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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차 샀는데…‘짝짝이’ 전조등에 앞범퍼 ‘수리 흔적’
입력 2019.04.23 (10:48) 수정 2019.04.23 (14:36) 취재K
2016년 말 '재규어 XF' 신차 구입
전조등, 왼쪽·오른쪽 다른 사양 장착
전조등 교체과정서 '앞범퍼 수리 흔적' 발견
'사기 판매 혐의' 경찰 수사 중
새 차 샀는데…‘짝짝이’ 전조등에 앞범퍼 ‘수리 흔적’
2016년 말 '재규어 XF'를 산 김 모 씨는 재규어를 사려는 사람이 있다면 말리겠다고 울분을 토했다. 드라마나 TV 광고에서 재규어 차량이 나오는 것만 봐도 화가 나서 참기가 어렵다고 한다. 6000만 원이 넘는 돈을 주고 차를 산 김 씨였는데,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왼쪽과 오른쪽이 다른 전조등
김 씨가 차를 산 건 2016년 12월이다. 역사가 오랜 브랜드라 믿음을 가지고 구매했다.

그런데 구매 직후 이상한 현상을 발견했다. 전조등을 켰을 때 나는 소리가 정상적이지 않았다. 김 씨는 "전조등을 켰을 때 왼쪽과 오른쪽이 소리가 달랐다"며 "오른쪽에서 나는 소리가 안정적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씨는 곧장 판매사원에게 전화해서 이 사실을 알렸다. 이 전화에 대한 기억은 김 씨와 판매사원이 서로 다르다. 김 씨는 판매사원이 조금 더 타고나면 익숙해질 것이라고 했다고 기억한다. 그러나 판매사원은 서비스센터 방문을 권유했다고 주장했다.

서로 기억은 다르지만, 결과적으로 김 씨는 그냥 차를 탔고, 불안정한 오른쪽 전조등 소리도 익숙해졌다.

김 씨가 서비스센터에 간 건 구매 후 8개월이 지난 2017년 8월이다. 요소수가 다 떨어져서 차가 길에 멈췄고, 집에서 가까운 서비스센터에 갔다.

 전조등 교체 전 차주 측이 찍은 영상


서비스센터에서는 전조등이 잘못 달려있다는 황당한 진단을 내렸다. 오른쪽에 달린 전조등이 김 씨 차량과 맞지 않는 사양이라는 것이다. 쉽게 말해 왼쪽 전조등과 오른쪽 전조등이 '짝짝이'라는 얘기였다. 새 차에서 생기기 어려운 일이었다.

듣고도 믿을 수 없고, 보고도 받아들일 수 없는 현실에 김 씨는 판매사에 배상을 요구했다. 판매사는 처음에는 그럴 리 없다는 반응을 보이다가 9개월이 지난 2018년 5월에서야 전조등을 교체해주겠다고 했다.

그러나 차에 왜 '짝짝이 전조등'이 달렸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제조사인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와 판매사인 KCC오토모빌에서는 차량 출고 후 8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오류가 발견돼 원인 규명이 어려우나, 고객이 전조등을 교환한 적이 없다고 하니 제작과정에서의 조립실수로 추정하고 교체를 해줬다고 설명했다.

앞범퍼에는 수리 흔적
더 황당한 일은 그 이후에 일어났다. 전조등 교체를 위해 차를 가져간 판매사는 전조등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앞범퍼 수리 흔적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와 KCC오토모빌은 범퍼 도장방법이 재규어랜드로버 공식 서비스센터 방식과 다르다고 밝혔다. 또 언더커버 손상, 범퍼 내부 우레탄 부품 손상이 발견됐다고 덧붙였다. 정리하면 앞범퍼에 외부충격이 있었고, 김 씨가 공식 서비스센터가 아닌 외부 업체에서 수리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주장이었다.

차를 한 번도 수리한 적이 없다는 김 씨는 새 차라고 알고 산 고급 수입차에서 하자가 두 차례나 발견된 걸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 사기 판매 혐의로 판매사를 고소했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와 KCC오토모빌은 앞범퍼 수리 흔적에 대해 김 씨가 차를 수리한 적이 있을 것이라는 의혹을 갖고 있다.

이들은 김 씨 차량에 보험 접수 이력이 있는데, 범퍼 수리와 연관된 부분일 가능성이 있다며 고소 사건을 조사할 때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씨 측이 제시한 보험사 서류. 뒷문에 손상이 생겼다는 사실이 적혀있다.

