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신환 당선의 나비 효과…정계 개편까지?

입력 2019.05.15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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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신환 원내대표 선출…나머지 네 당의 속내는?

바른미래당 새 원내대표로 오신환 의원이 선출됐습니다. 나머지 네 당은 일제히 논평을 내고 오 신임 원내대표의 당선을 축하하고 환영했습니다.

"민생 국회를 함께 만들어 나가자"(민주당) "정권 견제와 민생 회복 노력에 동참해주기를 기대한다"(한국당) "바른미래당의 변화·발전을 기대한다"(평화당), 정의당은 "개혁입법 완수와 국회 정상화에 노력해 달라"(정의당) 고 새 원내대표의 선출을 반겼습니다.

하지만 박수 치는 네 당의 속내는 제각각입니다. 바른미래당의 새 원내대표 체제가 자기 당에 유리한지 불리한지를 따지느라 분주합니다.

오신환 원내대표 선출을 바라보는 각 당의 진짜 속마음을 어떨까요.

패스트트랙 먹구름…4당 공조에 균열가나

우선 여당인 민주당으로선, 달갑지 않은 결과일 수 있습니다. 민주당은 내심으론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로 김성식 의원이 선출되기를 바랐다고 합니다.

선거제와 공수처법 패스트트랙 공조의 연장선상에서 오신환 원내대표보다는 김성식 의원이 더 협조적일 거라는 판단 때문입니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공수처법 패스트트랙 지정 과정에서 공수처에 부분 기소권을 부여하는 문제로 당시 김관영 원내대표와 마찰을 빚다 사법개혁특위 위원에서 교체(사보임)를 당한 바 있습니다.

반면, 김성식 의원은 정개특위 위원으로 선거제 패스트트랙 지정 절차 내내 민주당, 평화당, 정의당과 큰 잡음 없이 공조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결정적으로 패스트트랙 지정을 놓고 바른미래당이 양쪽으로 쪼개져 갈등할 때, 김성식 의원은 패스트트랙 찬성파였고 오신환 원내대표는 유승민 의원 등 반대파와 뜻을 같이했습니다.

바른미래당의 이번 원내대표 선거도 그 연장선상에서 치러졌습니다.

오신환 원내대표 선출로 선거법과 공수처법 패스트트랙 진행이 어려워질 거라는 건 그래서 자연스러운 전망입니다.

또 올해 초부터 민주당이 주도해온 4당 공조에도 균열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올해 들어 국회는 민주당과 바른미래당, 평화당, 정의당이 선거법 패스트트랙을 고리로 느슨하게 연대하며 한국당을 고립시키는 구도가 지속돼 왔습니다.

지난달 말, 패스트트랙 지정 절차를 둘러싼 '난장판 동물 국회'는 그런 4 대 1 구도의 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바른미래당 내 패스트트랙 반대파의 지지를 받아 꾸려진 오신환 지도부는 당장 이 4당 연대에서 한 발 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를 두고 바른미래당의 한 의원은 KBS와 통화에서 "오늘(15일)로 원내에 관한 한 '바른한국당'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변인 역시 "바른미래당 내에도 대립되는 의견이 있으니까 4:1(민주·바른미래·평화·정의 대 한국) 구도가 3:2(민주·평화·정의 대 한국·바른미래)로 가는 것까지는 아닐 것 같지만, 3.5:1.5 정도로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4당 공조 균열에 대한 한국당의 기대감은 논평에서도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한국당의 김정재 원내대변인은 "그동안 한국당을 제외한 원내 3개 야당 모두가 친정부·범여권 행세로 일관하며 사실상의 민주당 1당 독재를 방조해왔다"며 "바른미래당이 한국당과 함께 진정한 야당으로 거듭나 문재인 정권의 폭주 견제와 대한민국 민생 회복을 위한 노력에 동참해달라"고 했습니다.

