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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월드컵의 해’ 떠난 그 17년 만에 대한민국 땅 밟나?
입력 2019.07.11 (13:53) 취재K
2002년 ‘월드컵의 해’ 떠난 그 17년 만에 대한민국 땅 밟나?
2002년은 대한민국 축구팀이 월드컵 4강까지 진출하면서 많은 국민에게 행복한 추억을 만들어준 뜻깊은 해다.
하지만 2002년 1월 당시 ‘바른 청년’ 이미지로 인기를 누리던 한 청년의 배신에 대중은 눈살을 찌푸려야 했다. 그 청년은 바로 가수 유승준, 스티브 유다


'바른 이미지’로 톱스타 반열에 올라

지난 1997년 가수로 데뷔한 유승준은 ‘나나나’, ‘가위’, ‘열정’ 등의 곡을 발표하면서 빼어난 춤 실력과 안정적인 가창력으로 최정상급 스타로 올라섰다. 당시 댄스가요계는 그룹 중심의 아이돌이 큰 인기를 얻으면서 솔로 가수의 입지가 크지 않았기 때문에 유승준의 인기는 그래서 더욱 특별했다. 가수로 큰 인기를 얻은 유승준은 이후 예능과 토크쇼에 출연하면서 ‘착실한 젊은이’의 이미지를 쌓으며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호감을 얻었다. 이런 이유로 유승준은 3년 동안 보건복지부의 청소년 금연 홍보 대사 활동을 할 정도로 청소년들에게는 상징적인 존재였다.

당시 유승준이 대중에게 호감을 더 받은 이유는 바로 군 복무에 대한 본인의 소신을 밝혔기 때문이다. 일부 연예인이 병역을 기피, 대중들을 분노케 하면서 미국 영주권자인 유승준의 군대 문제도 당시 사람들에게는 큰 관심사항이었다. 이럴 때마다 유승준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국가의 부름에 응할 것”이라는 말로 사람들을 안심시켰고 대중들은 그에게 ‘아름다운 청년’ 등의 수식어를 붙여주며 그를 응원했다.

그러나 2001년 2월 유승준은 돌연 허리 디스크 수술을 받는다. 사람들은 허리 수술 이후에도 고난도의 안무를 펼치는 그에게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그럴 때마다 여전히 유승준은 “군에 입대하겠다”고 대중들을 안심시켰다. 같은 해(2001년) 8월 유승준은 허리 수술의 영향으로 신체검사 4급, 공익근무요원 최종 판정을 받았다. 이후에도 유승준은 방송 등을 통해 기회 있을 때마다 병역 의무 수행할 뜻을 분명히 밝혔다.


대중을 배신한 유승준

허리디스크로 공익근무요원 판정을 받은 2001년, 귀국보증제도를 통해 일본 콘서트와 입대 전 미국 가족을 만나고 오겠다며 떠난 유승준은 끝내 대중을 배신했다. 당시 유승준은 2002년 1월 1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법원에서 미국 시민권 취득 절차를 밟으며 한국 국적 포기 신청 의사를 밝혔다. 그는 “전역하면 서른 살이 되고 댄스 가수로서의 생명이 끝난다”며 “가족과 오랜 고민 끝에 미국 국적을 취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순수하고 바른 청년 이미지를 갖고 있던 유승준의 뜻하지 않은 배신에 대한민국 전체가 분노에 휩싸였다. 일부 팬들의 반발은 있었으나 법무부는 2002년 2월 2일 유승준의 입국을 거부해 미국으로 돌려보냈다. 유승준은 “유감스럽다”며 공항에서 발길을 돌렸다. 이후 유승준은 2003년 6월 26일 예비 장인의 장례식 참석차 한국에 온 것 이외에는 단 한 번도 대한민국 땅을 밟지 못하고 있다. 유승준은 현재 출입국관리법 제11조 제1항 제3조에 의거 ‘대한민국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사람’에 해당돼 입국할 수 없다.

