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아이즈원 탄생시킨 ‘프듀 시즌3’도 조작 정황

입력 2019.08.30 (11:57) 수정 2019.08.30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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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명의 연습생을 경쟁시켜, 아이돌 그룹을 탄생시키는 CJ ENM 엠넷의 프로그램 '프로듀스 시리즈'.

이미 프로듀스를 통해 아이오아이, 워너원, 아이즈원 등의 정상급 아이돌 그룹이 탄생했습니다. 하지만 지난달 '프로듀스 시즌4 X101'의 조작 논란이 불거지면서, 시즌 4의 그룹 엑스원은 데뷔도 전에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시즌 4만이 아니었습니다. '라비앙 로즈', '비올레타' 등의 히트곡을 낸 한일 합작 걸그룹 '아이즈원'을 탄생시킨 시즌3인 '프로듀스 48'도 조작으로 의심되는 정황들이 발견된다는 지적들이 나온 겁니다.


■ "시즌3 최종회 투표결과는 로또 5연속 1등 확률보다 낮아"

KBS는 시즌 3도 조작 의혹이 있다는 제보를 받고, 수학과 교수들과 함께 투표 결과를 분석을 해봤습니다.

먼저 시즌 3 최종회에서 발표된 연습생 10명의 득표수를 살펴봤습니다. 언뜻 보면 별문제가 없어 보이는 숫자들이었지만, 득표수를 득표율로 계산해 보니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결과가 나왔습니다.

최종회에 출연한 연습생 20명의 득표수를 각각 전체 투표수인 4,452,177표로 나누어 본 득표율은 모두 딱 떨어지지 않고, 소수점 10자리가 넘는 값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20명 모두 소수점 다섯 자리에서 반올림할 경우 소수점 넷째 자리와 소수점 셋째 자리가 모두 0인 값이 나왔습니다.

즉, 소수점 다섯째 자리에서 반올림할 경우 모두 소수점 둘째 자리로 떨어지는 값이 나온 겁니다. 시즌3 최종회에서 최다 득표자의 득표수의 338,366표였고, 최소 득표자의 득표수는 94,386였습니다. 상식적으로 수십만 단위의 분자를 4백만이 넘는 분모로 나눌 경우, 20개의 경우에서 모두 이처럼 소수점 둘째 자리로 떨어질 경우가 얼마나 될까요?

KBS와 같이 결과 분석을 한 수학과 교수들은 이런 확률은 10의 38승 분의 1보다 작은 정도라고 합니다. 이는 로또를 연속으로 5번 연속 1등할 확률보다 훨씬 낮은 수치입니다.

■ 소수점 둘째 자리 득표율에 전체 득표수 곱해 개인별 득표수 발표

따라서 이 같은 수치는 자연 상태에서 일반적으로 나올 수 있는 게 아니라고 보고, 역으로 20명의 연습생이 얻은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득표율에 전체 득표수를 곱해봤습니다.

예상대로 20명 모두에서 이 값과 엠넷이 발표한 득표수는 거의 일치했습니다. 이게 무슨 의미인가 하면 발표된 득표수는 실제 득표수가 아니었고, 엠넷이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알 수 없지만 소수점 둘째 자리로 된 득표율에 전체 투표수를 곱한 값을 실제 득표수로 발표했다는 것입니다.

이런 패턴은 조작 논란이 일었던 시즌4 최종회 결과와 매우 유사합니다.


■ 시즌 3 최종회, 시즌 4 최종회 득표수 발표 방식과 동일

KBS는 시즌 4 투표 결과에 대해서도 시즌3와 같은 방식으로 득표율을 계산해 봤습니다. 계산 결과 소수점 둘째 자리가 5인 두 경우를 제외한 20명의 연습생의 득표율은 소수점 첫째 자리로 떨어졌습니다.

제작진의 해명대로 이 득표율에 전체 투표 수 14,988,886을 곱한 값을 실제 득표수로 발표한 것입니다.

당초 시즌 4의 조작 논란이 일었던 이유는 득표 순위 간 표차가 동일하거나 일정한 배수라는 점에서였습니다. 이는 득표율을 바탕으로 득표수를 발표했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입니다.

득표율 0.1%p는 전체 득표수 14,988,886의 천분의 1인 만큼 0.1%p는 14,989입니다. 표에서 보면 알 수 있듯이 1위와 2위 간의 표차는 0.2%p고, 3위와 4위 간의 차도 0.2%p로 같습니다. 0.1%p는 14,989표인 만큼 0.2%p는 차는 동일하게 29,978표라는 표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마찬가지 이유로 소수점 둘째 자리가 5인 경우를 제외한 나머지 경우에서 순위 간 표차는 14,989의 배수가 됐던 겁니다.

이에 대해 제작진은 논란이 일자 입장문을 내고 다음과 같이 해명한 바 있습니다.

