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아서 자는 습관이…” 강원 산불 트라우마 대책 미흡
입력 2019.04.20 (21:13)
수정 2019.04.22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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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강원 산불이 발생한 지 2주가 넘었습니다.
보금자리를 잃은 이재민들은 여전히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요.
경제적 피해 못지 않게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이재민이 많지만 대책은 미흡합니다.
이유민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2년 전 귀농한 송회숙 씨, 소박한 노후의 꿈을 산불이 앗아가면서 불면증이 찾아왔습니다.
[송회숙/강원도 고성군 인흥3리 : "거의 뜬눈으로 깨 버리는 거야. 나 밤이 너무 무섭다고... (주민들도 술을) 초저녁에 모여서 낮부터 먹어, 낮부터."]
조상 대대로 일군 터전을 순식간에 잃은 엄기봉 씨는 가만있다가도 눈물이 쏟아집니다.
[엄기봉/강원도 속초시 장천마을 : "불난 후부터 앉아서 자는 습관이 있어요. 67년째 살고 있는데 불이 이렇게 나서 허무해요."]
정부와 지자체가 꾸린 '통합심리지원단'.
이재민들의 정신적 고통을 덜기 위한 조처입니다.
하지만 인력은 30여 명, 천2백 명이 넘는 이재민을 살피기엔 역부족입니다.
[산불 이재민/음성변조 : "가슴 뛰고 잠 안올 때는 이렇게 이렇게 하라고 하는데 그게 무슨 큰 도움이 되겠냐고. 잠깐 동안 앉아서 하는 게."]
상담 버스도 1대뿐입니다.
일정 안내조차 받기 어렵습니다.
[속초시 보건소 직원/음성변조 : "(내일 안심버스는 어디로 가나요?) 그건 저희가 몰라요."]
재난 피해자들이 겪은 트라우마는 쉽게 치유되지 않습니다.
지속적이고 세밀한 관리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최윤경/한국임상심리학회 부회장 : "재난경험자들이 불안해 할 때 전문가들이 '재난 이후에 겪을 수 있는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이런 얘기를 옆에서 해준다면 재난 경험자들이 안심하고 적응을 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삶의 터전을 하루아침에 잃은 이재민들의 정신적 충격을 줄여주기 위해, 보다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KBS 뉴스 이유민입니다.
강원 산불이 발생한 지 2주가 넘었습니다.
보금자리를 잃은 이재민들은 여전히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요.
경제적 피해 못지 않게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이재민이 많지만 대책은 미흡합니다.
이유민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2년 전 귀농한 송회숙 씨, 소박한 노후의 꿈을 산불이 앗아가면서 불면증이 찾아왔습니다.
[송회숙/강원도 고성군 인흥3리 : "거의 뜬눈으로 깨 버리는 거야. 나 밤이 너무 무섭다고... (주민들도 술을) 초저녁에 모여서 낮부터 먹어, 낮부터."]
조상 대대로 일군 터전을 순식간에 잃은 엄기봉 씨는 가만있다가도 눈물이 쏟아집니다.
[엄기봉/강원도 속초시 장천마을 : "불난 후부터 앉아서 자는 습관이 있어요. 67년째 살고 있는데 불이 이렇게 나서 허무해요."]
정부와 지자체가 꾸린 '통합심리지원단'.
이재민들의 정신적 고통을 덜기 위한 조처입니다.
하지만 인력은 30여 명, 천2백 명이 넘는 이재민을 살피기엔 역부족입니다.
[산불 이재민/음성변조 : "가슴 뛰고 잠 안올 때는 이렇게 이렇게 하라고 하는데 그게 무슨 큰 도움이 되겠냐고. 잠깐 동안 앉아서 하는 게."]
상담 버스도 1대뿐입니다.
일정 안내조차 받기 어렵습니다.
[속초시 보건소 직원/음성변조 : "(내일 안심버스는 어디로 가나요?) 그건 저희가 몰라요."]
재난 피해자들이 겪은 트라우마는 쉽게 치유되지 않습니다.
