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한 위험수당에 트라우마도…헝가리 수색대원 만나보니

입력 2019.09.16 (06:23) 수정 2019.09.16 (06:2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헝가리 유람선 허블레아니호 침몰 사고 당시, 우리 특수 구조대원들은 사고 현장에 파견돼 수색 구조작업을 벌였습니다.

하루 12시간도 넘는 필사의 수색 작업을 한 달씩 이어가는 강행군을 벌였고, 한국에 돌아온 뒤엔 트라우마로 힘들어하는 대원들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들에 대한 처우는 어땠을까요.

이정은 기자입니다.

[리포트]

우리 국민 27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된 헝가리 허블레아니호 침몰 사고.

한국인을 찾기 위해 우리 소방대원 24명이 헝가리로 날아가 62일 동안 구조·수색 작업을 했습니다.

헝가리 수색팀과 공조하며 모두 5백 차례가 넘게 물 위에서, 또 물 속에서 실종자를 찾아 다녔습니다.

친부모를 찾는다는 생각으로 몸을 던졌지만 녹록진 않았습니다.

[김경호 소방장 : "한 분을 모시고 나오면서, 그 과정에서 너무 힘이 들어서 거의 탈진은 아니지만 팔다리 힘이 다 풀려서..."]

거센 물살 때문에 수중에서 통신이 끊어지는 치명적인 순간도 있었습니다.

[김경호 소방장 : "조류가 헬멧을 때리는 소리 때문에 통신이 원래 돼야 하는데 가끔씩 끊기고..."]

실종자를 찾아다닌 거리만 연 6,800여 킬로미터, 하루 14시간 넘게 수색한 날도 부지기수였습니다.

매일 위험에 노출돼 있었지만, 이들에게 지급한 위험 수당은 한 달 6만 원에 불과했습니다.

실종 시신을 찾아 가족 품으로 돌려보낼 때마다 이들 마음 속에도 상처가 남습니다.

[김승룡 소방정 : "후각으로 느껴지는 트라우마가 재생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굉장히 심리적으로 힘들 때가 있고요."]

이들은 한국에 들어온 직후 4박 5일간 트라우마 심리 치료를 받았습니다.

[김승룡 소방정 : "도움이 됐고요. 주기적인 치료,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그러나, 소방관 1명에게 배정된 심리 치료 예산은 한 달에 6,713원.

해마다 소방관들의 위험근무수당과 심리 치료 예산이 늘고 있다지만 여전히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KBS 뉴스 이정은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부족한 위험수당에 트라우마도…헝가리 수색대원 만나보니
    • 입력 2019-09-16 06:25:31
    • 수정2019-09-16 06:27:16
    뉴스광장 1부
[앵커]

헝가리 유람선 허블레아니호 침몰 사고 당시, 우리 특수 구조대원들은 사고 현장에 파견돼 수색 구조작업을 벌였습니다.

하루 12시간도 넘는 필사의 수색 작업을 한 달씩 이어가는 강행군을 벌였고, 한국에 돌아온 뒤엔 트라우마로 힘들어하는 대원들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들에 대한 처우는 어땠을까요.

이정은 기자입니다.

[리포트]

우리 국민 27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된 헝가리 허블레아니호 침몰 사고.

한국인을 찾기 위해 우리 소방대원 24명이 헝가리로 날아가 62일 동안 구조·수색 작업을 했습니다.

헝가리 수색팀과 공조하며 모두 5백 차례가 넘게 물 위에서, 또 물 속에서 실종자를 찾아 다녔습니다.

친부모를 찾는다는 생각으로 몸을 던졌지만 녹록진 않았습니다.

[김경호 소방장 : "한 분을 모시고 나오면서, 그 과정에서 너무 힘이 들어서 거의 탈진은 아니지만 팔다리 힘이 다 풀려서..."]

거센 물살 때문에 수중에서 통신이 끊어지는 치명적인 순간도 있었습니다.

[김경호 소방장 : "조류가 헬멧을 때리는 소리 때문에 통신이 원래 돼야 하는데 가끔씩 끊기고..."]

실종자를 찾아다닌 거리만 연 6,800여 킬로미터, 하루 14시간 넘게 수색한 날도 부지기수였습니다.

매일 위험에 노출돼 있었지만, 이들에게 지급한 위험 수당은 한 달 6만 원에 불과했습니다.

실종 시신을 찾아 가족 품으로 돌려보낼 때마다 이들 마음 속에도 상처가 남습니다.

[김승룡 소방정 : "후각으로 느껴지는 트라우마가 재생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굉장히 심리적으로 힘들 때가 있고요."]

이들은 한국에 들어온 직후 4박 5일간 트라우마 심리 치료를 받았습니다.

[김승룡 소방정 : "도움이 됐고요. 주기적인 치료,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그러나, 소방관 1명에게 배정된 심리 치료 예산은 한 달에 6,713원.

해마다 소방관들의 위험근무수당과 심리 치료 예산이 늘고 있다지만 여전히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KBS 뉴스 이정은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

많이 본 뉴스