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천연 바닐라’ 인기…6년 새 가격 30배 폭등

입력 2019.07.22 (18:07) 수정 2019.07.22 (22:1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세계 움직임 알아보는 시간이죠.

'글로벌 경제' 조항리 아나운서와 함께 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오늘 이야기 나눌 주제는 어떤 건가요?

지금 보이는 사진과 관련이 있는 거겠죠?

[답변]

네, 마치 콩 줄기처럼 보이기도 하고, 덜 익은 바나나 같기도 하죠.

하지만 둘 다 아니고요,

이것의 정체는 바로 바닐라입니다.

아마 아이스크림부터 떠올리는 분들 많을 텐데요.

그런데 이 바닐라의 몸값이 소고기, 그리고 은보다 비싸다고 합니다.

달콤함 뒤에 감춰진 바닐라의 비밀, 먼저 영상으로 만나보시죠.

바닐라(vanilla)는 스페인어로 '넝쿨이 난 종류의 꼬투리'란 뜻인데요.

생김새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바닐라 특유의 맛과 향이 나는 이유는 수확 후 건조 과정을 거치기 때문인데요.

수분이 완전히 제거된 바닐라는 이렇게 검정에 가까운 색을 띱니다.

바닐라는 현재 아이스크림과 초콜릿, 또 화장품, 향수 등 다양한 곳에 쓰이고 있습니다.

[앵커]

앞서 바닐라 몸값이 은보다 비싸다고 하셨는데, 어느 정도길래 그런 거죠?

[답변]

제가 화면 준비했는데요,

보시면, 천연 바닐라 1kg당 가격이 2013년에는 20달러 정도였는데요,

불과 4년 만에 6백 달러로 치솟았습니다.

[앵커]

30배 이상 오른 거군요.

[답변]

네. 현재도 5백 달러, 우리 돈으로 60만 원 안팎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천연 바닐라 가격이 이렇게 급등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수요가 많아졌기 때문인데요,

건강에 좋은 천연 식품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이 그 배경입니다.

여기에 열대성 폭풍(cyclone)과 가뭄 등 자연재해도 바닐라 가격 인상을 이끌었습니다.

2017년과 2018년, 두 해 연속 열대성 폭풍이 마다가스카르를 덮치면서 상황이 더 나빠졌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마다가스카르에서 상당한 양의 바닐라를 재배하고 있다는 얘기인데요?

[답변]

네, 마다가스카르가 전 세계 바닐라 생산량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데는, 바닐라 생산이 그만큼 까다롭기 때문입니다.

일 년에 하루 정도만 꽃이 피는데, 수분(꽃의 수정)을 위해 사람이 일일이 손으로 작업해야 합니다.

이후 열매가 다 자랄 때까지 필요한 시간은 9개월.

BBC에 따르면 바닐라를 심어 수확, 출하하기까지 최소 3~4년이 걸립니다.

[벤자민 네이마크/랭커스터대학 교수 : "바닐라는 사람의 손으로 직접 수정을 해야 하는 난초입니다. 엄청난 노력이 드는 작업이죠. 집에서 난초를 키워본 사람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 겁니다."]

바닐라를 키우려면 기후 조건 등 환경도 맞아야 하는데요,

적도 부근 지역에서만 재배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앵커]

바닐라 가격이 워낙 높게 형성돼 있다 보니, 다른 문제도 있을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답변]

맞습니다.

바닐라 가격이 치솟은 2017년부터, 마다가스카르에선 바닐라 도둑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데요,

폭력, 살인 사건까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바닐라 재배 농민들은 농장에서 밤을 지새우는 일이 일상이 됐습니다.

거리 곳곳마다 순찰하며 검문검색도 합니다.

[바닐라 재배 농민 : "한밤중에 갑자기 도둑들이 쳐들어옵니다. 우리가 바닐라를 얼마나 가졌는지를 알면 당장 저희를 죽일지도 몰라요."]

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바닐라 수확량의 10%를 도난당한 것으로 파악됐는데요.

이 때문에, 일부 농민들은 열매가 다 익기도 전에 따버리기도 합니다.

