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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리포트] 車는 자율주행, 그럼 운전자는 뭐하지?…자율주행 중 가능한 것
입력 2019.03.15 (07:00) 특파원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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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리포트] 車는 자율주행, 그럼 운전자는 뭐하지?…자율주행 중 가능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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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차는 달리는데 운전자는 자고 있다.

고속도로. 시속 120㎞로 주행 중인 차. 그런데 운전자는 잠에 빠졌다. 이달 초 미국에서 실제 있었던 일이다. 옆을 지나던 차에서 찍어 소셜미디어에 올린 영상이다.

달리는 자율주행차서 운전자가 잠을 자도 될까? 안될까? 결론부터 말하면 지금은 안된다. 미래에는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아직 판단은 이르다.

도대체 뭐가 자율주행이지?...일본은 5단계

일본의 자율주행차 시험일본의 자율주행차 시험

최근 일본은 도로교통법을 개정했다. 자율주행차의 실용화를 앞둔 조치다.

먼저 자율주행을 5단계로 구분했다.

▲1단계 : 가속장치와 제동장치, 운전대 중 하나의 작업을 자율 수행. 이미 실용화. 감시·대응은 운전자
▲2단계 : 여러 작업을 자율 수행. 이미 실용화. 감시·대응은 운전자.
▲3단계 : 조건부 자율주행. 모든 작업을 자율 수행하지만, 비상시에는 운전자가 조작. 감시·대응 기본은 시스템, 비상시는 운전자.
▲4단계 : 특정 조건 완전 자율주행. 한정된 지역에서 자율주행. 감시·대응은 시스템.
▲5단계 : 완전 자율주행. 어떤 조건에서도 완벽하게 자동 운전. 감시·대응은 시스템.

현재 2단계까지는 실용화됐기 때문에 3단계를 상정해 법을 개정했다.

3단계를 다시 정의하면 '자율주행 장치가 작동하지 않을 경우 등에 대비해 운전자는 운전석에 앉아 있어야 한다. 다만 미리 한정된 도로와 주행 환경에서는 운전대에서 손을 떼고 모든 작업을 자율주행 장치에 맡길 수 있다' 정도로 이해할 수 있다.

자율주행차라도 안전 운전 의무는 부과된다. 일본의 도로교통법은 안전 운전 의무를 이렇게 규정하고 있다. '핸들과 브레이크, 기타 장치를 확실히 조작하고 타인에게 위해를 가하지 않는 속도와 방법으로 운전해야 한다'.


■자율주행 중에 인정되는 행위는?...음주·잠 X, 식사·독서·게임 △

그렇다면 자율주행 3단계를 상정해 만든 법 테두리 안에서 운전자는 뭘 할 수 있을까?

자율주행 장치는 위 규정 중 '기타 장치'에 해당한다. 따라서 자율주행차라도 운전자는 이 장치를 '장악할 수 있는 상태'여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음주'는 인정되지 않는다는 게 일본 언론과 관련 업계의 판단이다. '잠'은 아예 상황 자체를 감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인정되지 않는 행위로 분류됐다.

그럼 인정되는 행위는 뭐가 있을까? 3단계 자율주행은 항상 주변을 확인하고 핸들 조작을 해야 하는 상황은 아니다. 따라서 현재 법으로 금지돼 있는 '손으로 휴대폰을 들고 통화하는 행위'는 인정된다. 또 휴대전화로 '메일을 확인하고 작성'하는 것도 허용된다. '게임과 내비게이션 조작'도 인정된다. '식사'와 '독서'도 허용되는 범주에 들어간다.

단, 인정되는 모든 행위에는 조건이 있다. 비상 상황 시 즉시 운전 조작을 할 수 있는 상황이어야 한다는 것. 그래서 ○가 아니고 전부 △로 분류됐다.

그리고 3단계까지는 운전자가 반드시 운전석에 앉아야 한다. 특정 조건에서 완전 자율주행이 이뤄지는 4단계 이후에는 운전석이 아니라 뒷자리에 있어도 된다.

자율주행차 사고(2018년 3월, 미국 애리조나주)자율주행차 사고(2018년 3월, 미국 애리조나주)

'만일의 사고' 민·형사상 책임은 누구에게...

개정된 도로교통법에서는 자율주행 장치가 작동하고 있는지를 기록하는 EDR이라는 장비를 설치하도록 의무화했다. 사고 원인이 운전자의 운전 조작 때문인지 아니면 자율주행 장치의 고장이나 결함에 의한 것인지 구분하기 위해서다.