지속적이고 세밀한 관리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최윤경/한국임상심리학회 부회장 : "재난경험자들이 불안해 할 때 전문가들이 '재난 이후에 겪을 수 있는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이런 얘기를 옆에서 해준다면 재난 경험자들이 안심하고 적응을 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삶의 터전을 하루아침에 잃은 이재민들의 정신적 충격을 줄여주기 위해, 보다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KBS 뉴스 이유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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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산불이 발생한 지 2주가 넘었습니다.
보금자리를 잃은 이재민들은 여전히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요.
경제적 피해 못지 않게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이재민이 많지만 대책은 미흡합니다.
이유민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2년 전 귀농한 송회숙 씨, 소박한 노후의 꿈을 산불이 앗아가면서 불면증이 찾아왔습니다.
[송회숙/강원도 고성군 인흥3리 : "거의 뜬눈으로 깨 버리는 거야. 나 밤이 너무 무섭다고... (주민들도 술을) 초저녁에 모여서 낮부터 먹어, 낮부터."]
조상 대대로 일군 터전을 순식간에 잃은 엄기봉 씨는 가만있다가도 눈물이 쏟아집니다.
[엄기봉/강원도 속초시 장천마을 : "불난 후부터 앉아서 자는 습관이 있어요. 67년째 살고 있는데 불이 이렇게 나서 허무해요."]
정부와 지자체가 꾸린 '통합심리지원단'.
이재민들의 정신적 고통을 덜기 위한 조처입니다.
하지만 인력은 30여 명, 천2백 명이 넘는 이재민을 살피기엔 역부족입니다.
[산불 이재민/음성변조 : "가슴 뛰고 잠 안올 때는 이렇게 이렇게 하라고 하는데 그게 무슨 큰 도움이 되겠냐고. 잠깐 동안 앉아서 하는 게."]
상담 버스도 1대뿐입니다.
일정 안내조차 받기 어렵습니다.
[속초시 보건소 직원/음성변조 : "(내일 안심버스는 어디로 가나요?) 그건 저희가 몰라요."]
재난 피해자들이 겪은 트라우마는 쉽게 치유되지 않습니다.
지속적이고 세밀한 관리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최윤경/한국임상심리학회 부회장 : "재난경험자들이 불안해 할 때 전문가들이 '재난 이후에 겪을 수 있는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이런 얘기를 옆에서 해준다면 재난 경험자들이 안심하고 적응을 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삶의 터전을 하루아침에 잃은 이재민들의 정신적 충격을 줄여주기 위해, 보다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KBS 뉴스 이유민입니다.
강원 산불이 발생한 지 2주가 넘었습니다.
보금자리를 잃은 이재민들은 여전히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요.
경제적 피해 못지 않게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이재민이 많지만 대책은 미흡합니다.
이유민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2년 전 귀농한 송회숙 씨, 소박한 노후의 꿈을 산불이 앗아가면서 불면증이 찾아왔습니다.
[송회숙/강원도 고성군 인흥3리 : "거의 뜬눈으로 깨 버리는 거야. 나 밤이 너무 무섭다고... (주민들도 술을) 초저녁에 모여서 낮부터 먹어, 낮부터."]
조상 대대로 일군 터전을 순식간에 잃은 엄기봉 씨는 가만있다가도 눈물이 쏟아집니다.
[엄기봉/강원도 속초시 장천마을 : "불난 후부터 앉아서 자는 습관이 있어요. 67년째 살고 있는데 불이 이렇게 나서 허무해요."]
정부와 지자체가 꾸린 '통합심리지원단'.
이재민들의 정신적 고통을 덜기 위한 조처입니다.
하지만 인력은 30여 명, 천2백 명이 넘는 이재민을 살피기엔 역부족입니다.
[산불 이재민/음성변조 : "가슴 뛰고 잠 안올 때는 이렇게 이렇게 하라고 하는데 그게 무슨 큰 도움이 되겠냐고. 잠깐 동안 앉아서 하는 게."]
상담 버스도 1대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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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시 보건소 직원/음성변조 : "(내일 안심버스는 어디로 가나요?) 그건 저희가 몰라요."]
재난 피해자들이 겪은 트라우마는 쉽게 치유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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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경/한국임상심리학회 부회장 : "재난경험자들이 불안해 할 때 전문가들이 '재난 이후에 겪을 수 있는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이런 얘기를 옆에서 해준다면 재난 경험자들이 안심하고 적응을 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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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민 기자 reaso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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