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희귀고래의 노래…들어보실래요?

입력 2019.06.21 (07:00) 수정 2019.06.21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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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태평양참고래 수컷이 부르는 노래 들어보실래요?

멸종위기종인 희귀고래, 북태평양참고래(North Pacific Right Whale)는 전 세계에 단 서른 마리 정도만 살아있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적은 생존 개체 수 탓에 수년간 목격조차 되지 않기 일쑤였던 이 북태평양참고래의 노랫소리가 사상 처음으로 녹음됐다.

AP통신 등 외신은 19일(현지시간) 미국 국립해양대기국(NOAA, National Oceanic and Atmospheric Administration) 소속 해양 생물학자들이 8년 간(2009-2017)의 노력 끝에 알래스카 남서부 해안 인근 베링해역에서 북태평양참고래가 부르는 노랫소리를 녹음하는 데 성공했다고 전했다.

연구진은 지난 2010년 바다에서 현장 조사를 하던 중 당시로서는 식별이 불가능한 이상한 음향 패턴을 포착하였고, 아마도 이 소리가 노래를 일상적으로 부르는 종(혹등고래, 향고래 등)이 아닌 아직까지 노랫소리가 녹음된 적이 없는 참고래가 내는 소리일 수 있다는 가정하에 베링해 5개 장소에 계류형 음향 녹음 장치를 설치했다.

그러나 이후 7년 동안 북태평양참고래가 목격조차 되지 않는 상황이 계속되면서 연구는 진전을 이루지 못하는 듯했지만, 지난 2017년 부표에 설치된 녹음기에 갑자기 노랫소리가 포착되면서 실시간으로 위치를 추적한 결과 북태평양참고래 수컷 한 마리가 내는 소리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연구에 참여한 해양 생물학자 제시카 크랑세(Jessica Crance)는 추측만 하던 것이 직접 눈으로 확인되었을 때 바다에서의 이루 말할 수 없었던 감격을 표현하면서 "북태평양참고래가 부르는 노래(일정한 패턴이 있는 소리구)가 녹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이 수컷은 총소리, 높고 낮은 외침, 신음, 비명, 재잘대는 소리 등으로 들리는 음들로 특정 운율(패턴)이 느껴지는 노래들을 부르고 있었으며, 이 수컷과 다른 수컷들이 부르는 노래들을 종합해봤을 때 정형화된 소리(노래)는 모두 네 종류로 분류되었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제까지 한 번도 노랫소리가 포착된 적이 없어 '원래 노래를 부르지 않는 고래종'으로 알려진 참고래(북태평양참고래)들이 개체수가 너무 적어지자 외로움 때문에 노래를 배운 것 같다'는 추측을 내놓았다.

제시카 크랑세는 그러나 "이 발견을 토대로 북태평양참고래 전부가 노래를 부른다고 결론을 내리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전제하고, 다만 북태평양참고래 수컷들이 노래를 부르는 이유로 "암컷을 부르기 위해서" 또는 "너무 적은 숫자만 남아서 다른 개체를 더 자주 부르거나 노래를 해야 할 필요를 느껴서"일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혹등고래와 어울리는 모습이 종종 목격되는 북태평양참고래들이 단순히 노래를 부르는 고래 종인 혹등고래를 흉내 냈을 수 있다는 추측도 함께 내놓았다.

북태평양참고래는 수영속도가 워낙 느린 데다 죽은 후에는 물에 떠오르는 특성이 있어 쉽게 포경의 대상이 되어왔고 결국 멸종위기에까지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인간의 무분별한 사냥이 원래는 노래를 잘 부르지 않던 고래들을 노래하게 한 것일까?

이 연구결과는 미국음향학회 저널(Journal of Acoustical Society of America) 최근호(https://asa.scitation.org/doi/10.1121/1.5111338?af=R)에까지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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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멸종위기 희귀고래의 노래…들어보실래요?
    • 입력 2019-06-21 07:00:40
    • 수정2019-06-21 10:02:54
    취재K
북태평양참고래 수컷이 부르는 노래 들어보실래요?

멸종위기종인 희귀고래, 북태평양참고래(North Pacific Right Whale)는 전 세계에 단 서른 마리 정도만 살아있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적은 생존 개체 수 탓에 수년간 목격조차 되지 않기 일쑤였던 이 북태평양참고래의 노랫소리가 사상 처음으로 녹음됐다.

AP통신 등 외신은 19일(현지시간) 미국 국립해양대기국(NOAA, National Oceanic and Atmospheric Administration) 소속 해양 생물학자들이 8년 간(2009-2017)의 노력 끝에 알래스카 남서부 해안 인근 베링해역에서 북태평양참고래가 부르는 노랫소리를 녹음하는 데 성공했다고 전했다.

연구진은 지난 2010년 바다에서 현장 조사를 하던 중 당시로서는 식별이 불가능한 이상한 음향 패턴을 포착하였고, 아마도 이 소리가 노래를 일상적으로 부르는 종(혹등고래, 향고래 등)이 아닌 아직까지 노랫소리가 녹음된 적이 없는 참고래가 내는 소리일 수 있다는 가정하에 베링해 5개 장소에 계류형 음향 녹음 장치를 설치했다.

그러나 이후 7년 동안 북태평양참고래가 목격조차 되지 않는 상황이 계속되면서 연구는 진전을 이루지 못하는 듯했지만, 지난 2017년 부표에 설치된 녹음기에 갑자기 노랫소리가 포착되면서 실시간으로 위치를 추적한 결과 북태평양참고래 수컷 한 마리가 내는 소리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연구에 참여한 해양 생물학자 제시카 크랑세(Jessica Crance)는 추측만 하던 것이 직접 눈으로 확인되었을 때 바다에서의 이루 말할 수 없었던 감격을 표현하면서 "북태평양참고래가 부르는 노래(일정한 패턴이 있는 소리구)가 녹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이 수컷은 총소리, 높고 낮은 외침, 신음, 비명, 재잘대는 소리 등으로 들리는 음들로 특정 운율(패턴)이 느껴지는 노래들을 부르고 있었으며, 이 수컷과 다른 수컷들이 부르는 노래들을 종합해봤을 때 정형화된 소리(노래)는 모두 네 종류로 분류되었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제까지 한 번도 노랫소리가 포착된 적이 없어 '원래 노래를 부르지 않는 고래종'으로 알려진 참고래(북태평양참고래)들이 개체수가 너무 적어지자 외로움 때문에 노래를 배운 것 같다'는 추측을 내놓았다.

제시카 크랑세는 그러나 "이 발견을 토대로 북태평양참고래 전부가 노래를 부른다고 결론을 내리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전제하고, 다만 북태평양참고래 수컷들이 노래를 부르는 이유로 "암컷을 부르기 위해서" 또는 "너무 적은 숫자만 남아서 다른 개체를 더 자주 부르거나 노래를 해야 할 필요를 느껴서"일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혹등고래와 어울리는 모습이 종종 목격되는 북태평양참고래들이 단순히 노래를 부르는 고래 종인 혹등고래를 흉내 냈을 수 있다는 추측도 함께 내놓았다.

북태평양참고래는 수영속도가 워낙 느린 데다 죽은 후에는 물에 떠오르는 특성이 있어 쉽게 포경의 대상이 되어왔고 결국 멸종위기에까지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인간의 무분별한 사냥이 원래는 노래를 잘 부르지 않던 고래들을 노래하게 한 것일까?

이 연구결과는 미국음향학회 저널(Journal of Acoustical Society of America) 최근호(https://asa.scitation.org/doi/10.1121/1.5111338?af=R)에까지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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