"바른미래당 내전 불가피"…정계 개편 신호탄?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 체제가 불러올 나비 효과는 단지 원내 역학구도 개편에만 머무르지 않고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둔, 보다 큰 틀의 정계 개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선출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손학규 대표의 퇴진 문제에 대해 "일단 오늘 결정에 대해 손 대표도 매우 무겁게 받아들일 것"이라면서 "당 변화의 첫걸음은 현 지도부 체제 전환이라 생각한다, 약속대로 가장 이른 시일 내에 의원단 워크숍을 개최하고 총의를 모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당선 일성으로 손학규 대표의 사퇴를 압박한 겁니다.

정치권은 바른미래당이 이미 내전 상태에 돌입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바른미래당 내 안철수계와 유승민계, 호남계의 갈등이 심화되고 분당의 원심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민주평화당 유성엽 원내대표는 오신환 원내대표 선출에 대해 "바른미래당이 우향우를 한 것"이라면서 "개혁세력이 다시 뭉쳐서 제 3지대를 만들어야 할 필요성이 분명해졌다"고 말했습니다.

바른미래당 내 호남계와의 통합 내지 연대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됩니다.

한국당 역시 총선 전 보수 대통합 차원에서 바른미래당의 분열을 내심 기대하는 눈치입니다.

한국당 중진인 김무성 의원은 어제(14일)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기 위해서 내년 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반드시 과반 의석을 달성해야 하는 만큼 과거의 악연을 씻고 보수 진영이 통합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과거의 악연, 즉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찬반을 놓고 갈등과 반목이 있었지만 이제는 '반 문재인'이라는 한 깃발 아래 뭉치자는 겁니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합쳐지는 흐름으로 갈 경우 민주당 역시 가만히 있을 수는 없습니다.

다음 총선에서 보수진영에 기호 1번을 내줘야 하는 상황만은 막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보수 통합은 결국 범여권의 재편이라는 연쇄 반응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아직은 모든 것이 불투명합니다. 생각지 못한 다른 방향으로 정국이 흘러갈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오신환의 날갯짓이 태풍을 일으킬 수 있는 '나비 효과'에 정치권이 숨죽이며 주목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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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신환 당선의 나비 효과…정계 개편까지?
    • 입력 2019-05-15 17:42:19
    취재K
오신환 원내대표 선출…나머지 네 당의 속내는?

바른미래당 새 원내대표로 오신환 의원이 선출됐습니다. 나머지 네 당은 일제히 논평을 내고 오 신임 원내대표의 당선을 축하하고 환영했습니다.

"민생 국회를 함께 만들어 나가자"(민주당) "정권 견제와 민생 회복 노력에 동참해주기를 기대한다"(한국당) "바른미래당의 변화·발전을 기대한다"(평화당), 정의당은 "개혁입법 완수와 국회 정상화에 노력해 달라"(정의당) 고 새 원내대표의 선출을 반겼습니다.

하지만 박수 치는 네 당의 속내는 제각각입니다. 바른미래당의 새 원내대표 체제가 자기 당에 유리한지 불리한지를 따지느라 분주합니다.

오신환 원내대표 선출을 바라보는 각 당의 진짜 속마음을 어떨까요.

패스트트랙 먹구름…4당 공조에 균열가나

우선 여당인 민주당으로선, 달갑지 않은 결과일 수 있습니다. 민주당은 내심으론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로 김성식 의원이 선출되기를 바랐다고 합니다.

선거제와 공수처법 패스트트랙 공조의 연장선상에서 오신환 원내대표보다는 김성식 의원이 더 협조적일 거라는 판단 때문입니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공수처법 패스트트랙 지정 과정에서 공수처에 부분 기소권을 부여하는 문제로 당시 김관영 원내대표와 마찰을 빚다 사법개혁특위 위원에서 교체(사보임)를 당한 바 있습니다.

반면, 김성식 의원은 정개특위 위원으로 선거제 패스트트랙 지정 절차 내내 민주당, 평화당, 정의당과 큰 잡음 없이 공조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결정적으로 패스트트랙 지정을 놓고 바른미래당이 양쪽으로 쪼개져 갈등할 때, 김성식 의원은 패스트트랙 찬성파였고 오신환 원내대표는 유승민 의원 등 반대파와 뜻을 같이했습니다.

