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도망가고, 차 밑에 숨고…위험천만한 음주운전

입력 2019.05.16 (08:32) 수정 2019.05.16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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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윤창호법이 생기고, 단속 처벌 기준이 강화되는 등 음주운전에 대한 대책이 쏟아지면서 경각심도 높아지고 있는데요.

하지만, 일부 운전자들의 위험천만한 음주운전이 곳곳에서 적발되고 있습니다.

일단 피하자며 아찔하고 황당한 추격전까지 벌이는 만취 운전자들도 있는데요.

어떤 현장일까요?

지금부터 따라가 보시죠.

[리포트]

출근 시간을 얼마 앞둔 새벽.

서울 강남 한복판 사거리입니다.

차량 몇 대만 오갈 뿐 아직 한가한데요.

그런데 그때, 신호를 무시한 채 승용차 한 대가 빠른 속도로 달려와 버스 뒷부분을 아슬하게 비껴가더니 신호 대기 중이던 두 대에 잇따라 부딪힙니다.

하지만, 멈추지 않고 그대로 달아나 5차로를 지그재그로 가로지르는데요.

경찰차가 급히 뒤쫓아 보지만 중앙선을 넘고 후진을 하면서 도로 한복판을 누빕니다.

앞을 막아선 경찰차를 후진으로 피하려다 뒤따라온 경찰차를 들이받고서야 멈추는데요.

이 차량 운전자는 어떤 상태였을까요?

[강동경/서울 강남경찰서 교통범죄수사팀 경위 : "검거하자마자 차내에서 술 냄새가 났고, 음주라는 것이 확연히 드러났기 때문에 음주 측정을 했더니 (혈중알코올농도가) 0.147% 만취 상태였습니다. 면허 취소 수준이고요. 음주량도 상당히 많이 마신 것으로 보이는 만취 상태로 볼 수 있습니다."]

10분 전, 경찰은 강남 일대에서 음주운전 단속 중이었는데요.

수상한 움직임을 보이는 차량을 발견했습니다.

[유경균/서울 강남경찰서 교통안전계 경사 : "신호가 바뀌면서 내려오는 길에 음주 단속하는 현장을 보고 외제차 한 대가 주춤거리면서 다른 반대편 차선이 비워지는 것을 기다렸다가 중앙선 침범을 시도하는 게 보여서…."]

중고차 딜러였던 A 씨는 전날 밤부터 포창마차와 클럽 등에서 술을 마신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당시 클럽 앞입니다.

A 씨의 차량이 출발하는데요. 술을 마신 뒤 외제 스포츠카를 몰고 떠난 A 씨는 경찰의 음주운전 단속 현장을 보자마자 유턴해 달아나기 시작한 겁니다.

쫓아오는 경찰차를 피해 좁은 골목으로 도망간 A 씨.

트럭을 아찔하게 비껴가고 갑자기 큰 도로로 튀어나와 덤프트럭과 부딪힐 뻔한 아찔한 장면이 펼쳐지기도 합니다.

[유경균/서울 강남경찰서 교통안전계 경사 : "차량이 도주하는 와중에 5km 정도를 강남권 대로로 도주했는데 그 사이에 중앙선 침범이라든지 신호 위반, 그 다음에 보행자 보호 위반 등 7개 정도의 도로교통법규를 위반했고요."]

당시 A 씨가 달렸던 속도는 시속 130km 이상.

[강동경/서울 강남경찰서 교통범죄수사팀 경위 : "저희 추격했던 순찰차 속도기를 보니까 최고 속도가 130, 140Km 정도 까지 나온 거로 봐서 이 도주한 차량은 그보다 더 빠른 속도, 굉장한 속도로 도주했다고 봅니다."]

경찰은 A 씨의 빠른 스포츠카를 따라잡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유경균/서울 강남경찰서 교통안전계 경사 : "(도로에)차량이 원체 없고, 보행자도 없는 시간대라 차량이 과속하면서 도주하기가 원활했던 것 같고 속도가 원체 빨라서, 저희 순찰차보다 (속도가) 2배 이상 차이가 나는 차량이라…."]

결국 경찰은 도주로를 미리 파악해 끈질기게 추격하면서 앞뒤로 막아선 뒤에야 A 씨의 폭주를 막을 수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세 명이 경상을 입고, 경찰차 등 세 대가 파손됐는데요.

경찰은 A 씨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강동경/서울 강남경찰서 교통범죄수사팀 경위 : "시내버스도 운행하는 그런 시간대이고, 또 차량 통행이 좀 활발하게 움직이려고 하는 그런 시간대이다 보니까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한 그런 위험한 상황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A 씨가 음주운전 단속을 피해 추격전을 펼쳤다면, 이번 사고를 한번 보시죠.