사진 출처 : 유튜브 영상 캡처 (원본 : 아프리카 TV)사진 출처 : 유튜브 영상 캡처 (원본 : 아프리카 TV)

유승준의 병역 기피 사건 후폭풍은 거셌다. 당시 병역특례제도에 대한 대대적인 감사가 진행됐고, 병역 이행 여부가 연예인의 향후 활동을 좌우할 정도로 큰 영향을 미쳤다. 이후 그의 곡들은 TV, 라디오에서 좀처럼 들을 수 없었고, 그의 이름도 뉴스가 아닌 예능, 가요 프로그램에선 오랜 시간 ‘금기어’였다. 이후에도 유승준은 눈물 호소 및 언론과의 인터뷰 등을 통해 끊임없이 대한민국에 자신의 존재를 알리려 노력했지만 돌아온 건 대중들의 싸늘한 시선이었다. 특히 그는 2015년 5월 인터넷으로 생방송 된 아프리카TV ‘유승준 13년 만의 최초 고백, 라이브’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무릎을 꿇고 사과했다. "법무부 장관님, 병무청장님, 출입국관리소장님, 한국에서 병역을 하고 있는 많은 친구들에게 물의를 일으키고, 허탈하게 해 드린 점 정말 사죄하는 마음으로 나왔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그러나 여론은 여전히 냉랭했다.


17년 만에 대한민국 땅 밟을 기회 생긴 유승준

대중들의 좋지 않은 여론에도 유승준은 자신의 입국 거절은 부당하다며 2015년 10월 로스앤젤레스 총영사관 총영사를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사증발급 거부취소소송을 제기했다. 2016년 9월 1심 판결에서 패소하자 유승준은 같은 해 10월 항소장을 제출했다. 이어 2017년 2월 2심에서도 유승준은 패소했다. 당시 재판부는 “유 씨가 입국해 방송 활동을 하면 자신을 희생하며 병역에 종사하는 국군 장병의 사기가 저하되고 병역 기피 풍조가 만연해질 우려가 있다"고 판결했다. 판결엔 여론에 미치는 영향, 그러니까 이른바 '괘씸죄'가 적지 않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우리나라에서 민감한 문제가 이 병역 문제다. 유승준은 그동안 억울하다는 입장이었다. 병역기피자라는 낙인이 찍힌 채 고통스럽게 살아오며 충분히 죗값을 치렀다는 주장이다. 또 그는 국적을 포기한 사람이 최근 5년간 1만 7,000여 명이나 되는 걸 고려하면, 자신에게만 유독 가혹하다는 입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오늘(11일) 대법원은 유승준에게 내려진 비자발급 거부가 위법하다는 취지의 판단을 내리면서 유승준은 이제 대한민국 땅을 밟을 가능성이 커졌다.

재판부는 "비자발급 거부 처분이 재외공관장에 대한 법무부 장관의 지시에 해당하는 입국 금지 결정을 그대로 따른 것이라고 해서 적법성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면서 법무부의 입국 금지가 비자발급 거부를 정당화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영사관이 자신에게 주어진 재량권을 전혀 행사하지 않고 오로지 13년 7개월 전에 입국 금지 결정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비자발급 거부처분을 했으므로, 이런 재량권 불행사는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유승준이 대한민국에 들어온다 한들 그의 연예 활동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일단 국민 여론이 유승준 편이 아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5일 CBS 의뢰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에서 유승준의 입국을 두고 ‘대표적인 병역기피 사례이니 입국을 허가하면 안 된다’는 응답이 68.8%로 나타나 여전히 그의 입국을 반대하는 여론이 높다.

