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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따라잡기] 강원 산불 100일…화마 휩쓴 자리는 지금?
입력 2019.07.12 (08:34) 수정 2019.07.12 (09:04) 아침뉴스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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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따라잡기] 강원 산불 100일…화마 휩쓴 자리는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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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지난 4월 동해안을 휩쓴 강원도 산불이 발생한 지 100일이 됐습니다.

공교롭게도 휴가철을 맞아 피서객들이 몰려들기 시작하는 시기죠.

하지만, 당장 이재민들은 예전의 일상을 되찾기 위해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합니다.

산불 100일, 과연 얼마만큼 복원됐고, 어려움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현장을 눈으로 확인해보시죠.

[리포트]

매일 텅 빈 공터를 돌아보는 게 하루 일과가 됐다는 김순기 할머니.

[김순기/강원도 고성군 : "이게 우리 땅이라고. 여기가 마당이고 돌아가면서 (집을) 다 지어 놓은 건데 이렇게 됐잖아."]

뒤로는 야산, 마을이 내려다 보이는 전망 좋은 땅, 100일 전엔 할머니 집이 있었습니다.

[김순기/강원도 고성군 : "그 집 지어서 천년만년 살 거 같더니만 다 태워버리고 아무것도 없어요. 그냥 집만 폭삭 내려앉았지. 내가 안 죽고 산 것만 해도 다행이에요."]

이웃의 도움으로 간신히 몸만 피해 목숨을 건졌다는 할머니는 보름 전부턴 임시 주택에서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 임대 주택 사용기간이 끝나는 2년 후가 더 걱정이라고 합니다.

[김순기/강원도 고성군 : "집을 새로 지으려니 돈은 얼마 안 나오지. (보상금) 조금 나오는 거로 집 지어봤자 또 빚진단 말이야. 그것을 언제 갚아요. 나이 많은 사람들이 갚을 능력이 없잖아요."]

옆 마을 속초 장천마을, 좁은 임시주택에서 밥 한끼를 해결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유복순/강원도 속초시 : "이렇게 해야지. 어떻게 해. 비좁아서 어떻게 할 수가 없어."]

그나마 이렇게 음식을 나누게 된 것도 얼마 되지 않은 일입니다.

[박광옥/강원도 속초시 : "처음에는 밥을 전혀 못 먹었어요. 불나고 나서는…."]

[유복순/강원도 속초시 : "잠이 하나도 안 오더라고 처음에는. 모두 밤새다시피 했어요. (집) 다 허물어진 건데 생각하면 그건 끝도 없어. 병 걸려 죽을 거 같더라고."]

화마가 모든 걸 휩쓸고 지나간 그날의 충격은 쉽게 잊히지 않습니다.

[박광옥/강원도 속초시 : "나도 모르게 자꾸 울적 울적해서 울어요. 자꾸만 울게 돼 있어요. 산소도 다 탔어요. 절을 하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마구 쏟아져서 내가 조상님들 묘 앞에서 얼마나 울었는지 말도 못 하게 울었어요."]

다시 농사일을 시작했지만 그 마저도 손에 잡히지가 않습니다.

[유복순/강원도 속초시 : "감자를 지금 한창 수확하고 일하는 때인데, 감자가 올라올 때 불이 확 지나갔으니까 농사도 제대로 안돼서 감자도 작고…."]

지금도 지금이지만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다는 게 더 걱정입니다.

[유복순/강원도 속초시 : "계획을 세울 수가 없어요. 지금 뭐 6,300만 원인가 우리들한테 들어온 게 그렇게 들어왔는데 그걸로 아직 집 지을 엄두도 못 내고…."]

여기에 지금 몰아닥친 장마 걱정은 현재진행형입니다.

아직 피해 지역의 나무뿌리를 뽑아내고, 축대를 세우고 산사태 정비 작업이 한창인데요.

[정연태/고성군산림조합 영림단장 : "풀씨하고 퇴비하고 섞어서 여기 뿌리는 거예요. 그러면 빗물이 흘러서 토사가 이렇게 더 안 흘러내려오게…."]

주민들은 하루빨리 이 작업이 끝나길 기다립니다.

[한해수/강원도 고성군 : "장마철이니까 이거 막 산사태 나잖아. 제일 위험하지. 비 오고 나면 바람이 또 불잖아요. 바람 불면 뭐가 떨어졌나 얼른 나와보고 위험해."]

하지만, 복구 작업을 시작도 하지 못한 곳도 있습니다.

산불로 20채 객실 가운데, 17채가 불에 탄 한 펜션입니다.

[최준영/강원도 고성군 : "가족들 다 모여 같이 살면서 같이 일하면서 생활하면 좋겠다 싶어서 부모님과 저희 식구, 누나네 식구, 사촌 동생네 가족 이렇게 해서 이 안에서 살면서 운영을 하게 됐거든요. 네 가구가 먹고 살 거리가 한순간에 다 없어진 거예요."]