광주광역시의 한 주차장, 한 여성이 차 밑에 들어가 있습니다.

["나오세요. (위험하잖아요.) 안전하게 나오세요. 지금 차 들어 올리면 위험하다고요."]

[이다연/광주서부경찰서 상무지구대 순경 : "아주머니께서 교통사고 내고 조치 안 하고 도망갔다고 신고하셔서 그 신고 받고 현장에 출동했어요. 출동했을 당시에는 차고지에 들어 있는 차 밑에 공간이 있잖아요. 아주머니가 그쪽으로 기어서 들어가 있는 상황이었고…."]

경찰이 나오라고 설득해 보기도 하고, 119구급대원이 끌어내 보려고도 하지만 욕설만 할 뿐 나오지 않는데요.

잡아당기면 당길수록 안으로 더욱 들어갑니다.

[이다연/광주서부경찰서 상무지구대 순경 : "몸에서도 술 냄새가 많이 났었고, 말도 계속 횡성수설 하면서 술에 취한 상태였어요. 계속 나오라고 몇 번 나오라고 권유해도 계속 욕설만 하시고 더 밑으로 기어가는 상황이었어요."]

30분 넘게 계속된 실랑이, 결국 119까지 출동해 차를 들어올린 뒤에야 이 여성을 빼내 체포할 수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이 여성은 경찰을 발로 차 폭행하기도 했는데요.

음주운전을 했던 40대 B 씨는 주차돼 있던 차량 3대를 들이받은 뒤에야 멈춰 섰고, 차에서 내려 달아나다 주차돼 있던 다른 차량 밑으로 숨은 겁니다.

[김현아/광주 서부경찰서 강력1팀장 : "차 3대 모두 주차돼 있는 차였고, 한 대는 운전자가 차 안에 타고 있었어요. 그 운전사가 신고한 거죠."]

B 씨는 막걸리를 몇 잔 마셨는데, 사고를 내서 너무 겁이 나 숨고 싶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B 씨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입니다.

지난해 12월 윤창호법 시행 이후 줄어들었던 일부 지역의 음주운전 사고는 최근 다시 늘고 있다고 하는데요.

다음 달부터는 음주운전 처벌 기준이 소주 한 잔만으로도 단속될 수 있는 0.03%으로 대폭 강화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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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도망가고, 차 밑에 숨고…위험천만한 음주운전
    • 입력 2019-05-16 08:37:52
    • 수정2019-05-16 10:5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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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윤창호법이 생기고, 단속 처벌 기준이 강화되는 등 음주운전에 대한 대책이 쏟아지면서 경각심도 높아지고 있는데요.

하지만, 일부 운전자들의 위험천만한 음주운전이 곳곳에서 적발되고 있습니다.

일단 피하자며 아찔하고 황당한 추격전까지 벌이는 만취 운전자들도 있는데요.

어떤 현장일까요?

지금부터 따라가 보시죠.

[리포트]

출근 시간을 얼마 앞둔 새벽.

서울 강남 한복판 사거리입니다.

차량 몇 대만 오갈 뿐 아직 한가한데요.

그런데 그때, 신호를 무시한 채 승용차 한 대가 빠른 속도로 달려와 버스 뒷부분을 아슬하게 비껴가더니 신호 대기 중이던 두 대에 잇따라 부딪힙니다.

하지만, 멈추지 않고 그대로 달아나 5차로를 지그재그로 가로지르는데요.

경찰차가 급히 뒤쫓아 보지만 중앙선을 넘고 후진을 하면서 도로 한복판을 누빕니다.

앞을 막아선 경찰차를 후진으로 피하려다 뒤따라온 경찰차를 들이받고서야 멈추는데요.

이 차량 운전자는 어떤 상태였을까요?

[강동경/서울 강남경찰서 교통범죄수사팀 경위 : "검거하자마자 차내에서 술 냄새가 났고, 음주라는 것이 확연히 드러났기 때문에 음주 측정을 했더니 (혈중알코올농도가) 0.147% 만취 상태였습니다. 면허 취소 수준이고요. 음주량도 상당히 많이 마신 것으로 보이는 만취 상태로 볼 수 있습니다."]

10분 전, 경찰은 강남 일대에서 음주운전 단속 중이었는데요.

수상한 움직임을 보이는 차량을 발견했습니다.

[유경균/서울 강남경찰서 교통안전계 경사 : "신호가 바뀌면서 내려오는 길에 음주 단속하는 현장을 보고 외제차 한 대가 주춤거리면서 다른 반대편 차선이 비워지는 것을 기다렸다가 중앙선 침범을 시도하는 게 보여서…."]