이럴 경우 바닐라의 품질이 크게 떨어지지만, 농민들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문제가 심각한데, 마다가스카르 정부 차원에서 뭔가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답변]

바닐라 재배 농민들이 정부의 보호를 기대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입니다.

경찰이 통제하기 어려울 정도로 도둑이 들끓고 있기 때문입니다.

마다가스카르 내부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글로벌 식품 회사들은 대체 경작지를 찾고 있습니다.

그래서 인도네시아, 우간다 등지에서 바닐라가 일부 재배되고 있는데, 생산량이 여전히 미미한 수준입니다.

[벤자민 네이마크/랭커스터대학 교수 : "(바닐라의) 가격이 계속 높게 유지된다면 몇 가지 시나리오를 예상할 수 있습니다. 현재 상황이 유지되다 불안정한 시장으로 이어지거나, 결국 폭락할 수 있습니다."]

일부 회사들은 수급 안정을 위해 바닐라 향이 나는 합성 향신료로 바꾸고 있습니다.

[앵커]

마다가스카르산 바닐라 가격이 쉽게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는 건데, 농민들이 바닐라 재배를 포기할 수도 없다면서요?

[답변]

그렇습니다.

바닐라가 전 세계적인 인기인 데다, 비싼 값에 팔리면서 이들의 삶이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세계 빈곤국 중 하나인 마다가스카르는 1인당 연간 소득이 평균 5백 달러, 60만 원 아래입니다.

하지만 바닐라 재배 이후 모든 것이 바뀌었습니다.

집을 새로 짓고, 태양열을 이용해 전기도 생산합니다.

[바닐라 재배 농민 : "대부분 사람들은 좋은 집을 가지게 되었고, 아이들은 학업에 열중할 수 있게 됐죠. 생활이 너무 좋아졌어요. 아주 많이요."]

마다가스카르 전체 수출에서 바닐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20%에 달합니다.

현재 마다가스카르에서 바닐라 농사를 짓는 사람들은 8만 명이 넘는데요,

BBC는 주민들은 삶은 나아졌지만, 범죄는 잦아지고 울창했던 숲은 사라져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앵커]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글로벌 경제] ‘천연 바닐라’ 인기…6년 새 가격 30배 폭등
    • 입력 2019-07-22 18:13:12
    • 수정2019-07-22 22:12:50
    통합뉴스룸ET
[앵커]

세계 움직임 알아보는 시간이죠.

'글로벌 경제' 조항리 아나운서와 함께 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오늘 이야기 나눌 주제는 어떤 건가요?

지금 보이는 사진과 관련이 있는 거겠죠?

[답변]

네, 마치 콩 줄기처럼 보이기도 하고, 덜 익은 바나나 같기도 하죠.

하지만 둘 다 아니고요,

이것의 정체는 바로 바닐라입니다.

아마 아이스크림부터 떠올리는 분들 많을 텐데요.

그런데 이 바닐라의 몸값이 소고기, 그리고 은보다 비싸다고 합니다.

달콤함 뒤에 감춰진 바닐라의 비밀, 먼저 영상으로 만나보시죠.

바닐라(vanilla)는 스페인어로 '넝쿨이 난 종류의 꼬투리'란 뜻인데요.

생김새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바닐라 특유의 맛과 향이 나는 이유는 수확 후 건조 과정을 거치기 때문인데요.

수분이 완전히 제거된 바닐라는 이렇게 검정에 가까운 색을 띱니다.

바닐라는 현재 아이스크림과 초콜릿, 또 화장품, 향수 등 다양한 곳에 쓰이고 있습니다.

[앵커]

앞서 바닐라 몸값이 은보다 비싸다고 하셨는데, 어느 정도길래 그런 거죠?

[답변]

제가 화면 준비했는데요,

보시면, 천연 바닐라 1kg당 가격이 2013년에는 20달러 정도였는데요,

불과 4년 만에 6백 달러로 치솟았습니다.

[앵커]

30배 이상 오른 거군요.

[답변]

네. 현재도 5백 달러, 우리 돈으로 60만 원 안팎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천연 바닐라 가격이 이렇게 급등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수요가 많아졌기 때문인데요,

건강에 좋은 천연 식품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이 그 배경입니다.