이에 대해 김 씨 측은 보험사에서 뗀 서류를 보여줬다. 김 씨 측은 골목길을 가다가 김 씨 차량이 주차 중인 차량에 접촉해서 오른쪽 뒷문이 찌그러진 사고가 있었을 뿐, 앞범퍼 관련 사고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수리하면 오해를 살까 봐 수리하지 않은 채로 차를 이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원인 규명은 수사기관 몫
김 씨 차량에서 발견된 두 가지 문제는 모두 원인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

'짝짝이 전조등'은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와 KCC오토모빌에서 조립실수로 추정된다고 했을 뿐 원인을 찾아낸 게 아니다. '앞범퍼 수리 흔적'은 김 씨 측은 차를 구매한 이후 수리를 한 적이 없는데 수리 흔적이 발견됐다는 입장이고,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와 KCC오토모빌은 차주의 수리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이 사건은 현재 경기 고양경찰서에서 수사 중이다. 원인을 밝혀내기 위해서는 차량 조립부터 고객 인도까지의 전 과정을 살펴봐야 한다.


국산차는 공장에서 완성돼 거의 시차를 두지 않고 고객 손에 넘어가지만, 수입차는 그렇지 않다. 수입차는 해외 공장에서 만들어져 보관 기간을 거쳐 배를 타고 국내로 온다.

배를 타고 오는 과정에서 차에 흠집 등 하자가 발생할 수 있다. 국내에 들어오면 PDI(Pre-Delivery Inspection, 배송 전 검사) 센터에서 점검을 받는데, 이 과정에서 하자를 찾아내 수리하고 고객에게 넘긴다. PDI 센터에서 어느 정도의 하자까지 수리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박진혁 교수(서정대학교 자동차과)는 "자동차 제작라인에서는 조립 실수가 사실상 없다"며 "전조등이 바뀌는 일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제작이 끝난 이후에 고객이 받을 때까지, 그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밝히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다.

수입차는 지난해 26만 705대가 팔려 연간 기준으로 역대 최다 판매를 기록했다. 국내 등록 차량 가운데 수입차 비율은 16.7%로 역시 지난해 최대치를 나타냈다. 국내에서 돌아다니는 차량 6대 중 1대는 수입차라는 얘기다.

그러나 2013년부터 2018년 6월까지 5년 6개월 동안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차량 관련 피해구제 신청 4,355건 가운데 2,945건이 수입차 피해구제 신청으로, 점유율이 32.4%였다. 차량 점유율과 비교하면 피해구제 신청 점유율이 높은 편이다.
  • 새 차 샀는데…‘짝짝이’ 전조등에 앞범퍼 ‘수리 흔적’
    • 입력 2019.04.23 (10:48)
    • 수정 2019.04.23 (14:36)
    취재K
2016년 말 '재규어 XF' 신차 구입
전조등, 왼쪽·오른쪽 다른 사양 장착
전조등 교체과정서 '앞범퍼 수리 흔적' 발견
'사기 판매 혐의' 경찰 수사 중
새 차 샀는데…‘짝짝이’ 전조등에 앞범퍼 ‘수리 흔적’
2016년 말 '재규어 XF'를 산 김 모 씨는 재규어를 사려는 사람이 있다면 말리겠다고 울분을 토했다. 드라마나 TV 광고에서 재규어 차량이 나오는 것만 봐도 화가 나서 참기가 어렵다고 한다. 6000만 원이 넘는 돈을 주고 차를 산 김 씨였는데,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왼쪽과 오른쪽이 다른 전조등
김 씨가 차를 산 건 2016년 12월이다. 역사가 오랜 브랜드라 믿음을 가지고 구매했다.

그런데 구매 직후 이상한 현상을 발견했다. 전조등을 켰을 때 나는 소리가 정상적이지 않았다. 김 씨는 "전조등을 켰을 때 왼쪽과 오른쪽이 소리가 달랐다"며 "오른쪽에서 나는 소리가 안정적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씨는 곧장 판매사원에게 전화해서 이 사실을 알렸다. 이 전화에 대한 기억은 김 씨와 판매사원이 서로 다르다. 김 씨는 판매사원이 조금 더 타고나면 익숙해질 것이라고 했다고 기억한다. 그러나 판매사원은 서비스센터 방문을 권유했다고 주장했다.

서로 기억은 다르지만, 결과적으로 김 씨는 그냥 차를 탔고, 불안정한 오른쪽 전조등 소리도 익숙해졌다.

김 씨가 서비스센터에 간 건 구매 후 8개월이 지난 2017년 8월이다. 요소수가 다 떨어져서 차가 길에 멈췄고, 집에서 가까운 서비스센터에 갔다.