유승준도 연예 활동 등을 서두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승준은 일단 대중의 반응을 살피며 사회봉사 활동 등으로 자신에게 드리워진 싸늘한 여론을 잠재우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후 조심스럽게 활동을 타진할 것으로 보이지만 사람들이 그에게 마음을 열어 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 2002년 ‘월드컵의 해’ 떠난 그 17년 만에 대한민국 땅 밟나?
    • 입력 2019.07.11 (13:53)
    취재K
2002년 ‘월드컵의 해’ 떠난 그 17년 만에 대한민국 땅 밟나?
2002년은 대한민국 축구팀이 월드컵 4강까지 진출하면서 많은 국민에게 행복한 추억을 만들어준 뜻깊은 해다.
하지만 2002년 1월 당시 ‘바른 청년’ 이미지로 인기를 누리던 한 청년의 배신에 대중은 눈살을 찌푸려야 했다. 그 청년은 바로 가수 유승준, 스티브 유다


'바른 이미지’로 톱스타 반열에 올라

지난 1997년 가수로 데뷔한 유승준은 ‘나나나’, ‘가위’, ‘열정’ 등의 곡을 발표하면서 빼어난 춤 실력과 안정적인 가창력으로 최정상급 스타로 올라섰다. 당시 댄스가요계는 그룹 중심의 아이돌이 큰 인기를 얻으면서 솔로 가수의 입지가 크지 않았기 때문에 유승준의 인기는 그래서 더욱 특별했다. 가수로 큰 인기를 얻은 유승준은 이후 예능과 토크쇼에 출연하면서 ‘착실한 젊은이’의 이미지를 쌓으며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호감을 얻었다. 이런 이유로 유승준은 3년 동안 보건복지부의 청소년 금연 홍보 대사 활동을 할 정도로 청소년들에게는 상징적인 존재였다.

당시 유승준이 대중에게 호감을 더 받은 이유는 바로 군 복무에 대한 본인의 소신을 밝혔기 때문이다. 일부 연예인이 병역을 기피, 대중들을 분노케 하면서 미국 영주권자인 유승준의 군대 문제도 당시 사람들에게는 큰 관심사항이었다. 이럴 때마다 유승준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국가의 부름에 응할 것”이라는 말로 사람들을 안심시켰고 대중들은 그에게 ‘아름다운 청년’ 등의 수식어를 붙여주며 그를 응원했다.

그러나 2001년 2월 유승준은 돌연 허리 디스크 수술을 받는다. 사람들은 허리 수술 이후에도 고난도의 안무를 펼치는 그에게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그럴 때마다 여전히 유승준은 “군에 입대하겠다”고 대중들을 안심시켰다. 같은 해(2001년) 8월 유승준은 허리 수술의 영향으로 신체검사 4급, 공익근무요원 최종 판정을 받았다. 이후에도 유승준은 방송 등을 통해 기회 있을 때마다 병역 의무 수행할 뜻을 분명히 밝혔다.


대중을 배신한 유승준

허리디스크로 공익근무요원 판정을 받은 2001년, 귀국보증제도를 통해 일본 콘서트와 입대 전 미국 가족을 만나고 오겠다며 떠난 유승준은 끝내 대중을 배신했다. 당시 유승준은 2002년 1월 1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법원에서 미국 시민권 취득 절차를 밟으며 한국 국적 포기 신청 의사를 밝혔다. 그는 “전역하면 서른 살이 되고 댄스 가수로서의 생명이 끝난다”며 “가족과 오랜 고민 끝에 미국 국적을 취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순수하고 바른 청년 이미지를 갖고 있던 유승준의 뜻하지 않은 배신에 대한민국 전체가 분노에 휩싸였다. 일부 팬들의 반발은 있었으나 법무부는 2002년 2월 2일 유승준의 입국을 거부해 미국으로 돌려보냈다. 유승준은 “유감스럽다”며 공항에서 발길을 돌렸다. 이후 유승준은 2003년 6월 26일 예비 장인의 장례식 참석차 한국에 온 것 이외에는 단 한 번도 대한민국 땅을 밟지 못하고 있다. 유승준은 현재 출입국관리법 제11조 제1항 제3조에 의거 ‘대한민국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사람’에 해당돼 입국할 수 없다.

