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함께하고 싶어요”…일자리 찾아 전국 떠도는 난민

입력 2019.06.21 (06:24) 수정 2019.06.21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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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5월 제주에서 예멘 난민들이 대거 난민신청을 하면서 난민제 폐지 청원이 올라오는 등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일었죠.

이들 대부분 난민이 아니라 인도적 체류 허가를 받고 제주를 떠났는데, 1년이 지난 지금 이들은 현재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요?

김지숙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내전으로 어머니를 잃고 지난해 5월 제주로 입국한 예멘인 모하메드씨.

난민 인정은 안됐지만 인도적 체류 허가를 받고 육지로 터전을 옮겨 지난 1년 동안 전국을 돌며 공장 일자리를 전전했습니다.

이마저도 12시간이 넘는 고된 노동에 오래 일하기 힘들었고, 지금은 두달째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모하메드/예멘인 인도적 체류자 : "크레인에서 뭔가가 제 옆으로 두 번 떨어졌어요. 그게 또 떨어질까 봐 무서웠고, 플라스틱 공장에서 일할 때 화학약품 냄새 때문에 힘들었습니다."]

언어 장벽은 물론 '난민'이라며 손가락질 받는 것도 힘들지만, 언제 쫓겨날지 모르는 채 해마다 체류를 연장해야 하는 현실이 가장 고통스럽습니다.

[모하메드/예멘인 인도적 체류자 : "한국 정부가 비자 연장을 해줄지 불투명하고, 한국법을 잘 모르니까 혹시나 법을 어겨서 추방 당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어요."]

아샴시 씨 역시 한달 넘게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친구들의 도움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일자리도 문제지만 무엇보다 가장 힘든 건 예멘에 두고 온 아내와 두 살짜리 아들을 볼 수 없다는 것.

난민으로 인정받지 못해 가족을 초청할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아샴시/예멘인 : "가족이 너무 그립습니다. 특히 부인과 아들이요. 가능한 빨리 만나고 싶습니다."]

1년 전 제주에서 난민 신청을 한 예멘인은 484명 가운데 난민으로 인정된 사람은 단 2사람에 불과합니다.

인도적 체류 허가를 받은 4백12여 명은 대부분 육지로 옮겨 일자리를 찾아 떠돌고 있고 아무런 인정을 받지 못한 56명은 이의 신청을 한 뒤 제주에서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지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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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족과 함께하고 싶어요”…일자리 찾아 전국 떠도는 난민
    • 입력 2019-06-21 06:27:29
    • 수정2019-06-21 07: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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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5월 제주에서 예멘 난민들이 대거 난민신청을 하면서 난민제 폐지 청원이 올라오는 등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일었죠.

이들 대부분 난민이 아니라 인도적 체류 허가를 받고 제주를 떠났는데, 1년이 지난 지금 이들은 현재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요?

김지숙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내전으로 어머니를 잃고 지난해 5월 제주로 입국한 예멘인 모하메드씨.

난민 인정은 안됐지만 인도적 체류 허가를 받고 육지로 터전을 옮겨 지난 1년 동안 전국을 돌며 공장 일자리를 전전했습니다.

이마저도 12시간이 넘는 고된 노동에 오래 일하기 힘들었고, 지금은 두달째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모하메드/예멘인 인도적 체류자 : "크레인에서 뭔가가 제 옆으로 두 번 떨어졌어요. 그게 또 떨어질까 봐 무서웠고, 플라스틱 공장에서 일할 때 화학약품 냄새 때문에 힘들었습니다."]

언어 장벽은 물론 '난민'이라며 손가락질 받는 것도 힘들지만, 언제 쫓겨날지 모르는 채 해마다 체류를 연장해야 하는 현실이 가장 고통스럽습니다.

[모하메드/예멘인 인도적 체류자 : "한국 정부가 비자 연장을 해줄지 불투명하고, 한국법을 잘 모르니까 혹시나 법을 어겨서 추방 당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어요."]

아샴시 씨 역시 한달 넘게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친구들의 도움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일자리도 문제지만 무엇보다 가장 힘든 건 예멘에 두고 온 아내와 두 살짜리 아들을 볼 수 없다는 것.

난민으로 인정받지 못해 가족을 초청할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아샴시/예멘인 : "가족이 너무 그립습니다. 특히 부인과 아들이요. 가능한 빨리 만나고 싶습니다."]

1년 전 제주에서 난민 신청을 한 예멘인은 484명 가운데 난민으로 인정된 사람은 단 2사람에 불과합니다.

인도적 체류 허가를 받은 4백12여 명은 대부분 육지로 옮겨 일자리를 찾아 떠돌고 있고 아무런 인정을 받지 못한 56명은 이의 신청을 한 뒤 제주에서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지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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