 전조등 교체 전 차주 측이 찍은 영상


서비스센터에서는 전조등이 잘못 달려있다는 황당한 진단을 내렸다. 오른쪽에 달린 전조등이 김 씨 차량과 맞지 않는 사양이라는 것이다. 쉽게 말해 왼쪽 전조등과 오른쪽 전조등이 '짝짝이'라는 얘기였다. 새 차에서 생기기 어려운 일이었다.

듣고도 믿을 수 없고, 보고도 받아들일 수 없는 현실에 김 씨는 판매사에 배상을 요구했다. 판매사는 처음에는 그럴 리 없다는 반응을 보이다가 9개월이 지난 2018년 5월에서야 전조등을 교체해주겠다고 했다.

그러나 차에 왜 '짝짝이 전조등'이 달렸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제조사인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와 판매사인 KCC오토모빌에서는 차량 출고 후 8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오류가 발견돼 원인 규명이 어려우나, 고객이 전조등을 교환한 적이 없다고 하니 제작과정에서의 조립실수로 추정하고 교체를 해줬다고 설명했다.

앞범퍼에는 수리 흔적
더 황당한 일은 그 이후에 일어났다. 전조등 교체를 위해 차를 가져간 판매사는 전조등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앞범퍼 수리 흔적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와 KCC오토모빌은 범퍼 도장방법이 재규어랜드로버 공식 서비스센터 방식과 다르다고 밝혔다. 또 언더커버 손상, 범퍼 내부 우레탄 부품 손상이 발견됐다고 덧붙였다. 정리하면 앞범퍼에 외부충격이 있었고, 김 씨가 공식 서비스센터가 아닌 외부 업체에서 수리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주장이었다.

차를 한 번도 수리한 적이 없다는 김 씨는 새 차라고 알고 산 고급 수입차에서 하자가 두 차례나 발견된 걸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 사기 판매 혐의로 판매사를 고소했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와 KCC오토모빌은 앞범퍼 수리 흔적에 대해 김 씨가 차를 수리한 적이 있을 것이라는 의혹을 갖고 있다.

이들은 김 씨 차량에 보험 접수 이력이 있는데, 범퍼 수리와 연관된 부분일 가능성이 있다며 고소 사건을 조사할 때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씨 측이 제시한 보험사 서류. 뒷문에 손상이 생겼다는 사실이 적혀있다.

이에 대해 김 씨 측은 보험사에서 뗀 서류를 보여줬다. 김 씨 측은 골목길을 가다가 김 씨 차량이 주차 중인 차량에 접촉해서 오른쪽 뒷문이 찌그러진 사고가 있었을 뿐, 앞범퍼 관련 사고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수리하면 오해를 살까 봐 수리하지 않은 채로 차를 이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원인 규명은 수사기관 몫
김 씨 차량에서 발견된 두 가지 문제는 모두 원인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

'짝짝이 전조등'은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와 KCC오토모빌에서 조립실수로 추정된다고 했을 뿐 원인을 찾아낸 게 아니다. '앞범퍼 수리 흔적'은 김 씨 측은 차를 구매한 이후 수리를 한 적이 없는데 수리 흔적이 발견됐다는 입장이고,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와 KCC오토모빌은 차주의 수리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이 사건은 현재 경기 고양경찰서에서 수사 중이다. 원인을 밝혀내기 위해서는 차량 조립부터 고객 인도까지의 전 과정을 살펴봐야 한다.


국산차는 공장에서 완성돼 거의 시차를 두지 않고 고객 손에 넘어가지만, 수입차는 그렇지 않다. 수입차는 해외 공장에서 만들어져 보관 기간을 거쳐 배를 타고 국내로 온다.

배를 타고 오는 과정에서 차에 흠집 등 하자가 발생할 수 있다. 국내에 들어오면 PDI(Pre-Delivery Inspection, 배송 전 검사) 센터에서 점검을 받는데, 이 과정에서 하자를 찾아내 수리하고 고객에게 넘긴다. PDI 센터에서 어느 정도의 하자까지 수리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박진혁 교수(서정대학교 자동차과)는 "자동차 제작라인에서는 조립 실수가 사실상 없다"며 "전조등이 바뀌는 일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제작이 끝난 이후에 고객이 받을 때까지, 그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밝히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다.

수입차는 지난해 26만 705대가 팔려 연간 기준으로 역대 최다 판매를 기록했다. 국내 등록 차량 가운데 수입차 비율은 16.7%로 역시 지난해 최대치를 나타냈다. 국내에서 돌아다니는 차량 6대 중 1대는 수입차라는 얘기다.

그러나 2013년부터 2018년 6월까지 5년 6개월 동안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차량 관련 피해구제 신청 4,355건 가운데 2,945건이 수입차 피해구제 신청으로, 점유율이 32.4%였다. 차량 점유율과 비교하면 피해구제 신청 점유율이 높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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