월 1일부터 ‘통일이 미래다’는 기획 보도 시리즈를 통해 박근혜 정부의 대북 대화 노선을 강력히 지지했다. 당시 조선일보는 7개월 동안 무려 250건에 달하는 관련 기사를 쏟아내며 한반도에 통일 분위기를 조성하려 시도했다. 지금과는 180도 다른 모습이었다.

5. 미국 언론이 공산주의 독재국가이자 인권 탄압국인 북한과 대화를 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듯이 주장하고 있지만,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2016년 3월 20일 쿠바와 국교 정상화를 단행할 당시에도 인권 운동단체들은 쿠바의 인권 유린 상황을 비판하며 오바마의 쿠바 방문 자체를 반대했다. 미국 역사상 가장 모멸스러운 전쟁이었다는 평가를 받는 베트남전을 치렀던 미국이 1995년 전쟁 당사국이었던 베트남과 국교를 정상화한 이후에도 베트남의 공산당 일당 독재체제는 유지됐고, 베트남 정부의 인권 탄압 실태는 좀처럼 개선되지 않았다. 심지어 수교 12년 후인 2007년 응웬 떤 중 베트남 총리가 미국을 방문할 당시에도 미 의원들과 베트남계 인권단체 등은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에게 베트남 총리와의 회담에서 인권실태를 주요 의제로 삼을 것을 촉구했다. 또, 미국은 1979년 중국과 수교했지만, 중국은 여전히 공산당 일당 독재국가다. 1989년 천안문에서 민주화 운동이 일어났을 당시('천안문 사태') 중국 정부는 베이징 도심에서 잔인하고 무자비한 학살을 감행해 수 백 명 이상이 살해된 것으로 알려졌다.

세 나라의 사례 모두가 가리키는 것은 일치한다.
베트남도, 중국도, 쿠바도 공산당 일당 독재체제에 바탕을 둔 이른바 '국가 자본주의'(state-capitalism)의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은 인권이나 민주주의 수준을 앞장세워 말하고 있지만,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에서 더욱 중요한 것은 인권이나 민주주의가 아니라 세계 자본주의로의 편입 여부였다.

이 모든 역사적 사실들과 트럼프의 국정연설, 그리고 그에 대한 한-미 언론의 태도를 종합해보면 트럼프는 어떻게든 자국의 경제적 이익을 취하려 한다는 점에서 철저히 실리적이라고 평가된다. 미국 언론은 보편적 가치인 인권을 내세워 또 다른 보편적 가치인 한반도의 평화를 가로막고 있다는 점에서 다분히 위선적이라 말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박근혜 정부 때는 통일 무드 조성에 앞장서고,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남북대화나 북미회담 자체를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조선일보 같은 언론은 어떤 평가를 받아야 할까? 조선일보의 북한 관련 기사들이 미국식 위선과 정파적 사익이 합쳐진 결과물이라면 그것은 과연 진실한 것인가? 심지어는 한국의 국익에도 배치되는 것이 아닌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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