바른미래당의 이번 원내대표 선거도 그 연장선상에서 치러졌습니다.

오신환 원내대표 선출로 선거법과 공수처법 패스트트랙 진행이 어려워질 거라는 건 그래서 자연스러운 전망입니다.

또 올해 초부터 민주당이 주도해온 4당 공조에도 균열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올해 들어 국회는 민주당과 바른미래당, 평화당, 정의당이 선거법 패스트트랙을 고리로 느슨하게 연대하며 한국당을 고립시키는 구도가 지속돼 왔습니다.

지난달 말, 패스트트랙 지정 절차를 둘러싼 '난장판 동물 국회'는 그런 4 대 1 구도의 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바른미래당 내 패스트트랙 반대파의 지지를 받아 꾸려진 오신환 지도부는 당장 이 4당 연대에서 한 발 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를 두고 바른미래당의 한 의원은 KBS와 통화에서 "오늘(15일)로 원내에 관한 한 '바른한국당'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변인 역시 "바른미래당 내에도 대립되는 의견이 있으니까 4:1(민주·바른미래·평화·정의 대 한국) 구도가 3:2(민주·평화·정의 대 한국·바른미래)로 가는 것까지는 아닐 것 같지만, 3.5:1.5 정도로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4당 공조 균열에 대한 한국당의 기대감은 논평에서도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한국당의 김정재 원내대변인은 "그동안 한국당을 제외한 원내 3개 야당 모두가 친정부·범여권 행세로 일관하며 사실상의 민주당 1당 독재를 방조해왔다"며 "바른미래당이 한국당과 함께 진정한 야당으로 거듭나 문재인 정권의 폭주 견제와 대한민국 민생 회복을 위한 노력에 동참해달라"고 했습니다.

"바른미래당 내전 불가피"…정계 개편 신호탄?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 체제가 불러올 나비 효과는 단지 원내 역학구도 개편에만 머무르지 않고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둔, 보다 큰 틀의 정계 개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선출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손학규 대표의 퇴진 문제에 대해 "일단 오늘 결정에 대해 손 대표도 매우 무겁게 받아들일 것"이라면서 "당 변화의 첫걸음은 현 지도부 체제 전환이라 생각한다, 약속대로 가장 이른 시일 내에 의원단 워크숍을 개최하고 총의를 모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당선 일성으로 손학규 대표의 사퇴를 압박한 겁니다.

정치권은 바른미래당이 이미 내전 상태에 돌입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바른미래당 내 안철수계와 유승민계, 호남계의 갈등이 심화되고 분당의 원심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민주평화당 유성엽 원내대표는 오신환 원내대표 선출에 대해 "바른미래당이 우향우를 한 것"이라면서 "개혁세력이 다시 뭉쳐서 제 3지대를 만들어야 할 필요성이 분명해졌다"고 말했습니다.

바른미래당 내 호남계와의 통합 내지 연대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됩니다.

한국당 역시 총선 전 보수 대통합 차원에서 바른미래당의 분열을 내심 기대하는 눈치입니다.

한국당 중진인 김무성 의원은 어제(14일)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기 위해서 내년 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반드시 과반 의석을 달성해야 하는 만큼 과거의 악연을 씻고 보수 진영이 통합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과거의 악연, 즉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찬반을 놓고 갈등과 반목이 있었지만 이제는 '반 문재인'이라는 한 깃발 아래 뭉치자는 겁니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합쳐지는 흐름으로 갈 경우 민주당 역시 가만히 있을 수는 없습니다.

다음 총선에서 보수진영에 기호 1번을 내줘야 하는 상황만은 막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보수 통합은 결국 범여권의 재편이라는 연쇄 반응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아직은 모든 것이 불투명합니다. 생각지 못한 다른 방향으로 정국이 흘러갈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오신환의 날갯짓이 태풍을 일으킬 수 있는 '나비 효과'에 정치권이 숨죽이며 주목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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