사진 출처 : 유튜브 영상 캡처 (원본 : 아프리카 TV)사진 출처 : 유튜브 영상 캡처 (원본 : 아프리카 TV)

유승준의 병역 기피 사건 후폭풍은 거셌다. 당시 병역특례제도에 대한 대대적인 감사가 진행됐고, 병역 이행 여부가 연예인의 향후 활동을 좌우할 정도로 큰 영향을 미쳤다. 이후 그의 곡들은 TV, 라디오에서 좀처럼 들을 수 없었고, 그의 이름도 뉴스가 아닌 예능, 가요 프로그램에선 오랜 시간 ‘금기어’였다. 이후에도 유승준은 눈물 호소 및 언론과의 인터뷰 등을 통해 끊임없이 대한민국에 자신의 존재를 알리려 노력했지만 돌아온 건 대중들의 싸늘한 시선이었다. 특히 그는 2015년 5월 인터넷으로 생방송 된 아프리카TV ‘유승준 13년 만의 최초 고백, 라이브’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무릎을 꿇고 사과했다. "법무부 장관님, 병무청장님, 출입국관리소장님, 한국에서 병역을 하고 있는 많은 친구들에게 물의를 일으키고, 허탈하게 해 드린 점 정말 사죄하는 마음으로 나왔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그러나 여론은 여전히 냉랭했다.


17년 만에 대한민국 땅 밟을 기회 생긴 유승준

대중들의 좋지 않은 여론에도 유승준은 자신의 입국 거절은 부당하다며 2015년 10월 로스앤젤레스 총영사관 총영사를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사증발급 거부취소소송을 제기했다. 2016년 9월 1심 판결에서 패소하자 유승준은 같은 해 10월 항소장을 제출했다. 이어 2017년 2월 2심에서도 유승준은 패소했다. 당시 재판부는 “유 씨가 입국해 방송 활동을 하면 자신을 희생하며 병역에 종사하는 국군 장병의 사기가 저하되고 병역 기피 풍조가 만연해질 우려가 있다"고 판결했다. 판결엔 여론에 미치는 영향, 그러니까 이른바 '괘씸죄'가 적지 않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우리나라에서 민감한 문제가 이 병역 문제다. 유승준은 그동안 억울하다는 입장이었다. 병역기피자라는 낙인이 찍힌 채 고통스럽게 살아오며 충분히 죗값을 치렀다는 주장이다. 또 그는 국적을 포기한 사람이 최근 5년간 1만 7,000여 명이나 되는 걸 고려하면, 자신에게만 유독 가혹하다는 입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오늘(11일) 대법원은 유승준에게 내려진 비자발급 거부가 위법하다는 취지의 판단을 내리면서 유승준은 이제 대한민국 땅을 밟을 가능성이 커졌다.

재판부는 "비자발급 거부 처분이 재외공관장에 대한 법무부 장관의 지시에 해당하는 입국 금지 결정을 그대로 따른 것이라고 해서 적법성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면서 법무부의 입국 금지가 비자발급 거부를 정당화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영사관이 자신에게 주어진 재량권을 전혀 행사하지 않고 오로지 13년 7개월 전에 입국 금지 결정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비자발급 거부처분을 했으므로, 이런 재량권 불행사는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유승준이 대한민국에 들어온다 한들 그의 연예 활동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일단 국민 여론이 유승준 편이 아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5일 CBS 의뢰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에서 유승준의 입국을 두고 ‘대표적인 병역기피 사례이니 입국을 허가하면 안 된다’는 응답이 68.8%로 나타나 여전히 그의 입국을 반대하는 여론이 높다.

유승준도 연예 활동 등을 서두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승준은 일단 대중의 반응을 살피며 사회봉사 활동 등으로 자신에게 드리워진 싸늘한 여론을 잠재우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후 조심스럽게 활동을 타진할 것으로 보이지만 사람들이 그에게 마음을 열어 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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