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진맥’ 정말 과학적일까?…“맥 짚어 통증파악 입증”

입력 2019.09.12 (21:27) 수정 2019.09.12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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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의원에서는 보통 맥을 짚어서, 환자의 건강 상태를 살펴보죠.

한의사의 경험과 역량에 따라, 진단에 차이가 나기도 하는데요.

국내 연구진이, 통증 유무에 따라 맥이 다르게 뛰는 것을 과학적으로 처음 규명했습니다.

정아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조선시대 의학서 '동의보감' 중 맥에 대해 풀이한 고서입니다.

기가 허해 맥이 뜨는 '부맥'을 '갱상기', 국에 고깃덩이가 떠 있는 느낌으로, '긴장된 맥'에 대해선 '팽팽한 먹줄을 만질 때와 같다'고 기술해놨습니다.

[김남일/경희대 한의학과 교수 : "맥상의 표현 자체가 현대인들이 보기에는 쉽게 이해가 되는 게 아니죠. 한의학을 전공한 한의사들도 그걸 이해하기 위해서 끝없이 공부를 하고."]

손목동맥의 맥파로 건강상태를 살피는 '맥진'은 한의학의 대표 진단법이지만 정량화된 기준이 없습니다.

국내 연구진이 맥진의 과학적 규명에 나섰습니다.

20대 생리통 환자 24명과 건강한 24명을 대상으로 통증에 따른 맥파의 깊이와 세기, 긴장도를 비교 측정했습니다.

연구 결과 생리통 환자들의 맥이 더 긴장되고 깊이가 얕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영주/한의학연구원 미래의학부 박사 : "혈관이 긴장된 사람은 압력을 가하면 좀 더 빨리 최대까지 수치가 상승하게 되거든요."]

"기가 몰려 어혈이 생기는 통증 환자는 긴장된 맥의 특성을 보인다"는 중국 전통의학 고서 이론을 객관적 지표로 입증한 겁니다.

[전영주/한의학연구원 미래의학부 박사 : "한의사마다 맥을 판단하는 기준이 서로 다를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표준화하고 좀 더 맥진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객관화할 필요가 분명히 있어서…."]

이번 연구 성과는 진맥 진단을 표준화하고 정확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정아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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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의사 진맥’ 정말 과학적일까?…“맥 짚어 통증파악 입증”
    • 입력 2019-09-12 21:31:40
    • 수정2019-09-12 22: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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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의원에서는 보통 맥을 짚어서, 환자의 건강 상태를 살펴보죠.

한의사의 경험과 역량에 따라, 진단에 차이가 나기도 하는데요.

국내 연구진이, 통증 유무에 따라 맥이 다르게 뛰는 것을 과학적으로 처음 규명했습니다.

정아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조선시대 의학서 '동의보감' 중 맥에 대해 풀이한 고서입니다.

기가 허해 맥이 뜨는 '부맥'을 '갱상기', 국에 고깃덩이가 떠 있는 느낌으로, '긴장된 맥'에 대해선 '팽팽한 먹줄을 만질 때와 같다'고 기술해놨습니다.

[김남일/경희대 한의학과 교수 : "맥상의 표현 자체가 현대인들이 보기에는 쉽게 이해가 되는 게 아니죠. 한의학을 전공한 한의사들도 그걸 이해하기 위해서 끝없이 공부를 하고."]

손목동맥의 맥파로 건강상태를 살피는 '맥진'은 한의학의 대표 진단법이지만 정량화된 기준이 없습니다.

국내 연구진이 맥진의 과학적 규명에 나섰습니다.

20대 생리통 환자 24명과 건강한 24명을 대상으로 통증에 따른 맥파의 깊이와 세기, 긴장도를 비교 측정했습니다.

연구 결과 생리통 환자들의 맥이 더 긴장되고 깊이가 얕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영주/한의학연구원 미래의학부 박사 : "혈관이 긴장된 사람은 압력을 가하면 좀 더 빨리 최대까지 수치가 상승하게 되거든요."]

"기가 몰려 어혈이 생기는 통증 환자는 긴장된 맥의 특성을 보인다"는 중국 전통의학 고서 이론을 객관적 지표로 입증한 겁니다.

[전영주/한의학연구원 미래의학부 박사 : "한의사마다 맥을 판단하는 기준이 서로 다를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표준화하고 좀 더 맥진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객관화할 필요가 분명히 있어서…."]

이번 연구 성과는 진맥 진단을 표준화하고 정확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정아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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