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초 축구부 참사 16주기…‘합숙 논란’ 해법은?

입력 2019.03.26 (21:49) 수정 2019.03.26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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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003년 바로 오늘 학교 체육 시스템에 경종을 울린 최악의 참사가 발생합니다.

천안 초등학교 축구부 합숙소에 불이 나 9명의 소중한 생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오늘 축구 A매치에 앞서서도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16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대한민국 스포츠는 합숙논란으로 뜨겁습니다.

엘리트 학교체육의 합숙 문제와 대안을 찾는 연속 기획, 김기범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16년이 지난 지금 천안 초등학교에는 이렇게 추모비가 세워져 있습니다.

당시에도 이를 계기로 합숙 폐지 논란이 분분했지만, 여전히 학교 운동부에는 합숙 훈련이 성행하고 있습니다.

2016년부터 초중고 운동부의 합숙 비율은 서서히 떨어지고 있는 추세이긴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합숙은 운동부에 꼭 필요한 제도라는 인식이 강합니다.

왜일까요?

1년 내내 합숙 훈련 중인 학생 선수의 첫 번째 답변은 '경기력 향상'입니다.

[황현성/청주 대성고 : "친구들과 함께 있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그만큼 단합력이 좋아진 것 같습니다."]

현실적 문제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남기영/청주 대성고 축구부 감독 : "저희 45명 중 23명이 다른 지역 학생입니다. 합숙이 없어지면 따로 방을 구해야 해서 비용이 더 들어가게 되죠."]

결국 경기력과 선수 확보 때문에 합숙을 포기할 수 없다는 논리지만 문제점도 뚜렷합니다.

폐쇄된 공간에 어린 학생들이 상시 합숙하면서, 교육적 가치는 실종되고 폭력적인 환경에 노출되기 쉽습니다.

연초 불거진 스포츠 미투 사태도 오랜 합숙 관행이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습니다.

따라서 학생들을 운동기계로 만드는 합숙훈련 방식은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사회적 여론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남상우/한국 스포츠정책과학원 연구원 : "장기적으로는 학교 운동부를 선진국형 스포츠 클럽 체제로 전환하면서 이제는 더 이상 합숙이 필요없는 환경을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정부는 스포츠계 성폭력 사태를 계기로 합숙 훈련 방식의 전면 개선을 선언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기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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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안초 축구부 참사 16주기…‘합숙 논란’ 해법은?
    • 입력 2019-03-26 21:53:48
    • 수정2019-03-26 22: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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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003년 바로 오늘 학교 체육 시스템에 경종을 울린 최악의 참사가 발생합니다.

천안 초등학교 축구부 합숙소에 불이 나 9명의 소중한 생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오늘 축구 A매치에 앞서서도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16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대한민국 스포츠는 합숙논란으로 뜨겁습니다.

엘리트 학교체육의 합숙 문제와 대안을 찾는 연속 기획, 김기범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16년이 지난 지금 천안 초등학교에는 이렇게 추모비가 세워져 있습니다.

당시에도 이를 계기로 합숙 폐지 논란이 분분했지만, 여전히 학교 운동부에는 합숙 훈련이 성행하고 있습니다.

2016년부터 초중고 운동부의 합숙 비율은 서서히 떨어지고 있는 추세이긴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합숙은 운동부에 꼭 필요한 제도라는 인식이 강합니다.

왜일까요?

1년 내내 합숙 훈련 중인 학생 선수의 첫 번째 답변은 '경기력 향상'입니다.

[황현성/청주 대성고 : "친구들과 함께 있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그만큼 단합력이 좋아진 것 같습니다."]

현실적 문제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남기영/청주 대성고 축구부 감독 : "저희 45명 중 23명이 다른 지역 학생입니다. 합숙이 없어지면 따로 방을 구해야 해서 비용이 더 들어가게 되죠."]

결국 경기력과 선수 확보 때문에 합숙을 포기할 수 없다는 논리지만 문제점도 뚜렷합니다.

폐쇄된 공간에 어린 학생들이 상시 합숙하면서, 교육적 가치는 실종되고 폭력적인 환경에 노출되기 쉽습니다.

연초 불거진 스포츠 미투 사태도 오랜 합숙 관행이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습니다.

따라서 학생들을 운동기계로 만드는 합숙훈련 방식은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사회적 여론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남상우/한국 스포츠정책과학원 연구원 : "장기적으로는 학교 운동부를 선진국형 스포츠 클럽 체제로 전환하면서 이제는 더 이상 합숙이 필요없는 환경을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정부는 스포츠계 성폭력 사태를 계기로 합숙 훈련 방식의 전면 개선을 선언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기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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