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의 눈] 학교를 내 집처럼, 임용도 멋대로…‘천태만상’ 사학비리 1,300건

입력 2019.06.17 (21:35) 수정 2019.06.17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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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른바 유치원 3법 발의에 앞장선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이번에는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습니다.

설립자와 이사장의 친족은 개방이사가 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이사회 회의록 작성과 공개도, 의무화했습니다.

신경민 의원도 별도의 개정안을 이미 발의했고 유은혜 교육부장관도 사학 혁신을 예고한 상태여서 조만간 논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사학 개혁이 이렇게 화두가 되는 건 그만큼 비리가 끊이지 않기 때문인데요.

그 실태를 이호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명지대학교와 명지전문대 등을 운영하는 재단 법인입니다.

취재를 위해 찾아갔지만 접근조차 어렵습니다.

[명지학원 관계자/음성변조 : "들어갈 수 없어요. 6층, 7층(법인 사무실) 못 올라가니까."]

이 재단의 전 이사장은 자신의 건물을 학교에 증여한 뒤 퇴임 뒤 그 건물에 가족이 살게 했습니다.

임대료는 내지 않았습니다.

전북의 백제예술대.

이 학교 재단의 이사장은 2014년, 절차도 제대로 거치지 않고 딸을 직원으로 채용했습니다.

딸은 거의 출근하지 않았지만 5,900만 원이 넘는 급여를 받았습니다.

[백제예술대 관계자/음성변조 : "적임자이기 때문에 채용했지, 그분이 이대를 나오고 음악을 전공하고 석사 박사를 다 땄는데 무슨 검증이 필요하겠어요?"]

평택대학교 총장은 아들이 응모한 교수 채용 모집에 면접관으로 들어갔습니다.

아들을 교수로 뽑은 뒤 4년 뒤엔 아들과 함께 면접에 참여해 딸까지 교수로 만들었습니다.

[평택대 관계자/음성변조 : "아들은 신학과, 딸은 시각디자인학과 (임용됐어요). (딸은) 교육부에서 처분이 안 내려왔지만, 현재는 재직상태에요."]

박용진 의원실이 감사원과 교육부 등의 감사 결과를 전수 조사해 보니, 회계 부정과 임용 비리, 편입학 부정 등 전국 사립대학 재단의 각종 비리가 천3백 건이 넘었습니다.

비위 금액이 총 2천 6백여억 원.

5백억 원이 넘는 재단도 있습니다.

이 집계 결과는 끊이지 않는 사학 비리가 몇몇 개인의 일탈이나 일부 재단만의 부실이 아님을 보여줍니다.

[박용진/의원/더불어민주당 교육위원 : "대학이 숨기거나 회피했다면 이번 조사에서는 누락되어있는 것과 마찬가지거든요. 보다 근본적이고 철저한 교육 당국의 조사를 통해 대학 비리 전체를 드러내는 작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해마다 전국 사립대학들에 지원하는 정부 예산은 6조 원이 넘습니다.

KBS 뉴스 이호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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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의 눈] 학교를 내 집처럼, 임용도 멋대로…‘천태만상’ 사학비리 1,300건
    • 입력 2019-06-17 21:41:04
    • 수정2019-06-17 22: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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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른바 유치원 3법 발의에 앞장선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이번에는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습니다.

설립자와 이사장의 친족은 개방이사가 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이사회 회의록 작성과 공개도, 의무화했습니다.

신경민 의원도 별도의 개정안을 이미 발의했고 유은혜 교육부장관도 사학 혁신을 예고한 상태여서 조만간 논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사학 개혁이 이렇게 화두가 되는 건 그만큼 비리가 끊이지 않기 때문인데요.

그 실태를 이호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명지대학교와 명지전문대 등을 운영하는 재단 법인입니다.

취재를 위해 찾아갔지만 접근조차 어렵습니다.

[명지학원 관계자/음성변조 : "들어갈 수 없어요. 6층, 7층(법인 사무실) 못 올라가니까."]

이 재단의 전 이사장은 자신의 건물을 학교에 증여한 뒤 퇴임 뒤 그 건물에 가족이 살게 했습니다.

임대료는 내지 않았습니다.

전북의 백제예술대.

이 학교 재단의 이사장은 2014년, 절차도 제대로 거치지 않고 딸을 직원으로 채용했습니다.

딸은 거의 출근하지 않았지만 5,900만 원이 넘는 급여를 받았습니다.

[백제예술대 관계자/음성변조 : "적임자이기 때문에 채용했지, 그분이 이대를 나오고 음악을 전공하고 석사 박사를 다 땄는데 무슨 검증이 필요하겠어요?"]

평택대학교 총장은 아들이 응모한 교수 채용 모집에 면접관으로 들어갔습니다.

아들을 교수로 뽑은 뒤 4년 뒤엔 아들과 함께 면접에 참여해 딸까지 교수로 만들었습니다.

[평택대 관계자/음성변조 : "아들은 신학과, 딸은 시각디자인학과 (임용됐어요). (딸은) 교육부에서 처분이 안 내려왔지만, 현재는 재직상태에요."]

박용진 의원실이 감사원과 교육부 등의 감사 결과를 전수 조사해 보니, 회계 부정과 임용 비리, 편입학 부정 등 전국 사립대학 재단의 각종 비리가 천3백 건이 넘었습니다.

비위 금액이 총 2천 6백여억 원.

5백억 원이 넘는 재단도 있습니다.

이 집계 결과는 끊이지 않는 사학 비리가 몇몇 개인의 일탈이나 일부 재단만의 부실이 아님을 보여줍니다.

[박용진/의원/더불어민주당 교육위원 : "대학이 숨기거나 회피했다면 이번 조사에서는 누락되어있는 것과 마찬가지거든요. 보다 근본적이고 철저한 교육 당국의 조사를 통해 대학 비리 전체를 드러내는 작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해마다 전국 사립대학들에 지원하는 정부 예산은 6조 원이 넘습니다.

KBS 뉴스 이호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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