소상공인 보상에 대한 마땅한 법적 근거가 없어 지자체 보상은 턱없이 부족하다고 합니다.

[최준영/강원도 고성군 : "실질적인 소유주는 어머니, 누나 두 명밖에 안 돼 있거든요. 17채가 탔으면 그거에 맞는 보상금이 나온 게 아니라 두 명한테 두 채 분밖에 보상금이 지급이 안 되다 보니까."]

관광지 주변 상인들도 걱정이 큽니다.

[오봉현/강원도 동해시 상인 : "유동인구도 줄고 차량도 많이 줄고 거리 자체가 썰렁하다 보니까 관광객들이 위축돼서 이쪽으로 좀 안 온다고 봐야지."]

[이용래/강원도 동해시 상인 : "작년 매출 대비해서 거의 반 이상 떨어진 것 같아요. 식당이 장사가 안되다 보니까 굉장히 마음도 아프고 어떻게 살아야 하나 걱정도 많이 되고…."]

하필, 해수욕장을 개장하자마자 장맛비가 퍼부었지만 그래도 기대감에 부풉니다.

[오봉현/강원도 동해시 상인 : "저희 상인들은 (해수욕장이) 개장했기 때문에 장사하는 데는 손님 받을 준비는 만반의 준비는 다 되어있습니다."]

[이용래/강원도 동해시 상인 : "'혹시 불났다는 데 거기 문을 열었나요?' 이런 전화들도 많이 오고요. 와보니까 좋다. 친구들 데려오겠다. 이렇게 많이 위로도 해주시고…."]

산불로 85개 시설물 가운데 절반 이상 불에 탔던 동해시의 캠핑장도 복원 공사를 끝내고 해수욕장 개장에 맞춰 손님맞이를 시작했습니다.

피해 지역에 도움이 될까 이곳을 한걸음에 찾은 관광객들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배기성/가수 : "재해도 나고 그래서 조금 더 신경 써서 오게 되는 거죠. 마음이 좀 안 좋은 게 여기 그 주민분들이 위축되고 있어요. 강원도 시민 여러분 힘 좀 내셨으면 좋겠어요."]

[강병구/서울시 강남구 : "여기는 불이 났었다 하더라도 해수욕장 인근으로는 아직 훼손된 곳이 없고 많은 사람들이 와서 아름다운 경치를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강원도 산불 발생 100일 휴가철에 장마까지 겹친 산불 피해 현장은 이제 본격적인 관심과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계절이 됐습니다.
  • [뉴스 따라잡기] 강원 산불 100일…화마 휩쓴 자리는 지금?
    • 입력 2019.07.12 (08:34)
    • 수정 2019.07.12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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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따라잡기] 강원 산불 100일…화마 휩쓴 자리는 지금?
[기자]

지난 4월 동해안을 휩쓴 강원도 산불이 발생한 지 100일이 됐습니다.

공교롭게도 휴가철을 맞아 피서객들이 몰려들기 시작하는 시기죠.

하지만, 당장 이재민들은 예전의 일상을 되찾기 위해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합니다.

산불 100일, 과연 얼마만큼 복원됐고, 어려움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현장을 눈으로 확인해보시죠.

[리포트]

매일 텅 빈 공터를 돌아보는 게 하루 일과가 됐다는 김순기 할머니.

[김순기/강원도 고성군 : "이게 우리 땅이라고. 여기가 마당이고 돌아가면서 (집을) 다 지어 놓은 건데 이렇게 됐잖아."]

뒤로는 야산, 마을이 내려다 보이는 전망 좋은 땅, 100일 전엔 할머니 집이 있었습니다.

[김순기/강원도 고성군 : "그 집 지어서 천년만년 살 거 같더니만 다 태워버리고 아무것도 없어요. 그냥 집만 폭삭 내려앉았지. 내가 안 죽고 산 것만 해도 다행이에요."]

이웃의 도움으로 간신히 몸만 피해 목숨을 건졌다는 할머니는 보름 전부턴 임시 주택에서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 임대 주택 사용기간이 끝나는 2년 후가 더 걱정이라고 합니다.

[김순기/강원도 고성군 : "집을 새로 지으려니 돈은 얼마 안 나오지. (보상금) 조금 나오는 거로 집 지어봤자 또 빚진단 말이야. 그것을 언제 갚아요. 나이 많은 사람들이 갚을 능력이 없잖아요."]

옆 마을 속초 장천마을, 좁은 임시주택에서 밥 한끼를 해결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유복순/강원도 속초시 : "이렇게 해야지. 어떻게 해. 비좁아서 어떻게 할 수가 없어."]

그나마 이렇게 음식을 나누게 된 것도 얼마 되지 않은 일입니다.

[박광옥/강원도 속초시 : "처음에는 밥을 전혀 못 먹었어요. 불나고 나서는…."]