중고차 딜러였던 A 씨는 전날 밤부터 포창마차와 클럽 등에서 술을 마신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당시 클럽 앞입니다.

A 씨의 차량이 출발하는데요. 술을 마신 뒤 외제 스포츠카를 몰고 떠난 A 씨는 경찰의 음주운전 단속 현장을 보자마자 유턴해 달아나기 시작한 겁니다.

쫓아오는 경찰차를 피해 좁은 골목으로 도망간 A 씨.

트럭을 아찔하게 비껴가고 갑자기 큰 도로로 튀어나와 덤프트럭과 부딪힐 뻔한 아찔한 장면이 펼쳐지기도 합니다.

[유경균/서울 강남경찰서 교통안전계 경사 : "차량이 도주하는 와중에 5km 정도를 강남권 대로로 도주했는데 그 사이에 중앙선 침범이라든지 신호 위반, 그 다음에 보행자 보호 위반 등 7개 정도의 도로교통법규를 위반했고요."]

당시 A 씨가 달렸던 속도는 시속 130km 이상.

[강동경/서울 강남경찰서 교통범죄수사팀 경위 : "저희 추격했던 순찰차 속도기를 보니까 최고 속도가 130, 140Km 정도 까지 나온 거로 봐서 이 도주한 차량은 그보다 더 빠른 속도, 굉장한 속도로 도주했다고 봅니다."]

경찰은 A 씨의 빠른 스포츠카를 따라잡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유경균/서울 강남경찰서 교통안전계 경사 : "(도로에)차량이 원체 없고, 보행자도 없는 시간대라 차량이 과속하면서 도주하기가 원활했던 것 같고 속도가 원체 빨라서, 저희 순찰차보다 (속도가) 2배 이상 차이가 나는 차량이라…."]

결국 경찰은 도주로를 미리 파악해 끈질기게 추격하면서 앞뒤로 막아선 뒤에야 A 씨의 폭주를 막을 수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세 명이 경상을 입고, 경찰차 등 세 대가 파손됐는데요.

경찰은 A 씨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강동경/서울 강남경찰서 교통범죄수사팀 경위 : "시내버스도 운행하는 그런 시간대이고, 또 차량 통행이 좀 활발하게 움직이려고 하는 그런 시간대이다 보니까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한 그런 위험한 상황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A 씨가 음주운전 단속을 피해 추격전을 펼쳤다면, 이번 사고를 한번 보시죠.

광주광역시의 한 주차장, 한 여성이 차 밑에 들어가 있습니다.

["나오세요. (위험하잖아요.) 안전하게 나오세요. 지금 차 들어 올리면 위험하다고요."]

[이다연/광주서부경찰서 상무지구대 순경 : "아주머니께서 교통사고 내고 조치 안 하고 도망갔다고 신고하셔서 그 신고 받고 현장에 출동했어요. 출동했을 당시에는 차고지에 들어 있는 차 밑에 공간이 있잖아요. 아주머니가 그쪽으로 기어서 들어가 있는 상황이었고…."]

경찰이 나오라고 설득해 보기도 하고, 119구급대원이 끌어내 보려고도 하지만 욕설만 할 뿐 나오지 않는데요.

잡아당기면 당길수록 안으로 더욱 들어갑니다.

[이다연/광주서부경찰서 상무지구대 순경 : "몸에서도 술 냄새가 많이 났었고, 말도 계속 횡성수설 하면서 술에 취한 상태였어요. 계속 나오라고 몇 번 나오라고 권유해도 계속 욕설만 하시고 더 밑으로 기어가는 상황이었어요."]

30분 넘게 계속된 실랑이, 결국 119까지 출동해 차를 들어올린 뒤에야 이 여성을 빼내 체포할 수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이 여성은 경찰을 발로 차 폭행하기도 했는데요.

음주운전을 했던 40대 B 씨는 주차돼 있던 차량 3대를 들이받은 뒤에야 멈춰 섰고, 차에서 내려 달아나다 주차돼 있던 다른 차량 밑으로 숨은 겁니다.

[김현아/광주 서부경찰서 강력1팀장 : "차 3대 모두 주차돼 있는 차였고, 한 대는 운전자가 차 안에 타고 있었어요. 그 운전사가 신고한 거죠."]

B 씨는 막걸리를 몇 잔 마셨는데, 사고를 내서 너무 겁이 나 숨고 싶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B 씨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입니다.

지난해 12월 윤창호법 시행 이후 줄어들었던 일부 지역의 음주운전 사고는 최근 다시 늘고 있다고 하는데요.

다음 달부터는 음주운전 처벌 기준이 소주 한 잔만으로도 단속될 수 있는 0.03%으로 대폭 강화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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