"생방송 중 투표 집계를 담당한 [프로듀스X101] 제작진은 득표수로 순위를 집계한 후, 각 연습생의 득표율도 계산해 최종 순위를 복수의 방법으로 검증했습니다. 그러나 해당 제작진이 순위를 재차 검증하는 과정에서 득표율을 소수점 둘째 자리로 반올림하였고, 이 반올림된 득표율로 환산된 득표수가 생방송 현장에 전달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순위의 변동이 없었음을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 단순한 오류였다? 왜 시즌3와 시즌4 최종회만 오류?

하지만 이 같은 해명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득표수 자체로 명확히 순위가 집계되는데 득표율을 계산해 복수의 방법으로 검증했다는 게 상식적이지 않을 뿐더러, 검증을 위해 계산한 득표율을 바탕으로 해서 득표수를 발표했다는 건 더욱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제작진은 이에 대해 "방송으로 발표된 개별 최종 득표수를 집계 및 전달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있었다고 해명했지만, 똑같은 오류가 시즌 4뿐만 아니라 시즌 3 최종회에서도 있었다는 게 확인된 만큼 해명의 설득력은 더욱 떨어집니다.

이에 대해 이번 결과 분석을 도와준 아주대학교 수학과 최수영 교수는 "이렇게 투표 하나하나씩 따질 때는 원데이터를 공개해야지, 비율을 가지고 갔다가 다시 환산해서 돌아온다는 거는 데이터를 다루는 입장에서는 굉장히 원칙에 어긋난 잘못된 방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백 번 양보해 제작진의 해명을 받아들이더라도 의문은 여전히 남습니다. KBS가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오류는 시즌3 11회차와 10회차에서는 발견되지 않을뿐더러, 시즌 2의 최종회에서도 투표율 환산 흔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실제 투표수가 있는데 굳이 득표율을 계산한 뒤 이를 바탕으로 환산해 득표수를 발표하는 매우 이상하고 원칙에 어긋난 상황, 제작진도 오류라고 인정하는 이러한 상황이, 두 번 연속 시즌 최종회에서만 반복해서 나타났다는 점에서 최종회 결과를 조작한 게 아니냐는 의혹 제기는 설득력을 얻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엠넷은 현재 납득할 만한 해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엠넷 관계자는 시즌 3의 조작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수사 중인 상황에서 입장을 내기 조심스럽다며, 수사 결과가 나오면 책임질 부분에 대해서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엠넷은 제작진의 시즌4 논란 해명에도 이를 믿을 수 없다고 판단해, 지난 7월 경찰에 프로듀스 제작진에 대한 수사를 의뢰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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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아이즈원 탄생시킨 ‘프듀 시즌3’도 조작 정황
    • 입력 2019-08-30 11:57:41
    • 수정2019-08-30 21:4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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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명의 연습생을 경쟁시켜, 아이돌 그룹을 탄생시키는 CJ ENM 엠넷의 프로그램 '프로듀스 시리즈'.

이미 프로듀스를 통해 아이오아이, 워너원, 아이즈원 등의 정상급 아이돌 그룹이 탄생했습니다. 하지만 지난달 '프로듀스 시즌4 X101'의 조작 논란이 불거지면서, 시즌 4의 그룹 엑스원은 데뷔도 전에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시즌 4만이 아니었습니다. '라비앙 로즈', '비올레타' 등의 히트곡을 낸 한일 합작 걸그룹 '아이즈원'을 탄생시킨 시즌3인 '프로듀스 48'도 조작으로 의심되는 정황들이 발견된다는 지적들이 나온 겁니다.


■ "시즌3 최종회 투표결과는 로또 5연속 1등 확률보다 낮아"

KBS는 시즌 3도 조작 의혹이 있다는 제보를 받고, 수학과 교수들과 함께 투표 결과를 분석을 해봤습니다.

먼저 시즌 3 최종회에서 발표된 연습생 10명의 득표수를 살펴봤습니다. 언뜻 보면 별문제가 없어 보이는 숫자들이었지만, 득표수를 득표율로 계산해 보니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결과가 나왔습니다.

최종회에 출연한 연습생 20명의 득표수를 각각 전체 투표수인 4,452,177표로 나누어 본 득표율은 모두 딱 떨어지지 않고, 소수점 10자리가 넘는 값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20명 모두 소수점 다섯 자리에서 반올림할 경우 소수점 넷째 자리와 소수점 셋째 자리가 모두 0인 값이 나왔습니다.

즉, 소수점 다섯째 자리에서 반올림할 경우 모두 소수점 둘째 자리로 떨어지는 값이 나온 겁니다. 시즌3 최종회에서 최다 득표자의 득표수의 338,366표였고, 최소 득표자의 득표수는 94,386였습니다. 상식적으로 수십만 단위의 분자를 4백만이 넘는 분모로 나눌 경우, 20개의 경우에서 모두 이처럼 소수점 둘째 자리로 떨어질 경우가 얼마나 될까요?

KBS와 같이 결과 분석을 한 수학과 교수들은 이런 확률은 10의 38승 분의 1보다 작은 정도라고 합니다. 이는 로또를 연속으로 5번 연속 1등할 확률보다 훨씬 낮은 수치입니다.