여기에 열대성 폭풍(cyclone)과 가뭄 등 자연재해도 바닐라 가격 인상을 이끌었습니다.

2017년과 2018년, 두 해 연속 열대성 폭풍이 마다가스카르를 덮치면서 상황이 더 나빠졌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마다가스카르에서 상당한 양의 바닐라를 재배하고 있다는 얘기인데요?

[답변]

네, 마다가스카르가 전 세계 바닐라 생산량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데는, 바닐라 생산이 그만큼 까다롭기 때문입니다.

일 년에 하루 정도만 꽃이 피는데, 수분(꽃의 수정)을 위해 사람이 일일이 손으로 작업해야 합니다.

이후 열매가 다 자랄 때까지 필요한 시간은 9개월.

BBC에 따르면 바닐라를 심어 수확, 출하하기까지 최소 3~4년이 걸립니다.

[벤자민 네이마크/랭커스터대학 교수 : "바닐라는 사람의 손으로 직접 수정을 해야 하는 난초입니다. 엄청난 노력이 드는 작업이죠. 집에서 난초를 키워본 사람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 겁니다."]

바닐라를 키우려면 기후 조건 등 환경도 맞아야 하는데요,

적도 부근 지역에서만 재배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앵커]

바닐라 가격이 워낙 높게 형성돼 있다 보니, 다른 문제도 있을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답변]

맞습니다.

바닐라 가격이 치솟은 2017년부터, 마다가스카르에선 바닐라 도둑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데요,

폭력, 살인 사건까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바닐라 재배 농민들은 농장에서 밤을 지새우는 일이 일상이 됐습니다.

거리 곳곳마다 순찰하며 검문검색도 합니다.

[바닐라 재배 농민 : "한밤중에 갑자기 도둑들이 쳐들어옵니다. 우리가 바닐라를 얼마나 가졌는지를 알면 당장 저희를 죽일지도 몰라요."]

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바닐라 수확량의 10%를 도난당한 것으로 파악됐는데요.

이 때문에, 일부 농민들은 열매가 다 익기도 전에 따버리기도 합니다.

이럴 경우 바닐라의 품질이 크게 떨어지지만, 농민들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문제가 심각한데, 마다가스카르 정부 차원에서 뭔가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답변]

바닐라 재배 농민들이 정부의 보호를 기대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입니다.

경찰이 통제하기 어려울 정도로 도둑이 들끓고 있기 때문입니다.

마다가스카르 내부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글로벌 식품 회사들은 대체 경작지를 찾고 있습니다.

그래서 인도네시아, 우간다 등지에서 바닐라가 일부 재배되고 있는데, 생산량이 여전히 미미한 수준입니다.

[벤자민 네이마크/랭커스터대학 교수 : "(바닐라의) 가격이 계속 높게 유지된다면 몇 가지 시나리오를 예상할 수 있습니다. 현재 상황이 유지되다 불안정한 시장으로 이어지거나, 결국 폭락할 수 있습니다."]

일부 회사들은 수급 안정을 위해 바닐라 향이 나는 합성 향신료로 바꾸고 있습니다.

[앵커]

마다가스카르산 바닐라 가격이 쉽게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는 건데, 농민들이 바닐라 재배를 포기할 수도 없다면서요?

[답변]

그렇습니다.

바닐라가 전 세계적인 인기인 데다, 비싼 값에 팔리면서 이들의 삶이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세계 빈곤국 중 하나인 마다가스카르는 1인당 연간 소득이 평균 5백 달러, 60만 원 아래입니다.

하지만 바닐라 재배 이후 모든 것이 바뀌었습니다.

집을 새로 짓고, 태양열을 이용해 전기도 생산합니다.

[바닐라 재배 농민 : "대부분 사람들은 좋은 집을 가지게 되었고, 아이들은 학업에 열중할 수 있게 됐죠. 생활이 너무 좋아졌어요. 아주 많이요."]

마다가스카르 전체 수출에서 바닐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20%에 달합니다.

현재 마다가스카르에서 바닐라 농사를 짓는 사람들은 8만 명이 넘는데요,

BBC는 주민들은 삶은 나아졌지만, 범죄는 잦아지고 울창했던 숲은 사라져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앵커]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