[유복순/강원도 속초시 : "잠이 하나도 안 오더라고 처음에는. 모두 밤새다시피 했어요. (집) 다 허물어진 건데 생각하면 그건 끝도 없어. 병 걸려 죽을 거 같더라고."]

화마가 모든 걸 휩쓸고 지나간 그날의 충격은 쉽게 잊히지 않습니다.

[박광옥/강원도 속초시 : "나도 모르게 자꾸 울적 울적해서 울어요. 자꾸만 울게 돼 있어요. 산소도 다 탔어요. 절을 하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마구 쏟아져서 내가 조상님들 묘 앞에서 얼마나 울었는지 말도 못 하게 울었어요."]

다시 농사일을 시작했지만 그 마저도 손에 잡히지가 않습니다.

[유복순/강원도 속초시 : "감자를 지금 한창 수확하고 일하는 때인데, 감자가 올라올 때 불이 확 지나갔으니까 농사도 제대로 안돼서 감자도 작고…."]

지금도 지금이지만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다는 게 더 걱정입니다.

[유복순/강원도 속초시 : "계획을 세울 수가 없어요. 지금 뭐 6,300만 원인가 우리들한테 들어온 게 그렇게 들어왔는데 그걸로 아직 집 지을 엄두도 못 내고…."]

여기에 지금 몰아닥친 장마 걱정은 현재진행형입니다.

아직 피해 지역의 나무뿌리를 뽑아내고, 축대를 세우고 산사태 정비 작업이 한창인데요.

[정연태/고성군산림조합 영림단장 : "풀씨하고 퇴비하고 섞어서 여기 뿌리는 거예요. 그러면 빗물이 흘러서 토사가 이렇게 더 안 흘러내려오게…."]

주민들은 하루빨리 이 작업이 끝나길 기다립니다.

[한해수/강원도 고성군 : "장마철이니까 이거 막 산사태 나잖아. 제일 위험하지. 비 오고 나면 바람이 또 불잖아요. 바람 불면 뭐가 떨어졌나 얼른 나와보고 위험해."]

하지만, 복구 작업을 시작도 하지 못한 곳도 있습니다.

산불로 20채 객실 가운데, 17채가 불에 탄 한 펜션입니다.

[최준영/강원도 고성군 : "가족들 다 모여 같이 살면서 같이 일하면서 생활하면 좋겠다 싶어서 부모님과 저희 식구, 누나네 식구, 사촌 동생네 가족 이렇게 해서 이 안에서 살면서 운영을 하게 됐거든요. 네 가구가 먹고 살 거리가 한순간에 다 없어진 거예요."]

소상공인 보상에 대한 마땅한 법적 근거가 없어 지자체 보상은 턱없이 부족하다고 합니다.

[최준영/강원도 고성군 : "실질적인 소유주는 어머니, 누나 두 명밖에 안 돼 있거든요. 17채가 탔으면 그거에 맞는 보상금이 나온 게 아니라 두 명한테 두 채 분밖에 보상금이 지급이 안 되다 보니까."]

관광지 주변 상인들도 걱정이 큽니다.

[오봉현/강원도 동해시 상인 : "유동인구도 줄고 차량도 많이 줄고 거리 자체가 썰렁하다 보니까 관광객들이 위축돼서 이쪽으로 좀 안 온다고 봐야지."]

[이용래/강원도 동해시 상인 : "작년 매출 대비해서 거의 반 이상 떨어진 것 같아요. 식당이 장사가 안되다 보니까 굉장히 마음도 아프고 어떻게 살아야 하나 걱정도 많이 되고…."]

하필, 해수욕장을 개장하자마자 장맛비가 퍼부었지만 그래도 기대감에 부풉니다.

[오봉현/강원도 동해시 상인 : "저희 상인들은 (해수욕장이) 개장했기 때문에 장사하는 데는 손님 받을 준비는 만반의 준비는 다 되어있습니다."]

[이용래/강원도 동해시 상인 : "'혹시 불났다는 데 거기 문을 열었나요?' 이런 전화들도 많이 오고요. 와보니까 좋다. 친구들 데려오겠다. 이렇게 많이 위로도 해주시고…."]

산불로 85개 시설물 가운데 절반 이상 불에 탔던 동해시의 캠핑장도 복원 공사를 끝내고 해수욕장 개장에 맞춰 손님맞이를 시작했습니다.

피해 지역에 도움이 될까 이곳을 한걸음에 찾은 관광객들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배기성/가수 : "재해도 나고 그래서 조금 더 신경 써서 오게 되는 거죠. 마음이 좀 안 좋은 게 여기 그 주민분들이 위축되고 있어요. 강원도 시민 여러분 힘 좀 내셨으면 좋겠어요."]

[강병구/서울시 강남구 : "여기는 불이 났었다 하더라도 해수욕장 인근으로는 아직 훼손된 곳이 없고 많은 사람들이 와서 아름다운 경치를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강원도 산불 발생 100일 휴가철에 장마까지 겹친 산불 피해 현장은 이제 본격적인 관심과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계절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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