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의 ‘박찬호’ 짝사랑(?)…“정치 관심 없어요”

입력 2019.06.20 (18:22) 수정 2019.06.20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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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특급'
'한국 선수 최초 美 메이저리그 진출'
'MLB 동양인 최다승 투수'
'유일한 한·미·일 리그 선발승, 통산 156승'


이 수식어만으로도 누군지 금방 눈치챘을 겁니다. 박찬호 씨 이야기입니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 씨가 난데없이 정치권에서 거론되고 있습니다. 다시 정치의 계절이 왔기 때문일 겁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인재 영입이라는 이름으로 유명인, 특히 스포츠 스타를 영입하려는 움직임도 있습니다.

한국당 '박찬호 영입전'…이국종·백종원·선동열 등도 거론

인재 영입에 있어선 자유한국당이 발빠른 행보를 보이는 듯합니다. 사회 각 분야 인재 2천여 명을 총망라한 인재영입데이터베이스를 만들어 '인재 모시기'에 시동을 걸었습니다. 여기에 박찬호 씨는 물론 이국종 아주대병원 교수, '골목식당'으로 유명한 백종원 씨 등도 이름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교수와 백 씨가 영입 1순위라는 말도 들립니다. 여기에 한국 프로야구의 전설적 인물인 '무등산 폭격기' 선동열 씨에 대해서도 한국당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당 인재영입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황교안 대표에게 정기적으로 인재 영입 관련 상황을 보고하고 있는데, 황 대표가 2천 명도 적다며 인재 풀을 더 늘리라고 한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대부분 짝사랑"이라는 말도 더했습니다. 어쨌든 한국당은 이들 가운데 170여 명을 1차 영입대상으로 분류하고 늦어도 9월 말까지는 결과물을 내겠다는 방침입니다. 다만, 영입 대상자들의 의사와 무관하게 지금은 인재들을 분류한 단계일 뿐이라는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박찬호 측 "정치 전혀 관심 없어요"

그런데 박찬호 씨는 정치에 관심이 있는 걸까요? 수소문 끝에 박찬호 씨의 국내 매니지먼트사인 '팀61'의 정태호 대표와 연락이 닿았습니다. 정 대표의 설명은 이렇습니다.

"저도 기사는 봤는데요. 의사를 물어본 적도 없고, 그리고 박찬호 씨는 정치에 전혀 관심이 없어요."

"따로 만나거나 통화한 적도 전혀 없어요. 그 기사 때문에 여기저기서 연락 오는데, 한국당에서 연락 온 적은 없었어요. 정치할 의사도 전혀 없고, 지금 거주도 미국에서 하고 있고..."

박찬호 씨는 정치에 전혀 관심이 없다고 합니다. 한국당의 연락을 받은 적도 없다고 했습니다. 실제 박찬호 씨는 미국 LA에서 가족과 함께 지내고 있습니다. 한국을 오가며 방송 출연은 물론 유소년 야구단 지도 등도 하고 있습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의 국제홍보위원 직함도 갖고 있습니다. 이런 사정을 종합해 볼 때 지금으로선 한국당의 짝사랑으로 끝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 2016년, 민주당도 박찬호 영입 나섰다 실패

사실 정치권이 박찬호 씨를 영입하려고 했던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과거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20대 국회의원 선거. 그러니까 2016년도 일입니다. 그때 박찬호 씨에게 손을 내민 건 한국당이 아니라 더불어민주당이었습니다. 충청권, 아마도 세종 출마를 권유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당시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시절이었습니다. 김 대표 측에서 박찬호 씨를 접촉해 출마를 권유했는데, 박 씨가 이를 거절했다는 겁니다. 직접 접촉했던 당사자에게 들은 이야기이라 틀리진 않을 겁니다.


■ "유명하니까" 영입..."정치 아무나 해선 안 돼"

왜 유명인, 스포츠 스타를 영입하려 하는 걸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유명하니까, 모셔오려고 하는 겁니다. 정치컨설팅그룹 '민'의 박성민 대표는 "정치권이 유명한 인물을 불러들여 그 이미지를 얻으려고 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좋은 태도는 아니다."라고 진단했습니다. 박 대표는 "정치는 사회에 대한 철학은 물론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라 아무나 해선 안 된다"면서 "대중 스타들이 국회에 입성해도 제 역할을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국민적 사랑도 잃기 때문에 모두에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한마디로 당사자는 물론 국가적·국민적으로도 손해라며 "코미디 같은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실제, 정치권에는 유명인들이 많았습니다. 주로 보수 정당에서 활동했는데, 당장 20대 국회엔 조훈현 9단이 한국당 비례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19대 땐 한때 한국 여자 탁구의 미래였던 이에리사 씨가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고, '황금빛 돌려차기의 주인공' 문대성 씨가 새누리당 부산 사하갑으로 출마해 당선됐습니다. '천하장사' 이만기 씨도 정치권의 문을 두드렸지만, 당선과는 아직 인연을 맺지 못했습니다.

■ '이름값'으로만 정치하나?