또 경찰관은 운전자에게 기록 장비의 정보 공개를, 자동차 제조업체에게는 그 정보를 판독하기 위한 조치를 요구할 수 있다. 사고 원인이 장치 결함으로 밝혀지면 자동차 제조업체에게 형사 책임을 물을 수 있다. 하지만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원인이 정비 불량으로 확인되면 운전자에게 책임이 돌아갈 수 있다.

민사상 책임은 어떻게 될까? 자율주행차도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모든 자동차 소유자들이 의무 가입해야 하는 책임 보험에 들어야 한다. 그리고 여기서 피해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한다. 사고 원인이 자율주행 시스템 결함인 경우 보험회사가 먼저 피해자에게 지불하고 자동차 회사 측에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런데 자율주행이 사고 원인이라는 걸 어떻게 확인할 것인지 그리고 그 판단 기준은 어떻게 되는 것인지는 아직 정해진 게 없다.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사이버 공격 우려도...과신은 금물

자율주행차는 단순하게 말해 기본적으로 컴퓨터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사이버 공격 우려가 있는 게 사실이다. 도쿄의 한 사이버 보안 회사 간부는 "기존 PC나 스마트폰에 있던 사이버 공격의 위험이 컴퓨터를 탑재한 자율주행차에도 높아질 것은 필연적이다. 보안을 고려해서 설계하고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일본 경찰도 사이버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수사 기법 등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

일본 정부는 도쿄 올림픽과 패럴림픽이 열리는 내년(2020년)에 3단계 자율주행을 고속도로에서 실용화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운전석에 사람이 없이 자율주행을 하는 4단계는 가까운 미래에 실용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러면 자율주행차 안에서 할 수 있는 게 지금보다 훨씬 다양해진다.

하지만 아직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되기까지는 법적, 기술적 문제뿐 아니라 윤리적 문제(위급한 순간에 운전자를 보호할 것인지 아니면 보행자를 보호할 것인지 등)까지' 갈 길은 아직도 멀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자율주행을 과신하지 않는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일관된 충고다.
  • [특파원리포트] 車는 자율주행, 그럼 운전자는 뭐하지?…자율주행 중 가능한 것
    • 입력 2019.03.15 (07:00)
    특파원 리포트
[특파원리포트] 車는 자율주행, 그럼 운전자는 뭐하지?…자율주행 중 가능한 것
▲ 3월 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차는 달리는데 운전자는 자고 있다.

고속도로. 시속 120㎞로 주행 중인 차. 그런데 운전자는 잠에 빠졌다. 이달 초 미국에서 실제 있었던 일이다. 옆을 지나던 차에서 찍어 소셜미디어에 올린 영상이다.

달리는 자율주행차서 운전자가 잠을 자도 될까? 안될까? 결론부터 말하면 지금은 안된다. 미래에는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아직 판단은 이르다.

도대체 뭐가 자율주행이지?...일본은 5단계

일본의 자율주행차 시험일본의 자율주행차 시험

최근 일본은 도로교통법을 개정했다. 자율주행차의 실용화를 앞둔 조치다.

먼저 자율주행을 5단계로 구분했다.

▲1단계 : 가속장치와 제동장치, 운전대 중 하나의 작업을 자율 수행. 이미 실용화. 감시·대응은 운전자
▲2단계 : 여러 작업을 자율 수행. 이미 실용화. 감시·대응은 운전자.
▲3단계 : 조건부 자율주행. 모든 작업을 자율 수행하지만, 비상시에는 운전자가 조작. 감시·대응 기본은 시스템, 비상시는 운전자.
▲4단계 : 특정 조건 완전 자율주행. 한정된 지역에서 자율주행. 감시·대응은 시스템.
▲5단계 : 완전 자율주행. 어떤 조건에서도 완벽하게 자동 운전. 감시·대응은 시스템.

현재 2단계까지는 실용화됐기 때문에 3단계를 상정해 법을 개정했다.

3단계를 다시 정의하면 '자율주행 장치가 작동하지 않을 경우 등에 대비해 운전자는 운전석에 앉아 있어야 한다. 다만 미리 한정된 도로와 주행 환경에서는 운전대에서 손을 떼고 모든 작업을 자율주행 장치에 맡길 수 있다' 정도로 이해할 수 있다.

