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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문어 영표’ 스포츠 개혁가로 뛴다
입력 2019.02.12 (18:23) 수정 2019.02.12 (18:42) 취재K
굿바이 ‘문어 영표’ 스포츠 개혁가로 뛴다
'이영표 선수'에서 '이영표 해설위원'으로 그의 변신은 예상 밖이었지만 놀랍게도 성공적이었다. 데뷔전부터 '대박'을 쳤다.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보여준 정확한 분석에 이은 높은 적중률로 '문어 영표'로 불렸다. 이제야 해설위원이란 호칭이 자연스럽게 입에 착착 감겼는데... '문어 영표'와 갑작스런 이별이다.

해설은 안 하십니까, 위원님?

체육계 개혁을 위해 구성된 스포츠혁신위원회 소속으로 11일 오후 첫 회의에 참석한 이영표 위원을 만났다. 이미 알려진 내용이지만 재차 확인하고 싶은 그 사실을 묻는다.

"이제 더는 해설은 안 하십니까, 위원님?"

"해설은. 네, 해설은 안 합니다."

여기서 잠깐. 해설위원 이영표의 능력은 얼마나 놀라웠던가. 2014브라질월드컵에서 스페인의 몰락과 러시아전 이근호의 득점을 예언한 신통력(?)은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도 계속됐다. 누구도 주목하지 않은 이란의 돌풍을 언급했고 프랑스의 우승을 예고해 또 한 번 적중했다. 러시아월드컵 기간 평균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그런데 왜? 단호하게 해설은 안 한다고 한 걸까?


여기엔 그의 인간적 고뇌가 깔려있다.

"해설위원을 하면서 경기장 밖에서 각 팀이 추구하는 시스템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볼 수 있어 상당히 좋은 경험이었요. 반면에 항상 어떤 해결책을 이야기하고 잘못된 것을 언급해야 하는 것들이 반복되다 보니까 마음이 편하지 않았어요."

시청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냉철한 평가와 지적을 해야 하는 해설자의 입장과 그라운드 안 선수들의 마음을 공감하는 전직 선수의 입장 사이에서 생길 수밖에 없는 내적 갈등.

지난해 러시아월드컵 중계방송에서 국가대표팀 선수의 경기력을 두고 "소속팀에 돌아가면 크로스 연습을 더 해야 합니다."라고 언급해 큰 화제가 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시청자를 염두에 두고 경기를 보다 보니까 아무래도 문제점을 계속 언급할 수밖에 없었어요. 사실 우리가 스포츠뿐만 아니라 공부나 삶도 그렇죠, 누군가 실수하면 용기를 북돋아 주고 조금 더 힘을 낼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인데 해설을 하면서 누군가 실수하거나 실패했을 때 용기를 주기보다는 오히려 패배감에 빠져들게 만드는 역할을 본의 아니게 해야 하는 게 많이 불편했어요."

이제 경기 해설은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의리있는 남자, 이영표 위원은 KBS 스포츠와의 인연은 계속 이어간다. 스포츠 중계 전, 후에 또는 특별 프로그램을 통해 그만이 가진 특유의 통찰력과 분석력,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축구를 친절하게 설명해줄 예정이다.


스포츠혁신위 '언론무마용으로 끝날 겁니까?'

해설위원 활동은 끝냈지만, 이영표 위원은 여전히 위원이다. 체육계 구조 개혁을 위한 스포츠 혁신위원회에 참여했다. 이영표 위원은 첫 회의에서 모든 위원이 한목소리로 과거의 위원회들이 그랬던 것처럼 '시작은 거창하고 끝은 미미한' 위원회가 되지 말자며 소리 높였고 함께 다짐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위원은 조재범 전 코치의 사건을 보면서 충격을 받았지만, 한편으로는 놀랍지 않았다고 씁쓸하게 말했다.

"이런 일들을 저도 좀 들어봤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놀랍지 않았어요. 일상적인 느낌이기도 했어요. 인간의 죄악을 철저하게 차단할 수는 없지만, 최소화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기존 스포츠 제도가 한때 한국 스포츠가 세계에서 강한 인상을 주는 데 일조했지만, 이제는 조금 더 세련되고 진일보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본인 역시 학창시절 맞고 운동하는 게 싫어서 합숙소 탈출 계획을 세우기까지 했다고 말한 이영표 위원. 유럽 무대를 누비며 선진 스포츠 시스템을 경험한 이영표 위원에게 '스포츠개혁가'라는 수식어는 '문어영표' 못지 않게 잘 어울린다.
  • 굿바이 ‘문어 영표’ 스포츠 개혁가로 뛴다
    • 입력 2019.02.12 (18:23)
    • 수정 2019.02.12 (18:42)
    취재K
굿바이 ‘문어 영표’ 스포츠 개혁가로 뛴다
'이영표 선수'에서 '이영표 해설위원'으로 그의 변신은 예상 밖이었지만 놀랍게도 성공적이었다. 데뷔전부터 '대박'을 쳤다.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보여준 정확한 분석에 이은 높은 적중률로 '문어 영표'로 불렸다. 이제야 해설위원이란 호칭이 자연스럽게 입에 착착 감겼는데... '문어 영표'와 갑작스런 이별이다.

