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의 눈] 5년간 과태료 28만 원·등록률 25%…갈 길 먼 ‘동물등록제’

입력 2019.07.26 (21:43) 수정 2019.07.26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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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사람이 태어나면 주민등록 신고를 하듯이, 개를 기르면 반드시 시군구청에 동물등록을 해야 한다는 사실, 알고 계시죠?

쌀알만한 칩을 개의 몸에 집어넣거나 인식표를 목에 걸어 등록을 하게 되는데요.

여기에 주인의 연락처와 주소, 개의 이름, 나이, 성별 같은 정보를 담습니다.

시행한 지 5년이 지났는데 현재 등록한 개는 백30만 마리로 전체의 4분의 1 정도에 불과합니다.

반려견을 잃어버렸을 때 쉽게 찾을 수 있고, 버리거나 학대하는 행위도 막기 위한 이 제도, 왜 잘 지켜지지 않는걸까요?

문예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시의 반려견 등록 단속 현장입니다.

매주 한 번, 반려견이 많이 나오는 공원 등지에서 등록 여부를 점검합니다.

목줄을 차고 주인과 걷는 반려견 상당수는 등록을 하지 않았습니다.

[반려견 보호자/음성변조 : "돈이 좀 들어간다더라고요. 제가 지금 여윳돈이 없어가지고..."]

내장 칩을 이용할 경우 등록에 3만 원에서 5만 원 정도 듭니다.

등록해야 한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는 견주도 있습니다.

[반려견 보호자/음성변조 : "(동물등록 하셨어요? 3개월 이상 되면 의무적으로 하셔야 되거든요?) 근데 얘가 워낙 똑똑해 가지고... 뭐 싸우지를 않고 그러니깐."]

등록했더라도 목에 거는 외장형은 효과가 떨어집니다.

[김윤진/서울시 광진구 : "워낙 얘들 많이 구르고 움직이고 하니까 며칠 안 가서 금방 떨어져서 (외장형) 이름표 안 하고 있어요."]

등록하지 않으면 1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내야 하지만 실효성은 없습니다.

도입 첫해인 2014년, 부과한 과태료는 고작 28만 원.

그 이후에는 아예 한 푼도 부과한 적이 없습니다.

반려견 분실이나 유기에 대비한다는 취지가 무색합니다.

실제로 떠돌다 구조된 반려견 대부분은 미등록 상태입니다.

경기도의 한 보호소입니다.

동물이 들어오면, 이렇게 기계를 통해 왼쪽 어깨를 스캔합니다.

몸속에 심어진 마이크로 칩을 통해 동물 등록 여부를 확인하는 겁니다.

하루 새 들어온 40여 마리 중 등록된 반려견은 단 한 마리.

이 개만 등록 정보로 주인을 찾았을 뿐 나머지는 안락사를 앞두고 있습니다.

[박선덕/서울시 동물보호과 팀장 : "동물등록에 대한 인식이 아직 자리잡히지 않아서 제일 힘듭니다. 견주분들은 왜 내가 이걸 해야 되느냐 그런 생각이 많은 것 같습니다. 내가 이걸 해서 무슨 이득이 있느냐..."]

동물 유기나 분실뿐 아니라 최근 잇따르는 동물 학대를 막기 위해서라도 반려동물 등록제도의 안착이 시급합니다.

KBS 뉴스 문예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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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7-26 21:48:33
    • 수정2019-07-26 21:5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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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사람이 태어나면 주민등록 신고를 하듯이, 개를 기르면 반드시 시군구청에 동물등록을 해야 한다는 사실, 알고 계시죠?

쌀알만한 칩을 개의 몸에 집어넣거나 인식표를 목에 걸어 등록을 하게 되는데요.

여기에 주인의 연락처와 주소, 개의 이름, 나이, 성별 같은 정보를 담습니다.

시행한 지 5년이 지났는데 현재 등록한 개는 백30만 마리로 전체의 4분의 1 정도에 불과합니다.

반려견을 잃어버렸을 때 쉽게 찾을 수 있고, 버리거나 학대하는 행위도 막기 위한 이 제도, 왜 잘 지켜지지 않는걸까요?

문예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시의 반려견 등록 단속 현장입니다.

매주 한 번, 반려견이 많이 나오는 공원 등지에서 등록 여부를 점검합니다.

목줄을 차고 주인과 걷는 반려견 상당수는 등록을 하지 않았습니다.

[반려견 보호자/음성변조 : "돈이 좀 들어간다더라고요. 제가 지금 여윳돈이 없어가지고..."]

내장 칩을 이용할 경우 등록에 3만 원에서 5만 원 정도 듭니다.

등록해야 한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는 견주도 있습니다.

[반려견 보호자/음성변조 : "(동물등록 하셨어요? 3개월 이상 되면 의무적으로 하셔야 되거든요?) 근데 얘가 워낙 똑똑해 가지고... 뭐 싸우지를 않고 그러니깐."]

등록했더라도 목에 거는 외장형은 효과가 떨어집니다.

[김윤진/서울시 광진구 : "워낙 얘들 많이 구르고 움직이고 하니까 며칠 안 가서 금방 떨어져서 (외장형) 이름표 안 하고 있어요."]

등록하지 않으면 1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내야 하지만 실효성은 없습니다.

도입 첫해인 2014년, 부과한 과태료는 고작 28만 원.

그 이후에는 아예 한 푼도 부과한 적이 없습니다.

반려견 분실이나 유기에 대비한다는 취지가 무색합니다.

실제로 떠돌다 구조된 반려견 대부분은 미등록 상태입니다.

경기도의 한 보호소입니다.

동물이 들어오면, 이렇게 기계를 통해 왼쪽 어깨를 스캔합니다.

몸속에 심어진 마이크로 칩을 통해 동물 등록 여부를 확인하는 겁니다.

하루 새 들어온 40여 마리 중 등록된 반려견은 단 한 마리.

이 개만 등록 정보로 주인을 찾았을 뿐 나머지는 안락사를 앞두고 있습니다.

[박선덕/서울시 동물보호과 팀장 : "동물등록에 대한 인식이 아직 자리잡히지 않아서 제일 힘듭니다. 견주분들은 왜 내가 이걸 해야 되느냐 그런 생각이 많은 것 같습니다. 내가 이걸 해서 무슨 이득이 있느냐..."]

동물 유기나 분실뿐 아니라 최근 잇따르는 동물 학대를 막기 위해서라도 반려동물 등록제도의 안착이 시급합니다.

KBS 뉴스 문예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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