자율주행차라도 안전 운전 의무는 부과된다. 일본의 도로교통법은 안전 운전 의무를 이렇게 규정하고 있다. '핸들과 브레이크, 기타 장치를 확실히 조작하고 타인에게 위해를 가하지 않는 속도와 방법으로 운전해야 한다'.


■자율주행 중에 인정되는 행위는?...음주·잠 X, 식사·독서·게임 △

그렇다면 자율주행 3단계를 상정해 만든 법 테두리 안에서 운전자는 뭘 할 수 있을까?

자율주행 장치는 위 규정 중 '기타 장치'에 해당한다. 따라서 자율주행차라도 운전자는 이 장치를 '장악할 수 있는 상태'여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음주'는 인정되지 않는다는 게 일본 언론과 관련 업계의 판단이다. '잠'은 아예 상황 자체를 감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인정되지 않는 행위로 분류됐다.

그럼 인정되는 행위는 뭐가 있을까? 3단계 자율주행은 항상 주변을 확인하고 핸들 조작을 해야 하는 상황은 아니다. 따라서 현재 법으로 금지돼 있는 '손으로 휴대폰을 들고 통화하는 행위'는 인정된다. 또 휴대전화로 '메일을 확인하고 작성'하는 것도 허용된다. '게임과 내비게이션 조작'도 인정된다. '식사'와 '독서'도 허용되는 범주에 들어간다.

단, 인정되는 모든 행위에는 조건이 있다. 비상 상황 시 즉시 운전 조작을 할 수 있는 상황이어야 한다는 것. 그래서 ○가 아니고 전부 △로 분류됐다.

그리고 3단계까지는 운전자가 반드시 운전석에 앉아야 한다. 특정 조건에서 완전 자율주행이 이뤄지는 4단계 이후에는 운전석이 아니라 뒷자리에 있어도 된다.

자율주행차 사고(2018년 3월, 미국 애리조나주)자율주행차 사고(2018년 3월, 미국 애리조나주)

'만일의 사고' 민·형사상 책임은 누구에게...

개정된 도로교통법에서는 자율주행 장치가 작동하고 있는지를 기록하는 EDR이라는 장비를 설치하도록 의무화했다. 사고 원인이 운전자의 운전 조작 때문인지 아니면 자율주행 장치의 고장이나 결함에 의한 것인지 구분하기 위해서다.

또 경찰관은 운전자에게 기록 장비의 정보 공개를, 자동차 제조업체에게는 그 정보를 판독하기 위한 조치를 요구할 수 있다. 사고 원인이 장치 결함으로 밝혀지면 자동차 제조업체에게 형사 책임을 물을 수 있다. 하지만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원인이 정비 불량으로 확인되면 운전자에게 책임이 돌아갈 수 있다.

민사상 책임은 어떻게 될까? 자율주행차도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모든 자동차 소유자들이 의무 가입해야 하는 책임 보험에 들어야 한다. 그리고 여기서 피해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한다. 사고 원인이 자율주행 시스템 결함인 경우 보험회사가 먼저 피해자에게 지불하고 자동차 회사 측에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런데 자율주행이 사고 원인이라는 걸 어떻게 확인할 것인지 그리고 그 판단 기준은 어떻게 되는 것인지는 아직 정해진 게 없다.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사이버 공격 우려도...과신은 금물

자율주행차는 단순하게 말해 기본적으로 컴퓨터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사이버 공격 우려가 있는 게 사실이다. 도쿄의 한 사이버 보안 회사 간부는 "기존 PC나 스마트폰에 있던 사이버 공격의 위험이 컴퓨터를 탑재한 자율주행차에도 높아질 것은 필연적이다. 보안을 고려해서 설계하고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일본 경찰도 사이버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수사 기법 등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

일본 정부는 도쿄 올림픽과 패럴림픽이 열리는 내년(2020년)에 3단계 자율주행을 고속도로에서 실용화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운전석에 사람이 없이 자율주행을 하는 4단계는 가까운 미래에 실용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러면 자율주행차 안에서 할 수 있는 게 지금보다 훨씬 다양해진다.

하지만 아직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되기까지는 법적, 기술적 문제뿐 아니라 윤리적 문제(위급한 순간에 운전자를 보호할 것인지 아니면 보행자를 보호할 것인지 등)까지' 갈 길은 아직도 멀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자율주행을 과신하지 않는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일관된 충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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