■ 소수점 둘째 자리 득표율에 전체 득표수 곱해 개인별 득표수 발표

따라서 이 같은 수치는 자연 상태에서 일반적으로 나올 수 있는 게 아니라고 보고, 역으로 20명의 연습생이 얻은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득표율에 전체 득표수를 곱해봤습니다.

예상대로 20명 모두에서 이 값과 엠넷이 발표한 득표수는 거의 일치했습니다. 이게 무슨 의미인가 하면 발표된 득표수는 실제 득표수가 아니었고, 엠넷이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알 수 없지만 소수점 둘째 자리로 된 득표율에 전체 투표수를 곱한 값을 실제 득표수로 발표했다는 것입니다.

이런 패턴은 조작 논란이 일었던 시즌4 최종회 결과와 매우 유사합니다.


■ 시즌 3 최종회, 시즌 4 최종회 득표수 발표 방식과 동일

KBS는 시즌 4 투표 결과에 대해서도 시즌3와 같은 방식으로 득표율을 계산해 봤습니다. 계산 결과 소수점 둘째 자리가 5인 두 경우를 제외한 20명의 연습생의 득표율은 소수점 첫째 자리로 떨어졌습니다.

제작진의 해명대로 이 득표율에 전체 투표 수 14,988,886을 곱한 값을 실제 득표수로 발표한 것입니다.

당초 시즌 4의 조작 논란이 일었던 이유는 득표 순위 간 표차가 동일하거나 일정한 배수라는 점에서였습니다. 이는 득표율을 바탕으로 득표수를 발표했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입니다.

득표율 0.1%p는 전체 득표수 14,988,886의 천분의 1인 만큼 0.1%p는 14,989입니다. 표에서 보면 알 수 있듯이 1위와 2위 간의 표차는 0.2%p고, 3위와 4위 간의 차도 0.2%p로 같습니다. 0.1%p는 14,989표인 만큼 0.2%p는 차는 동일하게 29,978표라는 표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마찬가지 이유로 소수점 둘째 자리가 5인 경우를 제외한 나머지 경우에서 순위 간 표차는 14,989의 배수가 됐던 겁니다.

이에 대해 제작진은 논란이 일자 입장문을 내고 다음과 같이 해명한 바 있습니다.

"생방송 중 투표 집계를 담당한 [프로듀스X101] 제작진은 득표수로 순위를 집계한 후, 각 연습생의 득표율도 계산해 최종 순위를 복수의 방법으로 검증했습니다. 그러나 해당 제작진이 순위를 재차 검증하는 과정에서 득표율을 소수점 둘째 자리로 반올림하였고, 이 반올림된 득표율로 환산된 득표수가 생방송 현장에 전달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순위의 변동이 없었음을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 단순한 오류였다? 왜 시즌3와 시즌4 최종회만 오류?

하지만 이 같은 해명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득표수 자체로 명확히 순위가 집계되는데 득표율을 계산해 복수의 방법으로 검증했다는 게 상식적이지 않을 뿐더러, 검증을 위해 계산한 득표율을 바탕으로 해서 득표수를 발표했다는 건 더욱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제작진은 이에 대해 "방송으로 발표된 개별 최종 득표수를 집계 및 전달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있었다고 해명했지만, 똑같은 오류가 시즌 4뿐만 아니라 시즌 3 최종회에서도 있었다는 게 확인된 만큼 해명의 설득력은 더욱 떨어집니다.

이에 대해 이번 결과 분석을 도와준 아주대학교 수학과 최수영 교수는 "이렇게 투표 하나하나씩 따질 때는 원데이터를 공개해야지, 비율을 가지고 갔다가 다시 환산해서 돌아온다는 거는 데이터를 다루는 입장에서는 굉장히 원칙에 어긋난 잘못된 방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백 번 양보해 제작진의 해명을 받아들이더라도 의문은 여전히 남습니다. KBS가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오류는 시즌3 11회차와 10회차에서는 발견되지 않을뿐더러, 시즌 2의 최종회에서도 투표율 환산 흔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실제 투표수가 있는데 굳이 득표율을 계산한 뒤 이를 바탕으로 환산해 득표수를 발표하는 매우 이상하고 원칙에 어긋난 상황, 제작진도 오류라고 인정하는 이러한 상황이, 두 번 연속 시즌 최종회에서만 반복해서 나타났다는 점에서 최종회 결과를 조작한 게 아니냐는 의혹 제기는 설득력을 얻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엠넷은 현재 납득할 만한 해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엠넷 관계자는 시즌 3의 조작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수사 중인 상황에서 입장을 내기 조심스럽다며, 수사 결과가 나오면 책임질 부분에 대해서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엠넷은 제작진의 시즌4 논란 해명에도 이를 믿을 수 없다고 판단해, 지난 7월 경찰에 프로듀스 제작진에 대한 수사를 의뢰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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