사회의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국회에 입성해 저마다 전문성을 발휘하며 입법 활동을 하는 건 분명 바람직한 일입니다. 그러나 단순히 '이름값'만으로 정치권에서 큰 족적을 남기긴 어렵다는 것도 우리 모두가 경험한 사실입니다. 선거 때면 어김없이 정치권의 구애를 받는 유명인들의 선택이 궁금해지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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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당의 ‘박찬호’ 짝사랑(?)…“정치 관심 없어요”
    • 입력 2019-06-20 18:22:17
    • 수정2019-06-20 18:2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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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특급'
'한국 선수 최초 美 메이저리그 진출'
'MLB 동양인 최다승 투수'
'유일한 한·미·일 리그 선발승, 통산 156승'


이 수식어만으로도 누군지 금방 눈치챘을 겁니다. 박찬호 씨 이야기입니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 씨가 난데없이 정치권에서 거론되고 있습니다. 다시 정치의 계절이 왔기 때문일 겁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인재 영입이라는 이름으로 유명인, 특히 스포츠 스타를 영입하려는 움직임도 있습니다.

한국당 '박찬호 영입전'…이국종·백종원·선동열 등도 거론

인재 영입에 있어선 자유한국당이 발빠른 행보를 보이는 듯합니다. 사회 각 분야 인재 2천여 명을 총망라한 인재영입데이터베이스를 만들어 '인재 모시기'에 시동을 걸었습니다. 여기에 박찬호 씨는 물론 이국종 아주대병원 교수, '골목식당'으로 유명한 백종원 씨 등도 이름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교수와 백 씨가 영입 1순위라는 말도 들립니다. 여기에 한국 프로야구의 전설적 인물인 '무등산 폭격기' 선동열 씨에 대해서도 한국당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당 인재영입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황교안 대표에게 정기적으로 인재 영입 관련 상황을 보고하고 있는데, 황 대표가 2천 명도 적다며 인재 풀을 더 늘리라고 한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대부분 짝사랑"이라는 말도 더했습니다. 어쨌든 한국당은 이들 가운데 170여 명을 1차 영입대상으로 분류하고 늦어도 9월 말까지는 결과물을 내겠다는 방침입니다. 다만, 영입 대상자들의 의사와 무관하게 지금은 인재들을 분류한 단계일 뿐이라는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박찬호 측 "정치 전혀 관심 없어요"

그런데 박찬호 씨는 정치에 관심이 있는 걸까요? 수소문 끝에 박찬호 씨의 국내 매니지먼트사인 '팀61'의 정태호 대표와 연락이 닿았습니다. 정 대표의 설명은 이렇습니다.

"저도 기사는 봤는데요. 의사를 물어본 적도 없고, 그리고 박찬호 씨는 정치에 전혀 관심이 없어요."

"따로 만나거나 통화한 적도 전혀 없어요. 그 기사 때문에 여기저기서 연락 오는데, 한국당에서 연락 온 적은 없었어요. 정치할 의사도 전혀 없고, 지금 거주도 미국에서 하고 있고..."

박찬호 씨는 정치에 전혀 관심이 없다고 합니다. 한국당의 연락을 받은 적도 없다고 했습니다. 실제 박찬호 씨는 미국 LA에서 가족과 함께 지내고 있습니다. 한국을 오가며 방송 출연은 물론 유소년 야구단 지도 등도 하고 있습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의 국제홍보위원 직함도 갖고 있습니다. 이런 사정을 종합해 볼 때 지금으로선 한국당의 짝사랑으로 끝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 2016년, 민주당도 박찬호 영입 나섰다 실패

사실 정치권이 박찬호 씨를 영입하려고 했던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과거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20대 국회의원 선거. 그러니까 2016년도 일입니다. 그때 박찬호 씨에게 손을 내민 건 한국당이 아니라 더불어민주당이었습니다. 충청권, 아마도 세종 출마를 권유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당시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시절이었습니다. 김 대표 측에서 박찬호 씨를 접촉해 출마를 권유했는데, 박 씨가 이를 거절했다는 겁니다. 직접 접촉했던 당사자에게 들은 이야기이라 틀리진 않을 겁니다.


■ "유명하니까" 영입..."정치 아무나 해선 안 돼"

왜 유명인, 스포츠 스타를 영입하려 하는 걸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유명하니까, 모셔오려고 하는 겁니다. 정치컨설팅그룹 '민'의 박성민 대표는 "정치권이 유명한 인물을 불러들여 그 이미지를 얻으려고 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좋은 태도는 아니다."라고 진단했습니다. 박 대표는 "정치는 사회에 대한 철학은 물론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라 아무나 해선 안 된다"면서 "대중 스타들이 국회에 입성해도 제 역할을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국민적 사랑도 잃기 때문에 모두에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한마디로 당사자는 물론 국가적·국민적으로도 손해라며 "코미디 같은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실제, 정치권에는 유명인들이 많았습니다. 주로 보수 정당에서 활동했는데, 당장 20대 국회엔 조훈현 9단이 한국당 비례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19대 땐 한때 한국 여자 탁구의 미래였던 이에리사 씨가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고, '황금빛 돌려차기의 주인공' 문대성 씨가 새누리당 부산 사하갑으로 출마해 당선됐습니다. '천하장사' 이만기 씨도 정치권의 문을 두드렸지만, 당선과는 아직 인연을 맺지 못했습니다.

■ '이름값'으로만 정치하나?

사회의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국회에 입성해 저마다 전문성을 발휘하며 입법 활동을 하는 건 분명 바람직한 일입니다. 그러나 단순히 '이름값'만으로 정치권에서 큰 족적을 남기긴 어렵다는 것도 우리 모두가 경험한 사실입니다. 선거 때면 어김없이 정치권의 구애를 받는 유명인들의 선택이 궁금해지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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