해설은 안 하십니까, 위원님?

체육계 개혁을 위해 구성된 스포츠혁신위원회 소속으로 11일 오후 첫 회의에 참석한 이영표 위원을 만났다. 이미 알려진 내용이지만 재차 확인하고 싶은 그 사실을 묻는다.

"이제 더는 해설은 안 하십니까, 위원님?"

"해설은. 네, 해설은 안 합니다."

여기서 잠깐. 해설위원 이영표의 능력은 얼마나 놀라웠던가. 2014브라질월드컵에서 스페인의 몰락과 러시아전 이근호의 득점을 예언한 신통력(?)은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도 계속됐다. 누구도 주목하지 않은 이란의 돌풍을 언급했고 프랑스의 우승을 예고해 또 한 번 적중했다. 러시아월드컵 기간 평균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그런데 왜? 단호하게 해설은 안 한다고 한 걸까?


여기엔 그의 인간적 고뇌가 깔려있다.

"해설위원을 하면서 경기장 밖에서 각 팀이 추구하는 시스템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볼 수 있어 상당히 좋은 경험이었요. 반면에 항상 어떤 해결책을 이야기하고 잘못된 것을 언급해야 하는 것들이 반복되다 보니까 마음이 편하지 않았어요."

시청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냉철한 평가와 지적을 해야 하는 해설자의 입장과 그라운드 안 선수들의 마음을 공감하는 전직 선수의 입장 사이에서 생길 수밖에 없는 내적 갈등.

지난해 러시아월드컵 중계방송에서 국가대표팀 선수의 경기력을 두고 "소속팀에 돌아가면 크로스 연습을 더 해야 합니다."라고 언급해 큰 화제가 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시청자를 염두에 두고 경기를 보다 보니까 아무래도 문제점을 계속 언급할 수밖에 없었어요. 사실 우리가 스포츠뿐만 아니라 공부나 삶도 그렇죠, 누군가 실수하면 용기를 북돋아 주고 조금 더 힘을 낼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인데 해설을 하면서 누군가 실수하거나 실패했을 때 용기를 주기보다는 오히려 패배감에 빠져들게 만드는 역할을 본의 아니게 해야 하는 게 많이 불편했어요."

이제 경기 해설은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의리있는 남자, 이영표 위원은 KBS 스포츠와의 인연은 계속 이어간다. 스포츠 중계 전, 후에 또는 특별 프로그램을 통해 그만이 가진 특유의 통찰력과 분석력,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축구를 친절하게 설명해줄 예정이다.


스포츠혁신위 '언론무마용으로 끝날 겁니까?'

해설위원 활동은 끝냈지만, 이영표 위원은 여전히 위원이다. 체육계 구조 개혁을 위한 스포츠 혁신위원회에 참여했다. 이영표 위원은 첫 회의에서 모든 위원이 한목소리로 과거의 위원회들이 그랬던 것처럼 '시작은 거창하고 끝은 미미한' 위원회가 되지 말자며 소리 높였고 함께 다짐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위원은 조재범 전 코치의 사건을 보면서 충격을 받았지만, 한편으로는 놀랍지 않았다고 씁쓸하게 말했다.

"이런 일들을 저도 좀 들어봤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놀랍지 않았어요. 일상적인 느낌이기도 했어요. 인간의 죄악을 철저하게 차단할 수는 없지만, 최소화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기존 스포츠 제도가 한때 한국 스포츠가 세계에서 강한 인상을 주는 데 일조했지만, 이제는 조금 더 세련되고 진일보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본인 역시 학창시절 맞고 운동하는 게 싫어서 합숙소 탈출 계획을 세우기까지 했다고 말한 이영표 위원. 유럽 무대를 누비며 선진 스포츠 시스템을 경험한 이영표 위원에게 '스포츠개혁가'라는 수식어는 '문어영표' 못지 않게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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