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서 60대 청소 노동자 숨져…학생들 “열악한 휴게공간 개선해야”

입력 2019.08.14 (11:14) 수정 2019.08.14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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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에서 일하는 60대 청소노동자가 학내 휴게실에서 쉬던 중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서울대 학생들이 열악한 휴게 공간을 전면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은 오늘(14일) 성명을 내고 "이 죽음에는 우리 사회가 저임금 노동자, 용역업체 비정규직 출신의 노동자를 대해 온 방식이 녹아 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이들은 "해당 휴게실을 찾아가 보니 곰팡이 냄새가 코를 찌르고 너무 덥고 비좁은 데다 지하 구석에 위치해 환기조차 잘 되지 않았다"며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지원을 받고, 최첨단 시설을 갖춘 대학에서 그런 죽음이 발생했다는 것은 무언가가 심각하게 잘못되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들은 또 "학교 측은 이 사망이 단지 고인의 '지병'에 의한 것이었다며 먼저 선을 그으려 하고 있다"면서 "67세의 고령 노동자를 고용하면서도 그렇게 더운 날 그토록 비인간적인 환경에 그를 방치한 것은 분명 사용자인 학교 측의 책임"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 SNS 캡처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 SNS 캡처

이어 "고인의 노동에 의해 학교의 일상적 운용이 지탱되어 왔음을 생각한다면, 먼저 사과부터 하는 것이 인간적 도리"라면서 "책임 인정이나 사과 없이 언론에 고인의 죽음을 지병에 의한 죽음이라고만 말하는 것은 사건의 본질을 흐리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들은 "이 죽음은 사회적 죽음"이라면서, "재발 방지를 위해 서울대학교는 학내 노동자들의 휴게 공간 실태를 전수 조사해 열악한 휴게 공간을 전면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지난 9일 12시 30분쯤 서울대 공과대학의 한 직원 휴게실에서 청소노동자 67살 A 씨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외부 침입 흔적이 없고, A 씨가 평소 심장질환을 앓고 있었던 점으로 미뤄 갑작스러운 심정지로 숨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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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9-08-14 11:16:34
    사회
서울대학교에서 일하는 60대 청소노동자가 학내 휴게실에서 쉬던 중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서울대 학생들이 열악한 휴게 공간을 전면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은 오늘(14일) 성명을 내고 "이 죽음에는 우리 사회가 저임금 노동자, 용역업체 비정규직 출신의 노동자를 대해 온 방식이 녹아 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이들은 "해당 휴게실을 찾아가 보니 곰팡이 냄새가 코를 찌르고 너무 덥고 비좁은 데다 지하 구석에 위치해 환기조차 잘 되지 않았다"며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지원을 받고, 최첨단 시설을 갖춘 대학에서 그런 죽음이 발생했다는 것은 무언가가 심각하게 잘못되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들은 또 "학교 측은 이 사망이 단지 고인의 '지병'에 의한 것이었다며 먼저 선을 그으려 하고 있다"면서 "67세의 고령 노동자를 고용하면서도 그렇게 더운 날 그토록 비인간적인 환경에 그를 방치한 것은 분명 사용자인 학교 측의 책임"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 SNS 캡처 이어 "고인의 노동에 의해 학교의 일상적 운용이 지탱되어 왔음을 생각한다면, 먼저 사과부터 하는 것이 인간적 도리"라면서 "책임 인정이나 사과 없이 언론에 고인의 죽음을 지병에 의한 죽음이라고만 말하는 것은 사건의 본질을 흐리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들은 "이 죽음은 사회적 죽음"이라면서, "재발 방지를 위해 서울대학교는 학내 노동자들의 휴게 공간 실태를 전수 조사해 열악한 휴게 공간을 전면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지난 9일 12시 30분쯤 서울대 공과대학의 한 직원 휴게실에서 청소노동자 67살 A 씨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외부 침입 흔적이 없고, A 씨가 평소 심장질환을 앓고 있었던 점으로 미뤄 갑작스러운 심정지로 숨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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